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글중 '시골집'에서도 일부 언급한바 있는데 겨울철이 되다 보니 난방에 관한 문제가 더욱 절실해져서 다시금 강조하려고 합니다.
현재 시골에서 사용하고 있는 난방은 기름 보일러, 화목 보일러, 심야 보일러, 연탄 보일러, 전기 판넬 내지는 전기 장판, 그리고 전통적인 구들등을 들수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구들이 대다수였지만 하루에 두어 차례 나무나 볏짚, 왕겨등을 때야 하는 불편, 연기와 그을음등 때문에 밀려나버린것입니다.
하지만 자식들이 효도 한답시고 놓아준 기름 보일러는 워낙 기름값이 비싸서 대부분 동파 되지 않게 간간히 돌리면서 전기 장판으로 살고 계신분들이 많습니다. 명절때나 되어야 한번씩 돌려보는 정도이지요.
기름값이 비싸서 대신 활용하는 화목 보일러 역시 기존의 구들방과는 비교 할수 없을 정도의 나무가 많이 소모 됩니다. 요즘 화목 보일러의 자리를 펠렛 보일러가 넘보고 있 지만 펠렛도 역시 많은 양의 펠렛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연료비가 적게 드는 연탄 보일러가 요즘 많이 쓰이곤 하는데 이역시도 연탄값 이 많이 오른것으로 알며 매번 연탄을 갈아 줘야하고 연탄재를 처리해야 하는 번거로 움이 있습니다,
아직도 구들방을 지니고 계신분은 방을 따끈하게 덥혀 놓으니 동내 할머니들이 모이는 장소가 되곤 합니다. 또한 하루 두차례 불을 지피다 보니 아궁이에 걸어 놓은 솥단지에 는 항상 따뜻한 물이 기다리고 있어 이역시 좋은점에 들어갑니다.
시골에서 살다보면 겨울철에도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그다지 많질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 아침 먹으면 닭 모이 주러 농장에서 한두시간 일을 해야 하고 그때 그때 필요한 장작도 패야 하고 복주머니 회원들 물건 발송하러 읍내도 다녀와야 하고 이런 저런 일을 하다 보면 하루가 지나곤 합니다.
그러니 아침 먹고 방에서 나오면 아궁이 앞에서 불 지펴 놓고 먹는 저녁 식사가 끝나야 방에 들어가보곤 합니다. 게다가 집이 남향으로 앉아서 해만 나면 마루에 나와 있게 되 고 따사로운 햇살이 반겨주어 궂은 날씨만 아니면 찾아 오시는 손님들과 마루에 걸터 앉아 차도 마시곤 합니다.
또 저녁에 찾아 오시는 손님들은 아궁이 앞에 옹기 종기 모여 앉아 어른 아이 할것 없 이 불장난에 여념하고 덩달아 삼겹살도 굽고 고등어도 구워 술안주가 만들어 지곤 합 니다.
격식을 차릴것도 없고 아궁이에 활활 타오르는 불을 바라보며 그곳에서 뿜어 나오는 열기를 쏘여 가며 연기가 좀 찬다 싶으면 잠시 부엌문을 열어 환기 시키며 한잔 두잔 함께 하다 보면 자연스레 하모니커, 오카리나, 기타등이 등장하고 자그마한 음악회가 벌어지곤 하는데 궂이 방에 들어가고 싶어 하질 않습니다.
게다가 함박눈이라도 내릴라치면 추워 하면서도 부엌문을 활짝 열어 놓고 흰눈이 연 출하는 자연의 하모니를 감상하곤 합니다.
나무를 어떻게 조달하는가 하고 여쭙는 분들이 많습니다. 시골에서는 주기적으로 이산 저산의 간벌 작업이 벌어지곤 합니다. 차량이 접근하기 쉬운곳에서 그런 간벌 작업이 벌어지면 서로 장작을 가져가느라 분 주합니다. 저희는 올해 근처의 휴양림에서 소나무 이식 작업이 있는 바람에 1톤 화물 차로 네번이나 나무를 싣어다 놓았습니다. 물론 힘이 많이 드는 작업이지요.
그리고 그런 간벌 작업이 없는 해에는 재제소나 산판 작업이 벌어지는 곳에서 화목을 사들입니다. 몇년전 뚝딱집을 직접 지을때 5톤 트럭 한차를 샀습니다. 화목용이긴 하 지만 모두 편백 나무만 골라 귀틀집 구조를 엮었습니다. 나무가 가늘었기 때문에 두줄 쌓기 방식을 택했고 그 집을 지으며 나오는 자투리로 그해 겨울 난방을 해결하고 남아 그 다음해까지 썼습니다. 아마도 화목 보일러 였다면 그 나무로 부족했겠지만 구듧방 이었기에 두해 동안 썼던 겁니다,
요즘에 생각하고 있는게 있습니다. 사실 나무를 하고 체인톱으로 자르고 도끼질 하는 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더 나이 먹고 힘들어지면 아궁이에 사용하는 장작의 양을 줄이고 펠렛을 구해 자동 으로 펠렛이 공급되는 장치만 만들어 주면 훨씬 수월하게 겨울을 날수 있을거라는 숭악한 꾀를 짜내고 있는겁니다.
구들방이 좋은 이유중 첫번째가 연료비가 적게 든다는 점입니다. 화목 보일러나 벽난로에 사용되는 나무의 1/3 내지는 1/5의 땔감으로 아랫목을 따 끈하게 지필수가 있습니다.
두번째로 좋은것은 건강상의 이유입니다. 아궁이를 때고 살았던 사람들은 자궁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또한 두한족열(頭寒足熱)을 실천하고 사니 감기에 잘 걸리지 않습니다.
지난주의 일입니다. 겨울비가 조금씩 내리는데 우산을 받쳐 쓰고 닭모이를 주는게 번거로워 비를 맞아가 며 일을 하고 났더니 약간의 몸살기가 났습니다. 문제는 며칠전 저희집에 다녀간 애가 신종플루 양성 판정이 났다며 제게 괜찮냐는 연락이 온겁니다.
약간의 몸살끼가 있어 걱정이 되어 다음날 부터 2박 3일 동안의 교육을 받기로 되어 있던 일정을 취소하고 병원에 가서 신종플루 확진 검사를 받았습니다. 사실 뜨거운 구 들방에서 자고 일어 났기 때문에 몸살끼는 사라졌지만 수시로 첮아 오시는 손님들께 제가 신종 플루를 전파 시켜서는 안된다는 걱정 때문에 검사를 받은거였습니다.
이틀후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음성이니 걱정하시지 말라고 말입니다. 구들방에서 살아온지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저나 울각시가 독감에 앓아 누워 본적이 없습니다. 아마도 아랫목은 엉덩이가 눌어 붙을 정도로 뜨겁지만 윗목의 찬공기 탓에 떠나 놓은 자리끼가 얼어 버리는 일이 생기는 구들방에서 외기와의 온도차가 크지 않 은 생활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요즈음의 도시 난방에 적응되신 분들은 시골집이 웃풍이 많다며 추워 하시곤 합니다. 반대로 저희는 보일러 방에서 자고 나면 찌뿌둥 합니다. 왜냐햐면 바닥과 실내 공기가 덩달아 더워져서 적응이 잘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암만 바닥이 뜨거워도 공기는 차가 워야 개운함을 느낍니다.
뜨거운 방바닥과 차가운 공기 덕에 두터운 이불을 사용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땀을 흘리게 되고 몸안의 노폐물들이 발산 되어 버립니다. 올해는 거기에 한술 더 떠서 매일 매일 녹즙을 짜 마시니 건강하게 살아 갈수 있겠다 는 자신감 마져 듭니다.
새로이 시골살이를 하시려는 분들께 집전체를 구들로 하지 않더라도 방 하나 정도는 구들방을 만들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요즘에는 중국산 화산석을 잘라 만든 가로 세로 50 센치의 구들을 구할수 있어 작업이 편리 합니다. 전통적인 구들은 크기며 모양이 제각기여서 접근하기 힘들었지만 네모 반듯한 구들판은 고래를 놓기도 편해 직접 만 들어 볼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화종씨의 고안처럼 벽난로를 겸한 구들방이라면 멋과 재미를 더할수 있는 난방이라 생각합니다. 자그마한 구들방이 시골살이의 건강 비법으로 다가올수 있 을겁니다.
2009년 12월 8일
( http://산적소굴.kr 의 '시골로~!' 게시판을 가시면 지난 글을 읽으실수 있습니다. )
첫댓글 뚱딴지 같은 소리이지만, 자동차에 사용하는 전기매트도 있더군요...이동용 캠핑카에는 그래도 효과적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