Q. 5세 여아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아이가 평소 행동이 느리고 매사에 지나치게 신중하여 고민입니다. 특히 집보다는 유치원이나 외부에서 그런 모습이 더욱 두드러지는데요.
아이에 대해 느끼는 모습을 유치원 입장, 부모입장, 의사 및 상담센터 입장에서 정리해서 말씀드리자면 대부분 행동이 느리며 겁이 많고 각종 지시사항을 빠릿빠릿하게 수행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또한 만들기 등 소근육 활동이 느리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교사와 일대일의 상황에서는 말도 논리적으로 잘하고 밝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하네요.
집에서 부모가 느끼는 모습은 평소 하루에 2,3시간 이상 책을 읽는 편인데 책을 읽어주면 잘 이해하고 재구성해서 이야기 하고 사촌형제들이나 놀이터에서 만난 언니들하고도 잘 어울려 노는데요. 일상생활에서의 각종 복합적인 지시사항도 자연스럽게 수행하긴 하는데 옷입기, 신발신기 등 소근육 활동이 다소 느리며, 특히 바깥에서 심하게 느린 모습을 보입니다.
게다가 익숙치 않은 환경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빨리 움직이지 못하고 긴장되고 경직된것이 한눈에도 보이고, 집에서 하던 복합적인 지시 수행도 잘 해내지 못하더라구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진도 해보았는데, 영유아 검진시 시행하는 발달선별검사 항목은 대부분 무리 없이 잘 해냈고 현재 대화 역시 어른과 대화가 무리 없이 잘 하긴 하는데 아이 발음이 조금 어눌하거든요.. 그래서 언어부분과 소근육부분의 발달을 위해 언어치료와 감각통합치료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예요. 아이의 어눌한 말투와 소근육 활동을 빠르게 잘 수행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인지기능의 부족 때문일까봐 고민입니다.
신생아 때부터 다니던 소아과 선생님의 의견은 겁이 많고 느린 기질을 유치원에서 발달이 느리다고 본 것 같다고 말씀하시면서 부모나 친척이 느끼기에 크게 이상이 없다면 너무 예민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대화해본 결과 언어치료도 필요치 않다고 해주셨습니다. 또한 전반적인 검사에서도 기타 인지 부분은 크게 걱정되는 것이 없다고 해주시기도 하구요.
요즘 여기저기 육아 정보를 검색하다보니 소근육발달이 더디거나 발음이 뭉개지면 지능의 문제이다. 어떠한 부분들이 안되면 무엇이다 이런식의 글들이 워낙 많다보니 더욱 불안합니다.
부모로서는 자식이 하늘이기에 매사 걱정인데요, 우리아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양육하면 좋을지 도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적어주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평소에 느린 행동과 또래에 비해 신중함이 다소 큰 자녀분 문제로 온라인 상담에 문의주셨네요.
평소에 느리고 신중한 부분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나는 기질적인 문제로 보여집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유치원과 가정에서의 행동의 차이가 있는 것인데요. 아이들은 누구나 조금씩은 가정과 외부에서의 행동이 다르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편차가 크면 주의 깊게 바라보셔야 합니다.
행동의 차이가 나는 경우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는데요. 집에서 엄격한 경우, 집에서는 혼나지 않기 위해 규율을 지키지만 밖에서는 반대의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경우는 가정에서 아이가 원하는대로 맞춰주며 양육한 경우, 외부에서는 부모처럼 자신을 맞춰주지 않기 때문에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껴 위축되거나 자신을 맞춰주는 소수의 사람들 하고만 상호작용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나 새로운 과제에서 긴장하고 잘 수행하지 못하는 것 또한 기질적으로 취약한 부분일 수 있으며 불안의 한 형태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꾸준히 발달해갑니다. 그냥 두어도 자연적으로 해결되는 것들도 많지만 불안의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자연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전문적인 개입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를 만나보지 않은 상황이라 정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지금 만나고 있는 소아과 의사 선생님께서 인지적인 부분은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고 하셨다면 인지적인 부분보다는 정서적인 측면에서 불안이 아이의 사고과 행동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같은 경우는 전문적인 정서상담이 필요하게 됩니다.
소근육에 관한 것이 지능과 연관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영향이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발달의 결정적인 시기가 있다는 이론가들의 주장도 있지만 개인차가 있고 현재 소근육 활동을 하고 있다면 꾸준히 지속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금이 나마 어머니의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에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느린 기질의 아이를 둔 부모를 위한 Tip
느린 기질의 아이들은 상황 변화에 대한 적응이 늦고 낯선 사람이나 사물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활동량이 적고 반응 강도가 적은 특징이 있습니다.
이러한 기질의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가 굼뜬 행동을 보이면 빨리 빨리 해”라고 다그치거나 조급해하기 쉬운데, 일단 부모가 여유를 갖고 아이가 쉽게 할 수 있는 일부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느린아이의 경우 받아들이는 속도가 늦으므로 아이가 단계를 천천히 밟아나가며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봐주는 것이 중요하며, 아이가 잘한 일은 충분히 칭찬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1. 일상생활에서 준비 시간을 길고 여유롭게 잡는다.
준비를 할 때는 시간이 촉박하지 않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재촉을 하면 할수록 아이는 실수를 하게 되거나 위축이 되기 때문인데요. 때문에 전반적인 일상생활(등원 및 등교, 식사, 숙제 등)에서 준비시간을 길고 여유롭게 잡아 아이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2. 아이를 도와주면서 속도를 조절하도록 돕는다.
아이가 움직여야 할 시간이 되면 “이제 ~할 시간이네”라고 다음 행동을 이야기해주고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엄마가 옆에서 지켜보면서 친절한 말투로 구체적인 행동을 알려주는 방법인데요. 점차 익숙해지면 이야기해주는 횟수를 줄이고 아이가 어느 정도 속도가 붙으면 “~하자,”, “다 했니?”라고 물어보는 정도면 됩니다.
3.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듣는다.
행동이 느린 아이는 대답을 하기까지 반응이 느릴 수도 있는데요. 이럴 경우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말을 중간에 끊기도 하고 끝까지 듣지 않고 재차 묻기부터 하는데, 이러한 행동은 주의하셔야 합니다. 느리지만 천천히 인내를 가지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좋으며 이때 한번 재차 아이의 말을 짧게 요약해주는 것을 통해 아이가 간결하고 빠르게 이야기할 수 있는 방법을 학습시켜 줄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내 말을 들어주는 엄마의 태도에서 아이는 인정받는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4. 일주일에 한 번 가족의 ‘Slow Day’를 정한다.
온 식구가 걷는 것도, 식사하는 것도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하는 날을 정해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은 아이의 기질을 함께 경험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을 갖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Slow Day를 마치고 느리게 지낸 하루의 좋았던 점을 함께 나눠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습니다. 이를 통해 가족의 Slow Day는 아이에게 부모를 비롯한 가족에게서 나를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되고 부모에게도 아이의 느린부분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는 것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가족상담,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을 진행하는 심리치료센터입니다. 또한 10년이상의 경력을 가진 치료사가 배치되어 전문적이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1) 달라도 너무 달라~ 엄마와 아이, 기질별 맞춤 육아법, Best Baby kids & mom, 김은혜 기자, 2013년 10월호
http://test.smlounge.co.kr/best/article/13037
사진출처 : pixabay(재사용 가능)
작성자 :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김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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