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악산 서북능선을 가다 >
일시 : 2019. 6. 16 06:20~23:20
코스 : 한계령 - 한계령삼거리 - 귀떼기청봉 - 1408봉 - 대승령 - 대승폭포 - 장수대분소
인원 : 정예 22명
04:40 일어나란다.
안떠지는 눈을 억지로 비벼가며 배낭을 꾸린다. 물, 술, 김치, 사과, 전날 준비한 토스트...
배낭꾸리며 불 붙여놨던 국에 밥 반공기 순식간에 뚝딱!
05:30 단풍리님이 콜한다. 언능 나오라고, 40분에 만나 택시타고 만남의 장소에 가니 큰차가 안보인다. 우리 이정섭님이 늦잠을 주무셔서 차가 오고 있는데 쫌 늦는단다.
그사이 짱구님 사무실 커피도 축내고 누구는 화장실도 또 다녀오고... 그래도 찜찜하단다.
06:20 그러는 사이 버스 도착, 번개승차와 함께 내달리기 시작한다.
차안에서는 싼타페님이 찬조한 떡과 음료수가 나누어지고, 그간의 안부들을 묻고... 떡도 먹고... 우스개소리도 하며... 2좌석 1인 탑승이라서 배낭은 모두 갖고 승차, 좌석 팍팍 뒤로 제끼고 잠을 청한다.
화양강휴게소를 잠시 거쳐 탱크 비우고, 다시 한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이 ???
08:45 한계령에 차가 섰다. 모두 내려서 등산화 끈 질끈 묶고, 화장실 다녀오고...
이어 '분당산사랑'만의 전통 국민?도수?체조가 이어지는데, 반은 웃고 반은 열심히 - 스트레칭 되라고 목청 돋우며 숨쉬기까지. . . 단숨에 달려왔다!
09:00 산행이 시작됐다. 목표는 귀떼기청봉. 우선 한계령삼거리까지 가서 휴식과 함께 달콤텁텁시원한거 한잔 하기로 하고, 열심히들 간다.
20분정도 올라 500m 첫이정표에서 모두 초반의 가뿐 숨을 몰아쉬며 잠시 쉬었지만, 산사랑 산행을 진두지휘하는 풍천대장님의 말씀이 삼거리까지 가서 한잔하라시니 전부 아무 말없이 잘 따른다.
하지만 술꾼들은 술고프다. 가던길 고개들어보니 짙게낀 물안개사이로 멀리 삿갓바위(일명 나폴래옹바위)가 뿌옇게 보인다. 날씨만 좋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10:40 하여간 첫오르막 고비로 숨이 턱에 찰때쯤 한계령삼거리에 도착 2.3km.
단풍리님이 먼저 배낭을 풀었다. 언제 먹어도 먹을 술이거니와 먼저 따면 배낭이 가벼워진다. 그런다고 점심시간에 술을 굶을 걱정은 안해도 된다.
다들 배낭속에 내 먹을 막걸리 한병은 대개 가져오고 그것이 나오면 대충 요기는 되니까...
간단히 10여분 막걸리에 과일에 가져온 간식 꺼내놓고 요기를 간단히 하고 다시 출발!
이제 목표는 귀떼기청봉까지 1.6km가서 점심을 먹는단다. 다들 기다려지는 시간일게다.
다시 출발하여 20여분정도 갔을까? 너덜바위지대가 나왔다. 누가 갔다 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자갈이 좀 굵다. 바위와 바위사이 깊은 아래가 내려다 보일땐 아찔하기도 하지만, 여자산우님들도 잘간다.
빠지면 크게 다칠 수 있을 것이지만 아무 탈없이 지나가고 있다.
귀떼기청봉 정상까지 계속 이렇다는데 하며 잠시 쉬며 정상봉우리를 올려다 보려니...
멀리 앞선자리에선 풍천님과 몇몇산우회원님들간 장난이 좀 이어지고 재밌어하는 모습이 멀리 뒤에서도 보인다. 줌으로 땡겨땡겨 한컷! 가며가며 구름안개속 바위산도 한컷!
올라오다보니 어느 바위엔 공룡발자욱?에 물이 고였다. 아마 맞을것 같다. 신기하다!
12:15 한계령서 3.5km왔고 귀떼기청봉이 400m 남았다.
12:30 귀떼기청봉에 올랐다. 주변에 먼저 자리잡고 점심먹는 산행객들이 많다. 하지만 낯설다.
우리 일행을 찾지만 안보인다. 눈을 들어 멀리보니 좀 내려간 바위지대에 자리들 잡느라고 난리인 모습이 보인다.
먹는자리에 늦게 끼긴 싫어서 주변을 독려하며 뛰기시작! 도착해보니 자리가 좋다.
어느 일행이 비박터로 썻던 곳을 용케도 찾아내서 차지했다. 싸온 맛난 것들 꺼내놓고, 컵라면 물부터 붓고, 막걸리잔이 한순배 돌고나니 살것 같다. 주변 이사람저사람 술도 한잔씩 권하고 싸온거 맛있다고 먹어보라고 서로 권하고...! 좋~다~좋아!!!
밥 먹는 사이 구름안개가 걷히고 암릉들이 얼굴을 내민다.
이때를 놓치지않고 단체사진 한컷, 8공주 사진 따로 한컷, 14왕자 찍자니까 단합이 안되네... 대충 또 한컷!
13:30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며 1408봉을 향하여 출발!
대승령까지는 6km 능선 외길이니 잘들 오락하고 풍천님은 대승령 갈림길에 가서 기다린단다. 이제부터 지루한 오르내림이 될것이고, 날씨가 도와주면 주변경치가 죽여줄 것인데...
기대하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10여분 걸어 뒤돌아보니 밥먹던자리며, 귀떼기청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근데 아쉽다. 아무리 까불다 귀싸데기 맞고 떨려났지만, 봉 정상에 표지석 하나도 없는게 한편으론 귀떼기청봉이 안쓰럽넹?
15:30 귀싸데기를 뒤로하고 2.4km 왔고, 대승령까진 3.6km 남았다. 갈길이 멀다.
잠깐잠깐 구름사이로 멋진 암릉을 보여준다.
날씨가 좋았으면 설악산의 모든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는 서북능선이 오늘은 날씨탓에 기대에 못미친다.
16:00 점심먹고 2시간반을 걸어 1408봉에 도착했다. 귀떼기에서 2.8km, 대승령까진 아직도 3.2km 남았다.
레옹님 왈 - 아직도 멀었지만 예상보다 늦으니 좀 서둘러야 한단다.
얼마지나지않아 주목등걸이 움푹페인 자리에서 사진도 찍고, 이름모를 귀여운 산꽃도 찍고, 수줍게 잎속에 숨어핀 고개숙인 산목련꽃도 찍고,
17:00 대승령이 1.8km 남았다. 꽃도 찍고 사람도 찍고, 마주치는 산행객과 인사말도 주고받고, 힘을 내어 대승령을 향한다.
17:55 대승령 푯말을 영접한다. 이 얼마나 반가운 푯말이던가?
대승령 푯말을 영접한 감격에 겨워 못참은 짱구님이 노래한곡조 뽑겠단다.
오며오며 풍천대장님이 엮어 이제야 결실을 보았는데, 양총님을 엮은건데 양총님은 오는 중간에 흥얼흥얼 불렀다고 때우고, 엉뚱한 짱구님이 걸려들어 한곡조 하시겠습니당.
제목 : "오늘의 구멍은 나요!" 라나?뭐라나???ㅋㅋㅋ 여러분도 함께 들어 보실라우?
< “산행동영상” 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당! >
자~알 들었고, 산사랑 분위기메이커 우리의 짱구님 만세!!!
18:10 자 이제 장수대분소를 향하여 하산길 2.7km라,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다.
하산길이 더 어렵다. 이제껏 온길을 생각해 보면 다리도 알이 벳고 무릎도 살살 아파오는데, 하산길은 계단이 지옥이다. 후미에 산행대장도 무릎이 안좋은 모양인데, 이런 고도에서면 앞으로 계단이 상당히 많을테고, 고생길이 훤하다. 그래도 어차피 가야할 길, 힘을 내자!
19:00 대승폭포가 장관을 이룬다. 우리나라 3대폭포중 하나라니... 상당한 높이를 뽐낸다.
이제 하산길이고, 오늘 산행의 종지부를 찍으러 가는 것이니 다리 아픈것 쯤이야!!!
길을 재촉하며 폭포 하단부에 오니 이렇게 반가울데가? 물에 들어서서 씻는 사람들이 반갑다.
나도 얼른 들어서서 맹물머리감고 세수하고 물양치도 하고 있자니 민서님과 창희님이 후래쉬 들고 후미 걱정하며 올라오셨다. 물론 부지런한 풍천대장은 거꾸로 후미를 만나러 올라가셨다.
오늘 우리 분당산사랑산우회에 풍천대장님의 선배 세분을 초대하여 오셨는데, 있는듯 없는듯 조용조용 산행들도 잘하신다. 나와는 동년배 "58개띠" 들이시라는데, 한켠으론 부럽다. 어디 불편하다는 말들도 없으시니 건강관리를 평소 잘들 하시는 모양이다.
씻고나서 걸음을 재촉하여 조금더 내려오니 장수대분소가 불을 밝혔다.
20:05 오늘 산행의 종지부를 찍었다. 하산 완료!
이내 인원파악과 동시에 차는 식당을 향해 달린다. 예약은 19시였으니 하산이 1시간이나 지체된 것이다. 출발할때부터 오늘은 정예요원만 온것같아 산행이 순탄할것이라고 풍천대장이 선방놨는데, 매번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사정이 달라질수 있기 마련이니 구멍은 있게 마련이다. 후미에 쳐진 사람이 있었다.
아마 "오늘의 구멍은 짱구요.!!! " 근데 노래 부르느라고 진이 다빠져서 그렇단다. 모두가 이해해 주시길...
20:35 합강막국수 집에 도착. 총무님과 대장님이 마련한 보쌈과 막국수를 맛있게 잘 먹었고...
21:40 인제를 출발하여 분당에 도착하니 때는 ...
23:20분. 차가 어찌 달려왔는지 모르지만 잠깐사이에 출발장소에 내려서고 있었다. 다들 잘 가시라고 인사를 하고 헤어지다.
민서님과 창희님, 경희님이 내려오다가 산약초꾼을 만나 같이 이야기하며 내려왔다는데, 그분 말씀이 "설악산 코스중에 가장 어렵고 험하고 사고 많이나는 코스가 서북능선" 이란단다.
이런 코스를 아무탈없이 잘 다녀왔으니 모두에게 고맙고 재미있는 하루였었네라~ 하겠다.
함께 해주신 산우님들께 감사하고, 회장님을 비롯한 운영진에 재삼 감사합니다.
201906242003 밀린숙제다한아우성 서
첫댓글 아우성님 산행기 쓰시는걸 잃어 버렸을까? 걱정했는데 기우 였어요. 언제나 호락호락 하지 않는 설악산이지만 점심 먹고 즐거운 전망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겠습니다. 감동의 도가니~~~산행기 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다음 산행 막걸리 한병 챙기겠 습니다.
숙제 검사 끝~~~올백.따봉.올에이.
참 잘했어요.
이번 산행 참여하신 분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설악산공룡능선 가봤어? 서북능선 가봤어? 라고 자부심을 갖고 물어 보셔도 됩니다. 내년에는 대승령에서 이어서 남교리까지 가자구요. 산행기 잘 읽고갑니다.
원래 까다로운 코스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부담백배
그래도 하루 종일 사방 절경을 조망하며 설악산 품에 놀았다는게 스스로 대견해요.
끝날 때는 항상 힘들다고 엄살피다가 다음 산행은 또 새로운 기대로 참석! ^&^
길고 험하고 가파른 산행이었지만 탄성을 자아내는 경관과 함께 무탈산행하여 다행입니다.
아우성님 산행기 쓰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만만찮은 필력으로 잘 쓰셨습니다.
힘든 코스를 오르면서 어찌 시간체크까지했는지 대단하시네요
재미나게 산행기를 읽다보니 새록새록 그때의 환희와 고생끝에 느낀 보람을 다시 상기하게되네요
수고하셨습니다~~~
갑장이시네요. 반갑습니다.
힘들었던 서북능선길이 아스라이 생각나는 산행기 잘읽었습니다.
만만찮은 서북능선~ 넘 좋은 날씨 덕분에 덜 힘들었어요.
아우성님 산행기까지 쓰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많은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산행기~
늦었지만 즐겁게 읽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