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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는 실제로 사는 사람을 위해 공간을 디자인하지만 자신은 배우의 동선과 카메라 각도를 우선시했다고
합니다.
영화 속 박사장의 집을 “최근 영화계의 가장 놀라운 미술 디자인 중 하나”라고 평가한 기사는 영화에 등장하
는 집 속에 숨은 상징과 의미를 분석하기 시작합니다.
첫째. 부유한 박사장의 집은 ‘한 가정에 침투한 여러 기생충의 관계성’을 드러낸다고 합니다.
거실과 정원을 통과하는 배우의 동선, 2층에서 식탁으로 가는 계단의 동선, 배우가 2층 계단에서 부엌을 바로
바라볼 수 있는 위치. 부엌에서 지하실로, 지하실에서 비밀 벙커 로 이어지는 동선. 누군가가 한 위치에 서 있
으면 다른 사람이 그를 몰래 관찰할 수 있 어야 하고, 누군가가 들어오면 다른 사람은 모퉁이 뒤에 숨을 수 있
어야 했습니다.
두 번째로 ‘높낮이’가 갖는 상징성을 설명합니다. 높은 지대에 지어진 박사장의 집과 저지대의 반지하인 기택
의 집이 갖는 의미입니다.
봉준호 : 영화광들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천국과 지옥(High and Low)’이 생각날 수 있 습니다. 그 영화
의 구조는 더 단순하죠. 언덕 위에는 부자가 살고, 언덕 아래에는 범죄자 들이 삽니다. ‘기생충’은 부자와 가
난한 사람들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소리와 빛을 디자 인 할 때 이를 고려했습니다. 당신이 가난할수록, 햇빛
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고, 그것 은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죠. 우리는 ‘기생충’에서 자연광을 사용하기 위해
부유한 집과 가 난한 집을 모두 야외 부지에 세웠습니다.
세 번째로, 박사장 집의 ‘가족 TV의 역할을 하는 앞마당’을 다룹니다.
이하준 : 박사장의 1층 거실에 TV가 없습니다. 우리는 2.35 : 1 종횡비(TV화면 비율)에 따라 거실 창을 만들
었고, 큰 거실과 정원이 TV화면에 비친 멋진 그림처럼 느껴지기를 원했 습니다.
네 번째로, ‘밀도로의 하강’을 들었습니다. 가난한 기택의 반지하 집은 좁은 공간에 4가족과 살림살이가 가득
한 밀도 높은 공간입니다. 하지만 박사장의 집은 크고 넓은 공간에 여유 있게 가구가 배치되어 있죠. 이 밀도
의 차이가 계급의 차이를 반영한다고 합니다.
봉준호 : 기택의 가족들이 빗속에서 집으로 걸어가는 과정은 언덕에서 아래로, 부유한 동네에 서 가난한 동
네로 가는 로드부비입니다. 캐릭터가 아래로 이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물이 그들과 함께
이동한다는 것입니다. 그들과 함께 흐르는 물은 궁극적으 로 집 전체를 침수시킵니다. 나는 그것이 정말 슬픈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기택의 밀도 높은 반 지하는 결국 그들을 따라온 물로 가득 차 남은 공간이 하나도 없
게 됩니다. 밀 도가 최대로 치솟습니다. 동시에, 반 지하는 기본적으로 높고 낮음의 중간에 있기 때문 에, 훨씬
더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과, 당신이 아직 절반은 지상에 있다는 희망을 동시에 느끼는 공간입니다.
봉준호 감독이 매우 치밀하게 공간을 설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미국 Indiewire가 분석한 영화
‘기생충’세트의 숨은 의미를 살펴봤습니다. 얼마 전 이 잡지는 “아카데미에서 ‘기생충’이 ‘로마’보다 더 잘될
수 있는 이유”라는 기사를 내기도 했습니다.
영화 ‘로마’는 넷플릭스가 제작한 영화로서 아카데미 촬영상,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이것보다
더 잘 될 거라는 걸로 봐서 Indiewire는 ‘기생충’에 상당한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미국 아
카데미 시상식은 현지에서도 백인중심이라고 많은 비판을 받았으며, 특히 외국영화에는 인색하기로 유명합
니다.
얼마 전 봉준호 감독이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local(미국만의 지역 축제)’이라고 평
가한 게 현지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만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수상을 한다면
한국 영화에는 또 하나의 역사가 생기는 것입니다.
여러 비판에 직면한 아카데미가 최근 변화의 노력을 보이기도 했으므로, 수상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되진 않습
니다.
결과가 어떻든 그건 ‘기생충’이 아니라 ‘아카데미’에 달린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은 지금 봉준호 기생충 열풍! 봉준호 맥주, 봉준호 극장, "모두가 봉준호에 대해 말한다"
LA Times는 최근 “왜 모두가 봉준호의 기생충에 대해 이야기하는가?”라는 기사를 실었고,
CBR은 “기생충 : 봉준호의 멋진 영화를 스포일하려는 자를 가만두지 마라.
NYFF REVIEW : Bong Joon-ho's PARASITE is absolutely bonkers... why is anyone surprised?
Comics Beat은 “봉준홀의 기생충은 미쳤다. 모두가 놀라는 이유는?”이라는 제목의 기사.
최근 트위터와 유튜브에서 가장 ‘핫’한 콘텐츠는 기생충에서 반 지하에 사는 남매 기정(박소담)과 오빠 기우(
최우식)가 신분을 속이며 말을 맞추기 위해 ‘독도는 우리 땅’을 개사해 부른 노래입니다.
미국에서 ‘제시카 징글’이란 이름이 붙은 이 노래에 ‘아카데미 주제가상 감이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
로 뜨거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은 발 빠르게 홈페이지에 휴대전화 벨소리로 이 노
래를 내려받을 수 있는 링크를 게시했고,
배우 박소담은 이 노래를 가르쳐주는 동영상을 SNS에 게시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라는 가사를 담은 머그잔과 티셔츠 등 갖가지 패러디 상품
까지 등장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열성 팬덤을 뜻하는 ‘#봉하이브(hive‧벌집)’라는 해시태그에는 영화의 주요 장면을 패러디한
인증 샷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제시카 징글’뿐만 아니라 한우 토핑을 넣은 ‘짜파구리’등 기생충이란 콘텐츠
가 영화가 아닌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기생충은 어떻게 북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외국어 영화가 됐나’라는 기사에서 ‘
기생충 현상’을 진단했습니다. 가디언은 “기생충은 계급 갈등을 적절하게 건드리면서도 빈부격차에 대한 담
론이 굶주린 젊은 관객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배급사 네온의 톰 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어떤 사람들은 이 영화가 ‘위층-아래층’에 관
한 이야기라고 묘사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악당도, 무고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 나오
는 모든 이가 기생충입니다.”
'기생충' 오스카 4관왕…영화사 새로 썼다 (2020.02.10/5MBC뉴스)
와우!…'기생충' 오스카 휩쓸때 할리우드 스타들 표정 모음 / 연합뉴스 (Yonhapnews)
2019년 기생충의 수상 187개 및 후보 116개 목록
아카데미 작품상 포함 4관왕 ㄷㄷ.. 봉준호 [기생충] 비하인드 총정리
포스터는 영화감독 김상만이 디자인했습니다.
기존의 봉준호 감독 영화의 포스터가 어두워서 이건 의도적으로 밝게 만든 것인데요. 눈을 가린 건 인물들에
감정이입 하지 않도록 한 것이고 구석에 보이는 다리는 마케팅 직원의 다리입니다.
한국 영화 최초의 황금종려상 수상작입니다.
2019년에 시행한 수능 사회문제 과목에 문제로 출제되기도 했습니다.
7. 밑줄 친 ㉠~㉦에 대한 옳은 설명만을 <보기>에서 있는 대로 고른 것은?[3점]
★★영화제에서 ㉠가족 희비극 ‘○○○’이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빈곤층에 속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웃기면서도 슬프게 다뤄 ㉢평론가 협회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감독 갑은 시사회장에서 주연 및 조연 배우뿐 아니라 ㉣보조 출연자들 그리고 ㉤관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이 작품은 표준 근로 계약을 준수하여 제작되어 화제가 되었는데, 방송작가 ㉥노동조합은 이 소식을 전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수상 직후 갑에서는 다수의 ㉦대학 연극영화학과 및 영화 동호회 등에서 강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
<보기> ㄱ. ㉡은 ㉠과 달리 2차 집단이다. ㄴ. ㉢은 ㉣과 달리 사회 조직이다. ㄷ. ㉤, ㉥은 모두 관심사나 목표를 공유하는 자발적 결사체이다. ㄹ. ㉥, ㉦은 모두 공식 조직이다. |
① ㄱ, ㄴ ② ㄴ, ㄷ ③ ㄴ, ㄹ
④ ㄱ, ㄴ, ㄹ ⑤ ㄱ, ㄷ, ㄹ
맨 처음에 종소리가 여러 번 들리기 시작합니다.
이건 영화가 극장에 상영되기 전, 감독이 스피커를 체크하려고 넣은 것입니다.
감독은 처음부터 이 영화에 돌비 애트모스를 도입하길 원했습니다.
음향감독은 처음에 이게 가족희비극인데 돌비 애트모스가 필요있나 생각하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기생충 이전에 개봉한 영화<로마>가 휴먼 드라마이면서 돌비 애트모스를 적용한 걸 보고 거기서 영
감을 얻었습니다.
봉준호 영화 최초로 주인공의 가족이 처음부터 부모와 자녀 모두 나오는 형태로 설정되었습니다. 기택 가족
중에서 송강호와 최우식은 각본을 쓰기 전부터 이미 정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우의 남매인 기정역으로
최우식을 닮은 배우를 생각하다가 박소담이 떠올랐다고 하죠.
감독은 두 배우의 사진을 붙여놓고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습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이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을 감명깊게 보고, 거기 나오는 장혜진의 생활감, 힘이 느껴지는
분위기가 좋아서 그녀를 캐스팅했습니다. 원래 항렬에 따르면 아버지와 자식이 같은 글자를 쓸 수 없지만 기
생충의 기와 충에 맞춰 이름을 짓다보니 그냥 그렇게 됐다고 합니다. 기택은 정치인 이기택에서 이름을 따왔
습니다.
충숙이 해머 던지기 선수라는 설정엔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기택이 쩔쩔맬 정도로 힘이 센 이미지를
생각하다 만들어냈습니다. 그녀는 금메달은 딴 적 없고 은메달이 최고성적이란 비하인드를 갖고 있습니다.
이건 실제 유튜브 영상입니다.
박스 네 개에 한 개꼴로 이런 상태야! 넷 중 하나는 불량인 거지.. 박스를 잘못 접은 범인은 바로 기택입니다.
반지하 집은 세트에서 찍었지만 빛은 자연광을 이용했습니다. 따라서 촬영진은 촬영 전 반지하 세트에 들어
가 빛의 움직임과 각도를 계산하는 작업을 먼저 해야 했습니다. 창틀이나 문 등 몇몇 자재는 재개발 현장에서
직접 가져왔습니다. 영어 자막을 만들 때 반지하에 해당하는 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Semi-Basement란 표
현을 새로 만들어냈습니다.
그 외에...
-서울대학교 문서위조학과 뭐 이런 거 없나? 서울대는 옥스퍼드대로,
-치킨 망하고, 대만 카스테라 오픈 전에... 대만 카스테라는 Taiwan Cakeshop으로. 산수경석은 Landscape
Stone으로, 짜파구리는 Ramon과 Udong을 합친 Ramdong으로 번역했습니다. 수석은 특별한 상징이 있기
보다 죽어있는 느낌을 전달하고자 한 장치입니다. 젊은 사람이 그걸 다룰 때 이상한 느낌이 있다고 감독이 설
명했죠.
인디언 또한 이와 비슷한 맥락입니다.
또한 돌은... 각인이 되죠.
민혁은 초반에 잠깐 나오고 사라지지만, 기우와는 다른, 잘사는 집 인물로서 잔상이 계속 남아야 하는데요. 그
매개를 이 돌이 하는 것입니다.
여담으로 감독 아버지가 취미로 수석을 모으기도 했다고 합니다. 영화에 쓰일 수석을 위해 수석 협회에 자문
을 구하고 모조품도 무게에 차이를 둬 3개 정도 만들었습니다. 촬영이 끝나고 영화에 쓰인 수석은 촬영감독이
가져갔습니다. 이 구도는 수석의 시점 샷입니다. 기택네집은 천장이 낮아 이런 구도를 잡으면, 화면이 평평해
지는 단점이 있음에도 기우와 돌이 일대일로 만나는 느낌이 필요해서 이렇게 찍었습니다. 아현동에 실제로 있
는 40년 된 슈퍼마켓(우리 쌀 슈퍼 02-743-2510)입니다. 간판을 바꿔서 찍었습니다. 연세대학교는 감독이 졸
업한 학교입니다. 경영학과가 속한 단과대는 경상대학이 아닌 경영대학입니다. 문서를 위조한 거니까.. 의도
된 설정일 수도 있죠.
박사장 저택의 외관은 성북동 마당부터 1층과 지하, 차고까지는 전주 세트, 2층은 안성 세트에서 찍었습니다.
감독은 소음에도 빈부격차가 있다며 이를 강조하려고 했습니다.(화면에 나오는 환일 1길에 저 오르막 계단을
스카이뷰로 찾기가 힘든다.)
-정신 차려, 정신!(민혁이가 수석을 들고 고함을 지른다.)
부촌에 가면 동네가 조용한데, 반대로 가난한 동네는 여러 종류의 소음이 많다며 말이죠.
또한 공간의 크기도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두 집에서 들리는 에코도 그만큼 차이를 두었습니다. 저택의 세
트를 짓는 일은 태양의 움직임을 계산하는 것에서 출발했습니다. 특히 기우가 처음 저택을 들어가는 장면에
서 해가 꼭 이런 구도에 있어야 했기 때문에 이에 맞춰서 대문, 거실 등 집의 방향을 정한 것입니다. 박사장
집은 건축가 자문에 따르면 창이 커서 열효율도 떨어지고 구조도 비효율적이라고 합니다. 근데 감독이 원해
서 그냥 이렇게 지었습니다.
박사장의 이력을 잠깐 살펴보면...
그가 개발한 ‘Hybrid Module Map'은 증강현실을 통해 해당 지역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술입니다.
...이 정도면 -Respect!
기우가 첫 과외 면접을 할 때 입은 옷은 민혁의 옷에서 컬러만 다르게 한 것입니다.
연교는 대학교 2-4학년쯤 일찍 아이를 가져 바로 결혼한 비하인드를 갖고 있습니다.
-Is it okay with you?
대본 상으로 어색한 영어라는 설정이기 때문에 영어자막에선 이를 이탤릭체로 표기했습니다.
이 그림은 지비(Zibezi)라는 화가가 그렸습니다.(후반 까메오로도 등장)
예전에 후니훈이란 이름으로 가수 활동을 했던.. “북치기 박치기”로 유명한 분이었죠.
-그 일리노이 주립대 응용 미술과 다니다가(일리노이 주립대엔 응용 미술과가 없습니다.)
-제시카 송
Jessica Jinglebell
Illinois Chicago
Jessica Jinglebell
Jingle all the way
Jessica Jinglebell
New York City Manhattan
It's greeting time I love you
Jessica Dance
Jessica Dance
Jessica Dance
Jessica Dance
Jessica Dance
Jessica Dance
It's dancing time
Jessica Rebbeca Monica EURECA
Jessica Rebbeca Monica EURECA
Jessica Rebbeca Monica EURECA
It's singing time
Kimjinmo Kimkyungmo
Kimjongmo Kimsungmo
Kimyunmo Kimkeunmo
It's drinking time
Jessica Jinglebell
Illinois Chicago
Jessica Jinglebell
Jingle all the way
Jessica Jinglebell
New York City Manhattan
It's greeting time I love you
It's playing time
It's sleeping time
It's running time
Jessica Jinglebell
Illinois Chicago
Jessica Jinglebell
Jingle all the way
Jessica Jinglebell
New York City Manhattan
It's greeting time I love you
이 노래는 3절까지 존재합니다. 여기 쓴 말은 감독도 모르고 스스로 궁금해하면서 찍었습니다. 최우식도 테
이크마다 다른 말을 썼습니다. 한번은.. “웃어” 뭐 이런식으로 말이죠.
감독은 <인간중독>을 보고 조여정의 연기가 좋아서 그녀를 캐스팅 했습니다. 이 사람은 촬영팀의 스탭입니다.
-어.. 38선 밑으로는 골목까지 훤~합니다.
-고독한 한 남자와 매일 아침 이 길을 떠난다? 이건 일종의 동행이 아닐까?
둘 모두 실제 부잣집 기사를 취재해서 얻은 대사입니다. 송강호는 이 영화에서 애드립이 없었습니다. 이 대사
만 빼고 말이죠.
-에이.. 쉬워보여도 이런 게.. 아주.
남궁현자는 관객들에게 인상을 팍 심어주기 위해 지은 이름입니다.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기 때문이죠.
감독은
1)남궁현자 부인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
2)그리고 비밀 공간인 지하실을 문광에게 알려 주었다는 점
-어떨 때는 싸모님 행세를 할 때도 있어 지가
3)사모님 행세를 한다는 대사를 들어 둘 사이에 어떤 특별한 관계가 있었을 것이란 암시를 인터뷰에서 은근히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그 유명한 ‘믿음의 벨트’ 시퀀스는 현장 편집 때 임시로 비발디의 음악을 썼습니다. 애
초에 바로크 음악을 쓰고 싶었다는데요. 감독이 볼 때, ‘단순히 이 영화하고 관련된 관점에서’ 바로크 음악의
대위법(독립성이 강한 둘 이상의 멜로디를 동시에 결합하는 작곡기법)은 어딘가 우아한 척하는 느낌이 있고
그게 기택 가족의 태도와 연결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정재일 음악 감독은 바로크 음악을 즐겨 썼던 박찬욱의 작품들을 의식하며 혹시라도 잘못하면 어쩌나 긴장하
기도 했습니다.
-글로 일단 전화 통화하시ㅁ...
-앞에 봐요, 앞에. 이선균의 에드립입니다.
원래 기생충은 연극으로 연출할 생각도 했습니다. 연극 연출가인 박근형을 만나기까지 했으나 실현되지는 않
았습니다.
연교가 아들을 아껴주지만 안아주거나 뽀뽀를 해주는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데 이는 의도된 연출입니다. 다
송이한테 밥 주고, 놀아주고 했던 사람은 바로 문광이라는 거죠. 그래서 문광이 해고된 뒤 다송의 연기도 외롭
게 보이도록 촬영했습니다.
이선균과 정지소는 사실 10년 전 TV광고에서도 아버지와 딸 관계로 나왔습니다.
문광이란 이름은 “문을 열고 미친 사람이 온다.”는 뜻에서 지은 이름입니다. 문광과 함께 문이 열리는 세 장면
이 있는데 모두 영화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죠. 근데 정작 한자는 ‘넓을 광(廣)을 쓰고 있습니다.
옥자 시사회가 끝났을 때 봉준호는 이정은(옥자 목소리 역)에게 내년 스케줄을 비워 달라며 이 장면의 콘티를
건네줬습니다. 또 이걸 연기하기 위해 와이어 훈련을 받았고 현장에선 와이어를 매달아 찍은 뒤 그래픽으로
지웠습니다.
지하실 가족은 각본을 쓰기 한 달 전에 구상했습니다. 감독이 배우 김뢰하하고 밥먹으러 가던 차 안에서 갑자
기 떠올렸다고 합니다. 처음에 지하실도 4인 가족이었습니다. 근데 아이들까지 사는 설정이 비현실적이라 부
부만 나오게 된 것입니다. 젖병에 든 음식은... 미음입니다. 근세는 갑근세(갑종근로소득세)에서 따온 이름입
니다. 감독은 영화 <재꽃>을 보고 박명훈이 술취한 연기는 최고라며 그를 캐스팅했습니다. 박명훈은 영화 촬
영 한 달 전 지하에 몸을 붙이자는 생각으로 아무도 없는 지하 세트에 혼자 몇 시간씩 누워 있었습니다. 그 때
굉장히 멍했다고 하는데요. 이런 경험이 근세를 연기할 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 이 사람이 먹는 거는 저 전부 제 월급에서 산 거예요. 어우 ㅈ..
감독은 여기서 문광의 말이 거짓일 거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사를 근거로 말이죠.
-그 단점은 딱 하나? 너무 많이 먹는 거?
-맨날 뭐 2인분은 드셨대나
지하실 바닥이 움푹 패인 건, 사람 사는 곳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수로?)
때문에 장비 설치하는 팀이 고생했습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요세프 프리츨 : 악마의 얼굴>에 나온 지하 벙커의 이미지를 일부 차용했습니다.
칸초네는 원래 구상했던 건 아니고 촬영할 때 소품으로 LP판이 있어서 한 번 LP판 돌려볼까 해서 틀었는데
그게 기가 막히길래 영화에 넣기로 한 것입니다.
문광이 종북 개그를 합니다. 한국에서 지하 벙커란 거의 북한이 쳐들어 올 상황을 대비한 공간일 텐데요. 이
부부가 지하실에서 지내며 “북한 때문에 우리가 여기서 살기도 하네.” 이런 자조적인 유머를 서로 했을 거란
생각에 이런 장면을 넣었다고 합니다.
이정은은 북한 아나운서 리춘화를 보면서 몇 달간 연습했습니다. (이 장면) 찍을 때 앞에서 감독이 함께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봉준호 영화를 통틀어 가장 현장 촬영이 적은 영화입니다.
두 가족의 집에서 85% 정도 찍고, 나머지만 현장에서 찍었습니다.
-민혁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감독 스스로 보기에도 너무 노골적인 대사라고 생각했지만 꼭 넣고 싶어서 그냥 넣었습니다.
기택네 동네는 CG로 이어 붙였습니다. 처음엔 기우가 수석을 손으로 건지는 버전도 있었지만 결국 영화처럼
수석이 스스로 떠오르는 장면으로 대체했습니다. 원래 실제 반지하 집에서 찍으려 했지만 여기서 물에 잠기
는 씬 때문에 세트로 변경했습니다. 또한 이걸 찍을 때
1. 세트에 땅을 판 뒤 물을 채운다.
2. 수조 세트에서 찍는다.
두 가지 안이 있었지만, 전자는 물에 독이 생겨 배우들이 여기서 연기하면 몸에 좋지 않았기 때문에 수조 세
트를 지어서 찍었습니다. 원래 근세가 보낸 메시지는 “도와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다급한 상황이라 모스 부
호를 잘못 보낸 것이죠. 다송은 결국 해석하다 지쳐 잠들었다고 합니다.
영화 제목은 데칼코마니→기생충→패러사이트→기생충 순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잠깐이나마 로르샤흐(Rors
chach)라는 제목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좌우 대칭의 그림이 그려진 카드로 성격검사하는 걸 로르
샤흐 테스트라고 하죠.
뒤에 보면 초반에 나온 피자 가게 사장과 직원을 볼 수 있습니다. 사장을 연기한 정이서가 초반 장면 찍고 아
쉬워서 잠깐이라도 좋으니 한 장면만 더 나오게 해달라고 부탁해서 여기 나오게 된 것입니다.
지하로 내려가는 두 장면은 일부러 조명을 달리 세팅했습니다. 나중에 나오는 장면에서 더 호러 느낌이 나도
록 어둡게 하였습니다.
파티 장면에서 수많은 잔디를 CG로 작업했습니다. 장작을 패는 장면은 9월에 햇빛이 가장 강한 날, 직광으로
내리쬘 시간을 미리 계획하고 찍었습니다. 여기서 햇볕과 가장 거리가 먼 사람이 등장하죠. 이 영화에서 빛
이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역할을 하는데 살인이 벌어지는 여기서 그 정점을 드러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눈오는 장면을 찍어야 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눈이 안와서 이를 후반 작업 때 찍기로 하고 미뤘습니다. 근데
도 눈이 너무 안 와서.. 2월 15일을 마지막으로 정하고 “그 때도 눈이 안 오면 그냥 찍자”고 했는데 놀랍게도
2월 15일에 원하는 눈이 내렸습니다.
감독이 직접 자문을 구해보니 최저 임금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서 박사장의 저낵을 사려면 무려 547년이 걸
린다고 합니다. 원래 결말은 이보다 좀 더 암울했습니다. 기우가 기택에게 편지를 다 썼는데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고 기택은 아들의 편지가 오지 못함을 깨닫는 장면이었죠.
여담으로 이(영화에 나온) 에필로그는 감독이 밴쿠버에서 각본쓰는 기간에 횡단보도 건너다 생각해냈습니다.
엔딩크레딧에선 <소주 한잔>이란 노래가 나옵니다. 영화가 끝나고 관객들이 술한잔 하고 싶다는 느낌을 가졌
으면 했다고 하는데요.처음엔 감독이 “가사가 있는 노래를 만들어 넣자” 그러자 음악감독이 그럼 작곡은 제
가 할테니 가사는 감독님이 써보라“ 써보세요. ”뭐 알겠다.. 근데 난 노래 못한다.“ 최우식이 노래 잘 한다더라
그래서 최우식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영민하다 님의 아카데미 작품상 포함 4관왕 ㄷㄷ.. 봉준호 [기생충] 비하인드 총정리 (ENG SUB)의 동영상의
글을 옮겼습니다.
'기생충'의 성공으로 인해 벼랑끝에서 살아난 두 한국기업의
젖병, 수석, 그림, 짜파구리, 인디언, 시계방향, 소파, 모스부호 등 상징 해설|결말 해석 포함|
'기생충' 오스카 4관왕, 뭐가 그렇게 대단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