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을 수놓은 꽃들의 향연 속으로,
태백해바라기축제 & 함백산 야생화축제
여름을 빛나게 하는 보석 같은 꽃들을 만나러 함백산 만항재와 매봉 아래 구와우마을로 간다. 태양빛이 절정을 이루는 여름을 기다려온 해바라기와 여름 야생화들이 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감성을 일깨운다.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온 청정한 바람과 맑은 공기 속에 쏟아지는 햇살이 함께하는 눈부신 여름을 만나보자.
구와우마을에 내려온 수백만 개의 태양
태백해바라기축제에서 만난 해바라기
모두가 뜨거운 태양을 피해 몸을 숨기는 여름. 태양과 눈을 마주치기 위해 얼굴을 돌려가며 안간힘을 쓰는 해바라기를 보면 강렬한 햇살이 밉지만은 않다. 드넓게 펼쳐진 해바라기밭에 그늘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이 햇살을 만나기 위해 1년을 기다렸을 꽃들을 보며 여행자도 기꺼운 마음으로 여름과 마주하게 된다.
아홉 마리 소가 누워 있는 형상이라는 구와우(九臥牛)마을. 태백시 황연동에 자리한 이곳에서는 매년 여름의 절정에 해바라기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벌써 10회째를 맞는 축제다. 입소문이 자자해 수많은 탐방객이 다녀갔고, TV 예능 프로그램의 촬영지가 되기도 했다. 해발 800m 고원에 피어난 수백만 송이 해바라기들을 만나러 떠난다.
고랭지 채소밭이 있던 자리에 조성된 해바라기 평원 [왼쪽/오른쪽]드넓게 펼쳐진 해바라기 평원 / 태양 아래 환한 얼굴을 드러낸 해바라기
청정 고원의 도시 태백에서 한강, 낙동강, 오십천의 분수령이 되는 삼수령을 향해 가면 오른편으로 넉넉하게 펼쳐진 구와우마을을 만난다. 거대한 풍력발전기들이 서 있는 매봉을 병풍처럼 거느린 이 마을은 원래 고랭지 배추를 키우던 곳이었다. 2002년부터 배추 대신 해바라기를 심으면서 그 면적이 점차 넓어져 마을 전체가 해바라기의 천국으로 변신했다.
마을 입구부터 한두 송이씩 얼굴을 보이던 해바라기들이 축제장 안으로 들어서면 두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노란 꽃물결을 펼친다. 산책로를 따라 좀더 오르면 드넓은 해바라기밭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해바라기가 축제의 주인공이지만 길가에 피어난 코스모스, 개망초도 여름날 꽃나들이의 즐거움을 더한다. 해바라기밭을 지키는 다양한 조각 작품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왼쪽/오른쪽]만개한 해바라기를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는 가족 / 해바라기 사이를 걷는 탐방객들 [왼쪽/오른쪽]해바라기밭 옆으로 피어난 코스모스와 개망초 / 산야초가 식재된 산책로
해바라기밭 옆으로는 산야초가 식재된 짧은 산책로와 숲길이 이어진다. 언덕 끄트머리 전망대에 오르면 태양을 향해 일제히 고개를 치켜든 해바라기 군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책로를 걸으면서는 제대로 볼 수 없었던 해바라기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이제 막 만개한 얼굴, 이미 절정에 다다랐다 시들기 시작하는 얼굴, 아직 꽃잎을 열지 못한 채 인내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꽃망울까지 다양한 얼굴들이 물결을 이룬다.
숭배, 그리움, 기다림이라는 꽃말을 가진 해바라기는 애잔한 전설을 지니고 있다. 태양의 신 아폴로에게 한눈에 반한 물의 요정이 한자리에 선 채 아흐레 낮밤 동안 아폴로를 기다리다 끝내 대지에 몸이 박혀 해바라기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그리스․로마 신화에 전해진다. 해바라기가 태양을 향해 시시각각 얼굴을 돌리는 것은 그 때문이란다. 노란 꽃잎을 활짝 펼친 해바라기의 얼굴 속에 애절한 여인의 얼굴이 겹쳐진다. 태양을 그리다 얼굴마저 태양을 닮아버린 꽃. 드넓은 해바라기밭에 수만 개의 태양이 내려앉았다.
[왼쪽/오른쪽]해바라기밭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 / 해바라기밭 사이를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된 탐방로 [왼쪽/오른쪽]해바라기 꽃망울 / 태양을 마주보는 해바라기
해바라기와 여름 야생화들을 만나는 축제의 현장에는 다양한 체험거리도 마련되어 있다. 해바라기차와 쑥․솔잎 발효액 시음 행사, 해바라기 발효액 만들기, 동물 먹이주기 체험을 비롯해 해바라기 사진 캠프가 열린다. 다양한 전시와 연주회도 예정되어 있다. 해바라기 씨앗 심기, 야생화 모종 심기 등 체험 행사도 곁들여진다.
해바라기를 만나는 탐방로는 3.5km에 이른다. 그늘이 없으니 햇빛을 가릴 모자나 양산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행사장 매점 외에는 음료를 구입할 곳이 없으므로 간식과 음료도 미리 준비해서 여유 있게 즐기기를 권한다. 태백해바라기축제는 7월 25일 금요일부터 8월 16일 토요일까지 3주에 걸쳐 열린다.
산상의 화원, 함백산 만항재를 걷다
여름 야생화들이 기다리는 산상의 화원, 만항재
태백 구와우마을의 해바라기가 꽃망울을 여는 시기, 정선 함백산의 만항재는 야생화의 천국으로 변신한다. ‘산상(山上)의 화원’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만항재는 다양한 토종 야생화들이 울창한 숲 아래 고개를 내밀어 구름 속을 걷듯 황홀한 느낌을 선물한다.
만항재(1,330m)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포장도로로 알려져 있다. 태백시와 영월군 상동읍, 정선군 고한읍을 잇는 고개로, 위쪽의 함백산 줄기와 만나 제법 너른 공간을 가지고 있다. 쭉쭉 뻗은 침엽수림 아래 자리한 만항소공원과 구불구불 이어지는 도로의 정상 부근에 숲이 펼쳐져 드라이브를 즐기는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왼쪽/오른쪽]만항재 야생화 탐방로 이정표 / 원시림 아래서 피어난 터리풀 [왼쪽/오른쪽]흰 꽃망울을 풍성하게 피워낸 구릿대 / 태백기린초 위에 앉은 나비
고한 함백산 야생화축제는 매년 여름 만항재와 야생화마을에서 열리는 축제다. 특히 여름에 장관을 이루는 만항재의 야생화들은 야생화도감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꽃들이다. 만항재에 서식하는 70여 종의 야생화 중 대부분이 여름에 만개하니, 축제 기간 동안 만항재는 그야말로 야생화 천국이다.
원시 숲이 그대로 보존된 탐방로를 걸으며 싱그러운 숲의 합창을 들으면 한여름 더위는 멀리 달아나고 온몸이 초록으로 물든다. 노루오줌, 둥근이질풀, 터리풀, 구릿대 등 여름을 기다려온 야생화들이 끊임없이 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숙이게 만든다. 인간의 생각으로 멋을 부려 식재한 것이 아니라 자연이 절로 만들어낸 산상의 화원이다.
[왼쪽/오른쪽]만항마을에 자리한 만항야생화공원 입구 /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만항야생화공원 전경
만항재 정상 숲에서 야생화를 만나며 산책을 즐겼다면, 이제 만항마을의 야생화공원으로 내려가 다양한 체험 행사를 만나보자. 산속 족욕 체험, 야생화 페이스페인팅, 야생화분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야생화가 피어난 산책로에는 원두막 등 쉼터가 조성되어 있어 가족과 함께 소풍 삼아 즐기기에 좋다.
고한 함백산 야생화축제는 7월 26일 토요일부터 8월 3일 일요일까지 열린다.
여행정보
태백해바라기축제
주소 : 강원 태백시 구와우길 38-33
문의 : 031-584-7279, www.sunflowerfestival.co.kr
고한 함백산 야생화축제
주소 : 강원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 만항재 일원
문의 : 033-592-5455, www.gogohan.go.kr
1.주변 음식점
태성실비식당 : 갈비살, 육회 / 태백시 감천로 8 / 033-552-5287 / korean.visitkorea.or.kr
김서방네닭갈비 : 닭갈비 / 태백시 시장남1길 7-1 / 033-553-6378 / korean.visitkorea.or.kr
황태마을 : 황태해장국 / 정선군 고한읍 고한2길 79 / 033-592-2555 / korean.visitkorea.or.kr
2.숙소
O2콘도&리조트 : 태백시 서학로 861 / 033-580-7000 / 굿스테이 / korean.visitkorea.or.kr
설화국 : 태백시 태백로 258 / 033-554-0006 / korean.visitkorea.or.kr
태백고원자연휴양림 : 태백시 머리골길 153 / 033-582-7440 / korean.visitkore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