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횟수 늘고 색깔 변했다면‘혹시…’
신부전 증상과 대처법
평소보다 자주 손발이 붓고 소변에 이상변화가 생겼다면 신부전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전남대 병원 신장내과 김남호 교수는 과도한 흡연과 비만이 신장기능을 저하시키므로 반드시 저단백 식사와 금연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말 회사에서 실시한 건강검진을 끝내고 최근 결과표를 건네 받은 회사원 A씨(42)는 깜짝 놀랐다. 검진표에는 혈뇨나 단백뇨가 있다는 의사의 소견이 적혀 있었던 것. 평소보다 소변보는 횟수가 잦아진 A씨는 곰곰이 생각해보다 최근 특별한 이유없이 소변 색깔이 콜라와 비슷한 황갈색이나 핏빛으로 변한 것을 생각해 냈다.
▲신부전증이란?
신장은 심장에서 뿜어내는 혈액에서 요소와 질소 등 체내에 불필요한 노폐물을 여과시킨다. 환경 변화에 따른 응급사황에도 항상 적절한 체내 수분량을 유지하고 혈중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역할도 한다.
이같이 신장이 정상적으로 활동하다 일시적으로 손상되고 일정시간이 지난 뒤에야 정상으로 회복되는 것을 ‘급성신부전’이라 한다. 반면 신장 조직이 영구히 손상돼 3개월 이상 신장 기능의 저하가 지속되는 현상을 ‘만성 신부전’이라 일컫는다.
신부전은 신장질환 중에서 가장 흔하다. 일단 발병하면 치료를 해도 회복이 잘 되지 않고 악화일로로 치닫기 쉽다. 모세혈관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사구체(絲球體)가 대부분 파괴되는 말기에 이르면 체내 독소가 배출되지 못하는 상태인 요독(尿毒)에 빠져들어 생명까지 잃을 수도 있다.
▲원인과 증상
신부전증을 일으키는 원인질환으로는 당뇨병과 고혈압 등이 주를 이룬다. 이 중에서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당뇨병.
전남대 병원 신장내과 김남호 교수는 “최근 당뇨 합병증으로 만성 신부전 환자가 점차 늘고 있고 신부전 환자의 절반 가량이 당뇨병에서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신부전증은 ‘진화’한다. 그래서 무섭다. 치료를 해도 병세가 잘 낫지 않고 악화하기때문이다. 만성 신부전 환자들은 병을 잘못 관리하면 신장이 망가져 투석이나 이식을 받아야 한다.
이는 혈압이 높을수록,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단백량이 많을수록 진행속도가 더 빠르다.
따라서 신부전의 조기 발견과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얼굴이나 손발이 붓고 배뇨(排尿) 양상의 변화나 옆구리 통증, 혈압 상승 등의 신호가 감지되면 당장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배뇨의 변화는 소변보는 일이 잦아지거나 양이 갑자기 줄어드는 것도 포함한다. 병이더 진전되면 소화불량이나 가려움증이 발생할 수 있다.
▲대처법
신장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면 대부분은 혈액 또는 복막투석 치료단계를 밟는다. 신장이식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콩팥(신장)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혈액투석은 인공신장기를 이용해 피를 빼낸 뒤 노폐물이나 과도한 수분을 걸러낸 다음 다시 몸 속으로 넣어주는 치료다.
복막투석은 수술을 통해 배에 도관을 설치한 뒤 집이나 직장 등에서 매일 3∼4회 정도 투석액을 교체해주는 방법이다.
투석액 교체는 30∼40분 정도 소요되고 매일 서너 차례 반복해야 한다.
그러나 신장기능이 여전히 살아 있다면 병의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급선무다. 당뇨가 있으면 혈당을 조절하고 혈압이 높으면 낮춰야 한다.
김 교수는 “신장병으로 혈압이 올라간 경우 혈압관리를 잘 해야 한다”면서 “보통 본태성 고혈압 환자의 목표 혈압이 140/90mmHg 이하라면 130/80mmHg 이하로 낮춰 잡아 혈압을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신부전 환자는 약물 복용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혈압약도 가려 먹어야 하고 감기약이나 진통제 항생제 등도 신장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복용 전 신장독성 유무를 검사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또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단백의 양을 최소화하기 위한 저단백 식사와 금연이나 체중 조절 등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담배를 많이 피우거나 비만이 가속화할 수록 신장기능의 저하가 빨라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