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길을 가시는 도중에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 하고 물으셨다.
"세례자 요한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엘리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예언자 중의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고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하고 예수께서 다시 물으시자 베드로가 나서서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자기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하지 말라고 단단히 당부하셨다.
그때에 비로소 예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받고
원로들과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버림을 받아
그들의 손에 죽었다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나시게 될 것임을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셨다.
이 말씀을 듣고 베드로는 예수를 붙들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펄쩍 뛰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을 보신 다음
베드로를 꾸짖으셨다. "사탄아, 물러가라.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 연중 제6주간 목요일(2/19) 복음말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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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공부와 함께하는 묵상)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주님의 물음에
대부분 사람들은 놀라움과 경탄을 담은 반응을 하고있지만
그분을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사람들은 '분명한 판단'을 할 수 없었고
따라서 이들은 확고한 신앙고백에 이르지 못한다.
이제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직접 질문하신다.
이에 베드로는 분명하게 대답한다.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러나 성서본문에서 우리는 즉시 어려움에 봉착한다.
예수께서는 베드로의 고백을 기쁘게 받아들이시는가?
왜 그분은 베드로의 메시아 고백을
어떤 식으로도 시인하지 않으신 채
즉각 제자들에게 침묵할 것을 당부하시는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해서 바로 그 베드로가 잠시 후
그분이 걸으실 고난의 길을 막으려 할 수 있단 말인가?
예수께서는 자신을 베드로를 포함한 유대인들이 의미하는
그런 메시아라고 칭하지 않으셨다.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메시아'란
다윗의 아들로서 신정 정치적인 왕이었지만,
예수께서는 지상적인 해방자이고자 하지 않으셨던 것이다.
실제로 제자들이 이를 잘못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고,
베드로도 여기에서 제외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의 고백은 완전히 거짓된 것은 아니며,
단지 아직 밝게 정화되지 못한 것일 따름이다.
그러한 이유로 해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람들에게 자신에 관하여 말하지 말도록 금하신 것이고,
이런 다음에 그분은 당신의 참 메시아이심을,
그리고 하느님의 명에 따라 수난당하고
죽음을 겪어야 할 '사람의 아들'에 관한 비밀을
제자들에게 계시하기 시작하신다.
이제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고난과 죽음을 향한
자신의 길에 관하여 명백하게 말씀하신다.
제자들은 그들의 신앙이 완성되려면
주님의 수난과 죽음의 필요성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러나 마르코 복음에 나타나는 공동체조차
아직은 고난받고 죽는 구세주에게 순응하지 않고
세상의 왕국을 꿈꾸는 것 같다.
교회는 정치적인 지배를 위해 부름받지는 않는다.
세상에서의 교회의 직분은
사랑에 대한 증거와 평화에 대한 의지를 낳은 것으로서,
교회가 이 세상에서 나아가야 할 길은
희생되신 주님을 본받은 것이다.
교회 전체의 구원적 사명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며,
다양한 세상의 영역 안에서 활동해야 하는
개별적 그리스도인은 주님의 십자가의 길을
결코 거부할 수가 없다.
그 역시 사람보다는 하느님께 복종해야 하고,
만일 환경이 요구한다면 그는 자신에게 주어지는
모욕과 고난을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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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안정제’로 버틴 1년)
“아내와 아들이 조금이라도 편안해질까 해서
흙으로 돌려보냅니다….
불쑥불쑥 골수를 후비는 고통과 그리움도
함께 묻혔으면 좋겠습니다.”
대구 지하철 참사로 아내와 어린 아들을 잃은
박두봉씨(36·대구 동구 신암동)는 지난 13일
부인 정기숙씨(당시 35세)와 아들 제균(" 7세)의 유골을
대구시립공원묘지에 안장했다.
아직까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6구의 유골이 가매장돼 있는 곳 바로 아래다.
추모공원이 조성되면 그 곳에 안장하려고
유골을 종교단체 납골당에 임시로 안치했으나
지하철 참사 1주기가 다가오면서
아내와 아들을 보다 편히 쉬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지하철 참사는 박씨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갔다.
사고가 난 지난해 2월18일. 출근한 박씨는
아들이 다니던 유치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졸업식인데 제균이가 오지 않았고
지하철 중앙로역에서 불이 났다는 연락이었다.
‘설마’ 하며 집으로 전화를 하자 딸 희지(10)가 받았다.
엄마와 동생은 유치원 졸업식에 갔고
자신은 종업식 때문에 학교에 다녀왔다고 했다.
지하철 참사는 단란했던 박씨집 네 식구를
한순간에 이렇게 갈라놓고 말았다.
“따라 죽고 싶었지만 딸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습니다.
이사도 하고 아내와 아들을 생각나게 하는 물건들을 태우며
잊으려 애썼지만 그럴수록 보고파서 미치겠습니다”
다니던 회사도 그만 두고
지난 1년을 술과 신경안정제로 버텼다.
이 때문에 폐결핵을 얻어 몸도 많이 망가졌다.
다른 사람들이 “아직도 지하철 참사 이야기냐”고 할까봐
남들 앞에선 내색 않다가 돌아서면 숨죽여 울었다.
최근 실시된 전동차 불연성내장재 화재 실험을 보고는
“진작 안전한 자재로 만들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에
새삼 분노가 치솟기도 했다.
“아내도 저 세상에서 이제 자신들을 잊고
희지를 잘 키우라고 하겠지요.
그동안 국민들이 보여준 온정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어려운 이웃도 도우며 열심히 살 작정입니다”
아내와 아들을 땅에 묻던 날
박씨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잊겠다”고 다시 다짐했다.
그러나 해마다 유치원 아이들이 졸업하는 이맘때면
딸 희지 몰래 숨어 울며 이같은 다짐을 또 되풀이할 것이다.
** 경향신문 최슬기 기자의
'대구 지하철참사 1주기 현장을 가다'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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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늘상 베드로처럼 저는 정답을 아는 듯 거침없이 고백합니다.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왕이십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구세주이십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빛이십니다.
그리고 그 고백은 늘 저를
깊은 침묵의 심연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당신을 고백하는 자의 삶의
무겁고 두려운 몫을
헤아리고 다짐해야하는 시간입니다.
어쩌면 세상엔 하늘의 무수한 별보다 더 많은
아픔과 상처들이 있습니다.
사람들 저마다의 삶의 갈피에는
존재의 깊은 한숨이 서려 있습니다.
절규와 비탄이 하늘을 치솟고
억울하고 안타까운 주검들이
원혼이 되어 통곡하고 있습니다.
"너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주님, 당신은 저의 구세주이시듯
세상과 우주의 구원자이십니다.
하오니 당신은 그들과 함께 가셔야 합니다.
많은 고난을 받고 버림을 받아
마침내 억울하고 고독하고 비통하게
조롱을 받으며 죽음의 쓴 잔을 마셔야 합니다.
당신을 구세주로 고백하고
구원의 길을 따른다는 건
당신의 그 길을 삶으로 받아야하는 절망입니다.
하오나 주님, 그 절망의 길을 당신과 함께 걷게 하소서.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을 생각하는 것이
씻을 수 없는 절망임을 깨닫게 하소서.
구세주이신 주님, 당신은
아픔을 씻어주는 이가 아니라
아픔을 함께 하는 분이십니다.
절망을 없애시는 이가 아니라
절망을 함께 가는 분이십니다.
버려짐을 거두어 주는 이가 아니라
"할 수만 있다면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주소서."
그 버려짐을 두려워하고 피눈물을 쏟으며
피하고 싶었던 분이십니다.
세상의 모든 이해못할 십자가에
함께 하여 주시는 주님,
당신은 그렇게 저의 구세주이시고
세상의 구세주이십니다.
당신이 함께 하셔서
오늘 비통함에 죽음의 길을 걷는 이들이
다시 죽음보다 강한 희망을 살게 하소서.
더 걸을 수 없을 듯한 마지막 쇠잔한 힘으로
비틀거리더라도 끝까지 부활의 길을 가게 하소서.
주님, 당신은 끝까지
희망으로 함께 하심을
마침내 고백하게 하시고
오늘은 잠시 피곤한 세상과
함께 주저앉아 지친 혼들을 위로해 주소서.
- 스콜 -
♥* ♥가톨릭 쉼터 / 스콜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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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금 이순간까지도 대구지하철 참사 로 인해 고통받은 분들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유족들의 가슴에서 이 슬픔이 속이 지워질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세상의 모든 이해 못할 십자가에 함께 하여 주시는 주님... 지독한 고통 슬픔 속에서 주님 마져 아니 계시다며 아아...슬픔속에서 고통 절망 아픔 한가운데 존재 하시는 주님을 의지합니다
마음이 무거워져 한창동안 멍하니 ..... 그들의슬픔이 이맘 때가 되면 다시생각나 마음이 아플 것입니다. 고통을 함께 아파하시는 주님 !그들을 위로해주시어 밝은 빛으로 인도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