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진의 『로마에서 길을 잃다』를 읽고(2012.5.13)
소설가 김미진과 함께 떠나는 이탈리아 여행
조금 억지스럽긴 해도 이탈리아라는 미지의 나라를 글로 여행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한 번이라고 이탈리아에 가 보았더라면 더욱 친근하게 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권하고 싶은 책은 아니다. 부산 공연을 위해 왕복하는 버스 안에서 읽었다.
여행이 세속적인 것은 세속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여행이 숭고한 것은 숭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행은 삶에 대한, 숭고하고 세속적인 반항이다. 여행이 그러하다면 무엇인 문제인가.
플로로그
제1장 황금빛 로마
로마를 알고자 하는 사람은 로마에 와서만 그 준비를 할 수 있다.-괴테
○베네치아 광장은 로마의 심장이다
베네치아 광장과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
베네치아 광장은 베네치아 궁전에서 기인한 이름이다
비토리오 애마누엘레 2세 기념관의 동상들
베네치아 광장에서 만난 배낭족들
○하늘 제단의 산타 마리아 교회 안에서 본 여자
하늘 제단의 산타 마리아 교회
하늘 제단의 산타 마리아 교회에서 내려다본 로마
○카피톨리노 언덕의 치욕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카피톨리노 언덕으로 오르는 계단
캄파돌리오 광장에서 내려다본 로마의 야경은 무한한 향수를 자극한다
언덕 입구의 분수대에서 두 꼬마가 장난을 치고 있다
카피톨리노 박물관의 팸플릿
○포로 로마노와 팔라티노 언덕의 폐허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개선문
포로 로마노에 오니 어디선가 카이사르가 로마 시민들에게 감격적인 웅변을 하고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사투르누스 신전
카스토르-풀룩스 신전
팔라티노 언덕에서의 전경 스케치
○테르미니 역의 안내소 직원
로마 시내의 택시 기사들
시내의 노상 점포에서는 로마를 상징하는 다양한 티셔츠를 팔고 있다.
거리의 스낵바
○바티칸 시국으로 가다
바티칸 시
산 피에트로 사원
산 피에트로 광장의 스케치
산 피에트로 광장에서 본 신부
○판테온, 판테온!
○판테온 광장의 깃발 부대
판테온 광장에 있던 마차
○파트리시아의 남자친구
토리노에서 만난 파트리시아
스페인 계단
1986년 이탈리아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는 스페인 광장의 맥도날드
스페인광장 근처에서 본 거리 공연자
나보나 광장에서
○산 피에트로 광장의 연행 사건
산 피에트로 광장에서 만난 여자아이
나는 왼쪽 두 명의 경찰관에게 연행되었다.
연행되었던 산 피에트로 광장의 임시 파출소.
제2장 로마에서 길을 잃다
이제는 나의 로마 체류에 대해서 적절히 설명하기가 더욱 어렵다. 나는 이 도시를 관찰하면 할수록 바다멀리로 나가면 바다와 같이 깊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괴테
○로마에 대한 동경
로마의 거리를 더 아름답게 하는 노천 계곡
다키아 전쟁의 기록이 새겨진 트라야누스 황제 기념 원주
○미켈란젤로의 고뇌
바티칸 박물관 내부의 달팽이 계단
바티칸 박물관 입장관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
시스티나 성당의 천지 창조 일부
시스티나 성당의 내부, 정면에 최후의 심판이 보인다.
○파괴는 또 하나의 창조
카피톨리노 박물관의 조각상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청동 기마상
카피톨리노 박물관의 다이아나
○빌라 데스테의 분수
타볼리로 가는 전철표와 버스표
빌라 데스테 입장권
티볼리는 대리석 산지로도 유명한데 산 피에트로 사원을 지을 때는 이곳에서 석재를 공급했다.
포도송이 같은 가슴이 주렁주렁 달린 다이아나 분수
오바토 분수
○오스티아 안티카
○연극 배우 안토니오의 운명
○로마 지하철의 로망스
○흥미로운 곳, 카페 그리고 그레코
제3장 카이사르는 로마를 사랑했다
우리가 어떤 장소에서 감동을 느끼는 것은 우리가 사랑하고 경탄하는 사람들의 흔적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가르침을 주는 곳, 그들이 대화에 몰두하곤 했던 곳, 그리고 그들의 무덤까지도 나는 관심 있게 지켜 본다. -티투스 폼포니우스 아티쿠스
○생일날, 리도 비치에 가다
○카프리에서 헤매다
카프리의 노란 버스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좁은 언덕길을 휙휙 내달린다.
카프리 섬에서 본 아름다운 대문
집집마다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대문 장식으로 좁은 골목길을 장식하고 있다.
카프리 중턱에서 바라본 지중해
카프리 정상에서 내려다본 지중해는 끝없이 깊은 푸른색이다.
○나폴리, 아이스크림 건배!
누오보 성 앞에서
나폴리의 버스표
○콜로세움이 무너지는 날에는 로마도 멸망하리라
많은 부분이 부서진 콜로세움
콜로세움 앞에서 자전거를 빌려주는 청년
콜로세움 내부
콜로세움에 설치된 가설 무대는 또 하나의 거대한 십자가 형상이다
콜로세움에서 본 안티고네 티켓
골로세움 실내는 2단까지는 구조물이 그대로이지만, 3단과 그 위에 쌓은 구조물은 거의 다 파괴되어 반 정도만 남아 있다.
○배낭족과 비닐족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카타콤베의 침묵
○검표원의 함정에 걸리다
○불가능은 없다
제4장 꽃의 도시 피렌체
나는 마치 다른 두 민족의 경계에 있는 것처럼 과거와 미래를 향해 동시에 눈을 돌리면서 이 자리에서 서 있다.-페트라르카
○피렌체에 도착하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 교회
피렌체 거리에서 꽃을 든 남자가 여행객들을 인솔하고 있다.
○두오모 광장의 경탄
두오모 광장의 한 화가는 이곳에서 가장 먼저 수채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자부심을 내비쳤다.
○불꽃을 삼키는 남자
○베키오 다리에서 본 찬란한 야경
저기 걸어가는 그림자여
레나스키의 잔영이여,
세속화된 문명 속에서
피렌체의 어둠은 달콤하다.
그리움도 사색에 잠겨 천천히 걷는 밤
젊은 연인들은 밀애를 속삭이고
기타 소리는 나지막이 흐느낀다.
불 켜진 아이스크림 가게를 지나
푸른 안개처럼 어둠이 깔리는
아, 여기는 베키오 다리의 밤.
-김미진 베키오 다리의 밤
○도나텔로의 막달라 마리아
○미켈란젤로 광장, 아름다운 야경을 맛보다
○레오나르도의 원본을 감상하다
○시뇨리아 광장의 두 노인
○피렌체의 일본인
○레푸블리카 광장에도 찰리 채플린이 있다
○피렌체 거리에 그리움을 새기다
제5장 토스카나의 이방인
초록빛 덧창이 달린 마을에 하루가 저물고 있었다. 부드러운 햇빛이 산 위에 내려 영혼의 갈망이 채워지는 시간이었다. 천천히 푸른 그림자가 계곡을 삼켰다. 그때 종소리가 퍼졌다. 새의 마지막 노래는 빛을 잠재웠고, 라일락의 침묵 속에 영원한 평화가 깃들었다. 곧 산은 별무리에게 말을 걸리라.-일라이언 윌슨
○피사의 사탑
○빈치 마을의 모나 리자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빈치 마을의 레오나르도라는 뜻이다. 레오나르도는 1452년 빈치 마을에서 술집 하녀와 공증인 가문의 유복한 남자 사이에서 태어났다. 당시 이탈리아의 세속적인 사회 풍조 속에서는 관례가 무시된 두 사람의 결합이 용이한 일이었지만, 결혼에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어머니 카테리나는 출산 후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 레오나르도는 다섯 살 때부터 아버지인 세르 피에르의 집에 살았다. 평생 결혼을 하지 않고 모든 정열을 일에만 쏟아 부었다.
모나란 마돈나, 성모 마리아란 뜻으로 여자를 높이는 말이었다. 리자 부인은 그날 바로 여행을 떠났는데 그것은 모나 리자 작업의 마지막을 의미했다. 그녀가 여행 도중 병으로 죽었기 때문이다. 모나리자는 미완성 상태에서 미술 역사상 가장 신비한 미소와 함께 남겨졌다.
○시에나의 레인보우
제6장 지중해의 여왕 베네치아
내 영혼의 물은 그 어는 것이나 쉼 없이 흐르고, 끊임없이 흔들리고, 어디까지고 깊이깊이 스며들어간다. .....바야흐로 나는, 바다를 향해 흐르는 한 방울의 물이면서, 동시에 모든 담수를 들이마셔버리는 바다 그 자체다. -마루야마 겐지
○덧없이 넓어진 수평의 공간 속으로
피렌체에서 베네치아까지는 기차로 두 시간 삼십 분 거리다.
○산 마르코 광장의 철새
○물의 왕국을 순례하다
베네치아는 그 자체가 예술이다. 뱀처럼 구불거리는 대운하는 그 어떤 고속도로보다 편리하고, 활 모양으로 휜 다리들은 신비로운 미로처럼 도시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기록에 의하면 작은 운하에 걸린 것까지 모두 400개의 다리가 있다고 한다.
○여행자와 케첩
○개미의 습격을 받고 떠나다
제7장 다시 로마를 그리워하네
그날 밤 이후로 내 눈엔 슬픈 그림자가 어른거리네,
아마 로마에서의 마지막 밤이었겠지,
나는 그 밤을 마음으로 부르고 있다네,
나에게 많은 사랑을 남겨준 그 밤,
이젠 눈물 한 방울이 눈가에서 흘러내리네.
-오비디우스
○트라스테베레의 오후
○한밤의 스페인 계단
○비 오는 날의 카푸치노 한 잔
○보르게세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다
○우울한 민박집
○고대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
○피에트라 거리의 술병
○라자니아를 먹다
○카라바조의 성 피에트로의 순교
○코르소 거리의 스프레이 화가
○한 밤의 아이스크림 가게
○방명록을 읽다
에필로그
여행은 지도가 정확한지 대조하러 가는 게 아니다. 지도를 접고 여기저거 헤매다 보면 차츰 길이 보이고, 어딘가를 헤매고 있는 자신의 모습도 보인다. 곳곳에 숨어 있는 비밀스러운 보물처럼 인생의 신비가 베일을 벗고 슬그머니 다가올 때도 있다. 어느 낯선 골목에서 문득 들려오는 낮은 음악처럼 예상치 못한 기쁨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가슴을 찌르는 질문 하나가 떠오른다. 나는 조금 전 한 남자를 경멸하고 역겨워하며 얼른 그 장소를 지나쳤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반사작용이었다. 그러한 내가 과연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쓸 자격이 있는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눈은 결코 소설가의 눈이 아니다. 나는 오늘밤, 로마에 와서 진짜로 보아야 할 것은 보지 않았다. 투명한 술병처럼 존재하고 있던 한 인간의 모습을 놓쳐버린 것이다.
만약 친구가 로마에 오겠다고 한다면, 그래서 내게 조언을 구한다면, 좀더 시간을 내어 이 도시에 머물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또한 여기에 머무는 동안 월요일이 끼여 있다면, 반드시 보르게세 공원에 가서 자전거를 타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넓은 공원의 한가로운 아름다움에 취하지 않고 로마를 떠난 다는 것은 억울한 일이기 때문이다.
김미진 글 사진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옛말이 있다. 그러나 로마에 와서는 길을 잃어버려야 한다. 어둠조차 다정한 도시에서 무작정 길을 걷고 또 걷는 것은 길을 잃기 위해서고, 또한 길을 찾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서 길을 떠난 것이 아닌가.
김미진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 메릴랜드 인스티튜트 컬리지 오브 아트와 타우슨 주립대학원에서 미술을 공부했다. 장편소설 『모짜르트가 살아 있다면』으로 등단한 후, 소설로는 『자전거를 타는 여자』『우리는 호텔 켈리포니아로 간다』『그 여름 정거장』을 출간했으며, 에세이로는 『히말라야, 눈부신 자유가 있는 곳』『26일간의 여행스케치』를 세상에 내놓았다.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미술사를 강의하고 있다.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한 개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고, 두 개를 던지면 사랑이 이루어지고, 세 개를 던지면 연인과 헤어진다는 속설이 있다. 토리노에서 온 파트리시아와 함께 트레비 분수에 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우리는 그때 뭔가 기원하면서 뒤로 돌아선 자세로 동전을 한 개 씩 던졌다. 그렇다면 언젠간 다시 로마에 올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 뙤약볕을 맞으며 기차역으로 향하던 그때, 나는 늘 그리워하던 로마를 다시 꿈꾸고 있었다. -에필로그 중에서
로마에서 길을 잃다
초판1쇄 2002년6월20일
초판2쇄 2002년7월15일
지은이 김미진
펴낸이 송영석
펴낸곳 (주)해냄출판사
등록번호 제10-229호
등록일자 1988년5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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