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 유치환이 쓴 친일 산문 첫 발견 문학계 충격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박태일 교수가 발견한 만주에서 발행된 친일성향의 한국어 일간신문 만선일(滿鮮日報)
1942년 2월6일자에 게재된 청마(靑馬) 유치환(柳致環.1908~1967)의 친일성이 강한 산문(散文)을
첫 공개 하면서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되었던 유치환의 친일에 대한 논쟁에
새로운 국면이 예상되며 청마 문학관을 운영하는 통영시와 청마 문학회가 제정한
올해 제8회를 맞은 "청마 문학상"과 지난해 10월 청마 기념관을 착공해 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는
거제시가 추진하고 있는 청마 탄생 100주년 청마 문학제도 이번 친일성 산문 글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 예상된다.
박태일 교수는 "청마가 쓴 이 글에서 일본의 태평양 침략전쟁의 의의와 그것을 저지르는
'제국'의 위대함을 찬양하고 '황국신민'으로서 국가에 의지할 것을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라며
"'황국 일본'이라는 존재 위에 예술가가 있음을 강조하는 등 일제를 노골적으로 옹호하고 찬양하고
있다."면서, 오는 27∼28일 영남대에서 열리는 ‘한국어문학회 전국학술대회’에서
<청마 유치환의 북방시 연구-통영 출향과 만주국, 그리고 부왜 시문>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태일 교수가 공개한 청마의 산문 전문은 아래와 같다.
이러한 의미로운 오늘 황국신민(皇國臣民)된 우리는 조고마한 개인적 생활의 불편가튼 것은
수(數)에 모들 수 업는 만큼 여간 커다란 보람이 안입니다.시국(時局)에 편승하여서도
안 될 것이고 시대(時代)에 이탈하여서도 안 될 것이고 어데까지던지 진실한 인간생활의
탐구를 국가의 의지(意志)함에 부(副)하야 전개시켜 가지 안으면 안 될 것입니다.
나라가 잇서야 산하도 예술도 잇는 것을 매거(枚擧)할 수 업시 목격하고 잇지 안습니까.
오늘 혁혁(赫赫)한 일본의 지도적(指導的) 지반(地盤) 우에다 바비론 이상의 현란한 문화를
건설하여야 할 것은 오로지 예술가에게 지어진 커다란 사명이 아닐 수 업습니다.
<대동아전쟁과 문필가의 각오> (전문)'
이번 박태일 교수의 친일성 산문의 발견으로 지금까지 청마의 작품 중 '전야', '들녘', 북두성, 등
친일성 논란을 빚은 작품에 대한 친일성을 입증하는 계기가 되어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 인명사전편찬
위원회의 '친일명단 사전' 1차 명단에 수록된 형인 극작가 유치진의 뒤를 이어 '친일인명사전'
2차 명단에 수록 될 가능성이 커졌으며, 문학계에 많은 논란과 파문을 줄 것이라 예상된다.
- 이혜정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