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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의 민영화 이행 경과
소비에트 시스템 해체 이후 카자흐스탄 정부는 공공부문 축소를 기조로 공기업의 민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1991년 사회주의 종식 이후 일부 공기업의 사유화가 이루어졌으며 2010년 이전까지 정부는 관련 금융시스템의 토대 마련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에 따라 시장경제에 입각한 자본시장의 발전은, 개방된 체제의 도입을 통해 점진적으로 이루어져 왔다고 볼 수 있다.
2011년 카자흐스탄 정부는 2015년까지 추진될 ‘국민 IPO(The People’s IPO)’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카자흐스탄 대형 국영기업의 주식 일부를 일반인이 매입하는 방식의 민영화를 시작했다. 민영화를 통한 기업의 주식 매입은 카자흐스탄 국민으로 제한되었으며, 2012년 국영 원유운송기업인 카즈트랜스오일(KazTransOil)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민영화가 시작되었다. 이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2016 ~2020년 민영화 종합계획(Комплексныйплан приватизации на 2016-2020 годы)」을 시행하면서 국영기업의 대규모 민영화 작업이 본격화되었다1).
이후, 「2021~2025년 민영화 종합계획(Комплексныйп -лан приватизации на 2021-2025 годы)」이 실시되었는데, 기본적으로 기존의 ‘2016~2020 민영화 종합계획’의 내용을 계승하고 있는 동 계획은 2020년 12월 29일 총리에 의해 승인되었다. 해당 계획은 기존의 민영화 대상 기업들의 목록의 재정비와 계획에 입각한 효율적인 민영화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정부 산하의 공공기관, 지주회사에 소속된 자회사 등 총 675개의 기업을 민영화 대상에 포함시켰다. 계획대로 민영화가 이행될 경우, 2025년까지 GDP에서 정부부문의 비중은 14%로 축소된다.
정부의 국영지주회사 민영화 추진방안
카자흐스탄은 2008년, 국가 자산의 관리와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국부펀드 삼룩카지나(SWF JSC Samruk-Kazyna)’를 설립했다. ‘펀드’라는 명칭을 사용하나, 주요 국영기업을 자회사로 거느린 ‘지주회사(holding company)’ 형태를 띄고 있는 카자흐스탄의 대표적인 국영 지주회사이다. 설립 이후 삼룩카지나 산하로 국영기업들을 지속적으로 편입시키면서 몸집을 불려왔으나, 정부의 국영기업 민영화 프로젝트에 따라 2012년부터 산하의 3개 기업을 민영화했다.
하지만, 민영화 된 3개의 자회사 외 나머지 자회사의 민영화 과정은 더디게 진행되었으며 하위 6단계의 손자회사를 포함 총 624개의 기업(2020년 기준)과 약 674억 달러(한화 약 84조 8,800억 원)에 달하는 총자산(2021년 기준)을 가진 거대기업군으로 존재해 왔다. 삼룩카지나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자산 운용 효율성 평가 미흡 △이익금 재분배 기능 약화 △경영 결과에 대한 책임소재 여부 불투명 등이다2). 지난 수년간 삼룩카지나는 개혁과 민영화를 추진해 왔으나 여전히 민영화 진행 과정은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성과도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른 국영 지주회사인 ‘바이테렉 홀딩(Baiterek National Management Holding JSC)’은 2013년 10개 자회사를 바탕으로 설립되었는데 카자흐스탄의 산업부문 성장과 수출 확대, 주택건설 및 혁신부문 발전 등 국가 차원의 특정 전략 수행 원활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바이테렉 홀딩은 2021년 농업지주회사인 ‘카즈아그로 홀딩(KazAgro National Management Holding JSC)’과 합병하면서 농업 부문을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포함하는 등 일부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사업분야가 △비(非)에너지 부문의 기업지원 △농산업(agro-industrial) 분야 발전 △주택관련 사업 등으로 조정되면서 중복 기능 및 자회사 개편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정부는 「2021∼2025년 민영화 종합계획」에 따라, 상기 지주회사 주요 국영기업의 민영화 절차를 이행하고 있다. ‘카자스흐탄 테미르 졸리(KTZ, Kazakhstan Temir Zholy)’는 화물 및 승객 운송을 개발·운영 및 유지하는 삼룩카지나 산하의 철도공사로, 2023년 연내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기업은 국내 화물 및 여객 철도분야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효율화 작업을 통해 경영지표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1년 연간 순이익은 전년 162억 텡게(한화 약 459억 1,700억 원)에서 크게 증가한 1,191억 텡게(한화 약 3,375억 7,400억 원)를 기록하였고 카자흐스탄 서부 카스피해 인근에 철도와 연계된 ‘쿠릭(kuryk)’ 항구의 인프라 개발 및 현대화 산업에 참여하는 등 물류 분야 특화기업이다. 삼룩카지나의 계획에 따르면, 2023년도의 거시경제 환경이 우호적일 경우 IPO를 통한 민영화가 시행될 예정이다.
삼룩카지나 산하의 국영 우편 서비스 기업인 ‘카즈포스트(Kazpost)’는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하는 방식을 통해 2023년 민영화를 추진한다. 카자흐스탄 전역에 대한 우편 서비스를 기본으로 물류, 금융 등의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거의 우편 서비스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전자상거래 부문의 발전을 위한 디지털생태계 조성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있으며 보험업 부문에서의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새로운 사업 추진방향에 부합하는 투자자를 모색 중이나 현재까지 적합한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삼룩에너지(Samruk Energy)’는 삼룩카지나 산하의 국영 에너지 기업으로 전기생산·송배전·재생에너지 관련 개발 등의 사업영역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민영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국영 석유 및 천연가스 에너지 기업인 ‘카즈무나이가스(KazMunayGas)’가 원유 및 천연가스 관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면 삼룩에너지는 이를 제외한 각종 발전소, 송배전 기업, 석탄채굴 기업 등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분야와 관련된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해당 분야의 발전에 민영화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테렉 산하 기업의 경우 구체적인 민영화 목록은 마련되지 않았으나 향후 장기개발계획 수립이 완료될 경우 민영화 대상기업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는 바이테렉이 추진하는 3가지 사업 방향에 대한 지원을 중심으로 기업구조가 재편되어 있으나 수립 추진 중인 바이테렉의 「2024~2033년 발전계획」 확립 이후 자회사의 추가적인 민영화로 연계될 가능성이 있다.
<표 1> 삼룩에너지 산하의 재생에너지 관련 자회사와 기능
자료: Samruk Energy, “Integrated Annual Report,” Volume 1, 2021, pp. 24-28.
전망 및 시사점
카자흐스탄 정부는 201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국영지주회사의 민영화와 이를 통한 정부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이러한 국영지주회사의 민영화는 단순히 공기업의 정부지분 매각작업이 아닌 정부 개혁 및 산업발전과 밀접히 연계된 정책이다. 정부 주도 경제발전 전략의 한계를 인정하고 신산업 부문의 역동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민영화 작업이 전제 되어야 한다는 것이 카자흐스탄 정부의 인식이다. 이에 카자흐스탄 정부는 2010년대 중반부터 장기적인 개혁 비전을 수립하여 정부 중심의 산업 통제정책에서 탈피, 민영화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최근의 코로나 19 및 국제경기 둔화 등의 상황과 맞물려 민영화 작업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민영화를 통한 장기적인 정부 개혁은 지연되고 있으나 방향성은 유지되는 가운데 이와 연계된 산업발전 정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 민영화에 대한 강력한 정부의 의지와 민영화로 인해 발생되는 경제적 이익에 의거, 민영화 정책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카자흐스탄 정부는 지주회사 지분을 외국계 기업에 매각하여 외국기업의 참여로 얻게 되는 기술 유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구 기업의 기술 유입은 카자흐스탄 기업의 기술 수준을 한 단계 성장 및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예를 들어, 카즈포스트에 외국계 기업이 투자하게 되면 우편물의 수집, 배송, 통보 등에서 보다 선진화된 시스템이 도입될 수 있다. 그린에너지 기업이라면 삼룩에너지에 발전된 태양광 및 풍력 시스템 기술을 전수할 수도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가 원하는 것은 이런 방향의 기술 유입이다.
카자흐스탄 정부 주요 부문의 민영화 지속으로 지분 매각 과정 참여를 통해 현지 시장 진출이 가능하다. 삼룩카지나와 바이테렉 지주회사의 자회사들은 카자흐스탄의 주요 산업부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다수이며 카자흐스탄 테미르 졸리(화물운송), 카즈포스트(우편), 삼룩에너지(에너지) 등 구체적 매각계획이 있는 기업들의 산업 지배력은 매우 높다. 민영화 과정에서 지분 매수 참여는 기업이 카자흐스탄 시장에 큰 어려움 없이 진출할 방안이 될 수 있으며, 향후 카자흐스탄의 사회·경제발전과 함께 산업부문에서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상기 방안을 활용한 본격적인 카자흐스탄 시장 진출 방안 고려 시 국영 지주회사의 매각 대상인 자회사에 대한 합리적인 평가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민영화를 위한 지분 매각이 이루어지더라도 경영권 통제를 위해 정부가 50% 이상은 매각하지 않는 경우가 다수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경영권이 보장되지 않는 지분 인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인수효과가 발생한다. 따라서, 매각 기업의 현지 시장 지배력 등을 포함한 정부 매각 지분의 적절한 평가 등 종합적인 판단을 기반으로 합리적인 시장진입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 각주
1) Постановление Правительства РК от 30.12.2015 г. No. 1141. 「О некоторых вопросах приватизации на 2016-2020 годы」
2) Samruk Kazyna, “Transformation Program for <Sovereign Wealth Fund Samruk Kazyna> JSC,” 25, August, 2014, p.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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