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LG화학의 1분기 당기 순이익이 11.6% 증가했다. ② 올해 금호석유화학 울산공장의 ABS합성수지 생산량이 작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③ 두산인프라코어의 2월 건설장비 판매대수가 월별 최고수준인 1500대를 기록했다. ④ 1분기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의 가동률이 90%를 웃돌고 있다.
정답은 '중국 내수시장'이다.
중국 정부의 신속한 내수 진작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국내 기업에서 '낭보'가 속속 들려오고 있다.
최근 재중(在中) 한국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중국 실물 경기가 회복 중"이라고 답했고,
응답자의 64%는 "중국 내수 증가가 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 중국 내수 회복의 '파란신호들'
중국의 내수시장 회복은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6일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1분기 중국 국내시장 소비는 15% 증가했다.
국내 소비를 주도한 품목은 가구, 건축자재, 자동차, 전자제품 등이다.
흥미로운 현상은 도시지역의 소비증가율(14.1%)보다 현(縣·한국의 군에 해당) 급 이하 농촌지역의 소비증가율(17%)이
높았다는 점이다.
또 1분기 고정자산투자도 큰 폭(28.8%)으로 늘어났으며,
증가율은 동부연해지역(19.8%)보다 중부지역(34.3%)과 서부지역(46.1%)이 훨씬 높았다.
한국 기업의 석유화학제품과 LCD, 건설기계, 소형 자동차의 수출·판매가 늘어난 것도 이 덕분이다.
상해 종합주가지수는 올 들어 40% 급등했고, 1분기 중국의 대출 규모는 작년 연간 대출 규모에 육박한다.
▲ 지난 2월 중국 운남성의 농촌 거주자들이 전자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말 내수 진작을 위해 전자제품을 구입하는 농민에게 가격의 13%를 보조하는 ‘가전하향’ 정책을 발표했다.
/ 블룸버그뉴스
중국 내수시장이 이처럼 빠르게 회복되는 것은 무엇보다 중앙 정부의 과감하면서도 신속한 내수 진작 정책 덕분이다.
중국 정부는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하반기부터 '수출 위주'에서 '내수 위주'로 경제성장전략을 수정한 데 이어,
올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에서 2009~2010년 사이 4조위안(元·한화 약 800조원)의 경기부양 재정자금 투입을 확정했다.
이 자금은
▲ 도로·철도·공항 등 대형 SOC 건설(1조5000억위안)
▲ 지진 피해 복구사업(1조위안)
▲ 서민용 주택건설사업(4000억위안)
▲ 농촌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건설(3700억위안)
▲ 환경보호·의료·문화·교육사업(3600억위안) 등에 투입된다.
중국은 또 산업구조조정을 겨냥한 10대 산업 진흥계획, 지방 정부의 소비활성화 정책, 농민구매보조금정책 등
동시다발적인 경기부양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가령 항주(杭州)와 중경(重慶), 장사(長沙), 심양(瀋陽) 등 지방정부는 저소득층에게 소비 쿠폰을 발행하거나 세금감면을 해준다.
농촌 구매력 확대를 위해 실시 중인 '가전하향(家電下鄕)' 정책은 전자제품 구입 농민에게 가격의 13%를 보조금으로 지급한다.
그 결과 지금 중국 농촌에서는 TV·냉장고 사재기 바람이 불고 있으며, 이 틈을 타 '짝퉁 가전제품'까지 등장했다.
■ 내수시장, 이런 도시들을 공략하라
미국의 '포브스 부자 리포트'에 해당하는 것으로 중국에는 후룬(胡潤·본명 Rupert Hoogewerf·39세)이란
영국인이 만드는 '후룬 부자 보고서'가 있다.
지난달 발표 된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1000만위안(한화 약 20억원) 이상의 재산을 가진 부자는 총 82만5000명에 달한다.
중국 인구(13억7000만명) 1만명당 6명이 '천만(千萬) 부자'란 얘기다.
또 이 가운데 1억위안(한화 200억원) 이상의 '억대 부자'는 5만1000명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 '천만 부자'의 평균 연령이 39세로 매우 젊으며,
직업은 주로 ▲사업가 ▲대기업과 외국계기업의 고위간부 ▲부동산 투자자 ▲주식 투자자 등이라고 밝혔다.
후룬 보고서의 부자 수치는 2008년 씨티은행이 발표한 중국의 '순자산 100만달러(한화 약 13억원) 이상의 부자'숫자(37만3000명)보다
2배 이상 많다.
중국 내수시장을 노리는 한국 기업들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지역별 부자 분포이다.<지도 참조>
보고서에 따르면, '천만 이상 부자'가 가장 많은 성(省)·직할시는 수도 북경(北京)으로 14만3000명에 달했다.
북경 인구(약 1650만명) 1만명당 88명이 '천만부자'인 셈이다.
이어 2위 광동성(廣東省), 3위 상해(上海) 등의 순이다.
직할시급으로 북경의 관문인 천진(天津·인구 1000만명)은 '천만 부자'가 1만3100명(도시별 순위 9위)으로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으나,
최대 도시 인구(3200만명)를 자랑하는 중경(重慶)은 8900명으로 하위권(16위)에 머물렀다.
반면 동북지방의 심양과 하얼빈(哈爾濱)은 '천만부자'가 5000~6000명 선으로 예상보다는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