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가 가입한지는 오래되었습니다.
그 동안 댓글만 몇번 달았다가 제 경험을 알려드리고 먼저 경험하신 분들을 조언을 듣고자 이 글을 씁니다.
저는 제대하고 3학년에 복학했던 89년에 발병이 되었습니다.
온 몸 여기저기에 병변이 있어서 연세대병원에서 담당선생님이 계셨지만 협진을 받았습니다.
의대생들 실습샘플겸 피부과 교수님들이 모두 제 병변을 보고 검진을 했습니다. 조직검사도 했고요.
습진같다는 진단에 따라 습진연고와 먹는 약을 한 동안 먹었습니다만 별로 나아지는 것 같지는 않았고
그렇다고 더 심해지지도 않았습니다 . 습진연고는 계속 발랐습니다.
그 뒤 95년에 회사에서 가까운 서울아산병원 피부과에서 다시 조직검사를 하였지만 습진의견으로
습진연고만 계속 발랐습니다.
그러다가 98년말에 다시 더 검사를 해야겠다고 생각되어 조직검사를 하고서 균상식육종으로 진단이 되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서울대병원과 삼성의료원에서도 검사를 해 보았는데 균상식육종 진단이 나왔습니다.
제가 나중에 89년도 첫 조직검사 결과지를 보니 제일 마지막줄에 균상식육종을 배제할 수 없다고는 나와 있더군요.
전신 전자선 치료를 받았습니다. 매일 20분정도 전신에 전자선이 골고루 미치도록 고안된 3가지 포즈를 취하고서
부동자세로 벌을 섰습니다. 치료 후유증으로는 손,발이 너무 따가웠고 나중에 살갗이 두껍게 한꺼풀씩 벗겨졌습니다.
얼마지나지 않아 왼쪽 정강이 밑에 재발이 되어 그 곳만 다시 전자선 치료를 받고는 또 후유증으로 애를 먹었습니다.
하지만 금새 온 몸에 재발이 되어 그 이후로는 계속 연고를 바르고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고, 그래도 낫지 않고
더 심해진 곳은 작은 부위는 냉동치료나 레이저로, 좀 큰 것은 외과적으로 제거하기도 하고
국소 전자선치료를 하기도 하면서 이제까지 왔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 반복적인 피부자극이 주어지는 자리에 심한 병변이 생겼습니다 .
예를 들면 바지 주머니안의 작은 동전주머니로 인한 허벅지병변,
와이셔츠 가슴주머니에 꽂아둔 펜 때문에 가슴의 병변
안전벨트가 닿는 왼쪽 쇠골부분
앉아 있을때 의자와 마찰되는 엉덩이와 허벅지
구두를 신고 다니느라 왼발
작업복에 계속 스친 목, 손목, 손등
허리띠를 매는 허리 주변 등
그래서 지금은 몸에 자극이 되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를 하지만 불가항력인 것도 많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부분을 외과에서 제거했고 피부과, 외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 종양학과등을 오가며
진료를 받았습니다. 매주 전신광선치료, 광선이 달 닿지않는 부위는 엑시머레이저로, 심한곳은 주사를
맞아 왔습니다. 가끔식 혈액검사와 PET-CT를 찍어서 다른 곳의 전이가 있는지 확인도 했었습니다.
그 동안은 피부에만 병변이 있었는데 3개월여 전에 서혜부 림프절이 붓고 계속 커져서 다시
종합 검사를 해 보니 림프절로 전이가 확인되었습니다 .림프절은 제거를 했습니다 .
항암치료로는 CHOP을 하기로 했습니다 .
이번주 금요일부터 3주에 한번씩 모두 6번 주사를 맞는다고 하네요.
저는 이번 치료로 완치될거라는 기대는 크게 않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생활습관을 바꾸어서 면역력을 계속 높게 유지하는 습관을 만들고 유지해서 오래사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직장생활도 계속 해 나갈려고 합니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큰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저보다 앞서 치료를 받으신 분들의 투병일기를 보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저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과 잘 이겨내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첫댓글 고생이많으셨네요. 항암치료도 잘이겨내실거라 믿어요. 힘내세요ㅋㅋ
어제 오늘 컨디션이 너무 안좋았는데...님글을 보니 제가 느끼는건 엄살같네요...너무 힘드신 과정인데 희망잃지 않으시고 다시 한번 홧팅하는 모습 멋있습니다...힘내시구요~ 치료 잘받으실수 있도록 응원하겠습니다
오랜시간 정말 고생하셨어요.
글마지막 구절에 힘이 절로 납니다. 잘 견디고 이겨내서 당연히 오래살아야죠. 항암치료는 면역력저하 증세와 후유증의 복병들이 있습니다. 모두 힘 실어 드릴께요. 화이팅합니다.
홧팅! 꼭 저두 이겨내겠습니다!
글로나마 위로와 희망을 전해드립니다. 꼭 완치되실게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