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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기 윤기창입니다.
최근 "윤석민 사구 사건"에 대한 감명받은 글이 있어 공유해 드립니다. (사내 게시판 (LG CNS)에서 퍼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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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 4년 전에 모 방송국에서 방송사고가 났습니다.
생방송중에 춤을 추던 백댄서 한명이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진거죠.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넘어간 일이라 사람들은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사람이 쓰러져 있는데 노래를 계속 부를수 있느냐며 가수들에 대해 비난을 퍼부어 댑니다.
이 사건으로 방송국에서는 뭐라고 했냐 하면 생방송 사고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또 5초 지연 방송에 대해 검토하겠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 전에도 생방송에 철없는 친구들이 나와서 바지를 내려서 공중파 노 모자이크 성기노출 크리가 터지는 바람에 생방송에 대한 방송사고 대책 차원에서 나온 이야기겠죠?
그런데 위에 두 사건은 전혀 다른 이야기 일겁니다.
두번째 건은 방송사고 맞습니다. 어쨋거나 여과 없이 성기가 노출되었으니 방송사에서 당혹해 할만 하죠. 5초 지연 방송도 대책이 될 순 있습니다.
그러나 첫번째 건을 보시죠. 첫번째 건은 방송사고 이전에 어떻게 보면 생명이 걸린 진짜 '사고'에 해당합니다.
첫번째 건의 동영상을 찾아 보시면(무슨 이유에선지 포털에선 거의 삭제 되어있더군요) 노래 중간에 번쩍번쩍 하는 와중에 백댄서가 쓰러집니다. 다른 백댄서와 가수가 흘끔거리며 흔들흔들 하다가 한 15초 쯤 지난 뒤에 옆에 있던 백댄서가 쓰러진 백댄서 쪽으로 가고, 조금있다가 FD 로 보이는 진행요원들이 허리를 수그리고 황급히 올라와서 백댄서를 화면 밖으로 끌고 나갑니다.
그 화면을 본 사람들의 대부분은 분개를 했죠. 아니 사람이 쓰러졌는데 어떻게 가수라는 인간들이 멀쩡히 노래를 부르고 있냐구요.
화살은 당시 주목을 받을까말까하는 신인가수들에게 쏟아지고(3인조 걸그룹으로 기억합니다.) 이 가수들은 사과성명을 내기에 이릅니다.
그때 저는 이 사건을 보면서 매우 찝찝한 생각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대한민국 웰메이드 영화의 지평을 연 JSA:공동경비구역이란 영화를 보면 송강호가 이런 대사를 합니다.
어이~ 이수혁 병장
실전에서는 말이야 뽑는 속도 같은건 중요하디 않아 전투기술? 기런거 없어
얼마나 침착한가, 얼마나 빨리 판단하고 대담하게 행동하느냐. 이게 다야 이게...
위 상황에서 백댄서 중 한명이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깨닫고 상태를 살피기 시작한 시간이 약 20초 입니다.
진짜 급박한 상황이었으면 뇌에 손상이 갈 수 있는 시간이죠.
그런데 이 20초가 긴시간이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위 같은 응급상황에 대해 숙달된 사람이나, 경험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일단 패닉상태에 빠집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 패닉상태에서 헤어나오는데 대단히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고 나서 판단을 하게 되죠. 내가 노래를 부르고 춤을 계속 춰야 하는 건가, 아니면 옆사람을 보살펴야 하는 것인가.
더군다나 이제 뜨려고 하는 어린 걸그룹친구들에게 저런 상황에서 침착성을 유지하고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했으리라 생각됩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저런 상황에서 화살이 가수에게 돌아가고, 가수가 사과성명을 내는 것은 일단 저는 방송사의 '횡포'라고 봅니다.
희생양이 필요했던 것이죠. 방송중에 일어난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을 방송사가 지는 것이 아니라 가수가 져야 한다구요? 이건 누가 들어도 웃긴 이야깁니다.
그리고 대처방안으로 발표가 되었어야 하는 것은 5초 지연방송이 아니라 방송중에 안전사고에 대한 조치법,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마련하고, 가수, 댄서, 스텝들이 숙지하고 훈련하도록 하겠다. 이게 맞을겁니다.
즉 문제는, 사람이 실신한게 방송으로 나간게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쓰러져도 생방송을 멈추지 못하는 시스템에 있다는 것이죠. 그 상황에서는 노래가 전파를 타야 되는 것만이 지상과제였고, 누가 옆에서 쓰러진 것은 '방송사고' 라고 생각했을겁니다.
추측컨데 방송국 내의 많은 사람들의 머리는 그 순간 이런 생각을 했을겁니다.
'뭐야 쟤 왜 저래? 아 씨 생방중인데, 저거 방송나가면 안되는 거 아냐?'
좀더 상식적이고 인도적인 사람이라면 무슨 생각을 햇을까요?
'어? 사람이 쓰러졌네? 어디 다친거 아냐?'
그것은 생방송이라는 특수상황을 빙자하여 너무나 많은 중요한 것을 무시하고 있었다는 말의 또다른 버전입니다.
매년 초등학교에서 그리고 여러 교육기관에서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을 가르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실제 많은 귀한 목숨이 구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구요.
제가 아쉬운 것은 저 상황에서 누군가가 실신한 사람의 상태를 확인하고 기도를 확보하고, 심폐소생을 하는 것이 생방송으로 나갔으면, 비록 방송사고이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교육적인 효과도 클 뿐더러, 두고두고 심폐소생에 대한 좋은 자료로 쓰일 수도 있었다는 점이죠. 아마 가수중 한명이 그랬다면 일약 스타가 되어서 크게 떠오를 수 있었을 겁니다. 요새처럼 버라이어티 나와서 안쓰러운 개인기하고 말도 안되는 우스개 지어내 무리하게 웃기지 않아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원투의 송호범은 고등학교때 도둑 잡은걸로 아직까지 우려머고 있지 않습니까.
1석2조의 기회를 날려먹고, 욕들어 먹고.
비상시에, 침착함과 상황판단, 그리고 그렇게 할수 있도록 만들어진 시스템이란 그래서 중요한 것입니다.
이에 비교가 되는 것이 2007년인가요? 칼링컵 결승전에서 맞붙은 첼시와 아스날의 경기중에 나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yXDDYMjnsCg&feature=related
아스날 문전에서 센터링으로 올라온 공이 흐르자 첼시 주장인 존 테리가 헤딩을 하려고 하고 아스날 선수 하나는 걷어낼려고 발을 들이 댑니다. 구기 운동에서 제일 위험한 상황이자 언제라도 벌어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다들 공만 보느라고 상대편의 머리나, 발을 보지 않거든요.
결국 아스날 선수의 발이 정확히 존테리의 턱부분을 강하게 가격하게 되고 존 테리는 실신함과 동시에 순간적으로 몸이 오그라들었다가 축 늘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철봉이나 낙법을 하다가 등으로 강하게 떨어지거나, 불시에 턱 부분을 강하게 강타당해 보신분은 아실겁니다.
숨이 컥하고 막히면서 혓바닥이 목구멍 안쪽으로 쭉~ 말려들어갑니다. 뇌나 척추에 가해진 강한 충격으로 온몸의 신경에 전기충격이 전해져서 근육이 순간 수축하는 것이죠. 의식을 잃지 않은 상황이면 혼자 몸을 릴렉스 시키거나 누군가 등을 두드려주면 켁켁 대면서 몇초에서 몇십초 후에 호흡을 하기 시작합니다만, 위 상황에서는 존테리는 실신을 했죠.
선수들이 한순간 웅성거리더니, 아스날, 첼시 선수 할거 없이 5초 후에 의료진보고 들어오라고 마구 손짓을 하고 소리를 칩니다.
그 와중에 축구선수하기 전에 의사 지망생이었다던 우크라이나의 쉐브첸코와 아스날 선수 하나는 존테리의 목을 뒤로 꺾고 입을 벌린 후에 손가락을 집어 넣어 말려든 혓바닥을 눌러 기도를 확보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드록신에게 가려서 잘 안보입니다만)
덕분에 우크라이나 영웅 쉐브첸코는 메딕첸코라는 별명을 얻었죠.
그리고 불과 3초 후에 상황을 파악한 멀리 있는 벤치의 첼시 의사가 아닌, 가까운 벤치쪽의 아스날 의료진이 날라들어와 가방을 팽개치고 선수들을 몸으로 밀쳐내며 상대편 선수인 존테리한테 달려듭니다.
........절대로 월드컵에서 4강만 한다고 축구 선진국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운동을 많이 해본 사람들이라서 상태가 빨리 파악되었을 수 있습니다.
눈을 까뒤집는다...이거 그냥 소설에서나 나오는 말이 아닙니다. 사람 쓰러질때 눈동자 뒤로 말려 들어가며 흰자위를 내비치게 됩니다.
상태를 파악하는데 5초, 같은 선수중에 응급상황에 지식이 있는 선수가 응급조치를 시작하는게 8초, 의사가 달려든게 10초입니다.
경기는 상당시간 중단되고 테리는 벤치로 실려나갑니다.
위의 백댄서요? 상황파악 되는데 무려 20초나 걸렸습니다. 그리고도 그 자리에서 응급조치를 받는게 아니라 무대에서 질질 끌려나갔습니다, 그 뒤로 어떻게 응급조치가 되었는지는 모릅니다. 다행스럽게도 병원에 가서 다행히 큰 지장 없이 퇴원한 걸루 알고 있구요.
자, 상황은 언제나 발생이 가능합니다. 상황 자체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훈련이 되어있는지, 하는 문제는 너무나 중요하지만 우리에게 항상 간과되기 쉽습니다. 이것은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임수혁 선수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롯데의 간판타자였던 임수혁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가슴을 움켜지고 쓰러집니다.
그리고 오랜기간 식물인간 생활을 한 후에 얼마전에 고인이 되었죠.
그것으로 인해, 야구장에는 의사가 상주하게 되었고, 즉각적인 응급치료를 위해 엠뷸런스가 항상 대기하게 되었습니다.
바람직한 현상입니다만, 저는 아직도 야구 선수들이 부정맥 검진을 받는지, 부정맥으로 진단된 야구선수가 부정맥 치료를 위해서 시즌 아웃을 한다던지 하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최요삼 선수를 기억하시는지요?
최요삼 선수는 권투선수입니다. KO 당한뒤 의식을 찾지 못하고 그만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인은 뇌출혈.
그 사건 이후로 권투협회는 이런 조항을 만듭니다. KO패를 3회 이상 당한 선수는 반드시 뇌 MRI를촬영을 하고 그 다음 경기에 참가해야 한다.
이런 조항도 있습니다. KO패 또는 TKO패를 당한 선수는 50일이 지나야 다음 경기를 할 수 있다.
그 뒤에 배기석 선수라는 권투선수가 또 링에서 숨집니다. 원인은 뇌출혈. 위 규정에 위배되는 상황은 없었습니다.
이럴때 마다 이야기가 나오지요.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왜 운동 시합에서 선수들이 죽어나가야 하는지요. 참 슬픈 일입니다.
두개의 예를 더 들어보겠습니다.
최홍만 선수 아시지요? 지금 일본 연예계 쪽에서 활동하고 있는가 봅니다. 일본드라마 괴물군에서 프랑켄슈타인으로 나오는데 하는 대사가 오직 "배고파" 라고 합니다.
좀 안타까운 선수입니다만...
이 최홍만 선수가 미국진출을 할때, 미국에서는 뇌에 종양이 있으니 치료하고 오든지, 아니면 미국에서 뛸 수 없다. 라고 합니다.
최홍만선수는 뇌의 종양은 성장이 멈춘거라서 경기에 아무 지장이 없다라고 하지요. 국내 의료진들은 말단비대증(거인증이라고도 하지요) 이라고 하면서 치료를 받기를 권유합니다.
이에 최홍만 선수는 자신은 아무 문제 없다고 하면서 계속 미국시장에서 활동하려고 하나 미국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뇌종양을 달고 있는 환자가 격투기라니요. 사실 말이 안되는 이야기죠. 그러나 최홍만은 자긴 이때까지 계속 했고 앞으로도 문제 없다고 주장하지만 마이동풍입니다.
그리고 2008년 군입대를 하려고 하나, 재검판정이 나옵니다. 원인은 뇌종양. 그래서 결국 제거수술을 받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격투기할때는 이 최홍만 선수의 뇌종양이나 말단 비대증에 대해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 이후로 최홍만 선수는 잊혀진 존재가 되다시피 합니다.
하승진 선수를 아시나요? 서장훈 선수보다 큰 농구선수입니다. 거의 서서 점프를 안하고도 덩크를 할 수 있는 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누나 하은주선수는 역시 하승진 선수처럼 몸이 커서 한국 여자 농구의 센터로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했지요.
하은주 선수는 중학교때 그 큰 키 때문에 무릎 연골이 파열됩니다. 몸무게를 무릎이 지탱하질 못한거죠.
한국 농구의 유망주의 부상소식에 농구협회는 무엇을 하나 하면....아무것도 안합니다.
학교는 선수를 도와 치료를 하게 하기 보다는 선수포기각서를 쓰게 합니다. 여기서 못뛰니 다른데서도 뛰지 말라라는 거지요.
이게 한국 학원 스포츠의 현주소입니다.
이런 하은주를 일본에서 데려갑니다. 전액 무상치료를 해주지요.
그리고 하은주에게 일본에 귀화하라고 제안을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귀화를 해서 일본 실업팀에서 뜁니다.
한국은 그때서야 부랴부랴 하은주에게 국내로 들어오라고 하고 난리를 칩니다. 우리나라 선수가 일본 국가대표 옷을 입는 것은 추성훈만으로도 충분한 것이지요.
하지만 지금도 꿈나무 선수의 부상에 대해 농구협회에 어떤 규제나 조항, 지원방안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다른나라에 비해 유독 선수생명이 짧습니다.
그 이유는 잘하는 선수는 어릴때 너무 혹사시킵니다. 그래서 몸이 일찍 망가지지요.
어디에도 그렇게 무리하면 몸이 망가지기 때문에 무리하면 안된다는 규정이 없습니다.
팀은 팀대로 팀의 승리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안위를 돌보지 않습니다.
선수들은 선수대로 젊어서 몸될때 벌어놔야 된다는 일념으로 몸을 마구 굴리고, 부상도 숨깁니다.
못하는 선수는 혹사가 아니라 운동장 정리, 운동복 빨래, 기숙사 청소, 코치 감독 개인심부름등 노예수준으로 부림을 당하고 선발에 들기 위해 무리한 개인 훈련까지 소화해야 합니다.
전 정말로 이해 안되는게 진통제 투혼입니다.
미쳤습니까. 진통제 맞고 경기에 나가게. 사람이 기름칠하면 잘돌아가는 미싱도 아니고.
찌라시들은 뭔가 대단히 감동적인 것인양 포장하고 비장미를 더하려 이런 선수들을 추켜세우지만,
몸이 고장난 선수보고 나가서 싸우라는 건 군대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깁니다. 넌 지금 죽어도 되니까 뭔가 공헌하는게 우리로선 남는 장사다.
군대는 아시지 않습니까. 군인을 인간으로 보지 않습니다. 가장 뛰어난 무기, 효과적이고도 창조적인 생각을 할 줄 아는 최고의 자원중의 하나. 10명의 군인보다 탱크 한대가 더 중요한 자원이라고 판단되면 그 10명의 군인보고 탱크를 지키기 위해 서슴없이 죽으라고 명령하는게 바로 군대입니다.
군대의 수단은 전쟁, 목표는 승리. 승리를 위해서는 모든 자원을 투자하고 희생시키는 특수 조직입니다.
그런데 축구경기가 아들딸 부모님 가족 이웃의 목숨이 걸려잇는 전쟁입니까? 승리를 위해서 선수들이 생명을 갉아 먹으면서 스팀팩을 맞고 뛰어야 할까요?
선수들은 자기의 앞날과, 몸값을 위해서 그리고 몸의 아드레날린 분비 때문에 순간의 고통을 모를 수도 있고, 아프더라도 이 순간만 참자 하는 생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걸 말리라고 팀 닥터가 있고, 코치진이 있고 선수연맹이 있습니다. 선수 제어는 코치의 중요한 몫 아닙니까.
진통제 맞고 나갔다가 몸 잘못되면 선수 앞날을 팀에서 책임져 줍니까. 팀이 무슨 보험회사인가요?
미시적인 관점으로 팀 승리를 위해 무리하게 선수를 혹사시키는 팀을 거시적인 관점으로 제어하는게 선수연맹의 몫아닙니까.
저 선수는 너희가 1년 써먹고 버릴 선수가 아니라 한국에서 10년 이상 활약할 선수가 될 수도 있다.
2007년 재미있다기 보다 끔찍한 고교야구 기록이 하나 있습니다. 전주고 장우람선수 14 와 1/3 이닝 노히트 노런, 18이닝 완봉. 두 경기에 걸쳐 인터벌을 두고 발생한 기록이 아닙니다. 한 경기가 너무 오래걸려 1박 2일로 걸쳐 한 경기입니다.
첫째날에 12회를 하고 결판이 안나서 둘째날에 13회부터 18회 까지 경기를 이어갔습니다. 이 때 이틀동안 이 선수가 던진 공이 214개 입니다. 현 SK 김광현 선수도 청룡기에서 15이닝동안 226개를 던진 기록이 있더군요.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중 한명이었던 최동원 선수는 84년 한국시리즈때 7경기중 5경기 등판 4승이라는 말도 안되는 기록을 세웁니다.
그것도 1차전 완봉, 3차전 완투, 5차전 완투, 6차전 구원등판, 7차전 완투. 등판한 5경기중 4경기를 1회부터 9회까지 던진겁니다.
롯데 한국시리즈 우승의 찬란한 순간이었음이 틀림이 없지만, 그때 혹사한 어깨가 최동원의 선수생명을 단축시켰다는 것에 대해 토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최고의 투수임에도 불구하고 일찍 은퇴를 했죠.
최동원에 대한 이야기를 좀더 해볼까요? 최동원은 이후 87년까지 롯데에서 최선을 다하고, 매년 14승 이상을 쌓는 위업을 달성하지만 선수협을 만들려 했다는 이유로 삼성으로 트레이드 됩니다.
프론트 이야기 하면 정 안떨어지는 구단이 하나라도 있습니까? 한국 프로야구 말입니다.
슬램덩크 만화에는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주인공 강백호가 산왕과의 경기에서 부상에도 불구하고 계속 뛰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자, 안선생님이 이런 말을 하지요.
너의 등 부상은 바로 알았다. 나는 지도자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뭐 그래도 강백호는 나의 최고의 순간은 지금이다. 라는 말을 하며 투혼을 발휘해서 뛰고, 결승점을 넣고, 이런게 미화되서 그려지고, 감동을 주고, 그렇지만,
맞습니다. 안선생님은 지도자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선수를 보호해야죠.
그리고 그 차원에서 보면 우리나라에 지도자 자격이 있는 사람은 상당히 드문게 사실일겁니다.
제가 이렇게 이야기를 한 이유는 롯데, 기아의 야구를 보고, 그 뒤에 일을 보고 느낀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을야구를 위해 피말리는 접전을 벌이는 두 팀.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경기.
경기의 방향은 전혀 예상치 못한데서 틀어졌습니다.
롯데의 조캡틴의 머리로 윤석민 어린이의 공이 날라갔습니다.
조캡틴은 작년에도 얼굴에 야구공을 맞아 광대뼈가 함몰되었습니다. 바로 그 언저리로 공을 또 맞은 거지요.
윤석민 어린이는 그 전 롯데 등판에서 이번 년도 대포 롯데 야구의 중심에 있던 홍성흔의 손등을 아작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조캡틴에게 비슷한 실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일을 두고 빈볼이다 실투다 왈가 왈부하더니, 물병을 던지다니 롯데 팬들은 왜 그러냐 매너 없다. 엄마가 사과를 했네 마네, 언론플레이 짜증난다 뭐 말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떠들어대는, 위의 말들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건 선수와, 게임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이야기입니다. 롯데와, 기아의 그냥 한경기 결과에 대해 벌이는 진흙탕 싸움에 불과하죠.
중요한 건 조성환은 뇌진탕 증세를 보이고 있고, 윤석민은 공황장애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단 한순간에 양 팀의 기둥과도 같은 선수들이 환자들이 되어 버렸습니다.
공을 맞춘 이후에 윤석민은 패닉상태더군요. 일부러 맞췄다면 저럴 수 없을겁니다. 일부 사람들은 실실 쪼갠다고 하시던데, 제가 보기에 저 표정은 패닉상태 맞습니다. 자신의 실수에 압도되어 자기가 어떤 상태인지, 뭘해야 되는지 모르는 거죠. 꼭두각시와 같은 상태일겁니다.
윤석민은 공을 계속 던집니다......전 혀를 찼습니다...애 잡는구나.....기아 감독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바로 마운드에서 내렸어야 맞다고 생각합니다. 심판이나 감독에게 저 선수 계속 던지면 안된다고 누구라도 이야기를 해 줄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했습니다.
윤석민 선수는 출중한 기량에 비해 불안정한 심리상태가 항상 문제가 되었었습니다. 별명이 어린이인 이유는 워낙 동안인 것도 있지만, 탁치면 꺅하는 어린이의 모습을 가끔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도 질풍노도의 시기로 급 퇴행해서 자기 손과 벽이 어느게 쎈지 시험해보는 바람에 모든 사람이 아연실색했죠.
제가 아는 어느분은 그러더군요. 앞으로 타 구단의 모든 투수들은 조성환 선수에게 몸쪽 공으로 승부를 할거다.
야구공 딱딱합니다. 짱돌과 비슷합니다. 그 공이 시속 120km 이상으로 눈앞으로 날라온다고 생각해 보세요. 야구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야구공은 시속 80근방만 되더라도 날라오는 소리도 납니다. 쐐액하고 비행기가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도 비슷하죠.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반드시 나타날겁니다. 자기가 아무리 치고 싶어도 몸이 움츠러 들으면서 말을 안듣는거죠. 제 친구는 어렸을때부터 포수만 했었습니다만, 대학교때 마스크 안쓰고 포수 보다가 파울팁에 이마를 강타당한 이후로 포수를 못보더군요. 공이 날라올때 자꾸 눈이 감긴다는 겁니다.
그리고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윤석민은 앞으로 한동안은 몸쪽공을 승부구로 거의 못 던질겁니다.
몸쪽 공을 던지려고 할때마다, 눈앞에서 쓰러지던 두 선수가 머리속에 스쳐지나가며 컨트롤이 순간 흐트러질 겁니다. 이런 건 아무리 잊으려 해도 잊혀지지가 않죠. 그러면 실투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구요.
몸쪽공을 못치는 타자와 몸쪽공을 못던지는 투수....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골수팬을 많이 보유한 두 팀에서 저 두명이 차지하는 위치를 볼때 너무 손실이 큽니다.
전 윤석민 선수가 심리치료를 받는다는 소식에 그래도 선수 심리를 챙겨줄 정도는 되는구나..하고 어느 정도 안도감이 들더군요.
물론 두 선수 다 프로니까 극복해 내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자신과의 싸움이 될 것이므로 매우 힘들거라는 짐작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협회에선? 글쎄요 지금 그 후속조치로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롯데의 용병 사도스키는 여기에 대해 이런 말을 유튜브에 올렸더군요. 제 마음에 절절히 와닿아 올려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pkyG5DvZpOI&feature=channel
안녕하세요 Today is day number one O zero four here Busan South Korea.
안녕하세요. 오늘은 대한민국 부산에서의 204일째야.
Today we had a game against the KIA Tigers in which we were defeated 7 to 5.
오늘 열린 기아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7대5로 패배했어.
But the big story of the day waour team captain got hit in the head in the ninth inning by the same pitcher who hit our designated hitter, our 3 hole hitter before in the hand and broke his hand.
오늘의 가장 큰 화제는 바로 우리 팀 주장이었어. 지난번 우리 팀 3번 지명타자를 손에 맞힌 같은 투수가 우리 팀 주장을 머리에 맞히고 말았거든.
My personal opinion is neither of these were done on purpose. This is not the Korean way.
지난번이나 이번이나 고의성은 없었다는 것이 나의 견해야. 한국야구가 그렇지는 않거든.
But I definitely have some concerns about the way guys get hit in the head here.
하지만 선수들이 머리에 공을 맞는 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걱정스러워.
Because it's only an 8 team league. It shouldn't happen that often. And I've seen 3 of them myself.
고작 8개팀 리그에서 이렇게 자주 머리에 공을 맞는 사건이 일어나서는 안돼. 근데 벌써 올시즌만 3번이나 봤어.
나지완 from KIA, 강병식, and now captain for us all get hit in the head.
기아의 나지완, 강병식, 그리고 우리팀 주장까지.
It's tough for me to comprehend except for the fact that guys trying to get hit by pitches here.
선수들의 맞고라도 나가야겠다는 자세 말고는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야.
Really something needs to be done because these kids here are taught at a very young age to get hit by a pitch.
정말 이 문제는 심각해. 이곳 선수들은 어릴때부터 공에 맞고라도 출루하라고 배우거든.
I was watching a little league game like 10, 11 year old kids where kids were leaning and trying to get hit.
지난번에 10,11살 리틀야구 경기를 본 적이 있는데 애들이 공에 맞으려고 몸을 들이대는거야.
Those coaches should be ashamed of themselves.
그 코치들은 스스로 부끄러운줄 알아야돼.
I know it's politically incorrect to say here.
정치적으로 이런 말을 하는것이 잘못되었다는 것도 알고 있어.
But those coaches, it's a disgrace. What if the kid gets killed? Are you responsible?
하지만 그런 코치들은 정말 정신 차려야돼. 만약에 선수가 죽으면 어쩔건데? 책임질거야?
And obviously I'm very upset by the situation and I talked to 이택근.
이번 사건에 대해 기분이 정말 안 좋아.
If you watch these videos, 이택근 and I have had a history of leaning and me saying something to him.
내 비디오를 쭉 봐왔다면 예전에 이택근이 몸쪽공에 팔을 들이대서 내가 뭐라고 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거야.
I actually hit 이택근 the last time I pitched and luckily he moved. It was not on purpose. I would never throw at somebody. It's just not my style.
지난번 등판때 다시 한번 이택근에게 몸쪽공을 던진 적이 있는데 다행히 이택근이 피했어. 물론 절대 고의는 아니었지. 나는 절대 타자에게 고의로 맞출 의도로 공을 던지지 않아. 그건 내 스타일이 아니거든.
And I don't Korean pitchers throw at guys.
그리고 한국 투수들도 선수를 향해 던지지 않는다는 것도 물론 알고.
But will I throw the ball in? Yes.
그럼 내가 몸쪽 승부는 할까? 당연히 하지.
Will I throw the ball high and tight? Absolutely.
그렇다면 얼굴 높이로 바짝 붙이는 공은? 당연히 던지고 말고.
And that's just the nature of the game.
그게 야구라는 경기야.
It's already dangerous enough.
이미 충분히 위험해.
You don't need to add more unsafety to it.
구태여 위험성을 더할 필요는 없잖아.
And I don't think captain was trying to get hit in the head.
그리고 나는 우리 주장이 일부러 머리에 맞으려 했다는 얘기를 하는게 아니야.
The point that I'm trying to make is it's far too frequent because these guys don't recognize the pitch early enough.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런 일이 너무 자주 일어난다는 것이고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는 거야.
And I guess this is the first video where I'm calling out the KBO and saying make a rule change now.
아마 이번이 내가 처음으로 KBO에 규칙을 고쳐달라고 하는 것 같은데
Do it now, fix the problem, and let's play the game the right way let's play the game safe.
지금 당장 문제점을 고치고 제발 야구라는 경기를 올바르고 안전하게 했으면 좋겠어.
I've said it and I think everyone doesn't realize how serious I am about it.
사람들이 내가 얼마나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한지 잘 모를거야.
So yeah, fix it now.
아무튼, 지금 당장 고쳤으면 해.
I'm speechless because I know the guys are taught. That's the Korean way.
선수들이 모두 한국식으로 그렇게 배워왔기 떄문에 난 할말이 없어.
You know the fans, the players, everybody deserves better than that.
하지만 팬들, 선수들 그리고 모두가 이것보다는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해.
Tomorrow, we've got an offday.
어찌됐건 내일은 쉬는 날이야.
Like I said, I feel bad for the whole situation.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모든 상황에 대해 실망을 많이 했어.
I'm sure 윤석민 didn't do it on purpose.
하지만 윤석민은 절대 고의로 던지지 않았을거야.
That's all I got for today. 나중에 만나요.
오늘은 이만 줄일게. 나중에 만나요.
저 말에 백배천배 공감합니다. 왜 협회에서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느냐. 선수들 탓을 하기전에 뭔가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는거 아니냐. 야구를 어떻게 가르쳤기에 유소년애들이 날라오는 공에다가 몸을 갖다대냐.
여러분들 천하무적 야구단 많이 보시죠. 거기에서도 몸을 갖다대는 사람들 나옵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나오는 그 어느 누구도 공 맞지 말라는 이야기 안합니다. 천무단에 선수들이 초반에 줄부상당하는 사태를 겪고도 아직 저렇게 스텝과 선수들이 위험에 대해서 대처를 안하는 것에 대해서는 안전불감증 차원에서 동 방송국의 위기탈출 프로그램에서 취재를 해도 분량 많이 나올거 같습니다.
다시 숨을 고르고, 롯데와 기아의 가을야구가 절정으로 치달아 가는데, 정말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생기지 말았으면 합니다. 저흰 이미 충분한 선수를 그라운드에서, 코트에서, 링에서 잃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일어난 일을 그냥 단순한 승부욕에 불타서 일어난 사건으로 보고 니가 잘못했네 내가 잘못했네 하지 말고, 선수 보호를 위해서 한국 야구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서로서로 여론을 조성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에 대해 양팀 팬들이 더 앞장을 서 말씀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상황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황을 최대한 예방하려는 노력과,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런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진 '선진 야구'를 보고 싶습니다.
금메달을 백개를 따면 뭐합니까. 정작 우리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선수들이 줄줄이 꺾여나가는 마당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