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예배
하나님은 영이시다. 그래서 예배하는 사람은 영적인 진실한 예배를 드려야 하는 것이다. -(현대인의 성경)요 4:24 -
교회를 은퇴하신 박 장로에게서 정화가 왔습니다. 담임 목사가 자기 임종예배를 드려 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은 교인 중에서 나이가 제일 많은 분이었습니다. 아주 건강해서 ‘구구 팔팔’할 것이라고 했는데 우연히 종합 검진을 했더니 위암 말기라는 판정이 났습니다. 너무 건강해서 아무도 그분이 아프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없었고 심지어 본인도 자기가 암이라고는 생각지도 않았습니다. 아무런 통증도 없고 다만 가끔 막연한 소화불량이나 불편감이 좀 있을 뿐이었는데 검사결과가 그렇게 나온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서울 딸 집에서 한참씩 요양하느라 교회 출석도 뜸해지더니 이제 자리에 누운 모양이었습니다.
목사는 놀라서 장로 몇 분을 동행하고 임종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 그런데 깜짝 놀란 것은 누워 있어야 할 박 장로가 일어서서 목사님 일행을 영접하는 것이었습니다, 방석을 권해서 그곳에 앉은 목사는 당황했으나 평온을 되찾고 물었습니다.
“병환은 좀 어떻습니까?”
“병원에 갔다 오면 좀 지낼 만합니다. 하지만 느낌이 곧 떠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정정하신데 임종예배라니 당혹스럽습니다.”
“안 됩니까? 이렇게 정신이 말짱할 때 임종예배를 드려두고 싶습니다.”
박 장로는 말했습니다. 숨이 끊어진 뒤 임종예배를 드리면 그때 자기 영은 이미 낙원에 가서 천상의 예배를 드릴 것이기 때문에 지상에서 영과 육을 가지고 마지막 예배를 드리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임종예배를 드린 뒤에는 다시는 죽은 자기를 위해 버스를 타고 교인들을 인솔해 와서 ‘위로예배’, ‘입관예배’, ‘발인예배’, ‘하관예배’ 같은 것은 드리지 말라는 유언을 했습니다. 모든 예배가 다 ‘이 세상을 떠나서 하늘나라로 갑니다. 받아 주십시오.’ 하는 것인데 죽은 한 사람을 위해 목사와 많은 교인이 자기 일도 바쁜데 자기를 위해 시간 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였습니다.
“나는 떠나가기 전 목사에게 당부하고 싶은데 제발 무슨 ‘축하예배’ 같은데 불려가서 설교하지 마십시오. ‘돌 축하, 팔순 축하’, ‘당선축하’, ‘개업축하’ ‘입주예배’ 등에 불려가서 하나님의 복을 나눠주는 설교 같은 걸 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교인에게 나눠줄 복을 하나님께서 미리 받아 호주머니에 넣어 두었다가 여기저기서 나눠주는 것이 목사가 아니지 않습니까? 예배란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그의 사랑에 경배와 찬양과 고백과 기도로 응답하는 행위인데 출장예배는 참 예배를 모독하는 행위입니다.”
“너무 심한 말씀 아닙니까?”
“죽는 순간이 되면 눈치 보지 않고 바른말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깁니다.”
이렇게 해서 목사는 평생 처음 해보는 임종예배를 드리고 박 장로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2012.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