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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안압녹내장의 약물치료
녹내장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으나 현재까지의 시신경이 손상되는 두 가지 학설로서 압력에 의한 기계적 손상이론과 혈류장애에 의한 허혈 손상이론 모두가 관여할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기계적 손상이론은 녹내장의 환자 중에서 안압이 높은 환자가 많다는 사실과 녹내장환자 중에서 안압이 높을수록 녹내장의 진행이 더 빨리 일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뒷받침해주고 있다. 실제로 현재 효과를 가장 확실하게 입증받고 있는 녹내장 치료법도 안압을 낮추는 치료라는 사실 역시 압력에 의한 손상이론을 뒷받침해준다.
그러나 안압이 높다고 하여 모두 녹내장이 되는 것은 아니며, 안압이 정상인 사람에서 녹내장이 발생하는 경우도 흔하다. 후자의 경우가 정상안압녹내장으로서 한국인과 일본인에서 특징적으로 많으며 개방각녹내장 중에서 정상안압녹내장이 차지하는 비율이 서양인에 비해 최소 2배 이상 높다. 또한 정상안압녹내장 환자에서 고안압녹내장에 비해 시신경유두출혈의 빈도가 3배 이상 높으며 말초혈액순환장애의 증상이 흔하다는 사실은 녹내장의 발생기전에 시신경으로의 혈류장애도 관여할 것이라는 이론을 뒷받침해준다. 그러므로 정상안압녹내장의 약물치료는 안압에 대한 치료와 안압이외의 요인에 대한 치료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안압에 대한 치료 안압에 대한 치료 중 현재까지 효과를 확실하게 인정받고 널리 쓰이고 있는 치료법은 안압을 낮추는 치료법이다. 다기관 연구결과에 의하면 정상안압녹내장 환자의 안압을 30% 낮춘 치료군에서 5년간 병이 진행하지 않은 경우가 80%로 안압을 낮추지 않은 비치료군의 40%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그러나 치료군에서도 병이 진행한 환자들이 20% 존재하여 안압이외의 인자가 관여할 여지를 제공하였다. 안압자체를 낮추는 것에 추가적으로 안압의 일중 변동 폭을 줄일 목적으로도 안압하강치료를 하게 된다. 안압의 일중변동이 녹내장 진행의 위험인자라는 보고들이 있다.
<목표 안압> 녹내장 환자에서 안압을 얼마까지 낮추어야 하는가, 즉 목표안압이 얼마인가는 환자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첫째 고려해야 할 사항은 시신경의 손상정도이다. 시신경의 손상이 심한 말기 녹내장일수록 초기녹내장에 비해 목표안압을 낮게 설정해야 한다. 둘째는 환자의 평균여명이다. 향후 살아야 할 날이 많은 젊은 환자일수록 더 엄격하게 안압을 조절해야 하며 고령의 환자에게 여러 가지 약제를 이용한 무리한 안압조절은 삶의 질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세번째로 시신경손상이 일어난 시점의 안압정도도 고려해야 하는데 안압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에서 시신경손상이 일어나는 정상안압녹내장의 경우 목표안압을 더욱 낮게 설정해야 한다. 한 번 정한 목표안압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아니고 추적관찰 도중 병의 진행속도에 따라 목표안압을 지속적으로 재조정하게 된다.
<순응도> 정상안압녹내장은 대부분 서서히 진행하며 초기에 증상이 없으므로 환자들이 안압조절에 대한 중요성을 심각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먹는 약에 비해 안약의 점안은 잘 잊고 시행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의사는 환자에게 현재 안약 점안을 빠뜨리는 것이 지금 당장은 아무 일이 없어 보일지라도 수개월 혹은 1-2년 후에 나쁜 결과로 나타난다는 점을 강조하여야 하며, 안약을 불규칙하게 점안하는 것은 안압의 일중변동 폭을 증가시켜 녹내장을 오히려 더 악화시킬 수 있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2-4회 점안해야 하는 약제보다 하루 한 번 점안하는 약제에 대한 순응도가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안압하강제의 종류> 프로스타글란딘제제는 현재까지 개발된 점안제 중에서 안압하강효과가 가장 강력한 약제이다. 정상안안녹내장의 경우는 고안압녹내장에 비해 안압하강이 상대적으로 어려우므로 가능한 강력한 안압하강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추세에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프로스타글란딘제제가 일차약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안압하강효과는 포도막공막유출로를 통한 방수의 유출을 증가시킴으로써 이루어진다. Latanoprost, travoprost, bimatoprost 가 사용되고 있으며, unoprostone은 안압하강효과가 미미하여 잘 사용되지 않고 있다. 프로스타글란딘 제제는 베타차단제에 비해 점안시 자극감 및 충혈이 종종 발생하는 단점이 있으나 전신적인 부작용이 없고 안압하강효과가 뛰어나다는 큰 장점과 하루 한 번 점안하여도 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알파2작용제는 방수생산을 억제시키며 apraclonidine과 brimonidine 두 가지 약제가 상용화되어 있는데 brimonidine은 방수생산억제 외에도 포도막공막유출의 증가효과의 두 가지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눈 주위 피부에 발적, 부종, 가려움 등의 알러지성 피부염이 약 10%이내에서 발생할 수 있다. 하루2-3회 점안한다.
점안용 탄산탈수효소억제제는 기존의 경구용이던 약제의 전신부작용을 줄일 목적으로 개발된 것으로 dorzolamide와 brinzolamide가 있다. 안압하강효과는 상용화된 약제들 중에서 낮은 쪽에 속한다. 하루 2-3회 점안한다.
베타차단제는 모양체에서 방수의 생산을 억제시킴으로써 안압을 하강시키는 약제로 국내에서는 timolol, carteolol, levobunolol, befunolol, betaxolol이 상품화되어 사용되고 있다. 베타차단제는 고안압녹내장에서는 일차약제로 흔히 사용되지만 시신경의 혈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논란이 있어 정상안압녹내장에서는 주의를 요하여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폐와 심혈관계에 나타날 수 있는 전신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어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있는 환자 혹은 심혈관계 이상이 있는 환자에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선택적 베타1차단제인 betaxolol을 사용해볼 수 있다. 하루 두 번 점안하여야 하나 최근에는 겔 형태로 제조하여 하루 한 번 점안하는 약제가 더 널리 보급되어 있다.
2) 안압 이외 요인에 대한 치료 안압이 녹내장에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나 안압이 정상범위인 정상안압녹내장의 경우 혈류장애도 녹내장의 발병기전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시신경으로의 혈액공급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전신질환으로 당뇨병, 고혈압, 저혈압을 들 수 있다. 당뇨병 환자에서 녹내장의 유병율이 높게 보고되고 있으므로 당뇨에 대한 철저한 치료가 녹내장의 치료 및 예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할 수 있다. 저혈압은 눈으로의 관류압을 저하시켜 시신경으로의 혈류를 감소시킬 수 있으며 특히 일중 안압이 상승하는 한밤중 혹은 새벽에는 더욱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저혈압에 대한 내과적 치료를 받아야 하며, 고혈압환자에서 과도한 치료는 밤중에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주의를 요한다. 일부 정상안압녹내장 환자에서 칼슘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의 사용이 혈관연축(vasospasm)의 완화작용을 통해 병의 진행속도를 늦추었다는 보고가 있었다. 그러나 이 약제의 전신 부작용으로 저혈압이 유발될 수도 있어 주의를 요하여 사용해야 하며 널리 쓰이고 있지는 않다.
최근 시신경세포인 망막신경절세포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로서 신경보호치료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신경보호치료에 대한 관심과 이에 대한 연구는 녹내장의 발생기전에 관계없이 신경세포가 사멸하는 최종공통경로가 아포프토시스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더욱 활발하여 졌다. NMDA (N-methyl D-Aspartate) 수용체 차단제로서, glutamate의 증가로부터 유발되는 exitotoxic pathway를 차단하는 memantin이란 약제가 현재 전세계적으로 다기관 임상시험 중에 있으며, 항산화 효과와 말초혈액순환 개선효과가 알려진 ginkgo biloba extract는 최근 국제학술지에 단기간의 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외부의 스트레스에 대한 세포의 자체 방어 기능인 heat shock protein을 유발시킴으로써 시신경을 보호하는 연구결과도 동물실험에서 보고되었다.
항산화작용이 있는 종합비타민제제도 이론적으로는 시신경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존의 안압하강제 중에서 betaxolol과 brimonidine은 안압하강작용 이외에도 in vitro 실험과 동물실험에서 신경보호효과가 있음이 보고된 바 있다. 안압하강제인 dorzolamide는 안압하강외에 시신경으로의 혈류를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신경보호치료가 임상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임상시험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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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3 [14:05] ⓒ 후생신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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