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우리 집 뜨락에는>
< 개요 >
부조리한 세상에서 꿈꾸는 아름다운 동행
제목 : <우리 집 뜨락에는>
일시 : 2023.6.15.(목)-6.24.(토) | 평일19:30, 토요일 16:00 (6.18.-19.공연없음)
장소 : 공간소극장 (대연역)
제작 : 공연예술창작집단 어니언킹
문의 : 051-611-8518
작,연출 : 전상배
출연 : 최현정, 조정우
예술감독 : 황미애
무대 황지선, 음악 전현미, 조명디자인 전상배, 조명 조정우, 영상 이연승, 스텝 김여진, 사진 황미애, 가면 박정회, 기획 황미란
<출연 배우 소개>
- 최현정
출연 작품 :
연극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마리> <장수왕> <코마> <옷이 웃다> <거기, 두루마을이 있다> <그리워할, 연> <정과정> <손> <일등급 인간> <그의 결혼> <당금> <버지니아 그레이의 초상> <느낌, 극락같은> <수업> 그 외 다수
영화 <교토에서 온 편지> <출가> 등
수상 경력 : 2021년 제39회 부산연극제 우수연기상 <복길잡화점의 기적>
2021년 작강연극제 우수상 <아이캔두>
2021년 제3회 아름다운 연극인상 수상
2022년 부산 연극인상 수상
- 조정우
출연 작품 :
연극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눈물지니 웃음피고>, <토지2>, <토지1>, <너의 곁에 있을게>, <한여름밤의 꿈>, <신문고>, <파랑새>, <통학열차>, <독립운동가 김철> 그 외 다수
< 줄거리 >
버려진 공간에 숨어든,
어딘가 덜떨어진 두 인물이 벌이는 허무맹랑하고 웃픈 이야기.
누구도 찾지 못하는 숲속 버려진 공간.
아름다운 해변을 낀 도시의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푸근한 숲이다.
그곳에 숨어 사는 어딘가 덜떨어진 차림의 ‘가’.
‘가’는 마냥 즐겁고, 신나고, 행복해 보인다.
그런 어느 날.
행복은 시샘을 부르듯,
또 한 명의 덜떨어진 불청객 ‘나’가 나타난다.
긴장된 만남.
전쟁을 준비하듯,
그들의 허무맹랑한 신경전이 불타오르기 시작한다.
둘의 신경전은 전쟁으로 치달을 것인가?
아니면,
어떤 결말에 합의할 것인가?
그리고,
‘가’와 ‘나’는 어떤 이유에서 이곳에 숨어들었는가?
<작품의 의미를 찾아서>
누구도 모르는, 자신만의 특별한 공간이 절실한 어떤 이가 있다. <우리 집 뜨락에는>에 등장하는 ‘가’라는 인물이 그렇다. 어떤 이유로, 세상으로부터 분리된 ‘가’는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 숨어들었다.
세상으로부터 완벽하게 분리된 공간이 존재할까?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가’가 숨어든 공간 역시 완벽하게 숨겨질 수 없는 불안한 공간이었다. 어느 날, ‘나’가 그의 공간에 나타난 것이다.
‘가’는 자기만의 공간을 침범한 ‘나’를 거부하지만, ‘나’는 천연덕스럽게도 자신의 공간인 듯 행동한다. 세상에는 철면피 같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지 않은가? 더구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나’에게 역시 ‘가’ 만큼이나 공간의 문제가 절실했으리라. 공간의 문제.
‘가’의 공간을 침범한 ‘나’로 인해 사건이 전개된다. 공간을 허락받고자 하는 자와 허락 하지 않으려는 자의 실랑이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하지만, 그들의 실랑이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또 다른 사건이 침범하면서 ‘가’와 ‘나’에게 상황의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세상으로부터, 또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목숨을 위협받는 사건. 어쩌면, 그들을 위협하는 것들이 늘 가까이에 있었던 것임을 겨우 발견했는지도.
‘가’와 ‘나’는 이 또 다른 위협들 앞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우리 집 뜨락에는>에서의 핵심적인 이야기는 여기에 있다.
어떤 목표와 어떤 화려함을 추구하며 살아가지만, 자신의 것마저 지켜내지 못할까 불안해하며 살아가는 누군가를 발견할지도 모를 일이다.
<작가의 글>
어딘가에 미지의 아름다운 세상이 있을 거라는 상상. 아니면, 지금의 세상을 아름다운 시선으로 보고자 하는 노력. 하나는 지금의 세상을 부정하고자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금의 세상을 긍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의 시선은 긍정과 부정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세상에 대항하고 있다. 우리의 시선 안에는 긍정과 부정이 늘 함께 있는 것이다.
<우리 집 뜨락에는>은 의식의 흐름에 따라 휘갈겨진 글이다. 불안함 속에서도 희망을 떠올리며 어떻게든지 버텨 내려는 의식. 어떤 사건이나 상황 같은 것을 대함에 있어서, 누군가는 슬픔과 아픔을 더 많이 채워 놓을 것이고, 누군가는 맑은 순수함과 웃음 같은 것을 더 많이 채워 놓을 것이다. <우리 집 뜨락에는>에서의 두 인물은 불행이라 여기는 의식과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기는 의식이 병치 되며 늘 불안함을 안고 사는 나 자신의 상태일지도 모르겠다.
완벽한 행복이란 없을 것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쉽게 지금 행복하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는 나. 왜 그럴까? 어차피 부조리한 세상의 위협은 늘 내 옆에 있다. 지금 당신은 당신의 허점을 꼬투리 잡은 누군가가 당신을 향해 재단의 칼날을 휘두를 것인지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것을 마음속에서 떨쳐버리면 어떨까? 그것을 떨쳐버리는 것은 완전히 불가능한 일인가? 때로 당신은 그것을 부조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부조리한 세상의 위협을 떨쳐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나 자신조차 부조리한 삶 속에서 허덕일 수밖에 없는 것인가? 아니면, 반대일지도. 당신은 지금 누군가의 어떤 꼬투리를 잡아 빨간 카드에 적어놓고 그 누군가를 향해 휘두를 준비를 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 집 뜨락에는>은 아름다운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이 글이 주목하는 것은 행복과 불행, 희망과 절망, 밝음과 어두움, 활달함과 지침, 순수하거나 계산적이거나, 이기적이거나 이타적이거나 같은 것들이 양립하는 의식 세계의 다툼이다.
<연출의 글>
이 작품은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아름다운 모양으로 포장하기 위해서 버려져야만 하는 것들 또한 발견하게 된다. 부조리한 현실.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바꾸지 못하는, 두 인물이 처한 상황이 그러하다. 그래서 이 작품은 아름다운 동화 같은 연극이면서 부조리한 연극이다.
결국, 부조리함과 아름다운 동화가 한 무대에 오롯이 함께 드러난다. 이것이 가능한 작업일까? 부조리하다는 것은 절망적인 현실이고, 아름답다는 것은 희망적인 무엇이다. 우리는 이 둘을 작품 속에서 발견해 내고, 그것들의 하모니를 만들어 낼 것이다.
시나브로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여정. 한 인물이 다른 한 인물을 받아들이게 되는 여정. 둘의 여정은 아름다울 것이다. 둘의 여정은 굳어버린 마음을 녹여내고, 아팠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두 인물의 아름다운 동행에 공감하고 따뜻한 눈물을 삼킬 수 있을 것이다.
작품 속 두 인물은 위협받는 현실 속에서 불안해하고 있다. 그들의 현실은 극복할 수 없다. 그러나, 어찌 보면 대단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배고픔일 뿐이니까.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섰다는 대한민국에서야 배고픔을 달래는 일이 뭐 그리 대수일까. 하지만 나는 번화한 뉴욕의 수많은 노숙자를 다루었던 다큐멘터리를 기억한다. 왜 그 노숙자들은, 작품 속 두 인물은 별거 아닌 배고픔 따위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는 그들이 극복하지 못하는 그러한 현실 속 부조리를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동행과 부조리한 현실.
<우리 집 뜨락에는>에서 양립하는 둘은 하나가 될 것이다.
따뜻함에 눈물 삼키고, 부조리함에 가슴 시릴 것이다.
숨어들어야만 했던 공간에서 그들은 희망을 꿈꾼다!
부조리한 세상에서 아름다운 동행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