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를 가꾸는 즐거움
산과 들에 아무리 가까이 산다고 해도 마음이 닫혀있으면 그 아름다움을 볼 수 없다. 드넓은 하늘과 푸르른 나무를 바라보며 “조오타~”라고 연신 외쳐 봐도 마음이 닫힌 자에게 있어 자연은 언제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의미 없는 허상일 뿐이다.
야생화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면서 요즘 사람들이 갈망하는 전원생활이란 얼마 편협하고 획일적인 사고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저 복잡한 도시를 떠나 조금 넓은 자연으로 나가면 마치 갑자기 자신의 삶이 변화되고 자연인이 된 듯한 어리석은 욕망과 오만이 가득하다. 그 얄팍한 눈으로는 도저히 볼 수도 알 수도 없는 세계가 자연인데 말이다.
진정한 자연의 멋을 알고 즐거운 전원생활을 준비한다면 마음을 열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언제부턴가 이름모를 꽃이라 치부해버리며 스쳐 지나쳐버린 산과 들의 우리꽃들에게 다가가 보자. 5천년 세월을 함께 걸어오면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우리가 붙여 준 저마다의 이름도 다시 찾아 불러보자. 까치수염, 끈끈이주걱, 며느리주머니 상사화... 아무도 봐주지 않아도 산과 들에 저 홀로 가장 고운 빛깔을 드러내며 피고 지던 가냘픈 이들이 다시 우리 삶에 들어와 함께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말이다.
식물도감을 들고 저마다의 전설을 읽어가며 우리꽃을 찾고 만나는 즐거움. 그것은 만들어진 소설이나 영화보다도 생동감 있고 감동적인 경험이었다. 야생화를 찾아 가꾸고 보존하려는 야생화 마니아들은 매일매일 이 같은 감동을 느끼고 살아간단다.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부터 이들에게 배운 가정에서 야생화를 만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제는 집집의 마당마다 낯선 이국의 원예화가 아닌 우리꽃이 만발하기를 기대하며.
야생화 산에서 캐오지 말자
야생화를 기르려고 하면 무엇보다 어디서 구해야 할지 난감해 진다. 가까운 꽃집에는 온통 이국의 원예종이 가득하니 말이다. 그렇다고 산에 가서 함부로 캐 와서는 안 된다. 남의 산에 들어가 식물을 캐내는 것은 불법이고, 야생화 가운데는 멸종위기종과 보호종으로 정해진 것들이 있어서 이를 채취하거나 허가 없이 보유만 해도 불법이 된다.
그리고 야생화라고 해서 모두다 집에서 잘 자라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자생식물은 4,569종이 있는데 이 가운데 화훼ㆍ약초ㆍ산채 등으로 개발할 가치가 있는 품목이 570여 종이고, 또 125종만이 화훼용으로 개발이 유망한 품종이다.
그러므로 산에서 채취해봤자 아까운 꽃만 죽이기 십상이다. 요즘은 양재동 화훼시장이나 기타 화훼단지 내에 야생화를 전문으로 하는 점포가 하나 둘 늘고 있다. 그리고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야생화를 취미로 가꾸는 사람들과 관련 동호회들이 있으므로 이곳을 통해 분양을 받을 수 있다.
건강한 야생화 선택법
야생화 모종은 단단하고 야무져 보이는 것을 고른다. 키가 크다고 좋은게 아니며 힘없이 웃자란 것은 온실에서 잦은 비료와 고온다습한 곳에서 자란 것일 수 있다. 그리고 뿌리를 보아 포트에 가득찬 것이 심은지 오래된 것이라 옮겨 심어도 잘 자란다. 꽃과 줄기는 상처가 있거나 얼룩, 갈색반점이 있는 것은 피하고 싱싱한 것으로 고른다.
각시붓꽃 Iris rossia Baker
ㆍ과 류 붓꽃과 / 4~5월 개화 / 초장 10~30cm / 약용, 관상용, 절화용 / 전국 산야 반습지 서식 / 씨뿌리기, 포기나누기 / 내서(강), 내한(강), 내습(강), 내건(강)
ㆍ조경상 특징
전국 산야에 흔히 식생하며 습지, 건조지역 가리지 않고 토양 적응력이 매우 뛰어나다. 한 뼘 남짓한 보라색 꽃이 피며 하천변, 공원, 가로화단, 습지 등에 식재한다.
ㆍ관리 요령
추위, 더위에 강해 키우기 좋고 여름철 꽃이 진 후 잎이 마르고 지저분 할 때 짧게 적심(생장점, 꼭지눈응 따냄)을 하면 새 잎이 나 가을까지 볼 수 있다.
ㆍ식물체 활용
한방에서는 꽃과 뿌리를 활용하는데 인후염과 피멍을 풀고 종기를 낫게 하는데 좋다. 지혈작용이 있어서 토혈, 코피, 자궁출혈에도 쓰인다.
금낭화 Dicentra spectabilis Lem
ㆍ과 류 현호색과 / 5~6월 개화 / 초장 40~60cm / 약용, 관상용, 식용 / 중부지역의 산지 / 씨뿌리기, 뿌리나누기, 삽목 / 내서(강), 내한(강), 내습(약), 내건(중강)
ㆍ조경상 특징
봄꽃의 대명사로 양지성 식물이나 반그늘에 식재하면 여름에 하는 휴면이 늦게 진행되어 잎을 오래 감상할 수 있으므로 낙엽활엽수 아래 식재 하는 게 좋다.
ㆍ관리 요령
배수가 좋고 부식질이 풍부한 사질토양이 적지. 너무 비옥하거나 그늘지면 꽃색이 화려하지 못하며 강풍에 꽃대가 부러질 염려가 있어 시비 관리를 요한다.
ㆍ식물체 활용
꽃이 화려해 절화가 가능하고 화분에 심어 감상하기 좋다. 어린잎은 삶아 말린 후 묵나물로 이용한다. 피 순환을 원활히 하고 종기를 낫게 한다.
할미꽃 Pulsatilla Cernua var. koreana
ㆍ과 류 미나리아재비과 / 4~5월 개화 / 초장 30~40cm / 분화용, 관상용, 약용 / 전국 산야 양지 / 씨뿌리기, 근삽목 / 내서(강), 내한(강), 내습(약), 내건(강)
ㆍ조경상 특징
봄에 꽃이 피고 늦가을까지 잎이 남아 지피효과가 높다. 배수 좋은 양지, 잔디밭 화단, 완만한 경사지가 적지다. 꽃과 잎, 흰 깃털의 열매 모두가 관상가치가 높다.
ㆍ관리 요령
항상 볕이 잘 들게 해야 하며 여름 장마철 물에 잠기기라도 하면 일시에 녹아버리므로 배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ㆍ식물체 활용
백두옹이란 약명으로 잎은 강심작용이 있고, 뿌리는 찢어 외치질 환부에 붙인다. 해열, 수렴, 소염, 살균, 지혈, 지사 등에 효과가 있으며 항균작용을 한다.
깽깽이풀 Jeffersonia dubia Benth. et Hook
ㆍ과 류 매자나무과 / 4~5월 개화 / 초장 20~30㎝ / 관상용, 약용 / 우리나라 전 지역 자생 / 씨뿌리기, 포기나누기 / 내서(중), 내한(강), 내습(강), 내건(중)
ㆍ조경상 특징
낙엽활엽수 밑, 숲 가장자리가 적지며 평분에 모아 심으면 좋다, 꽃은 잎보다 먼저 피는데, 빨리 지지만 연 잎을 축소한 듯하여 관상가치가 높다.
ㆍ관리 요령
배수가 잘 되고 유기질이 풍부하며 비옥한 토양에 습윤하고 반 그늘진 곳이 좋다. 늦봄에서 여름 사이에는 옮겨심기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ㆍ식물체 활용
모황련 또는 선황령이라 하며 뿌리는 향긋한 냄새가 있고 편도선염, 결막염, 소화불량, 식욕감퇴 등에 효과가 있다.
복수초 Adonis amurensis Regel et Radde
ㆍ과 류 미나리아재비과 / 3~4월 개화 / 초장 15∼30㎝ / 약용, 관상용 / 전국 산의 양지 / 씨뿌리기, 포기나누기 / 내서(중약), 내한(강), 내습(중), 내건성(강)
ㆍ조경상 특징
생명력이 강해 눈 속에서도 밝은 황금색 꽃을 피운다. 5월경이면 지상부가 고사해 상록성 식물, 낙엽이 늦은 국화과 식물과 혼식한다.
ㆍ관리 요령
이른 봄에는 햇빛을 매우 좋아하므로 양지가 되고 개화 후에는 음지나 반음지가 되는 곳이 좋다. 따라서 키가 큰 낙엽활엽수 하층에 식재하는 것이 적지이다.
ㆍ식물체 활용
강심제의 원료로 말린 것 0.5~1돈을 뜨거운 물에 약 5분 동안 담궈 즙을 우려내어 하루 한번 적당한 양을 마시면 심장병에 효과가 있다.
하늘매발톱 Aquilegia buergeriana Sieb.
ㆍ과 류 미나리아재비과 / 4~5월 개화 / 초장 30㎝ / 관상용 / 중부이북의 고산 중턱 / 씨뿌리기, 포기나누기 / 양지 식재 / 내서(강), 내한(강), 내습(중), 내건(중)
ㆍ조경상 특징
씨뿌리기 방법의 번식력이 매우 좋으며 양지나 반음지에서도 잘 적응한다. 늦가을까지 잎이 남아 있으며 꽃과 잎 모두 관상 가치가 높다.
ㆍ관리 요령
대체로 강한 식물이나 고온 다습하고 배수불량이면 뿌리가 썩을 수 있으므로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ㆍ식물체 활용
한방에서는 여자의 생리불순에 지상부분을 달여서 마시거나 고약으로 만들어 먹는다.
첫댓글 깽깽이풀을 기르고 싶은맘 굴뚝같은데,,,ㅎㅎㅎ
깽깽이풀 한몸값 하는데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