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늦게 잤지만 일찍 눈이 떠졌다. 타지인데도 불구하고 와이프는 곤히 잠을 잔다. 대단하군T.T 방문을 열고 나와 1층 홀로 내려갔다. 베트남의 아침거리를 보고 싶었기에. 피곤한 모습으로 어디론가 떠나려는 프랑스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신선하다. 아니 시원한 아침이다. 분주하지는 않지만 과일을 잔뜩 넣은 대나무광주리를 양쪽으로 길게 늘어매고 삶에 무게처럼 무거운지 뒤뚱거리며 가는 어머니같은 아주머니... 지나가다 바게트(반미)같은 빵을 사라며 쑤욱내민다. no thanks라는 말과 달리 아침공기는 무척이나 상쾌하다.
말리는 씬카페직원을 뒤로 하고 동탄마켓(우리의 남대문정도)을 걸었다. 옷가게, 신발가게, 한약재, 심지어 묘지표지석등등 없는게 없었다. 지도를 보며 호안키엠호수(씬카페에서 걸어 10~15분정도 거리이다)로 발길을 향하는데 밥먹으라고 들어오라는 소녀 말에 2층으로 올라가 자리에 앉았다. 영문메뉴판이라 힘들지 않게 밥을 시키어 먹었다. 2층에서 내려보는 야채시장거리는 우리 시장의 풍경을 옮겨다 놓은 것 같았다. 베트남사람들은 1층은 가게이고 2~3층에서 생활을 한다. 특색이 있는 것은 무지하게 낡은 건물은 폭은 매우 작고 허름한데 유럽풍이다. 미네랄 워터(7,000동)를 하나 사는데 한국사람이냐고 물으면서 인사와 감사의 말이 뭐냐고 물어 감사합니다와 안녕하세요라고 하니 자기손바닥에 자기네 발음대로 스펠링을 썼다. 여러번 반복하여 발음을 하면서 주방으로 들어갔다. 와이프랑 웃으면서 식당을 나와 곧장 호안키엠호수로 갔다.
하노이는 호수의 도시라고도 할만큼 호수가 많다. 호안 키엠호수의 가운데 조그마한 섬에 녹산(손)사원이 있다. 사원은 작고 아담했다. 주변을 빙도는데 3분정도의 섬이다. 사원의 정면, 앞마당에는 널다른 정자가 있다. 오늘(4월19일)은 금요일인데 이 정자의 비밀이(4편에) 있었다. 그 이야기는 조금뒤에 하고 1인 2,000동의 요금을 내고 사원을 구경했다. 전시관에는 박제되어 있는 생각외로 큰 거북이가 있고 그 거북이에는 전설이 있다. 어떤 왕이 있는데 이 왕은 거북이가 물어다준 칼로 외적을 물리친다는 얘기와 나라의 큰 일이 있을때 나타난다는 뭐 이런 이야기 같았다. 그들의 영웅과 함께..... 골동품을 파는 전시장을 둘러보고 나왔다.
곧바로 우리는 녹산사원 바로 옆에 있는 수중인형극장에 가서 티켔을 샀는데 1인당 2만동이다. 특석(앞좌석)은 4만동인데 수중인형극의 배경음악으로 쓰이는 베트남의 전통음악테이프까지 준다. 티켓을 2만동짜리 사고 공연시간을 확인 하였다. 5시 15분이라고 해서 남은 시간동안 박물관들을 구경하기로 했다. 나중에 들은 생각인데 4만동 주고 특석에서 구경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베트남전통음악 CD는 아무리 싸게 사도 만동정도하기 때문이다. 걸어서 10분정도 떨어진 오페라하우스와 혁명박물관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공원을 만났는데 베트남의 도시에는 공원이 참 많다. 굵은 수목이 쭉쭉 뻗어 있고 분수도 있었다. 거기서 사진도 찍고 잠시 쉬었다. 가니까 오페라하우스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인상적인 오거리 도로와 맞붙어 있는데 웅장한 유럽식의 큰 건물이었다. 보고 있으니까 마치 유럽에 와 있는 것 같았다. 들어 갈수는 없는 것 같아서 발길을 혁명박물관으로 돌렸다. 길과 공원을 사이에 두고 바로 옆에 붙어 있었다. 입구에 가니 공안복장을 한 사람이 점심시간이니 2시에 오라고 한다.
이래서 알게된 것이 그 유명한 씨에스타(점심시간)이다. 베트남에서는 11시나 11시반에서 시작하여 1시반이나 2시에 끝나는 점심시간이 있다. 이 시간에 학생은 점심을 먹기 위해 하교를 하고 은행도 문을 닫고 박물관도 문을 닫는다. 하하하 점심시간 끝나기 5분전에 가도 소용없다. 기차게 시간을 지킨다. 버스는 시간을 안지켰도 베트남삶들은 이 시간만큼은 지킨다. 한번은 은행에 갔는데 끝나기 10분전이다. 여은행원들이 다 자리에 앉아 화장 고치고 빗질하고 있다. 그래서 좀 물었더니 대답을 안한다. 10분 뒤에 오라고 한다. 하하하 이게 씨에스타의 위력이다.
에피소드-1
허탈해서 오페라하우스와 혁명박물관 사이에 있는 공원벤치에 앉아 있는데 꼬마가 와서 장난을 친다. 얼굴에 콧물도 흐르고 흙때가 많이 묻어 있었다. 천진스럽고 귀여운 생각에 같이 장난을 치고 있었다. 옆에서 도넛츠 팔던 아주머니(영어를 못한다)가 와서 하나를 막무가내로 아이에게 사주라고 한다. 엉겹결에 아이의 손에 넘어간 도넛츠는 말릴 틈도 없이 아이의 입으로 꿀떡 넘어갔다. 그래서 지가 비싸야 얼마나 비싸겠나 생각에 별뜻 없이 얼마냐고 묻자 만동이란다. 허걱 우리 아침식사 한사람분이다. 하하하 그래서 어떻게 그게 만동이냐고 웃으면서 얘기 했다. 와이프는 언성이 높아졌다. 막무가내로 만동이란다. 우리는 5,000동밖에 없다고 하였다. 소리가 좀 커지자 옆에서 잡지와 포스트카드를 파는 소년이 와서 왜그러느냐고 묻길래 얘기를 했더니 이 소년이 아줌마한테 막 뭐라 그런다. 그러더니 얼마 있냐고 하길래 2,500동 있다고 했다. 주란다. 실제로 잔돈이 그거 밖에 없었다. 미안하다는 말은 않고 씨익씨익 웃는다. 와이프는 햇빛에 빨게진 얼굴이 더 빨게져 있었다. 사실 와이프는 포스트카드 파는 아이들이나 모터바이크나 씨클로기사들에게 지쳐 있던 차였다. 와이프를 데리고 얼른 자리를 빠져나오면서 화내봐야 우리만 손해라고 좋은 여행으로 기억되게 하자고 달랬다. 혹시??? 둘이 모자지간 아닌가 (T.T);;
에피소드-2
얼른 빠져나와 국제전화카드 사러 포스트 오피스로 향했다.(허걱된 공원에서 호안키엠호수 방향으로 직진 5분정도) 카드는 3분에 5만동이다.(다른 도시에서는 사용이 안되는 것 같음) 베트남 전화료는 생각외로 비싸다. 그냥 주변에 있는 외국인상대 전화부스에서 하는게 나은것 같다. 필요한만큼만 전화하고 계산해서 돈(기본 3만동)을 내면 되니까. 카드사고 나오는데 아까부터 붙어 있던 청년이 포스트카드 사란다. 그건 됐고 론리 플래닛이 얼마냐고 묻자. 20불(삼십만동)이란다. 헐 우리 하루생활비보다 더 많다. 그래 괜히 장난끼가 발동해서 반값 불렀다. 20만동 달랜다. 됐다 우리는 혁명박물관에 간다고 했더니 15만동 달랜다. 즉 10불이다. 안사도 되니 우린 가겠다고하니 막판에 10만동 달랜다. 하하하 그래서 샀다. 여기서 잠시 한말씀 드리겄습니다. 베트남에서 다니는 외국인은 다 이거 들고 다닙니다이. 엄청난/방대한/구체적인/정확한 자료입니다이. 너무싸다 생각에 책의 겉비닐을 뜯었습니다이. 으흐흐흐 $19.99(삼십만동)불로 쓰여져 있었습니다이. 돈벌었다. 허걱 복사본이네. 지도가 잘 안보이네. 한국에서 원본 사서 들어오십쇼이. 그만한 값어치 합니다이.
글구 가다보니 서점(허걱된 공원과 포스트오피스 중간지점 정도)이 있었다. 더 가다보니 어라! 지도가 읍네. 잊어버렸다!!! 론리 플래닛 복사본 사다 잃어버렸다. 그래 서점 가서 지도 있냐고 가격보니 9천동. 어제 그 지도값 삼만동 흑흑흑....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