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끝물 더위와 만나는 가을의 초입 9월의 초하루입니다.
이른 아침에 약간 불편한 다리로 송도바다를 찾았습니다.
비치파라솔을 걷은 백사장을 왠지 허전한 느낌이었지만 무거운 짐을 들어낸 듯한 백사장은 가슴이 툭트인듯 시원함도 있었습니다.
비가 오고나면 계절이 바뀐다고 합니다. 가을이 성큼 다가설것 같은 초하루.
그래도 올 해의 지독한 더위를 어떻게 견뎌왔는지 안부를 묻습니다.
‘비울수록 맑아지는 삶’에서....
“풀은 한없이 연약하지만 태풍 속에서도 의연히 자신을 지켜낸다.
물은 부드럽지만 한순간에 대지를 쑥대밭으로 만든다.
진실로 강한 것은 단단한 것이 아니다.
한없이 부드러운 것은 제 몸을 굽혀 강한 것을 이겨낸다.
사람 또한 이와 같나니
자신을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이 진실로 강한 사람이다.”
공허한 시간에 가끔씩 되내이는 글귀입니다.
2026년 8월 26일, 네팔 중북부 히말라야 산악 지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는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빙하 붕괴로 인한 거대한 물과 돌과 흙더미가 포효하듯 돌진하는 모습의 영상을 지켜보면서 숨이 멎고 이런 일이 인간이 사는 지구상에서 발생하고 있다니.
네팔을 휩쓴 히말라야의 눈물은 시작되었습니다.
빙하 붕괴는 급작스러운 재앙의 서막을 예고합니다.
히말라야 빙하호수가 품고 있는 가장 파괴적이고 직접적인 위협은 GLOF
(Glacial Lake Outburst Flood, 빙하호 붕괴 홍수)이라고 합니다.
모레인(퇴적물)이나 얼음으로 이루어진 자연 제방은 콘크리트 댐과 달리 구조적으로 매우 취약한데 호수로 물이 급격히 유입되거나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제방이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이런 자연재해를 접하면서 우리는 성찰적 태도를 가져야할 때입니다.
자연의 순리와 경계를 존중하는 개발과 삶의 태도로 이어져야 함을 의미합니다.
또한 자연재해 속에 숨은 인간의 책임을 직시해야만 합니다.
히말라야 빙하의 급격한 녹음 현상은 순수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인류 전체가 초래한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한 결과입니다.
기후 불평등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갖고 국제적 연대가 필요합니다.
인류 공동의 책임감을 바탕으로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 지원이나 기후 적응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등의 실질적인 연대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자연의 힘을 강제로 막아서려는 구조물 중심의 대책이 아니라 위험 지역을 미리 파악하고, 재난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며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예측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희생자가 많은 네팔과 중국 티베트 지역의 주민, 외국인인 관광객, 순례자들,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수력발전소 건설에 참여 중이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직원 9명 등 수천 명의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1961년생인 막냇동생이 지난 8월10일 3년여의 투병 끝에 하늘이 허락한 세상으로 떠났습니다.
지리산 골짜기 함양 지곡에서 자란 우리였지만 나만 초등학교 6학년에 서울로 학업을 위해 떠나고 고향에는 어머니와 누이 그리고 두 동생이 서너 마지기의 농토에 의지하며 근근히 생계를 유지했고, 어머니는 행상으로 자식들을 키웠습니다.
나도 아버지와 서울엄마라는 분과의 서울생활이 어느 사기꾼의 꾐에 빠져 모든 재산을 날리고 어려운 생활을 했습니다.
서울엄마라는 분의 갑작스런 별세로 16여년을 별거한 친모는 친인척의 권유로 광명으로 올라오셨고 뒤이어 막냇동생도 종합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함께 생활을 했습니다.
남들보다 몇 배는 더 독하게 펜을 쥐고 견뎌낸 삼수의 고생 끝에 당당히 한양 대에 입학한 막내동생의 자랑스런 모습이 떠오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한진 그룹에 들어가 정년의 문턱을 넘어설 때까지, 동생은 참 성실하고 단단한 가장이었습니다.
퇴직 후에는 집안 종사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 주었고 이제는 정말 그동안 못다 누린 세월을 보상받으며 평온한 노후를 즐길 일만 남았다고 우리는 믿어 의심치 않았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가혹한 시계는 동생에게 너무나 짧은 시간만을 허락한 채 멈춰 섰습니다.
현대의학의 냉정한 문턱 앞에서 동생을 붙잡지 못한 것이 이토록 원통할 수가 있을까하고 원망이 남습니다.
제수씨와의 통화후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고 큰 형이 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서서히 이승을 떠나는 동생의 흐려져가는 눈을 바라보며
“잘 가라, 내 동생. 부디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마음껏 편안하게나.”
요즈음은 아침 산행에서 바다를 찾습니다.
1시간 반 정도를 바다에 들어가 몸을 담그기도 하고 맨발로 백사장을 걷기도 합니다.
8월28일 아침 6시경 세찬 비가 뿌리고 운무에 가려져 있었는데 그래도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싶어 바다로 들어가는 순간 세찬 파도가 몸을 휘감아 나를 끌고 들어갔습니다.
정신을 차려 파도를 타고 모래사장으로 나오긴 했지만 칠십 넘은 사람이 이렇게 철이 없는 걸까, 물이 무섭다는 생각을 왜 안하고 그런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했을까....
휴~~ 정말 살아나서, 살아있음에 감사합니다.
건강한 9월 되십시오.
2026년 9월 1일 첫날에
새나라 부동산 ‧ 세금나라 회계
박 동 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