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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녀 and 야수 or 왕자
“오케이! 자기 갔다 올께!”
“야야야! 넘어져 멍청아!”
“응! 걱정뚝! 오늘 어때?”
“응 자긴 최고야! 어제 옷 그대로잖아”
앞치마를 한 채 환하게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태윤이.
아침 일찍부터...라기엔 좀 그렇고...10시부터 연약한 우리집 현관을 쿵쿵 두들기더니 날 두들겨 깨웠다.
아침수업이 있는 학교는 가야하기 때문에.
비틀대는 힐을 신고 비틀거리며 학교로 전력질주 하는 나를 안쓰러운 눈으로 끝까지 지켜봐주는 태윤이.
결국 또 지하철을 포기한채 택시를 잡아타고 “홍대요!” 라고 외치자.
아침부터 묘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택시기사 아저씨.
어제 클럽에서 미친듯이 놀던 옷을 그대로 입고 왔으니 그럴 수밖에.
“아저씨! 저 클럽가는거 아니예요! 그런눈으로 보지마세요!”
“아니 누가 뭐랬남”
콧방귀를 끼는 기사아저씨. 아 괜히 찔려서 오버했다.
#.홍익대학교
발을 동동 구르며 정문 앞에서 날 기다리는 휘수.
“미안!미안! 휘수야!”
헉헉거리며 휘수에게 달려다가 날 찢어죽일듯 노려보다가 이내 강의실로 있는 힘껏 달려간다.
“야아!야아! 같이가!!!”
“지금까지 기다려준것만 해도 너에겐 충분한 배려야!”
“그래도! 이왕 기다려준거! 더 기다려줘!”
“넌 수업이 끝나고, 니가 신고온 그 힐로 부황을 떠버릴줄 알아!”
#.강의수업종료.
결국 다행히 지각은 면하고, 교수님보다 한발 앞서 강의실에 골인했다.
뭐 동시에 들어갔지만, 먼저 온 경미가 문앞에서 교수님을 붙잡고 인사말을 늘어놓는 사이에 자리에 앉았으니.
굳...굳이 따지자면 지각은 아닌셈이다.
익숙한듯 한심하단 눈으로 우릴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초리를 웃음으로 무마하고 강의에 열중했...었다.
“아악! 진짜 차강이 이거지년아!”
죽기살기로 내게 버럭버럭 소릴지르는 휘수.
“오키걸! 거기까지! 초코쉐이크 콜?”
“콜-”
만족스런 미소를 지어보이는 휘수와 덩달아 한시름 놓은 나.
“쟈기 또 “change" 갈라그러지? 역시 우리 쟈기 기회를 놓치지 않아요”
“으흐 역시 쟈긴 똑똑해! 갔다올께!”
“난 에스프레소! 콜-?”
“이씨...기분이다 콜!”
“야 근데 너 손에 든 쇼핑백은 뭐야?”
“이거? 옷갈아 입으러!”
“뭔옷? 얼마나 먼곳간다고!!!”
“그래두! 나 너무 쉬운애 같아 보이잖아! 오키걸! 이따봐”
“..............초코쉐이크가...식어버린 핫초코가 되어오겠구만..”
“..............내 에스프레소가....에이 괜히 시켰나...”
“오늘이 364일째 아니시냐.”
작은 중얼거림을...들은것 같기도 하고! 무튼간에 오늘은 일년하고 딱 모자란 364일째.
그게 무슨날이냐고?
그 사람을 처음 보고, 처음 좋아하게 된 말이지. 내 생일이었구. 가장 슬픈날이었구.
허겁지겁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Change" 에 발을 딛는 순간.
딸랑- 종이 울리고, 열심히 커피 만들기에 전념하고 있던 남자가 고갤 돌린채 꾸벅 인사를 한다.
1년간 정말 좋아했던, 아직도 좋아하는, 항상 핑크색 두건과 마스크를 쓰고 있는 그 사람이.
#.1년전
“담배...몸에 안좋은건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생일날이 그렇게 궁상맞고 처량했던 하루.
13살이후 함께 생일을 한적이 없던 부모님은 둘째치고,
태윤이한테 남자친구 만나야 된다며 짜증내고 전화를 끊어버리고,
그랬던 남자친구한테 차이고, 11월에 재수없게 비까지 오고, 친구들은 술먹고 뻗어버린.
가장 슬펐던 21번째 생일이었다.
평소 자주 들리던 카페에서 너무너무 서러운 마음에 피부미용을 위해 끊었던 담배를 꺼내들어 불을 붙이려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에 눈물가득한 눈을 들고 남자를 째려보려는데.
머리에 핑크색 두건을 쓰고, 분홍색 마스크를 한 갈색머리의 눈웃음이 너무나도 예쁜 남자가 날 바라보고 있었고.
“무슨 상관인데요.”
퉁명스러운 내 말투에 긴 앞머리에 가려진 언뜻언뜻 보이는 눈으로 내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건냈다.
“우리카페 자주오셨죠? 늘 다른분과 함께 였는데. 오늘은 왜 혼자세요”
궁금하단 목소리로 내게 묻는 핑크색을 많이 가진 남자.
난 서러운 마음에 눈물을 삼켜가며 맞은편에 앉은 남자에게 나의 서러움을 모두 내뱉었고,
턱을 괜채 말없이 얘기를 들어주는 남자.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왠지모를 그남자의 편안한 향수냄새와 느낌에 묘한 설레임이 느껴졌고,
한참을 들어주다가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는 남자.
“이거...”
“이게 뭔데요?”
“좋아하는 사람한테 고백하려고 오래전부터 돈모아서 산건데. 용기가 없어져서요”
내게 내민 조그마한 상자에는 작은 고양이 모양 목걸이가 들어있었고.
“좋아한다면서요 근데 이런걸 이렇게 아무사람한테나 줘도 되요?”
“괜찮아요. 그 사람도 받았을테니까요.”
“다른...사람을 좋아하나보죠?”
“네. 아쉽지만 그렇네요”
슬픈웃음을 지어보이는 남자. 이내 날 향해 활짝 눈웃음을 지어보였고, 내게 손을 내민다.
“내 이름은 송희윤이예요.”
“아..난 차강이예요.”
그렇게 우리의 첫만남은 시작되었고, 손을 맞잡은 순간부터 그 남자는 내게 핑크빛이었다.
#.잠시후-
내게 따뜻한 코코아를 건네주는 희윤씨.
“오늘 아침도 잘 지냈어요?”
“네! 오늘두 태윤이가 깨워주느라 고생좀 하고, 날 기다린 휘수가 또 고생하고, 교수님 막느라 경미가 또 고생하고...뭐 늘 똑같죠!”
“그랬구나”
“희윤씨는요?”
“나도 뭐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바쁘게 움직이다가, 카페 문열고, 손님맞고, 커피만들고, 강이씨 기다리구.똑같죠”
“정말요? 날 기다렸어요?”
“그럼요. 매일 똑같은 시간에 찾아와 주는 유일한 사람이니까요.”
“와 감동이예요!”
“별걸가지구요. 아 오늘두 친구들이 주문한거 있죠?”
“아악! 맞다!”
“여기, 초코쉐이크랑..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는 보온병에 넣었구요, 초코쉐이크는 아이스팩에 넣어놨으니까. 천천히 가도 녹거나 식지 않을꺼예요.”
역시나 예쁜 눈웃음과 함께 내게 음료를 건내는 희윤씨.
“고마워요. 내일 또 올께요!”
“잘가요!”
오늘따라 왠지 모르게 좀더 슬프지만 예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하는 희윤씨가 맘에 걸렸지만,
오늘도 무사히 차마담 역할을 끝냈다.
#.우리집.
“그래서! 내일 고백하겠다고?”
“응!”
우리집에 모인 휘수와 경미를 앞에 두고 중대발표를 한 나.
“야 너 아직 그사람 얼굴도 제대로 모르잖아!”
“그거야! 화상입은 흉터 때문에 모두한테 안보여 준대잖아!”
“야야 그래도 애인한테는 보여줘야지. 일년이 되도록 너한테 안보여줬다는건! 마음을 열지 않은거지!”
“그건 그렇다! 솔직히 친구한테도 그런건 공개하잖아!”
“흉터가 완전 괴물 같은거 아니야? 프랑케슈타인이나 좀비처럼!”
“아니야! 만약에 그렇다고 해도 난 상관없어!”
“아이고 이 화상을 어쩌면 좋으니!”
“왜왜! 내가 일년 가까이 좋아하는거면 정말 사랑하는거야! 이년들아 샘나냐!”
“그렇다면 생각을해봐! 마스크를 쓰면 꽃미남 왕자님이만 벗으면 몬스터일지 모르는 그 남자랑 사귄다치자!”
“그래! 근데뭐!”
“그 남자랑 사귀면 10년째 너만 바라보고 있느...ㄴ..”
띠리링- 달칵-
벌컥-
“강이야 나왔지!!!”
난 익숙한 얼굴로 태윤이를 보며 활짝 웃어보였고,
벙찐- 표정으로 태윤이를 보는 경미와 휘수.
“자기자기! 오늘은 자기가 어제 먹고 싶다고한 만두사왔어! 남대문에서 2시간 줄섰다!”
“정말? 역시 윤이 밖에 없어! 꺄아! 맛있겠다!”
엉겁결에 만두를 받아 먹고있는 휘수와 경미. 나역시 한입 가득 만두를 우겨넣었고.
환한 웃음과 함께 물을 떠오는 태윤이.
‘...........너 하나만 바라보고 10년째 기다리는 안태윤 멍청이는 어쩔꺼냐구.’
경미와 휘수가 이런 생각을 했다는건 조금 오랜시간이 지난 후였다.
안태윤 이 남자는 방년 21살로 나랑 동갑이고,
경미과 휘수가 고등학교 1학년부터 알게된 친구라면.
13살 6학년 때 부터 친하게 지낸 남자친구다.
항상 곁에 있어야 되고, 없으면 막 불안하게 되버리는, 애인이하 친구 이상의 관계랄까?
하루에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이고, 내말 제일 잘 듣는 사람이면서 내가 제일 말 안 듣는 사람이기도 하다.
내겐 아빠의 빈자리를 채워주면서, 오빠이고, 친구이고, 애인이 아닌 모든 것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다.
장난스럽게 ‘자기’ 라는 호칭을 붙이긴 하지만, 서로 그런 생각은 한번도 해 본적이 없다.
“내일 강이 생일이잖아! 뭐할꺼야?”
태윤이의 물음에 아뿔싸. 라는 표정으로 나와 태윤이를 바라보는 휘수와 경미.
“나? 내일...내일...고백할꺼야!”
눈을 부릅뜨며 자랑스럽게 외치는 나를 ‘저게 드디어 사고를 쳤구나.’ 라는 눈으로 바라보는 친구년들과
살짝 당황한 표정으로 날 보는 태윤이 이내 환하게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건다.
“누구? 그...카페 핑크빛 남자?”
“응! 내일이 꼭 1년째 되는 날이거든. 그 사람 좋아한지....그래서 내일은 고백할꺼야!”
“응! 잘되길 빌어. 근데 내일 나 잠깐만 시간내서 만나면 안돼?”
“어? 왜?”
“할말있어.아주 중요하게”
“할말? 지금해 지금! 나 낼은 정신 없을것 같은데. 지금하면 안돼?”
“응 딱 한시간만 빼줘. 그 남자 딱 한시간 덜보자. 응?”
흠...엄청난 갈등을 겪어야 했다. 사랑 vs 우정...이라고 하기엔 좀 웃긴가? 한시간인데?
“그래! 뭐 까짓거! 내가 우리 윤이를 위해 그정도 못해주겠어!? 콜! 몇시에?”
“6시”
“응 알겠어! 낼 전화해!”
“응! 그럼 난 먼저 뭐 좀할게 있어서 갈께!”
“응응! 빠잇!”
“응”
살짝 웃으며 나와 내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고 집을 나가는 태윤이.
고갤 돌려 친구들을 보니, 아주아주 한심하단 눈으로 날 바라보는 친구년들.
“뭐냐 친구들아 그 눈빛은?”
“이 닭대가리년아...넌 조두야 조두.”
“그러게나 말이지. 넌 니앞에 보이는 샤방샤방 꽃미남은 안보이고, 얼굴도 모르는 가면백작한테 가고 싶니? 니가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미녀야?!”
“야 왜이래!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야수는 결국 멋진 왕자님이 되었다고!”
“그건 만화영화잖아!”
“만화영화라고 현실이 되지 말란법 있냐! 그리고! 그 사람도 야수는 아니고 사람이야! 눈이 얼마나 예쁘다고!”
“대체 그 인간이 어디가 그렇게 좋아?! 얼굴도 모르고! 제대로 아는건 암것도 없잖아!”
오냐 내가 대답해주마. 그 사람의 모든 것을!
“그 사람은 말이지.”
두손을 꼬옥 마주잡고 꿈꾸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내게 “큰일났다” 라는 표정을 지어보이는 친구들.
“일단 눈이 너무 예뻐. 눈웃음을 지으면 아주 다 녹아버릴려고 한다니까?
그리고 말이야 목소리가 어찌나 감미로운지 듣고 있으면 마치 술에 취하듯 막 몽롱해져
그리고 곁에 다가가면 되게 익숙한데 무슨 향인지 모르는 굉장히 편안한 향기가 나
화상이...무슨 화상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몬스터는 아닐꺼야. 장담해!
그리구....중요한건..그 사람을 보면 막 설레. 얼굴이 빨게지고. 암튼 막그래!”
“윤이는? 안태윤은?”
“윤이? 우리 윤이도 장난없지!”
“어떤데. 송희윤은 그렇다고 치고, 안태윤은 어떤데. 왜 둘다 헷갈리게 윤자가 들어가냐.”
떨떠름한 표정으로 날 보는 휘수.
“잘생겼고, 똑똑하고, 옷도 잘입고, 키도 크고, 매력있고, 친절하고, 착하고, 부드럽고, 요리잘하고, 노래도 잘하고, 청소도 잘하고, 내말도 잘 듣고, 나제일 많이 생각해주고, 없으면 불안하고, 있으면 즐겁고...또...”
내말을 한참을 듣고 있다가 한숨을 푸욱 쉬며 날 바라보는 휘수와 경미.
“왜?”
“만약에 그 야수가 니옆에 없다면 어떨것 같애? 송희윤이 멀리 가버린다면 다신 볼수없다면.”
“재수없는 소리하지마!”
“이 가시나야! 만약에 말이야!”
“음...슬프겠지. 찾아가겠지. 몇 날 몇 일을 울겠지.”
“그럼 지금 니옆에 있는 왕자님이 없다면? 안태윤이 멀리 가버린다면 다신 볼수없게 되면.”
“그럴 리가 없으니까! 우리 윤이는 나랑 평생 친구하기로 했으니까! 어디안가! 못가!”
자랑스레 두 번 생각도 안하고 외치는 날 보더니 고갤 절레절레 젓는 두사람.
#.다음날. D-day Go!
‘많이 좋아해’
‘네?’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그래왔어. 사랑해왔어..’
‘누구세요?’
‘언제쯤 알아줄래...누군지..이젠 좀 알아주면 안돼?’
번쩍-
아나 뭐 이런 꿈이 다있어. 생일 날 아침에 고백받는 꿈이라...으흣. 좋은 징조인가?
우리집에서 밤늦게 까지 놀다가 아침일찍 사라져 버린 나의 두벗들.
친구는 것들이 미역국은 못끓여 놓을망정. 혀를 쯧쯔 차며 뒤늦게 시계를 확인하고는 화장실로 튀들어가는 나를 불쌍하게 쳐다보는 우리집 인형들.
장장 두시간에 걸친 치장을 마치고 만족스러운 얼굴로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지이잉- 지이잉-
문자가 두개나? 윤이 아니면 문자 올 사람이 없는데. 누구지? 윤인가?
[친구야. 두 번 오지 않을 기회야. 후회없는 선택하길 바랄게. 생일 축하해 - 휘수♥]
[옆에 없어도 괜찮지 않을사람. 그사람... 생일 축하해 자기 -경미♥]
싱숭생숭한 문자 두 개. 뭐야 둘다 아침부터 또 누가 나랑 더 친한지 내기라고 했나?
본능적으로 복잡한건 내키지 않는 나이기에 핸드폰을 침대에 휙 던져놓고,
거울앞에 앉아서 몇 달전부터 준비한 고백 멘트를 되새겨 본다.
‘많이...좋아했어요...오래전부터..아니..일년전부터..희윤씨를 많이 좋아했어요! 저랑 사귀어 주실래요?’
꺄아! 어떻게! 이말을 어떻게 해!!!!
침대에 누워 이리저리 뒤굴 거리는 내 미친짓이 갑자기 뚝하고 멈춰지고 내 몸의 이상반응을 살피려 말없이 침대에 가만히 앉아 양손을 모아 가슴위에 올려놓는다.
쿵쿵쿵쿵쿵쿵쿵쿵쿵-
불규칙하게 빨리 뛰는 심장소리.
-뭐지...뭐야...
알수없는 묘한 감정과 묘한 말들이 머릿속에 복잡하게 얽혀 버리고,
갑자기 나타난 희귀 현상에 놀라버린 나.
정말 이상하다. 무슨 정신병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꽉 메어버린 목.
어느순간부턴가 갑갑하게 뭔가가 짓누르는 듯한 가슴이 아파온다.
아무런 이유없이 갑자기 미친듯이 웃다가 이제와서 왜이러는 거지.
어느새 눈가에 그렁그렁 맺힌 눈물들이 거울에 비춰져 보이고,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들어 단축번호 1번을 꾸욱 누른다.
한참의 신호음 끝에 들리는 약간 쉰듯한 목소리.
-여보세요
-............
-여보세요? 강이? 아침부터 왠일이야?
-...윤아...윤아아....
눈물 가득한 내목소리를 듣고는 다급해진 태윤이의 목소리.
-울어? 차강이 너 울어?
-윤아아...나 왜 울지? 흑......나 왜울지...나 왜이렇게 서럽냐...씨이...
목이 꽉 메어버려서 핸드폰을 툭 떨어뜨리고 서럽게 눈물을 토해내는데.
-강이야! 차강이! 기다려! 갈테니까! 어디가지말구 있어!
이내 끊겨버리는 전화를 바라보며 또 그렇게 한참을 울음을 토해냈고.
잠시후 띠리링- 달칵- 소리와 함께 성큼성큼 다가오는 태윤이.
어제도 봤는데, 오늘은 또 왜이렇게 반가운건지...왠만해선 입지 않는 정장차림의 태윤이를 보며 그동안 쏟아냈던 눈물보다 더 많은 양의 눈물을 쏟아냈고,
당황한 얼굴로 날 보더니 이내 침착한 표정으로 말없이 나를 꼬옥 안아준다.
“왜울어 차강이.”
“..................”
“오늘 고백하러 간다매. 근데 눈 부으면 안돼잖아. 오늘 젤루 이뻐야 되는데. 울면 안이쁘잖아.”
“...몰르겠어...흑..윤아...나 왜우는지...흐윽..정말..정말...모르겠어...나 왜울지? 나 왜 슬프지?”
말없이 좀더 세게 날 안아주는 태윤이.
“왜 울어 바보같이. 이러면 내가 못가잖아. 웃으면서 또 올게. 하고 가야되는데. 니가 울면 나 못가잖아.”
말없이 태윤이의 품에 안겨서 펑펑 울던 내가 놀란 눈으로 고갤 들었고,
“너 어디가? 윤아..너 어디가?”
말없이 고갤 젓는 태윤이.
“아니. 집에 간다구, 집에. 나 계속 여기서 살아? 너 고백하는 사람한테 데려다주고, 나 집에 간다구.”
“오늘 나랑 만나기로 했잖아. 6시에. 지금 2시니까.,...”
“아니. 괜찮아. 말못하겠다. 너이렇게 울어버리는데 나 이말까지 하면 너 더울어버릴지도 모르니까. 아니다...이정도로는 안울려나? 아무튼 난 이말 하고 너 보낼 용기가 없어서. 또 그냥 이렇게 지나칠랜다.”
말을 마치고는 예쁜 웃음을 짓는 태윤이.
“무슨 말이야. 무슨말하는거야 지금. 너어디 가는 사람같애. 멀리 가버릴 사람같애. 왜그래..너..”
“가긴 어딜가 임마야. 몇 번 얘기해! 집에 갈꺼라니까? 너도 빨리 화장 다시해! 팬더같애 너! 친구니까 웃으면서 봐주는거지 그 사람이 보면 너 뻥- 차버릴지도 몰라. 오늘은 니 생일이잖아..가장 예쁘게 보여야 하잖아. 너 때문에 놀래서 차도 두고 왔다.나 잠깐 차가지고 올테니까 세수하구 다시 단장하구 있어. 금방 올게.”
“올꺼지...안태윤...너 올꺼지. 금방 올꺼지?”
“응. 금방 올게. 5분안에 올게.”
그렇게 태윤이나 나가고 전신거울 앞에 털썩 주저앉아 버린 나.
“야야 너 뭐야. 갑자기 미친듯이 웃다가 울다가. 너뭐야...너 또라이지? 그치?”
내가 방금한 짓이...돌이켜 보면 왜이렇게 어이가 없는지.
왜 고백하려던 말을 하다가 펑펑 울어버린건지. 또 왜 태윤이한테 전화를 걸어서 괜히 그놈 걱정시키고,
태윤이한테 어딜그렇게 가지 말라고 그렇게 생난리를 핀건지.
유체이탈이란걸 한걸까? 누군가가 내몸속에 들어와서 그런건가?
으으 끔찍해. 아무튼 왠지모를 여전한 불안함과 갑갑함을 묻어놓고, 다시 화장을 하고 침대에 앉아있는데.
띠리링- 달칵-
“가자.”
환한 웃음과 함께 내게 손짓을 하는 태윤이와 함께 동네를 벗어난다.
“근데 너 아까 왜그렇게 운거야?”
운전 중이던 태윤이가 이상하다는 듯 내게 질문을 던졌고,
왠지 모를 쪽팔림에 창문을 지잉- 하고 열었다.
“모르겠어. 그냥 갑자기 눈물이 막 쏟아지고, 맘이 아팠어.”
“뭐야. 차강이 가을타?”
“11월에 무튼 가을이야. 겨울이지.”
“가을 아닌가? 암튼 이 앞이지?”
카페 근처에 차를 세우고는 잠깐 어디론가 뛰어가더니 5분후 달려와서 내게 초콜릿 한 개를 건네는 태윤이.
“차강이 파이팅!”
“응!”
내게 환한 웃음과 함께 손을 흔들어주는 태윤이를 뒤로하고 왠지모를 불안함을 애써 무시한채.
태윤이한테 활짝 웃어보이고 초콜릿 한 개를 손에 쥔채 말없이 몸을 돌린다.
2층건물에 자리잡은 카페로 들어가기 위해 목에 걸고 있던 희윤씨가 준 목걸이를 꼭 잡은채 기도해본다.
‘나 잘할수 있겠죠. 근데 왜 나 설레는것보다 불안하고 슬프고 막 그러죠. 그러니까 희윤씨가 나 차면 안돼요. 평소처럼 웃으면서 받아줘야되요. 꼬옥 안아줘야되요.’
맘을 다잡고 고갤 돌려 사라진 태윤이의 차가 있던 자릴 한번 쳐다보고, 다시 몸을 돌려 계단을 올라가려는데.
“저기요 누나.”
어디선가 들려오는 남자아이의 목소리.
고갤 돌려 꼬마의 얼굴을 쳐다봤고, 품안 가득 해바라기 꽃다발을 들고선 날 찡그리며 보는 꼬마.
“이거 되게 무거운데요. 어떤 아저씨가 아이스크림 사줘서 어쩔수 없이 하는거거든요? 그러니까 빨리 들어요. 아이스크림 다 녹아요.”
“이거...? 누가? 누군데?”
“내가 누나도 첨보는데 그 아저씨가 누군지 어떻게 알아요! 무겁다니까요!”
“어...? 어어...고마워.”
인상을 쓰며 휙 돌아가려다가 멍하니 해바라기를 들고 서있는 날 올려다보는 꼬마.
“그 아저씨가요. 뭐랬더라...아씨 해바라기 몇송인지 세다가 까먹어서 잘은 기억 안나는데요. 전해달랬어요.”
“...................”
“차강이. 앞으로는 못깨워주겠다. 미안 혼자 일어서기 힘들겠지만, 넌 워낙 적금력이 좋으니까 금새 익죽..익숙...해질꺼야. 아침밥 못해줘도 밥 굶지말고, 회수랑 경미하고 맨날 클럽가서 밤새 놀지말고,..”
“..........................”
뭐야....이거...누구야....안태윤...태윤아...안태윤...너 뭐야. 이거 너야? 니가 말한거야? 아니지...아니지...
누군가 툭- 하고 내 어깨를 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버리고, 이미 충격에 맥없이 자리에 주저앉아 버린 나.
“ 클럽이뭐지? 몸 아끼고, 아무남자나 밥사준다고 다 좋다고 쫓아가지말고, 엄마가 그럼 안된댔는데. 바본가봐. 아무남자나 사귀지말고 그 핑..핑....아! 분홍색이랑 잘되길 발라줄게...? 아 더 이상은 모르겠다.”
상황파악을 하는데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툭 하고 초콜렛이 떨어지고...급히 가방을 뒤져 핸드폰을 찾는데.
강한 힘으로 날 일으켜 세우더니 내 등을 손으로 밀어, 계단을 올라가게 만드는 꼬마.
“아줌마 나 무지 바쁜사람이예요. 이 문 안까지 아줌마 들여보내야 미션을 완료한거랬어요. 남자끼리 한약속이라 지금 무지 귀찮은데 이러고 있거든요? 빨리 들dj가요.”
후들거리는 다리로 무슨 정신으로 왔는지, 꼬마의 힘이 엄청나게 세게만 느껴져서 계단의 끝까지 올라와버렸다.
OPEN 이란 팻말이 걸려있는 카페 문앞에서 털썩 주저앉아 버린 내 손을 잡고 일으켜 세우는 꼬마.
“아씨...이 아줌마 되게 사람 성가시게 하는 사람이네. .........어..? 아줌마 울어요?”
인상을 쓰고 있다가 이내 놀란 눈으로 날 보고 있다가 쉴새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조그만 손으로 닦아주는 꼬마.
“휴우...왜 울어요 바보같이. 다 큰 어른이 이렇게 땅바닥에 울고 있으면 다른 어른들이 놀려요. 아줌마 이렇게 예쁜데. 우는거 별로 안어울려요. 이러면 내가 못가잖아요. 나 맘놓고 웃으면서 갈수있게 일어나서 웃으면서 여기 들어가요. 사람 걱정시키게 하지말고, 일어나요.”
난 꼬마의 말에 더욱 더 많은 양의 눈물을 쏟아낼 수밖에 없었다.
“너어...너어...흐엉...왜 그 새끼랑 말투가 똑같고 난리야아!!”
“그 새끼라뇨! 나 우리반에서 제법 매너있다고 슬기가 그랬어요. 그래서 인심한번 써준건데. 욕을 하다니! 교양이 없는 아줌마였어요?! 역시 얼굴이 반반하다고 다 좋은건 아니구나. 역시 우리 형 말이 맞네! 에이씨 몰...”
딸랑-
문이 열리고 한 커플이 이상한 눈으로 날 쳐다보다가 계단을 내려가고, 창피한 듯한 눈으로 얼굴을 가리는 꼬마.
“어...? 강이씨.”
“.................”
놀란 눈으로 내 앞에 다가서는 희윤씨.
“윤이형! 나 갈께! 이따봐!”
한시름 놨다는 표정으로 팔랑팔랑 사라져 버리는 꼬마.
#.카페 안
거의 들다 싶이 해서 카페안으로 데리고 들어온 희윤씨.
늘 내가 앉던 자리 하고도 조금 구석진 자리에 날 앉히고는 잠시후 밀크쉐이크를 내려놓는 희윤씨.
“슬프때마다 이거 먹잖아요. 이거 먹고 그만 울어요.”
어느정도 진정이 된 상태의 난 놀란 눈으로 희윤씨를 올려다 보았고, 말없이 웃는 희윤씨.
“몇개월 전에 울면서 한번 먹은적 있었어요.”
그랬나....말없이 빨대를 입에 대고 눈물을 꾸역꾸역 삼키고 있는데,
한동안 말없이 나를 쳐다보다가 천천히 내 눈높이를 맞추는 희윤씨.
“뭐가 그렇게 서러웠어요. 문앞에서 통곡을 하고 울만큼.”
13번째 음성멘트를 듣고 핸드폰을 닫으며 퉁퉁 부은 눈으로 희윤씨를 쳐다보았고,
“있죠. 나 오늘 생일이예요.”
“알아요. 나랑 친구한지 일년째 되는 날이니까요.”
“그리고 오늘요...나 희윤씨한테 고백하려고 한 날로 정하기도 했어요.”
잠시 흔들리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늘 그랬듯이 살짝 웃음기 어린 눈으로 날 바라보는 희윤씨.
“그런데요?”
“정말 좋아했어요. 나 있죠. 일년전에 남자한테 생일날 뻥 걷어차이고, 아무하고도 연락안되서 매우 우울한날. 희윤씨가 정말 고마웠어요. 그날도 분홍색 마스크 하고 분홍색 두건쓰고, 얼굴은 지금까지 한번도 본적없지만...그래서 제 친구들이 아마 마스크 벗으면 야수일꺼라고...막 말렸거든요. 근데 난 그래도 희윤씨 좋아할 자신이 있었어요. 눈웃음도 좋았구요, 목소리도 좋았구요, 이 향기도 좋았구요, 친절함...다 좋았어요.”
“과거...형이네요.”
“일년동안 나좋다는 남자를 하나도 안보였구요. 보지도 않았는데요...유일하게 보이던 놈이 있었어요. 근데 난 걔가 남자가 아닌줄 알았는데....정말 그랬는데....아무말도 안하고 그냥 가버렸어요.”
“왜요...? 어딜요...?”
“모르겠어요...나 정말 모르겠어. 내가 뭘 잘못했나? 아무말도 없이 갑자기 오늘 가버렸,,,,.”
또 밀려오는 눈물에 고갤 젖혀 천장을 보려는데, 그제서야 제대로 보이는 희윤씨의 모습.
“...... 오늘은......두건아니고 모자네요?”
쑥쓰러운듯 캡모자를 푹 눌러쓰는 희윤씨.
“저도 오늘 강이씨한테 할말 있었는데. 입이 안떨어지네. 어쩌죠?”
왠만한 말엔 더 이상 받을 충격도 없기에 말없이 핸드폰으로 33번째 문자 전송을 마치고 희윤씨를 쳐다보는데.
“오늘.....미국 가요.”
디잉- 이런 기분 알까....영화처럼 모든 일들이 머릿속을 다시 지나가고,
“아......왜요...?”
“수술...피부이식을 받을수 있게 됬어요. 근데 너무 상처가 심해서. 미국가서 부모님이 간호해주셔야 될것같애요.”
약간...슬픈미소를 지어보이며 내게 씩씩하게 말하는 희윤씨.
왜 한꺼번에 가요. 왜 다들 자기 멋대로 오더니....멋대로 가버려요...치사하다...진짜 다들.
안태윤 넌...절교야...거지새끼야.......송희윤씨도...너무해요...
말없이 핸드폰을 열었다 닫으며 희윤씨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고,
“아....그렇구나....와...나 내일부터 되게 심심.....하겠다.”
“안우네....”
“....................네?”
“그 사람 간다 그랬을땐, 펑펑 울더니, 나 간다 그랬는데 안우네...와 섭섭하네....”
“아마...물어볼수 있어서 그럴꺼예요. 왜가는지. 어딜가는지. 이유라도 아니까. 다시 올꺼 아니까. 아니...다시 안와도...연락할수라도 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니까. 아마 그럴꺼예요.”
말없이 턱을 괜채 날 바라보는 모자와 마스크 사이로 보이는 눈은...섭섭함과 알수없는 묘한 감정이 섞여있었고,
“가면 언제와요.”
“몰라요. 다시 원래 얼굴을 찾으면? 강이씨 앞에 떳떳하게 설수있을만큼, 원래의 꽃미남이 되면?”
피식..웃음이 터져나오고. 말없이 내게 손을 내미는 희윤씨.
“나 갈께요. 그동안 즐거웠어요. 행복하세요. 울지말구요. 밥잘 챙겨먹구요. 내가 타주는거 아니니까 이제 코코아 많이 먹지 말아요. 거기 안좋은거 되게 많이 들어가거든요. 밀크쉐이크 먹는 일은 조금만 있길바랄께요. 이제 안녕 할께요! 잘있어요. 미녀님.”
벙- 쪄있는 내 손을 살짝 놓더니 홀연히 사라져 버린다.
지이잉-지잉-지이이이이이잉-
태윤이일까 싶어서....급히 폴더를 열었지만, 휘수의 이름이 뜨는 핸드폰을 조용히 가방에 넣고,
터덜터덜 카페를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비가 조금씩 내리는 어둑어둑해진 하늘.
지난 생일에도 요번생일에도..........참 불쌍하다 차강이.
하늘이 선물 주네. 너 매우 불쌍하다고 이거나 먹으라고, 하늘이 미친듯이 뿌려주시나보다. 좋겠네.
어디로 가야돼....점점 굵어지는 빗소리. 두손에 꼭 쥔 해바라기.
이거뭐야!!! 완전 비련의 여주인공이잖아! 내가 왜이래야 돼! 오늘 내생일인데! 즐거워야 되는데! 왜!! 왜!!!
급기야 당황에서 슬픔에서 분노로 치닫는 이순간.
“지난 생일에는 위로해주는 송희윤도 있었고!!! 그 다음날 배실배실 웃으면서 선물이랑 미역국 끓여주던 안태윤도 있었는데!!! 내일은 없잖아!!!내년에는 없잖아!!! 둘다 없잖아!! 에이씨!! 다 때리치고!!! 지금 내 옆에 아무도 없잖아!!! 이게 뭐야!!! 뭐냐고!!”
비오는 날 거리 한복판에서 높은 힐을 신고, 화장은 죄다 번지고, 볼륨한 머리는 죄다 푹푹 늘어져서 고래고래 소릴 지르며 발을 팍팍 구르는 날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사람들.
우리 동네에 온게 신기하다. 혼자 궁시렁 궁시렁 거리며...
우울할때마다 갔던 놀이터에 있는 그네에 앉아서 머릿속을 정리하려고,
놀이터에 들어서서 그네로 다가가는데.
지잉-
느껴지지 않던 진동에 소스라치게 놀라 가방을 열어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 폴더를 열자.
문자 3개. 부재중 14통.
부재중 통화를 확인하던 중.
휘수휘수휘수휘수경미휘수경미경미경미윤이경미휘......윤이....?!
떨리는 손으로 단축번호를 꾸욱 누르자.
한참의 신호 끝에. 저편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수화음.
-여보...세요...?
-응 자기!
밝게 들려오는 태윤이의 목소리.
-너...어....너어...씨...이 나쁜새끼야...너 어디야.
-나? 에어포트!
-니가...흑...어떻게...어떻게...흑...나한테...이 나쁜새끼야...니가 어떻게 나한테 그래......
-또 울지. 차강이씨. 바보같이 또 울지.
-빨리오면 안돼....태윤아...이리 오면 안돼? 응? 오면 안돼? 흑...안태윤...너 어디가..나여깄는데..너 어디가...
잠시동안 아무말 없던 태윤이가 한참만에 말문을 연다.
-나 있지. 고백할꺼 하나있다 강이야.
한참 멍하니 핸드폰을 들고있다가, 투욱 하니 핸드폰을 떨어뜨리고......달리기 시작했다.
“택시!!! 택시!!!!”
끼이이익-
무작정 도로로 뛰어든 내앞으로 작은 욕설과 함께 멈춰선 택시.
“인천국제공항이요! 제 전 재산 다드릴께요...그러니까...흑...제발..빨리좀....빨리 가주세요.”
1분이 10분같고...10분이...1시간 같고...1시간이 하루만 같았던....눈물을 꾸역꾸역 삼키며 통화내용을 되새기는데.
[나이거 지금 말못하면 평생 못할까봐서. 지금 이렇게 얘기하는거니까. 아무말도 하지말고, 그냥 음성메시지라고 생각하고 들어. 알겠지? 욕도하면 안돼고, 울어서도 안돼. 있지. 내가 용기가 좀 없고 소심한 새끼라. 좀어렸을때부터 좋아했던 너한테 고백이란걸 해보고 싶었는데. 맨날맨날 못했거든. 무슨 날이어서 몇 달동안 고생해서 준비하면 꼭 너랑 싸우고, 삐지고, 몸이 아프고, 이벤트가 망가지고, 아 진짜 못해먹겠다 싶어서, 내가 내 동생한테 막 물었거든 그랬더니 아주 꼬맹이어서 남자취급도 안했던 8살짜리 내동생이 그럼 형이 딴 사람인척하고 고백해! 이러는거야. 아 그런데 내가 너랑 하루 이틀 안것도 아니고, 어떻게 그러냐! 그랬더니. 지가 급식시간에 쓰던거라고 분홍색 두건이랑 마스크를 나한테 처억 씌워놓더라? 그러더니 누군지 몰라! 좋아! 누구야? 막 이러는거야. 그렇게 한 2년동안 니가 제일 좋아하던 카페에 취직해서 열심히 커피도 타고, 차도 만들고 했거든. 난 솔직히 2주도 못가서 걸릴줄 알았는데. 우리쟈기 워낙 눈치가 빨라서 2년 가까이 모르더라. 난 정말 깜짝! 놀랐어. 너의 한계를 보여줬던거지. 안태윤이 송희윤이 되는데는 별로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어. 아니 미안한 얘기지만 속이는데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어. 근데 그거 아냐 차강이. 나 송희윤이 되있을때 되게 미안했는데, 솔직히 좀 많이 행복했었다.]
[너어..너..진짜...]
[어허! 넌 자동음성메시지한테 대꾸하냐? 아니다...이런말하는 나도 좀 웃기는구나. 흠흠 그냥 들어]
[................]
[안태윤이 그렇게 잘해줘도, 한번도 그렇게 예쁘게 웃어준적 없었는데...송희윤을 바라보는 차강이의 눈은 항상 너무 예뻤어. 반짝반짝 빛날 만큼. 차마 내가 쳐다보지도 못할만큼. 어파치 송희윤이나 안태윤이나 다 같은 사람인데. 그냥 안태윤을 버리고 평생을 송희윤으로 살아갈까 생각하기도 했어. 일부러 얼굴에 상처를 낼 생각까지 하고 있었는데. 또 동생놈이 말리더라 그건 거짓말속에 꽁꽁 감춰진 사랑이라고, 8살짜리한테 그말듣는데 난 쪽팔린것 보단 오히려 그말이 맞다고 믿었어. 그래서 그만해야지...그만해야지...하면서도 쉽게 놔줄수가 없었어. 송희윤의라는 존재를...너한테 가장 소중했던 존재를....안태윤이 놔줄수가 없었어. 그걸 알려주면...넌 송희윤을 잃어버리고...안태윤을 버려버릴걸 아니까...누구보다 그럴꺼라는걸 내가 제일 잘 아니까.]
[병신...흑...그걸...씨이...왜...왜.....씽...거지놈아...그걸 왜 니가..니가..]
[오늘 카페에서 니말듣고...솔직히 너무 놀랬어. 그리고 기뻤고....슬펐어. 왜 몰랐을까. 병신같이 누구보다 차강이를 잘 알고있다고 한 새끼가....왜 가장 가까이에서 그걸 몰랐을까...]
[있지....있지...난 윤아..]
[행복해. 차강이. 밀크쉐이크 먹는일 많이 만들지말고, 클럽에서 나아닌 딴놈한테 엎혀들어오는일 없게하고, 나말고 딴놈들은 나 늑대다. 늑대. 밥은 꼭 챙겨먹고, 너 47kg 밖에 안나는데 내가 맨날 거짓말해서 52kg 나간다고 한거니까 많이 좀 먹어. 또...아..씨..기억안난다. 어제 밤새 연습시켰는데... 동생이란 놈이 이상한 말만 하더라. 일어서기 힘들겠다느니...아침에 뭘 일어서...일어나지..하하...적응력도 아니고..적금력이 좋다 그러질 않나...익죽해져? 나 진짜 아까 쫓아가서 한 대 쥐어밖고 아이스크림 내놓으라고 할려다가, 그래도...마지막은 멋있어야 되는거니까. 꾹 참았다. 히...차강이. 딴거 다 필요없고, 어디서 굴러댕기는 나같은놈 하나 구해서 행복해. 죽을때 까지 행복해.친구로써...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탁하는거. 지킬수있지...?]
[.................윤아...내말..]
[어허! 음성메시지라니까! 그럼 끊는다. 비행기 뜰시간 얼마 안남았거든. 친구로썬 최선을 다했지만...남자로썬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서...그만큼 너한텐 부족해서...미안했어. 차강이....사랑해. 안녕.]
재빨리 다시 윤이한테 전화를 했지만, 꺼져있는 핸드폰.
“병신아...왜 내말은 안들어. 가지마...너 가면..나...있지..나...씨...안태윤 없으면...그러면....마음이 아퍼...시리다 못해서...저리다 못해서....막막....그래...뭔진 모르겠지만.....너 잡고싶어...어떻게 하면 올래...어떻게하면...나 어떻게 해야되...나...나...윤아...이러면 너 다 알려줬잖아...나 맨날 모르는거 니가 다 알려줬잖아....흑..나 머리 나빠서 모르는거 알잖아...그러니까...오란말이야...넌 내맘 다알잖아...말안해도 알잖아...근데 왜 모르는척해...왜 쌩까...씨잉....사랑해.....사랑.....해....안태윤....이말하면 올래..?...이거야? 니가 맨날 나붙잡고 알려줬던게 이런 거야...? 그런거면....나 지금 너 못보면...정말 미쳐버릴것 같거든...이거 사랑맞지...그치....나..나아..너 사랑하는거..그런거 맞지...그러니까...오란말이야....너도 나 좋대매...사랑한대매....그거 한순간 없어지는거 아니잖아....그런거 니가 평생 간직하는거라 그랬잖아....내가 잘못했어...나 이제 욕도안하고...맨날 말도 잘들게...그러니까....비행기 타지말고...이거 듣고....오란 말이야...거지새끼야...나 생일인데....생일 선물 안줘도 되니까....이벤트 안해줘도 화 안낼테니까...내눈앞에 너 보이게 하란 말이야....”
삐이-
그렇게...내말은 듣지도 않고, 먼저 끊어버린 병신자식.
꺼져있는 핸드폰을 붙잡고 한참을 떠들다가 힘없이 떨어져버린 내 핸드폰.
점점 가까워지는 공항 멀리서 비행기 한 대가 뜨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때쯤 내 가방채 택시에 던져버리고,
무작정 공항으로 뛰어 들어가는데, 때마침 공항에서 나오는 경미와 휘수.
까만 눈동자가 보이지 않을 만큼 부어버린 내눈과 추하기 짝이없는 내 몰골을 보더니,
힘없이 웃어보인다.
“유...윤이...윤이는....”
말없이 고갤 젓는 휘수와 경미.
그 자리에 쓰러지듯...아니 정말 신기하게도 세상이 까맣게 하얗게 눈이 감겼다.
‘나도 기절해 보고 싶다!’
‘차강이 미쳤구나?!’
‘멋있잖아! 얼마나 가녀린 여주인공 같냐! 으하하하하’
‘웃음소리부터 바꿔.’
‘샹놈시키.’
벌떡-
#.내방.
“어이 일어났나? 나 차강이 기절하는거 보고 진짜 기절할뻔했어! 진짜 쓰러졌어! 완전 신기해!”
“에라이 미친년아. 넌 친구가 쓰러졌는데 좋냐?”
내 침대 주변에서 과자를 까먹다가 날 보더니 싸워대는 휘수와 경미.
“윤이는!!!”
멍한눈으로 날바라보는 친구들 말없이 먼곳을 가르키더니 과자를 먹기 시작한다.
“친구라매. 걘 아니라며 왜 찾아. 이제서.”
단호한 휘수의 말에 지끈 거리는 머리를 감싸쥐고 비틀거리는 다리를 원망하며 현관문쪽으로 나가는데.
내 손목을 잡아채는 경미.
“열이 39도야 1도만 더 올라가면 너 죽어. 머리터져 죽어. 근데 너 지금 어딜가.”
“윤이 찾아야지.”
“미친년이 미친소리하고 있네. 갔다고, 10년동안 너만 보다가, 가버렸다고. 힘들어서 걔도 힘들다고 갔다고”
힘겹게 경미의 손을 뿌리치고, 또 메어버린 목으로 한글자 한글자 힘주어 말한다.
“가긴 어딜가. 이제 알았는데. 내가 그새끼 사랑하는데. 지 맘대로 어딜가. 못가. 안갔어. 그 새끼 안갔어.”
“갔어.”
“..........................”
“고등학교 1학년때, 차강이라는 여자애가 동네 양아치한테 깝치다가 뺏긴 고양이 목걸이 찾아주겠다고 디지게 맞고 그 다음날 시무룩해져서 못찾아서 미안하다고, 양아치가 한강에 던져서 자긴 수영못해서 뛰어들어서 찾아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고 울먹거리면서 나타난 뒤로, 알았어. 아...이 새끼...차강이한테 미쳐있구나. 누구빼고 다알았지.”
“...........................”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쥐고 스르륵 제자리에 주저앉아 침대로 시선을 돌렸는데,
해...해바라기..........!
윤이가 준건데.....잊어버리면 안돼는데...
벌떡-
어디서 그런 초인적인 힘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문이 부서져라 닫고 맨발로 무작정 달려나갔다.
그거 잃어버리면...윤이 다시 안올까봐.
비를 맞고 돌아다닌 터라 안그래도 덜덜 떨리는 몸에 찬바람이 쌩 하니 지나가고,
뼛속이 애이는듯한 고통에 이를 악물고, 한참을 길거리를 헤매고 돌아다니는데.
없다...........어느새 사거리 전광판에 보이는 시계는 밤 11시 20분.
하늘이 미쳤는지 또 다시 추적추적 내리는 빗줄기.
터덜터덜 힘없이 발걸음 닿는대로 동네로 들어와, 놀이터에 있는 그네에 앉아 눈물을 뽑아내고 있는데.
“차강이. 평생 울꺼 오늘 다우네. 어떤 병신같은 놈때매 아까운 눈물 다 뽑아내내. 울지마. 울지마 차강이!”
근데 눈물이 나오는걸 어쩌라고....10년 가까이 있던 놈이 없어졌는데, 어떻게 안슬플수가 있겠냐구.
“잘먹고 잘살아라!! 안태윤이건 송희윤이건!! 나없이 잘 살아봐라!! 거지같은 놈아!!!!! 나도 너 안봐!! 너싫어!!!”
몇갈래 갈라진 쉰목소리로 꽥꽥 소리를 치다가...점점 작아지는 내 목소리.
“근데...나 어쩌지...내일부터 너 찾을텐데...내일부터 밀크쉐이크 100통씩 먹을지도 모르는데...아씨...근데 그 밀크쉐이크 사다 줄 사람도 없잖아...이제...”
미친년이라도 생각할지도 모를만큼. 궁시렁 궁시렁 눈물과 함께 주머니에 그냥 습관적으로 가지고 다니던 담배 한 개피와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이려는데.
“아...담배 몸에 안좋은건데.”
..................................!!!
이목소리...아...병신. 차강이. 이젠 막 헛것이 들리나보네.
한숨과 함께 담배를 입가에 가져다 대는데.
휘익- 내 담배를 낚아채더니 땅에 지져밟는 누군가의 발.
“담배 안좋은거라고 내가 몇 번 말하냐!”
분명히....이 목소리...고갤 확 쳐들었을때,
한심한 눈으로 나를 내려다 보는 안태윤.......?!
머리카락 끝에서 뚝뚝 떨어지는 빗물을 잠시 쳐다보더니 날 향해 환하게 웃어보인다.
그 모습에 또 울컥해 버렸다.
“너어...씨앙...개.개새.,.안태윤..너어...씨이...으허어어엉!!!”
“또 울어! 또울어! 없으면 없다고 울고! 있으면 있다고 울고! 너뭐야!”
꽥꽥 소리치더니 말없이 그네에 앉아있는 내 눈높이에 맞춰 무릎을 꿇는 윤이.
“나왔어. 차강이! 나 다시왔어!”
“으허허허허헝! !!@#$%^&*()^$@$%*(”
“뭐래는거야.”
“너..어...이 썅놈새끼! 왜 왔어! ”
“얼씨구? 그럼 나 다시가?”
눈알이 빨게지도록 안태윤을 노려보다가, 벌떡 일어나 그냥 놈을 지나치려는데.
재빨리 내손목을 잡아채고는 뒤에서 꽈악 안아주는 안태윤.
“어딜가. 차강이. 나 진짜 힘들게 왔는데. 이제야 찾았는데.”
덜덜 떨리던 몸인데, 갑갑해 미칠것 같던 심장이었는데. 이런거구나..
나한테 너 이런 존재 였구나.
뭔가 사르륵 풀리는 뻥 뚫린듯한 뭔가 말로 표현되진 못하지만 이건 알겠어.
“야 송희윤.”
“응...어?!”
“나 거기서 밀크쉐이크 먹은적 없거든!”
퍽- 정확히 정강이를 강타한 내 발. 신발도 안신었는데 꽁꽁 얼어버린 터라 뒤에 찾아오는 고통에 이를 악무는데.
정강이를 잡고 원망스런 눈으로 날 쳐다보다가 이내 내 발을 보더니 내게 등을 보이고 주저앉는 윤이.
“뭐야 왜이래.”
“자기 엎혀! 발 시려!”
“꺼져꺼져! 쪽팔리게 무슨!”
“그럼 안겨갈래? 조용히 엎혀. 목마 태워 가버리기 전에”
털썩-
긴장감이 풀려서였을까...온몸을 꽁꽁 잡고있던 무언가가 탁- 하고 풀리면서 그대로 털썩-
#.윤이의 시점에서 봅니다.
공항-★
차강이 행복해. 차강이 고마워. 차강이 미안해. 차강이 사랑해.
굳이 괜찮다는데 공항까지 부득부득 나와준 휘수와 경미.
“너 진짜 갈꺼야? 갔다가 언제 오는데.”
“몰르지! 당당히 홍익대 조기 졸업자로써! 멋진 디자이너가 되면?”
“차강이 잊으면?”
약간의 울먹임의 경미와 말없이 툭 던지는 휘수의 한마디가 차갑게 와닿았다.
“응. 그러면.”
살짝 웃으면서 말하는 날 똑바로 쳐다보는 임휘수.
“너 후회해. 병신아. 내가 원래 남의 연애사엔 관심이 없는데. 차강이 연애사니까 관심있어하는거야.
차강이 너 사랑하는데 둔탱이라 모르는거야. 너가면 그년 병신돼. 알잖아. 왜 모른척 쌩까.“
“응. 아니..난 아니지만...차강이는 안태윤은 좋은 친구니까. 한 3일? 안에 자리 잡을꺼야. 내가 알아.
지금 당장은 슬퍼도, 다른 남자 만나면 다시 웃을수 있어. 안태윤 잃어버려서 슬픈거 3일.
송희윤 잃어버려서 슬픈거 4일. 일주일이면 전처럼 돌아올 수 있어 차강이. 내가 알아.“
팔짱을 끼더니 냉정한 눈으로 날 쳐다보는 휘수.
그때 어설픈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을 건내는 경미.
“태윤아. 연락하구,,, 강이한테 못하면 우리한테라도 해. 우리도 강이 연락꼭 알려줄게. 밥 잘챙겨먹어”
“응. 고마워.”
“강이랑....통화라도..한번 해봐..후회안하게. 미련이라도 안생기게.”
“응 아까했어. 아씨 쪽팔리게 울까봐 그냥 내말만 하고 끊구 꺼버렸어. 미련없어! 응! 나 이제 정말 괜찮아!”
응...괜찮아. 안태윤. 그래도 천하의 차강이가 2년 사귄 애인 깨졌을때도 죽어라 욕하던 차강이가..
나 간다고 그렇게 서럽게 울어줬으니까. 그거면 됐어. 그걸로 만족해.
이미그레이션에 들어서며, 여권을 보여주며, 한걸음씩 멀어져 간다. 차강이가 있는곳에서.
“비행기 뜨기전에! 화장실 갈시간에! 오줌 참고! 핸드폰 한번만 켜봐! 꼭! 안그러면 니가 탄 비행기 테러난다!”
멀리서 울려 퍼지는 휘수의 말에 입술을 꾸욱 깨물고 있다가 피식 웃음이 터져나온다.
차강이 친구 아니랄까봐. 응 근데 휘수야 나 미련없이 가고싶어.
끝까지 안 멋진 남자같이 미련 같은거 남으면 차강이가 친구 안태윤을 잡는거...그런거 나 또 착각하잖아.
독하게 맘먹어 안태윤! 성공해서 그래도 차강이 못잊으면 그때 다시오자!
송희윤이란 마스크 쓴 야수보다 당당해지면! 그때 멋지게 고백하는거야!
손에 들고있던 여권을 힘줘서 쥐어보다가 거울을 보기위해 화장실에 들어가는데.
머릿속에서 울리는 휘수의 목소리. 싸나이! 그렇게 쉽게 맘이 돌아서지 않아! 그럼 멋있지 않잖아!
화장실에서 머리를 만지다가 핸드폰을 세면대 위에다가 내려놓고, 손을 씻는데.
“저기..저기요”
갑자기 불쑥 들어와 내게 무척이나 가녀린 표정을 짓는 한 여성,
여기...남자화장실인데...
“저기..여기 남...”
“전화한통화만 쓰면 안될까요?”
“네에...?”
“정말 급해서 그런데요..아무도 안빌려준데요. 저 정말 미친년도 아니고 사기꾼도 아니거든요.”
사람 정신을 쏙 빼놓게 혼자 열라 떠드는 여자.
“근데 일단..좀 나가셔서...근데 저기 죄송한데...”
커다란 눈을 끔뻑이며 눈물 가득한 눈으로 날 쳐다보는 여자.
슈렉 2에서 봤던 장화신은 고양이의 변신전 모습과 흡사했다.
엉겁결에 건내버린 내 핸드폰. 순식간에 삐리리 소리와 켜져버린 내 불쌍한 핸드폰.
지잉-지잉-지잉-지잉-지잉-지잉-지잉-지잉-지잉-
수십개의 문자가 들어오는 소리와 다급한듯 발을 동동 구르는 여자.
이내 뚜르르 뚜르르 심각히 어딘가에 전화를 하더니 한참만에 내게 핸드폰을 건내준다.
연신 고맙단 말과 함께 빛의 속도로 사라져버린다. 멍하니 그 여자를 쳐다보고 있자니...
“아!! 그쪽 문자가 계속 떠서 고의적이지 못하게 내용을 봤는데요! 빨리 그 여자분한테 가셔야겠어요! 돈떼먹고 날르는건 아닌가보네요! 제빈인줄알았거든요! 음성메시지는 프라이버시니까 안들었어요! 꼭 들으세요! 안녕!”
한참을 뛰어다가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여자. 미친 여자아니면 엄청난 푼수인 여자가 확실하다....누구같네.
다시 가방을 챙겨들고 핸드폰을 끄려고 슬라이드를 올리는데.
핸드폰 메인에서 환하게 웃고있는 차강이.
“그렇게 바보같이 웃으면 좋냐...”
이내 작은 웃음과 함께 말없이 종료버튼을 누르려는데.
‘비행기 뜨기전에! 화장실 갈시간에! 오줌 참고! 핸드폰 한번만 켜봐! 꼭! 안그러면 니가 탄 비행기 테러난다!’
‘꼭 들으세요!’
휘수와 여자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지고,
「8시 파리행 비행기에 탑승하실 승객분은 E 게이트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 !@#$%^」
안내방송과 함께 다시 핸드폰 슬라이드를 내린다. 주머니에 핸드폰을 넣으려는데...
지잉- 또 다시 온 문자한개.
반사적으로 다시 슬라이드를 여는데 눈에 띄는건 한칸 밖에 남지 않은 배터리.
‘내 신조 모르냐! 누나는 말이다! 후회할짓안해! 그래서 미련도 없는거다! 후회하면 어떻하냐!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후회없이 사는거다! 하고싶은게 있으면 질러! 그게 멋진 인생이다!’
‘어거지...그런 구라가 어딨어!’
어차피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나 이거 안들으면..후회.......................할까?
그렇겠지...? 그러니까...한번만...나 니 목소리 한번만 들을게.
“잘가 안태윤!” 이거 한마디만 들을게.
떨리는 손으로 음성메시지 확인 버튼을 누르고 비밀번호를 누르고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데.
잠시후 들려오는 한 여자의 목소리.
[병신아...왜 내말은 안들어. 가지마...너 가면..나...있지..나...씨...안태윤 없으면...그러면....심장이..막..막...시리다 못해서...저리다 못해서....막막....그래...뭔진 모르겠지만.....너 잡고싶어...어떻게 하면 올래...어떻게하면...나 어떻게 해야되...나...나...윤아...이러면 너 다 알려줬잖아...나 맨날 모르는거 니가 다 알려줬잖아....흑..나 머리 나빠서 모르는거 알잖아...그러니까...오란말이야...넌 내맘 다알잖아...말안해도 알잖아...근데 왜 모르는척해...왜 쌩까...씨잉....]
심하게 떨리는 핸드폰을 든 손.
이미 줄을 서서 비행기를 타기위해 모여든 사람들.
삐빅- 배터리가 부족하다는 소리와 함께 더욱 다급해진 마음.
이미 수십번도 더 돌아선 발걸음인데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유난히 쉽게 배터리가 다는 내 핸드폰을 원망하며, 조금만더...조금만더...마음속으로 수십번 외치는데.
배터리가 거의 끊길 무렵. 단 한마디에. 단 한 문장에. 미치도록 그리웠던 그 목소리에. 뒤에서 급하게 날 찾던 승무원 누나를 무시한채.
다급히 택시를 잡아 탄다.
[사랑해.....사랑.....해....안태윤....이말하면 올래..?...이거야? 니가 맨날 나붙잡고 알려줬던게 이런 거야...? 그런거면....나 지금 너 못보면...정말 미쳐버릴것 같거든...이거 사랑맞지...그치....나..나아...뚜뚜뚜 삐리릭-]
땀에 젖은 얼굴로 차강이가 사는 오피스텔 앞에 내린 나.
하아...하아...거친 숨을 몰아쉬며, 발걸음을 떼려는데.
“얌마!”
너무나도 반갑게 들리기만하는 휘수의 목소리.
고갤 훽 돌리자, 어이없단 눈으로 날 바라보는 휘수. 힘겹게 업고있는 듯한 강이가 곤히 휘수의 등에 업혀있었고,
휘수의 가방과 강이의 신발을 들고 놀란 눈으로 날 바라보는 경미.
“뭐야...얘...차강이 왜이래.”
“탁탁탁 와서 꽥꽥꽥 거리더니 픽 쓰러지대. 열이 좀 심해. 비키던가 얘좀 안던가.”
조심스레 강이를 안아들고, 오피스텔로 들어가자. 침대에 이불을 깔아주는 경미.
휘수가 급히 물수건과 약을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약이 있을리 만무. 천하무적...아 이럴때가 아니지.
약을 사러가 가기위해 현관에서 신발을 신는데.
“야야 안태윤.”
“어?”
“해바라기? 그게 뭔지 아까부터 계속 그것만 찾는다. 찾아오던가 사오던가 해라 모르겠다.”
............................말없이 고갤 끄덕이고, 현관문을 닫는데.
피식피식 터져 나오는 웃음. 기뻐서, 고마워서, 행복해서.
툭툭 떨어지는 비는 잊어버린지 오래. 1시간 가량 헤매다가 한손에는 약을, 다른손에는 놀이터에 힘없이 떨어져있던 해바라기를 꼬옥 쥐고, 오피스텔 앞에서 푸욱 젖어버린 옷을 꾸욱 짜자 뚝뚝 떨어지는 물.
“야! 차강이 나갔어! 찾아와!”
창문에서 고래고래 소리치는 휘수의 말에 한숨을 푸욱쉬며 다시 여정에 찾아 나섰고,
갈곳이라고는 한곳 밖에 없으므로 천천히...그러다가 점점 거세지는 빗소리에 탁탁 소리와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잘먹고 잘살아라!! 안태윤이건 송희윤이건!! 나없이 잘 살아봐라!! 거지같은 놈아!!!!! 나도 너 안봐!! 너싫어!!!”
피식...
“근데...나 어쩌지...내일부터 너 찾을텐데...내일부터 밀크쉐이크 100통씩 먹을지도 모르는데...아씨...근데 그 밀크쉐이크 사다 줄 사람도 없잖아...이제...”
눈물섞인 한숨과 함께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는 차강이. 이런...
“아...담배 몸에 안좋은건데.”
아무렇지도않은듯....말을 건내자. 놀란 눈으로 날 올려다보다가 이내 펑펑 울어버리는 차강이.
감동적이고, 멋진.. 영화에서 보던 로맨스적인 만남은 없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나름대로 가장 행복한 극적 재회를 했습니다.
등에서 곤히 잠든 강이를 업고 오피스텔로 들어가는데.
말없이 내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오피스텔을 나가는 휘수와 경미. 고마워. 정말.
그렇게 12시간 가량이 지나고, 그 다음날 아침.
#.강이의 시점에서 봅니다.
다음날-★
벌떡-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건 역시...
“오! 쟈기 일어났어? 나 한숨도 못잤어! 자기 담에 열이 막 오르는거야! 그래서! 내가 막...흐흐...”
퍽-
아무렇지도 않은듯 늘 그랬듯 평상시와 똑같은 아침을 맞이하는 우리.
식탁에 미역국과 잔치상을 연상케하는 식단을 선보이는 윤이.
“헉...야 뭐야. 이거”
“자기 벌쓰데이 빠리 .....하루 늦은 블랙퍼스트!”
“야.,..너..홍익대 조기 졸업 맞어...? 영어..”
“오빤 디자인 전공이야! 식어 얼른 먹어!”
여전히 낯익은 앞치마 차림에 밝은 미소로 날 바라보는 윤이.
항상 똑같은데 전과 다른 기분이다. 미역국 한입을 먹고 감탄스런 표정을 지어보이자 씨익 웃는 윤이.
잠시후-
“다녀와! 이뻐이뻐! 자긴 원래 이쁘자나! 다녀와!”
“응!”
똑같다. 안태윤도 나도 하늘도 버스들도 학교도...
“야! 너 또 늦었어!”
친구들도......하루종일 실실 웃으며 강의를 듣고, 오랜만에 발표라는것도 해보고,
강의가 끝나고 습관처럼 울리는 핸드폰 폴더를 열고 핸드폰을 귀에다가 가져다 대자.
[응 자기! 끝났어?]
[응 끝났어. 어디야?]
[나? 알바! 어어? 손님왔다! 이따봐!]
뚝-
“뭐냐..안태윤?”
“응”
“그래...잘들 놀고있다. 친구래매? 남자 아니라매”
궁시렁궁시렁- 날 놀려대는 친구년들...뭐 그점에는 내가 할말이 없지.
“오늘은 안가?”
“어디?”
“change! 송희윤 보러 가야지 킥킥”
“아..그러네? 그럼 카페가면 누가 있을라나? 또 샤방가이가 있을라나?”
잠시후 카페 앞에 멈춰선 우리셋.
처음으로 셋이 손을 꼭 붙잡고 송희윤이 있었던 카페 문을 벌컥 열어본다.
딸랑- 변함없는 종소리와 함께 차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던 누군가가 천천히 고갤 들어 밝게 웃으려다가,
이내 우릴 보고는 멈칫- 한다.
“어이! 송희윤씨! 수술하러 안가요?”
휘수의 장난기어린 목소리에 피식 웃는 태윤이.
“어떻게 모를수가 있어?! 너 지인짜! 멍청하다!!!!”
윤이에게 분홍색 두건과 마스크를 씌워보더니 고래고래 소리치는 경미와 휘수.
이걸 알아본단 말이야? 어떻게? 라는 눈으로 쳐다보자 고갤 절레절레 흔드는 친구들과 윤이.
3시간가량 그렇게 신나게 떠들다가 약속이 있다며 먼저 나가버린 친구들.
둘만 남은 윤이와 나. 말없이 턱을 괴고 창밖만 바라보고 있다가 갑자기 훽 나를 쳐다보는 윤이.
“뭐..뭐야.”
“생각해봤는데 말이야.”
“뭘?”
“나 니가 남긴 음성메시지 끝까지 다 못들었다. 내가 사랑해..까지 밖에 못들었거든?! 남은거 들을수 있지?”
순식간에 화악 달아오른 내 얼굴. 잠...잠깐...
엄청난 비밀을 알았다는 듯이 핸드폰을 꺼내드는 윤이. 난 필사적으로 윤이의 손을 저지했고,
지도 남자라고 내 손목을 가볍게 한손으로 잡아들고, 핸드폰을 귀에다가 댄다.
온갖 발악을 하고, 깨물고, 머리로 들이 받아도 아랑곳하지않고, 핸드폰을 귀에 대고 있던 윤이가 잠시후 핸드폰을 내려놓는다.
쪽팔림의 끝이다. 생각나는대로 막 지껄여서. 나도 잘 기억은 안나지만 분명 별 소릴 다했을터.
입술을 꾸욱 깨물고, 붉어진 얼굴을 최대한 릴렉스 해보이기 위해 심호흡을 하는데.
“너 나를 너무 좋아하는것같애. 그동안 어떻게 참았대?”
거만한 얼굴로 날 똑바로 쳐다보는 윤이.
“뭐...뭐!! 아니거든! 그때야 급했으니까!! 아씨!”
결국 벌떡 일어나버린 나.
“화장실 간다!”
라는 말과 함께 윤이를 훽훽 지나치는데, 갑작스럽게 앉아있던 윤이가 내 손목을 화악 잡아당기고,
순식간에 균형을 잃고 윤이쪽으로 쓰러져 버렸다.
상당히 민망스런 포즈가 되어버린 우리. 카페에서 서로 자기일을 떠들어대던 사람들의 시선이 우리쪽으로 향하고,
민망함에 벌떡 일어나려고 몸을 일으켜 세우는데,
잠시 생각하는 표정을 짓다가 씩 웃어보이고는 다시 내 손목을 잡아 당긴다.
10여년만에 처음으로 맞닿아있는 윤이와 내입술.
순식간에 동공이 커지고, 사람들의 환호성과 함께 벌떡 일어나려는데 내 허리를 꼬옥 잡고 놔주지 않는 윤이.
감고있던 눈을 살짝 뜨더니 한손으로 내 눈을 살짝 가려준다.
잠시후- 정말 뻥안 치고 신호등의 빨간불과 비슷한 색의 얼굴을 쳐들고 윤이를 쳐다보자,
환호성 치는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을 한번 쳐다보다가 나를 쳐다보고는 킥킥 웃어제끼는 윤이.
“것봐. 날 너무 좋아한다니까.”
이미 정신 차린 나는 사정없이 가방으로 윤이를 내려치기 시작했고,
“야이 변태새끼야! 죽어! 죽어어어!”
“아아! 왜그래! 좋으면 좋다! 말로해! 왜 행동으로 하고그래!”
계속된 나의 구타에도 뭐가 좋은 계속 실실 웃기만 하는 윤이.
그렇게 물 흐르듯 시간이 지나고 카페 문을 잠그고 내손을 꽈악 잡는 윤이.
나 역시 잠시 당황하다가 윤이의 손을 꽈악 힘주어 잡았다.
오랜만에 잡아보는 윤이의 손.
“기다려줘서...고마워 윤아.”
“잡아줘서...고마워 차강이.”
늘 그 자리에 있던 길을 지나 , 늘 그 자리에 있던 집으로, 늘 그 자리에 있던 사람과 걷는다.
있지 엄마아빠. 결국 그 야수도 가면 백작님도 전부 왕자님이었어.
아니 왕자님이 아니라 윤이였어. 야수도 백작도 왕자님도 아닌 그냥 윤이었어.
매일 아침 밥을 지어준것도, 내 레포트를 도와주느라 밤을 새던것도, 울때마다 달래주던것도,
생일마다 미역국을 끓여준것도, 방과후에 핫초코와 초코쉐이크, 에스프레소를 챙겨주던 것도,
고민있을때, 화났을때, 기뻤을때, 항상 같이 있어준것도, 생일날 고양이 목걸이를 준것도,
내가 제일 좋아하던 해바라기를 사다준것도, 날 위해 웃어준것도, 울어준것도. 처음부터 지금까지 전부 윤이었어.
하느님, 있죠 난 교회가는 것도 싫어하구요. 솔직히 하느님을 믿진 않거든요.
근데 안태윤이 하느님은 진짜 있으신 분이라니까 이렇게 말하는거예요.
근데요. 지금은 아니 지금부터 하느님을 아주아주 열심히 믿을테니까요.
내 소원 한가지만 들어주심 안될까요. 막 엄청나게 큰것두 아니구요. 어려운 것도 아니예요.
지금 내옆에 있는 이 녀석있죠. 10년동안 나 좋다고 기다려준 놈이거든요.
난 아빠도 없고, 엄마도 없고, 언니두 오빠두 동생두 아무도 없거든요.
그래서 나한텐 이녀석이 아빠였고, 오빠였고, 동생이었는데요.
이젠 나한테 서방인데요. 이 잘난 서방이란 놈이 나보다 훨 이쁘고 잘나가는 여자들 안보게,
하느님이 관리좀 해주세요. 또 막 귀찮다고, 이 새끼 눈멀게 하면 안되구요. 그럼 내가 너무 미안하잖아요.
그냥 오래오래 앞으로 100년 정도만 얘랑 저랑 지금처럼만 사랑하게 해주세요.
안어렵죠? 그정도야 하느님한텐 식은 죽 먹기 일꺼 아니예요. 그쵸?
나랑 약속한거예요. 만약에 하느님이 이 약속 못지키면 나.
평생 하느님 쫓아다니면서 괴롭힐꺼예요. 알았죠? 나랑 둘이만 한 약속이예요.
안태윤한테 몰래 밤에라도 찾아가서 말하면 안돼요.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아멘.
by. 차강이.
부처님, 있죠 전 정말 막 조용한 그런 절두 싫구요. 솔직히 부처님을 믿진 않거든요.
근데 차강이가 부처님 한테 말하면 모든게 다 해결된다고 우겨서 이렇게 말하는거예요.
근데요. 지금은 아니 지금부터 부처님을 아주아주 열심히 믿고 절도 갈테니까요.
부탁 한가지만 들어주세요. 3000배 하라면 할꺼구, 불경을 외우라면 외울테니까요. 꼭 들어주셔야 되요.
지금 내옆에 있는 이 녀석있죠. 10년동안 제가 많이 좋아하던 넘이거든요. 물론 지금두요.
난 아빠도 있고, 엄마도 있고, 동생녀석도 있는데. 얜 아무도 없어요.
그래서 난 이녀석한테 아빠이고 싶었고, 오빠이고 싶었고, 친구이고 싶었는데요.
이젠 욕심이란게 생겨서요. 이 녀석 옆에서 평생 있을수있는 남편이란걸 해보고 싶은데요.
부처님이 저 잘 할수있게 좀 도와주세요. 자신이 없거든요. 이녀석 너무 이뻐서 건드리는 놈들 많을텐데.
아무리아무리 열심히 지켜도 이 녀석이 좋다면 나 잡을 용기는 있어도 놔줄수는 없을것 같거든요.
그러니까요 오래도 아니고 앞으로 100년 정도만 이 녀석 눈에 저만 보이게 해주세요.
정말 잘할께요. 실망시키지도 않고, 화도 안내고, 차강이한테 잘할께요. 그러니까 그것만 도와주세요.
안어렵죠? 그정도야 부처님한텐 일도 아니잖아요. 그쵸?
나랑 약속한거예요. 만약에 부처님이 이 약속 못지키면 나.
평생 부처님 쫓아다니면서 주기도문 외울지도 몰라요. 알았죠? 나랑 둘이만 한 약속이예요.
차강이한테 몰래 밤에라도 찾아가서 말하면 안돼요.
그럼 좋은꿈 꾸세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by.안태윤
첫번째 소설....정말 고민하다 올렸는데ㅜㅜ 지워져버려서..ㅜㅜ너무 놀랬어요ㅜ
그치만 댓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모두 감사해요.ㅎ 앞으로도 열심히 쓸께요!ㅎ
작가 에게 댓글은 행복입니다ㅎ
첫댓글 어제언니소설두재밌었는데ㅎ오늘껏두재밌음ㅎㅎ
ㅋㅋ고마웡ㅎㅎㅎ바로바로이렇게와서ㅜㅜㅎ
보기 디게 힘들어서..다 못읽고 감...ㅜㅜ
너무긴가ㅜㅜ 담부턴 짧게 갈께요ㅜㅎ담엔짧아도재밌는소설을...ㅜㅎ 암튼읽어주셔서감사해요ㅠㅎㅎㅎ
어제랑똑같이.....보는데약간힘들다ㅜ
아진짜? 담부턴꼭보기쉽게할께!ㅠㅎㅎ 그나마 약간 수정을 하긴했는데ㅜㅜ아직 미숙한듯..ㅎㅎ 그래두 고마워!ㅎ
잼잇어요!ㅋㅋㅋㅋㅋ
와감사해요!ㅎㅎㅎㅎ자신감이별루없었는데ㅜㅜ다들이렇게 댓글달아주셔서 조금 자신감이 회복된듯!ㅎ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정말?ㅠ정말?ㅜ 으아아악 감동이다아ㅜㅜ 장편은 좀더 수정이필요해ㅎㅎ 요번달 말이다 담달 초부터ㅎㅎ그때부턴 올릴꺼야ㅎㅎ지금소설은조금부족한것같아서ㅜㅎ
꺄항 하루 늦은 손팅 -_- 뭐지이건... 나 진짜 이거 보면서 눈물 고였어 (음... 떨어지진 않더라규... )우헝헝 아 윤이 귀여웡 >_<나도 저런 남자좀 어떻게..;;; 후덜덜ㅋㅋㅋ (난 긴 소설이 좋던데..-_- 왜들저러지..;;)
다른작가님들처럼짧게멋진소설이난잘안돼ㅜㅜ괜히사설만길어져서리..ㅜㅜㅎ암튼 어랑이같은니밍있어서정말기쁨ㅜㅜ
노노@@~~ 언늬같은 소설도 난 환영이양 >_< 우히히히 번외랑 합쳐진거라고 생각하믄되지 뭐~ 우케케 난 그저 소설내용만 좋으면 되야~~ (아 진짜 막판 반전 쩔어~~ 난 생각도 못했는뎅 >_<~~ 앙잉)
정말정말?! 고마워ㅜㅜ 으헝헝 난뻔한얘기인데너무꼬는거아닌가싶었어ㅜㅜ
우왕 재밌어요~ 나 처음으로댓글 다는거이밍/.//
어어어억ㅜㅜ정말요!?ㅜㅜ 바람니임 정말정말 감사해요ㅜㅜ 저감동받았습니다!ㅎㅠㅠ열심히 쓸테니까 많이많이사랑해주세요!ㅎㅎ
캭캭 반전이있었구나. 몰랐어요ㅋㅋㅋ 남주멋있다
ㅎㅎㅎㅎㅎ감쟈감쟈ㅋㅋ
언니먄 ㅎㅎ 나 좀 늦게 본듯? ㅎㅎ 좀 길어서 중요한 부분밖에 못봤어 ㅠㅠ 먄~
괜찮아ㅋㅋㅋ넘 길었응께! 이제 좀 줄일꺼!ㅎㅎ
와앗, 역시 언니야! 흐흐 재밌어!
으흣. 고마워!역시 쟈기바께없음ㅎ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하핫. 정말요?ㅜㅜ감사합니다ㅜㅜ앞으로도 열심히 쓰겠습니다ㅎ
요다님소설이 재미있어서 찾아보았는데 찾아서 보길 잘한것 같아요^^ 정말 재미있게 잘보고가요~~
비츠님♥와아 감동인데요?ㅠㅠ감사합니다^^ 이렇게 찾아까지봐주시구^^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잼있어.ㅋㅋ 꺄아~본받아야 할점 이 많구만.ㅋㅋ
와아, 세이니! 하잇ㅋㅋ 본받아야할점은 무슨;;;ㅋㅋ 허접소설일뿐이여ㅠㅠ이 긴 소설을, 늦은시간에 읽어줘서 고맙긯ㅎㅎ
ㅋㅋ 잼있어서 읽었는데 머.ㅋㅋ
으힛, 이래서 사랑함♥
ㅋㅋ 나도 너 싸랑해크크
♡♡♡♡♡
언뉘그냥날아주죽여라. 이렇게달달하게써놓으면 내가 질투나서 못배기잖오ㅠ3ㅠ 아우...강이이못된짜식 너좀맞자 철썩철썩!!!!!!!!!!!!태윤이는ㄹㅣ워니꺼.이제부터내꺼히히 >_<
리워나♥꺅, 우리 리워니ㅠ_ㅠ 이런...가장 길고, 가장 이상하고, 가상 호응도 없는...가장 자신없는 소설을 읽고, 이런 열띤 반응을 보여주다니, 난 그만 고마워서 졸도해버리겠음♥ 고마워고마워>_< ㅎㅎ 사랑해해해해애
꺄꺄역시요다단편짱이야 ^*^ 아태윤이멋잇다고
매정언니♥으흣, 역시 매정언니두 짱이야>< 태유니를 이쁘게 봐줘서 고마울뿐이야ㅜ_ㅜ 으허어헝헝헝, 사랑해>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