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번 145회차 산과 산성 답사는 대둔산 일대 둘러보기라는 막연한 계획으로 출발합니다.
무더운 여름철에 이열치열식 산행도 좋지마는 그래도 깊은 산속 계곡물에 발담그고 쉬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어서 만연하게 나선 길이었습니다. 성지기가 차를 몰고 산지기가 조수가 되어 잘도 아는 지형을 따라 갑니다.대둔산 배티재(349m)를 넘어서 전북 완주군 운주면 산북초등학교(폐교) 옆으로 난 길을 따라 탄현봉수대 길로 넘어갑니다. 배티재는 임진왜란 때 왜군이 경상도에서 전주읍성을 치기 위해 접전을 벌였던 곳, 이치(梨峙)대첩 전적지로 유명한 곳이고, 그 산줄기는 본래 계룡산에서 양정고개로 해서 천호산으로 이어지고 황산벌이 펼쳐지는 나리실재 못미쳐서 동쪽줄기로 방향을 틀면 곰티재가 있고 그 줄기는 내쳐 대둔산으로 이어집니다. 금남정맥으로 통하는 대둔산 줄기는 다시 배티재를 지나 건천리가 있는 곳으로 이어지고 그곳에는 백령성이 있는 잣티재로해서 전북 진안쪽으로 뻗어내려 덕유산이 있는 백두대간으로 이어집니다. 계룡산 줄기가 이렇게 이어짐을 확인할 수 있는 곳곳에 고개가 있습니다. 탄현이라는 곳도 여러 곳, 고산자 김정호는 백령성이 있는 곳을 탄현으로 대동여지도에 표기하고 있고, 완주군 운주면에도 탄현 봉수대가 있습니다. 신도안의 양정고개를 탄현으로 비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느 곳도 경상도에서 부여나 전라도 방면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꼭 넘어야할 고개들이 계룡산 산줄기마다 있고, 중요 길목에는 산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산성의 흔적만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지명도 있고, 절도 있습니다. 화암사도 그런 절의 하나로 보고 싶습니다.
화암사는 신라 고찰로 알려져 오고 있습니다. 불명산(428m)을 주산으로 하는 절에는 화암사 말고도 논산 가야곡면에 있는 쌍계사가 있습니다. 창살무늬와 월인석보 간행지로 잘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불명산 산줄기는 대둔산 산줄기의 남쪽에사 마주하고 긴 골짜기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백령성이 있는 건천리에서 발원하는 냇물과 그 너머 고당리 계곡으르 뻗은 물줄기는 용계산성이 있는 용계원을 지나 장선천을 이루며 운주면소재지와 논산 양촌면 소재지를 지나 탑동저수지로 모입니다. 이곳은 황산벌이 지척이고 계백장군의 묘소가 있는 언저리이기도 합니다. 은진현도 바로 이웃해 있고요.
고개를 넘어 물줄기를 따라 내려오면 논산 부여 방면이나 전주가 있는 평지로 이어지는 곳입니다. 골짜기가 깊어서인지 동네는 발달해 있지 않고, 다만 물이 좋은 계곡만이 여름철 피서객들을 부르고 있습니다.
그 많은 여러 골짜기 중에서 한 곳을 골라 쉬고자 하는 바람도 저 불명산 줄기 아래에 화암사가 있다는 말에 장선리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으스스한 임도를 따라 넘어갑니다. 그 덕택에 주변 지형을 더 잘 알게되는 결과를 얻습니다.
화암사라는 절만 생각하면 이처럼 외진 곳에 무슨 고찰이 있는지 의아스러워지지만, 용계산성, 용계원 역으로 이어지는 주요 교통로가 남북으로 이어지는 중간지점에 자리하고 있슴에 이르면 이 절의 가치는 다만 수양하는 도량으로만 여겨지지 않는 곳임을 짐작하기에 충분해집니다. . 불명산 정상에는 봉화대터가 복원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대전- 금산 -전주로 이어지는 17번 국도가 불명산 줄기를 가로질러가고 있습니다
대찰은 아니지만 고즈녁한 산사의 분위기를 십분 맛보여주는 화암사 창건에 얽힌 전설과, 그 절의 위치가 차지하고 있는 지형적 군사적 가치에다 극락전의 고풍스런 자태가 국보라는 미술사적 가치로 인해 더욱 관심이 가지는 곳입니다.
화암사의 모습을 한번 둘러봅니다.
(화암사 주변 지형을 알아보는 것이 절의 의미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줄 것입니다. )
< 전주 -대전 간 17번 국도 경천면애소 화암사 안내판을 따라 가면 나타난다.
가천리 마을에서 절 입구 주차장까지 길이 좁아 승용차도 교행이 조심스럽기만 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안내판이 있는곳부터 걸어서 올라간다. 고목은 없지만 산사의 고즈넉함을 흠뻑 맛볼 수 있다.
<화암사 창건에 얽힌 전설을 읽고 올라간다. 연꽃이 아닌 복수초 이야기가 갑자기 연꽃으로 변하고, 아무튼 화암사(花巖寺)라는 절 이름을 이해할 수 있게된다.>
계곡의 냇물이 꼬불꼬불해서 여러번 냇물을 건너야 한다. 다리의 형태가 다양하다.
일주문이 없는 절이라, 큰 돌을 세워서 그냥 절 입구임을 표시한다.
<양 옆으로는 바위 절벽 그 사이로 길은 나있고, 계곡 물이 함께 따라 흐르고 곳곳에서 아담한 폭포를 서너개 만든다.>
<인위적인 철제 계단이 고즈넉한 맛을 확 날려버린다.
예전에는 그냥 간단한 계단 몇 개만 있었는데, >
<안도현 시인의 시도 걸어 놓고
, 작은 폭포는 철제 계단때문에 숨겨져서 잘 보이지 않고.... >
< 좁고 좁은 길, 구불구불한 골짜기를 한참을 올라가면 드디어 나타나는 화암사의 모습.:
절로 들어가는 다리도 전신주 몇개 엮어서 다리를 만들어 놓았다. 불두화만 피어있고,
불이교(不二橋)인가, 극락으로 가는 극락교인가? 우화루(雨花樓)가 불명산 화암사라는 편액을 이고 있다.>
<우화루 아래로는 통행이 금지되어 있다. 아예 돌담을 쌓아서 막아놓고 옆의 계단으로 해서 올라선다.>
<계단을 올라서면 극락전이 적묵당과 우화루 사이로 살포시 보인다.>
<극락전을 보기에 앞서 우화루부터 본다. 목어가 매달려 있고, 안에는 우물마루, 연등반자에 기둥 한 쪽에는 커다란 목탁이 걸려있다. 원래는 우화루 밑으로 들어오면 극락전의 부처님이 올려다 보였을 터인데, 지금은 평등하기만 하다.>
<우화루 맞은 편에 있는 극락전(국보 316호): 석탑도, 석등도 없이 단초롭기만 하다.
서쪽으로는 적묵당이 동쪽에는 명부전이 있어 극락전 앞은 흡사 부잣집 네모난 안마당같기만 하다.>
<우리나라에 하나 밖에 없다는 독특한 양식의 하앙식 건축양식을 소개하고 있다.>
< 8개의 용머리가 특징적이다. 아래로 수그린 모습이다. >
<극락전 뒤편에는 용의 꼬리를 약식화 한것인지 세모지게 한 것이 7개 있다.>
<불경을 무릅쓰ㄱ고 찍은 극락전 내부 : 부처님과 닫집>
<극락전 뒷편 축대의 쌓은 정성과. 그 뒷담 역시 차분하게 쌓은 정성이 마치 산성벽 같다. 사이의 언덕(화계?)에는 상사화 한 그루가 피어있다.>
<화암사 뒷쪽에서 내려다 본 모습, 윈쪽은 불명산 줄기가 앞쪽을 나지막하게 가려주고 있다.
< 절 주변을 울타리 쳐준 돌담의 모습이 산성 석축을 연상시킨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탄탄하게 쌓은 돌담은 보기 힘들것 같다. 영주 부석사의 축대가 인상적이었는데,....>
<절 뒤편 임도옆에 피어난 상사화
옆에는 대나무가 무성하고, 호두나무에는 호두가 영글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