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남서쪽에 위치한 박수기정은
해안 절벽과 주상절리가 아름다운 곳이다.
샘물을 뜻하는 박수와
절벽을 뜻하는 기정이 합쳐져
박수기정이라 부른다.
깨끗한 샘물이 솟아나는 절벽...
제주올레 9코스의 시작점이기도 하며
올레길은 박수기정의 윗길로 오르게 되어있다.
우리는 왼쪽 화순 쪽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레길로 오른 후에 대평으로 내려와서,
화순 쪽으로 돌아오는 해안트레킹을 했다.
(점선 - 이동로)
해안트레킹은 험했다.
우리가 길을 잃어 헤맨 지점은
지옥문 또는 저승문이라 부른다...^^
Franz Schubert - Piano trio No 2 op.100 - 2nd mov
Rubinstein Trio
제주에 올 때 비행기를 놓쳤는데,
동료들의 도움으로 다른 비행기를 잡아서
간신히 도착했다.
숙소의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뒤로는 한라산도 보인다.
아침은 굴해장국.
고기해장국보다 먹기 좋았다.
박수기정으로 가는 길에,
남바람꽃 자생지가 있어서 잠깐 들렀다.
앉아계신 분은 고사리 채취를 하는 분이다.
늦게 와서 허탕을 쳤다고 한다.
지금 제주는 어딜가나 고사리 채취로 바쁘다.
곳곳에 거미줄이 보인다.
엉뚱하게 양지꽃이 잡혔다...^^
내가 입구를 놓칠까봐 기다린다.
숲에 들어서니 향기가 진동했다.
더덕향 같은..."상산"
남바람꽃이 한창이다.
아침 햇살이 있어
더 예쁘다.
으름도 암꽃과 수꽃이 사이좋게 폈다.
암꽃이 훨씬 크다.
구석에는 큰구슬붕이도 있고.
청미래덩굴(망개)의 꽃도 피기 시작했다.
작년 열매도 보인다.
잎에는 방부제 성분이 있어서 떡이 잘 쉬지 않아
떡(망개떡)을 싸는데 사용했다.
화순항 주변의 무료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동료의 안내로 올레길9코스로 들어선다.
오른쪽 하천은 창고천으로,
안덕계곡의 물이 바다로 빠지는 천이다.
뚜껑별꽃.
육지 사람에겐 귀한 꽃인데,
이곳에선 검질이다...^^
금창초
큰개불알풀
괭이밥
왼편은 형제섬,
오른쪽은 가파도, 뒤로 멀리 마라도.
붉게 물 든,
예덕나무의 어린 잎은,
포인세티아를 닮았다.
안내판의 내용대로
바다를 내려다보는 감동을 느끼려다.
절벽에서 떨어질 뻔 했다...ㅠ.ㅠ
안전 팬스가 필요한 곳이다.
입구에서 봤던 보리수나무.
꽃이 핀 것은 이 나무가 유일했다.
장딸기
이렇게 온전하게 예쁜 놈 본 기억이 없는데,
좋은 때에 왔나보다.
주변에 열매도 보여서,
새콤한 맛을 즐겼다.
지나던 여인은 딸기 먹다가
가시에 찔렸다고 투덜대고...^^
큰개불알풀
괭이밥
보라색 갯무와 노랑 유채.
갯무는 무의 원종이거나
재배종이 야생화한 것으로 본다.
해변으로 바로 내려가는 샛길을 찾았는데,
중간쯤 내려가서 길을 찾지못하고,
돌아와서 다시 올레길을 따라 해변으로 내려갔다.
갯괴불주머니
후박나무
현지 가이드...^^
트레킹의 시작이
예사롭지않다.
일몰이 아름다운 곳이란다.
맞은 편 대평 포구에는 멋진 까페가 있었다.
갯바위 낚시도 잘되는 곳이다.
시작부터 길이 험하다.
큰개미자리
바위에서 물이 줄줄 떨어진다.
그 위 올레길에는 물의 흔적도 없었는데...
물이 많으니,
물냉이도 잘 자란다.
갯까치수염
동굴이 나와서
잠시 숨을 돌린다.
후추등
송악
번행초
이린 순을 나물로 먹는데,
갯상추, 또는 탐라시금치란 이름으로 재배도 한다.
광대수염
뚜렷한 등산로가 없어서,
저렇게 찾으면서 가야했다.
먹이를 찾는 가마우지.
우릴 기다린건 아니겠지...^^
밧줄을 타고 오르는 길도 있다.
첫번째 토끼굴은 잘 통과했는데,
다음 굴의 입구를 못찾았다.
길이 있을 만한 곳으로 오르면 절벽을 만났다.
짜증이 날 무렵에 입구를 찾았다.
일본 북알프스에서 봤던 길 표시가 생각났다.
입구에 동그라미 하나 쳐주면 개고생 안했을텐데...
다시 가서 동그라미를 그리고 싶었지만,
저런 바위를 다시 넘기 싫었다.
다행히 바위가 미끄럽진 않았지만,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끔찍하다.
우여곡절 끝에 토끼굴(저승문)을 통과하니,
이런 천국이 기다린다...^^
막걸리 한잔의 행복~~^^
다시 출발~
특이한 바위가 많았다.
사진 한장 남겨야지.
장애물 통과~~^^
계속되는 유격.
마지막 장애물...^^
화순항이 보이니,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갯바위 낚시를 하던 현지인은,
왜 그쪽에서 오냐고 ?
한해에 한두명이 죽는 길인데...
나중에 검색을 해보니,
올해도 한분이 사망했다는 기사가 나온다...ㅠ.ㅠ
당신이 오자고 했지 !!
고개 숙인 남자...ㅋㅋㅋ
알고는 못오는 길이야.
주상절리.
용암이 지표면에 흘러내리면서 빨리 식을 때,
부분별로 쪼개지면서 육각 기둥으로 수축된 것이다.
뒷모습에서 고생과 보람이 느껴진다.
힘든 코스 안내하느라 고생 많았어요.
갯메꽃
벌노랑이
앞에서 끌어주느라 고생하신 두분,
감사합니다.
살갈퀴
"
허공을 긁어대는 살갈퀴
벌에게 돌코롱 꿀 제공
개미와는 상부상조 코시롱 친구
소야말로 최고의 영양 덩어리
질소 고정 땅심의 원천
인간에게까지 약과 나물로 봉사하고 있건만
왜 이리 허전하기만 한가
봄이 돌아와
아름답고 멋들어진 분홍 꽃 피웠는데
동네 가까이서 웃고 있는 이 꽃은 안 봐주고
먼 산에서만 봄꽃 찾는 인간들
허공을 긁어대는 이 공허감을 누가 알아주랴
어차피 여름 되면 사라져야 할 신세지만
그 전에 검질 취급받아
제초제 들고 오는 농부가 무섭구나.
( * 돌코롱=달콤한, 코시롱=고소한 )
"
제주에 정착한 시인의 시를 읽으며 오늘의 일정을 마치고,
파티장으로 Go~~
내일은 선돌 계곡을 걷는다.~~^^
2019.04.20 제주
첫댓글 위험한 곳은 가지 마라.
알고는 못가는 곳이고, 모르고 갔어도 선을 넘진 못하지.
늘 염려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