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 '득실', 관절 '욱씬'…장마철 올바른 건강 관리법
장마철 세균 번식 빨라…음식 익혀 먹고 오래되면 버려야
관절염 환자, 냉방기 취약…에어컨·제습기 필터 관리 철저히
제주에 올해 첫 장맛비가 내린 20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서 관광객들이 비를 피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주말부터 서울 등 중부지방에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다. 이번 장마철은 예년에 비해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역대급 더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위에 많은 양의 비가 내려 습도까지 높아지면 건강 관리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특히 이런 날씨에는 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고 음식물이 상하기 쉬워 식중독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또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에어컨, 제습기가 전염성 질환이나 알레르기 질환 등을 일으키기도 하고, 관절염 환자는 습도와 기압 영향으로 관절 내 압력이 증가해 통증과 부기를 호소하기도 한다.
◇"아이고 내 무릎"…'욱신 욱신' 장마철 관절 통증 극복하기
비가 오기 전날 밤이면 관절 건강이 좋지 않은 어르신들은 흔히 "무릎이 아프니 내일 비가 오겠다"는 예측을 하곤 한다. 실제로 습도가 높거나 저기압일 때는 관절 내부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관절 내 활액막에 분포한 신경이 압박을 받아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여러 관절염 가운데서도 면역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염증성질환인 류마티스관절염은 높은 습도와 저기압에 민감하게 반응해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평소보다 신체 활동량이 감소하는 것도 통증이 악화되는 원인이 된다.
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냉방기를 장시간 켜둘 경우 관절 주변 근육을 긴장시켜 신경을 더욱 압박해 관절염 환자의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관절 건강에 좋은 대기 중 습도는 50% 내외"라고 말했다.
또 통증을 개선하려면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게 좋다. 온찜질은 관절 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증상이 악화되면 참지 말고 진통소염제를 먹는 게 좋다.
◇관리 안 된 에어컨, 제습기엔 균 득실
특히 장마기간엔 실내 온도와 습도를 낮추기 위해 에어컨과 제습기 사용량이 늘어난다. 하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기회감염군, 알레르기 유발균, 병원성세균 등이 서식하게 된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국민건강지식센터에 따르면 기회감염균은 건강한 사람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어린이 및 노약자나 급성 백혈병, 당뇨병, 암 등의 질환으로 인해 면역력이 약화된 사람에게는 전염성 질환 및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한다. 아스퍼질러스균, 페니실륨균, 폐렴구균 등이 이에 속한다.
이외에도 에어컨 내에 존재하는 클래도스포리움균, 알터나리균, 아스퍼질러스균 등은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레지오넬라균, 황색포도상구균 등은 두통, 발한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대표적인 감염으로는 레지오넬라 폐렴이 있다. 레지오넬라 폐렴은 식욕저하, 전신 권태감, 두통, 근육통, 고열, 마른 기침, 설사, 구역, 구토,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에어컨 작동 초기 환기 △에어컨과 제습기 필터 적어도 2주에 한 번씩 청소하기 △주기적인 필터 교체 △에어컨 냉각핀과 제습기 내 물통에 세균 및 곰팡이 생기지 않게 청소하기 등에 신경써야 한다.
◇세균성 식중독 기승…익혀먹고 오래된 음식은 버리세요
장마철에는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이질균, 장염비브리오균 등 세균성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이 기승을 부린다.
증상이 가장 빨리 나타나는 건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이다. 이 균의 독소에 오염된 음식물을 먹으면 1~6시간 내에 구토와 설사를 하게 된다. 이 경우 항생제나 지사제를 복용하기보다는 충분한 수분 공급을 해주는 것이 좋다.
심하면 장출혈, 뇌막염 등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하는 장티푸스는 70~80%가 오염된 물을 통해 전염된다. 장티푸스를 예방하려면 물은 끓여서, 음식물은 익혀서 먹는 습관을 들이고, 미리 예방접종을 해두는 것도 좋다.
또 오염된 물이나 음식, 구토물을 통해 감염되는 콜레라도 유의해야 한다. 오염된 손으로 음식을 만들거나 밥을 먹을 때 감염될 수 있다. 손위생, 음식물 끓여 먹기, 조리기구 소독하기, 음식물 오래 보관하지 않기 등 위생 수칙만 잘 지켜도 콜레라 발병을 상당수 예방할 수 있다.
정 감염내과 교수는 "세균은 주로 섭씨 0~60도에서 번식하므로 저장은 4도 이하에서, 가열은 60도 이상에서 해야 한다"며 "다만 포도상구균, 바실루스균, 클로스트리디움균의 독소는 가열해도 증식할 수 있으니 음식물을 오래 보관하지 않고 조리된 음식을 섭취하되 가능한 즉시 먹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