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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28
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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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유재일
이제 땀이 나는 계절, 여름이 다가오고 있어요. 날씨가 덥거나 운동할 때 우리 몸에서 땀이 나지요.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땀이 나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인체 반응이에요. 몸의 열을 발산시키고, 체온을 조절하고, 노폐물을 내보내는 역할을 하거든요. 오늘은 땀에 대해 알아볼게요.
땀이 나는 원인
사람은 체온을 36.5도로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는 항온동물이에요. 그래서 체온이 높아지면 이를 조절하기 위해 땀샘에서 땀을 내보내요. 땀이 피부의 열을 흡수해 증발하기 때문에 체온을 낮출 수 있거든요. 소독약을 팔에 바르면 액체인 알코올이 기체로 증발하면서 열을 빼앗아가 시원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예요.
피부 밑(진피층)에는 200만~400만개의 땀샘이 있어요. 특히 손바닥과 발바닥에 많이 분포돼 있습니다. 땀은 뇌와 자율신경에 의해 조절돼요. 체온이 37도보다 높아지면 뇌에서 이를 감지하고 땀을 내보내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그러면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땀샘이 자극되고, 땀샘에 고여 있는 땀이 분비돼요. 교감신경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땀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는 다한증이 생깁니다. 자율신경계에는 부교감신경이라는 것도 있는데요, 부교감신경은 교감신경과 반대로 땀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대요.
땀의 다른 기능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몸속 노폐물을 내보내는 청소부 역할을 한다는 건데요. 땀샘 주변은 모세혈관이 그물처럼 둘러싸고 있어요. 모세혈관의 혈액에서 걸러진 노폐물과 물이 땀샘으로 보내져요. 이 때문에 땀을 흘리면 노폐물도 함께 몸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에크린샘과 아포크린샘
땀이 분비되는 땀샘에는 에크린샘과 아포크린샘, 두 종류가 있어요. 에크린샘은 온몸에 분포해 있고, 체온 조절 역할을 하죠. 아기가 엄마 배에서 나올 때부터 기능을 하는 땀샘이랍니다. 사람이 평소에 흘리는 대부분의 땀은 에크린샘에서 분비되는데요. 에크린샘에서 나오는 땀은 99%가 물이에요. 그래서 끈적임이 없고 냄새가 거의 나지 않죠.
반면 아포크린샘은 겨드랑이와 눈꺼풀, 항문 주위, 유두 등에 소량 분포해요. 이 중에서도 겨드랑이에 아포크린샘의 약 95%가 분포해 있어요. 아포크린샘은 에크린샘과 달리, 사춘기가 돼 호르몬 작용이 왕성해지면 그때부터 활성화된다고 해요. 아포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땀은 지방과 단백질, 당질 등이 들어가 있어 점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에요. 지방 성분이 매우 많은 기름진 땀을 분비하기 때문에 흰 옷의 겨드랑이 부분이 누렇게 변색될 수 있어요.
아포크린샘에서 분비된 땀 자체는 냄새가 나지 않아요. 하지만 피부에 있는 세균이 아포크린샘에서 나온 땀을 분해해 지방산과 암모니아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특유의 이상한 냄새가 나는 거예요. 아포크린샘은 사람이 주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놓였을 때 땀을 분비한답니다. 그리고 아포크린샘은 에크린샘보다 더 크다고 해요.
정서적 자극에 반응하는 '감정적 땀'
우리말 중에 '손에 땀을 쥐게 하다' '식은땀이 나다' '진땀을 뺐다' 등 땀과 관련된 말들이 있습니다. 이때 땀은 날씨가 더울 때나 운동할 때,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나는 땀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 감정적인 변화로 인해 나는 땀을 의미한답니다.
실제로 땀은 감정의 영향을 받아서 나기도 해요. 예를 들어 중요한 면접을 앞두고 있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할 때 손이 차갑고 축축해지는 것은 땀이 정서적 자극에 반응했기 때문이에요.
몹시 놀라거나 흥분을 하면 우리 몸의 자율신경은 긴장 상태가 됩니다. 그러면 조건반사적으로 땀을 흘리게 돼요. 이때 흘리는 땀은 긴장감을 완화시켜 주거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대요. 날씨나 온도, 활동량과 관계없이 흐르는 땀이라고 해서 '감정적 땀'이라고도 합니다.
한편 뜨겁거나 매운 음식을 먹을 때도 땀이 나죠. 미각에 의해 교감신경이 자극되고 순간적으로 체온이 높아지는 걸 해결하려고 땀샘이 열린대요. 특히 이때는 얼굴 신경이 자극되기 때문에 코와 이마 같은 얼굴 부위에서 땀이 많이 나요.
축구선수는 한 경기에서 4000mL 정도 흘려
땀은 99%가 물로 이뤄져 있어요. 나머지는 염화나트륨(소금)과 젖산, 포도당 등으로 구성돼요. 나머지 구성 성분 중에서는 소금이 가장 많이 들어 있고, 다른 것들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래서 운동을 격하게 한 후에 땀이 마르면 피부에 하얗게 소금기가 끼는 거랍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하루에 흘리는 땀의 양은 얼마나 될까요? 신체 활동의 정도와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하루에 500~700
mL의 땀을 흘린다고 해요. 오랜 시간 더운 환경에 있거나 강도 높은 운동을 할 경우 땀을 2000~3000mL 정도 흘린다고 합니다. 축구 선수는 한 경기에서 약 4000mL의 땀을, 마라톤 선수는 완주할 때까지 약 6000mL의 땀을 흘린대요.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의식을 잃지 않고 최대한 흘릴 수 있는 땀의 양은 약 10L 정도라고 해요.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땀을 흘리면 쉽게 탈수 현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수분 보충에 신경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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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기획·구성=오주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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