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46 7 cm의 높다란 장석입니다.
노란 모암위에 붉은 물감이 번졌습니다.
뒷쪽은 마치 종이가 물에 젖었다가 마른 흔적같은 것이 보입니다.
선돌이라고 하겠지만 저는 선바위라고 부르겠습니다.
수석 막 시작할때 가로돌보다 위아래 길쭉한 이런 세로돌이 좋았습니다.
세로돌은 대체로 좌대를 깔고 앉거나 서있습니다.
세로로 보는 돌은 시원합니다.
우뚝 힘이 솟습니다.
하늘을 향해 자라는 모습입니다.
모든 생명있는 것들은 이 세로로 세우는 힘이 있습니다.
언젠가 냉이꽃을 피우는 가느다란 줄기를 넋잃고 바라본적 있습니다.
살아 있다는 것이 저 연약한 줄기를 꼿꼿하게 세우는구나 하고 새삼 감탄했습니다.
냉이 줄기를 하나 꺾으니 그 냉이는 곧 쭈글쭈글 축 늘어집니다.
생명이라는 게 그러했습니다.
이제 저 생명의 힘에 불끈솟은 남성상의 이미지가 오버랩됩니다.
세로가 좋아보이는 것은 그런 것도 다 포함된 걸겁니다.
이제는 점점 가로돌이 눈에 들어옵니다.
가로돌은 아늑합니다.
화두를 갖지 않아도 그렇습니다.
편안한 아름다움을 줍니다.
대지와 산의 능선이 여근곡의 이미지와 겹쳐집니다.
예전엔 여성의 몸을 생각한다는 것은 몹시 불편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이제는 그런 것들이 편해졌습니다.
건강함과 생명력을 먼저 떠오르게 합니다.
곁으로 부드럽게 뻗어가는 가로돌이 이제 점점 좋아집니다.
가로돌은 대체로 산수경석이고 연출하기 위해선 수반이 필요합니다.
에휴, 점점 갖춰야할 것이 늘어납니다.
물이 마르니 노란색이 좀 사라집니다.
그러나 마른돌도 젖은돌만큼이나 다른 방식으로 때감이 좋네요.
첫댓글 붉은 피가 흐르고 있는 것 같고 근육 섬유질이 가지런하게 정돈되어 있는 것 같아요. 무생물로 보기에는 살아 움직일 것 같아 자꾸 눈길이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