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6, 욕망하는 식물, 마이클 폴란 지음, 2001, 이경식 옮김, 2007, 총395쪽
이 책은 어제 본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 3]와 닮은 점이 매우 많다. 왜냐하면 이 책의 제4부 지배의 욕망:감자에는 인간의 지능을 갖춘 감자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해충과 비티균을 스스로 죽이는 유전자를 가진 "뉴-리프"라는 감자처럼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3]에는 사람보다 똑똑한 AI 하이브리드 너구리가 인간처럼 감정을 가지고 둥장한다. 아마도 어느 미래에 우리는 이렇게 식물과 동물과 소통하고 사랑하면서 살아갈 것다. 이 책에는 처음에는 인간과 식물과 사이좋게 공진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다가 마지막에는 스스로 조작하고 지배하는 유전자 조작 감자가 나온다. 결국 이 세상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의 인간보다 우수한 로봇 너구리의 세상이 될 것이라는 예견이다.
이 책은 인류 역사 이래로 가장 사랑 받는 식물인 사과, 튤립, 대마초, 감자의 이야기이다. 인간의 사랑의 쟁취하기 위해 이 네 가지 식물이 기울인 절대적인 노력과 욕망과 사랑을 이 책 저자인 마이클 폴란은 낱낱이 우리에게 파헤쳐 준다. 사람의 역사 만큼이나 흥미진진하고 고달픈 이 네 식물의 이야기는 먼 옛날 카자흐스탄에서 출발하는 사과이야기로부터 시작하여 21세기 미국의 세인트 루이스에 있는 다국적 생화학 제조업체까지 아우르는 대장정으로 끝을 맺을 때까지 때로는 과학자처럼 구체적이고 지적으로 이야기하고 때로는 옆집 아저씨처럼 재미있고도 대담하고도 새로운 시각으로 식물을 관찰하였다.
내가 흥미롭게 본 대목 중 하나는 사과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생긴 것은 기독교 여성 금주동맹이 사과와의 전쟁을 선포하자 사과 생산자들이 사과의 이미지를 개선하려고 대대적으로 홍보 활동을 벌이면서부터였다는 것이다. 그 이전에는 존 채프먼 그러니까 조니 애플시드라는 괴짜가 미국 서부 개척지에 사과씨를 갖고 가서 과수원이 될 만한 좋은 땅에 사과씨를 심어 과수원을 만들어 팔았다는 것이다. 그거서 나오는 돌사과로 모두 사과주를 만들어 사과주가 미국 전역에 매우 극성을 부렸다는 것이다. 이 사과주 사례는 처음 사과가 힘을 떨친 경우이고 더 나아가 사과의 이형접합성(heterozygosity)으로 인해 사과는 접붙이기가 아주 용이하여 갖가지 다양한 특성의 유전자를 가진 사과가 생산될 수 있고 어떤 토양 조건에서도 힘들이지 않고 정착하여 번식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물론 중국에서는 기원전 2,000년 경에 이미 사과 접붙이기 기술을 사용했고 로마에서도 기원 후 1세기에 23가지 품종의 사과를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미국에서 사과 접붙이기의 성공은 다소 시간이 걸렸고 18세기 경에 이루어진 것으로 이 책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다음 그림은 얀 브뤼겔(the Younger)의 튤립 광풍에 대한 풍자(1635/1645년, 프란스할스뮤지엄 소장)라는 그림이다. 이 그림 한 장이 이 책의 123쪽에서부터 190쪽까지의 모든 설명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으니 그림이 주는 효과도 대단하다. 이와 같이 튤립이라는 꽃 한 송이가 주는 효과도 이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힘이 되기도 한다. 이그림은 17세기 그러니까 1634년과 1637년 사이에 3년 동안 튤립이 네덜란드 사람들을 집단적인 광란 상태로 몰아넣은 일화를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그림을 자세히 보는 것만으로도 이 시대의 튤립이 무엇을 말하는지 다소 짐작이 갈것이다.
세 번째는 대마초에 대한 이야기이다. 대마초는 marijuana를 말한다. 그리고 해시시도 나오는데 이것은 대마초에 있는 THC를 농축하여 대마초보다 훨씬 강력한 마약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대마수지라고 불리고 전세계적으로 해시시, 해시 등으로 불린다. 과거 십자군 전쟁에서 어쌔신assession이라는 말이 시작되었는데 아랍인 어쌔신들이 암살을 나가기 전 해시시를 피운 상태로 나갔다고 전해지며 어원인 하샤신은 아랍어로 '해시시를 피운 자' 라는 뜻이다. 대마초의 역사가 아주 오래 된 만큼 해시시도 역시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대마초처럼 적어도 기원전부터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마초의 사용 효과를 일으키는 주 물질은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etrahydrocannabinol, THC)이다. 화학식은 C21H30O2로 표시한다. 이 물질이 인간에게 얼마나 필요한 물질이고 어떻게 해서 그토록 삶 속에 깊숙히 뿌리 박고 살고 있으며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비참한 감정이나 지루함을 이기는데 도움을 주는지 등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대마는 옷을 만들어 입는 물질이면서 동시에 정신에 작용하는 주요 성분이라는 점에서 매우 특이하다는 점을 마이클 폴란씨는 강조한다.
마지막 네 번째 식물 이야기는 감자가 주인공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강원도 감자가 유명한데 이 감자는 안데스 산맥에서 7,000년전 페루에서 처음 재배되었는데 온갖 색깔의 감자로 변종하고 아무리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는 특징이 있다. 그 감자가 스페인을 거쳐 아일랜드에서 화려한 꽃을 피우고 그 참에 다시 18세기 초 아일랜드인들과 함께 미국까지 건너가게 된다. 그런데 이제는 미국 몬산토 사에서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감자를 개발하여 감자 내부에서 벌레를 살충하는 물질이 저절로 나오게 하여 벌레들이 감자에 접근하면 벌레들이 저절로 땅에 떨어져 죽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감자는 굵고 튼실한 감자로 성장하는데 이 감자는 독성이 있으니 많이 섭취한 후의 상태는 검증되지 않았다. 그리고 감자의 종자도 다음 해에 재배한 농부가 심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왜냐면 그 감자는 몬산토 사의 특허 감자이기 때문에 몬산토 사 만이 오직 감자 종자를 재생산용으로 판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보다 더 큰 문제는 이 비티균의 독소를 포함하고 있는 종자를 계속 사용할 경우 인체, 땅, 주변 동물과 식물에 영향을 미칠까에 대한 연구 결과가 없다는 것이다. 1972년 DDT 농약을 오랫 동안 사용한 결과 이 농약이 먹이 사슬에 영향을 주어 새의 알 껍질을 얇게 만든 사실이 있다고 한다. 작은 독소들이 결국 우리 환경에 쌓이고 쌓여 엄청난 먹이 사슬의 교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이 몬산토 사의 자발적 벌레 퇴치 감자 "뉴 리프"는 지금은 없어졌지만 아직도 다양한 종류의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식품들이 개발되고 있으니 GMO식픔의 유해성을 진단하는 연구 보고서들에 민감하게 대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