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소중한 영화'라는 느낌.
어쩌면 별로 재미 없을 법한 한글사랑을 소재로 이렇게 영화를 흥미진진하게 만들고 진한 감동까지 선사하다니...
서슬 시퍼렇던 일제의 우리말 말살 정책.. 그리고 체념 내지는 일신의 영달을 위해 이에 동조하던 사람들.
그 와중에도 한글을 지키고 가꾸어온 사람들이 있었다.
영화를 보며 내 머릿속엔 한글 창제 당시의 상황이 오버랩 되었다.
최만리는 세종의 한글창제를 극렬히 반대하며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하였다.
"만일 중국에라도 (한글창제 소식이) 흘러 들어가서 혹시라도 비난하여 말하는 자가 있사오면, 어찌 대국을 섬기고 중화를 사모하는 데에 부끄러움이 없사오리까."
-《세종실록》4집
글자는 양반 사대부의 전유물이지 일반 무지렁이 백성까지 쉽게 글을 깨우치게 하는 것은 상류층 기득권의 상실이었던 것이다.
조선 초 기득권 세력의 끈질긴 반대를 극복하고 오직 애민의 마음으로 한글을 널리 보급한 세종.
그리고 일제의 창씨개명, 우리말 말살 정책에도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 이를 소중히 지켜온 학자들.
평소에 잘 느끼지 못 하지만 어느날 오롯이 물과 공기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때가 있듯이..
'말모이' 영화를 보고 우리글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케 된다.
잠실 롯데시네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