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온 나라가 갈증을 호소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장마로 온 나라가 축축히 젖어들어간다. 보름전 부터 완도 신지도 상산과 명사십리 해수욕장으로 떠나는 여행을 계획해 놓고 막상 떠나려고 하니 주말부터 남해안을 중심으로 최대 200mm의 폭우가 내린다고 하여 걱정이 태산이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나 혼자 떠나는 여행도 아니고 온 가족이 산행겸 좀 이른 여름 피서로 문흥백두산악회를 따라 보름전 부터 완도 명사십리로 일정계획을 세웠기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가야한다.
이른 새벽 아스팔트를 깨우는 빗방울 소리에 나도 덩달아 깼지만 광주를 벗어 날 무렵 비가 눈에 띄게 그치기 시작하여 영암을 지날 무렵엔 달리는 버스 와이퍼도 안 움직여 걱정으로 밤잠을 설친 것이 쓰잘데기 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추천에 감사드립니다.
다도해의 아름다운 섬과 푸른 바다를 가슴 시리도록 품에 안으며 걷는 완도 명사갯길은 지난 4월 완도 신지대교 건너 강독마을에서 부터 명사십리를 지나 내동마을로 이어지는 15.2km의 옛 산길을 정비하고 전망대를 설치하는 등 둘레길 정비를 완료하고 진달래가 핀 5월 명사갯길 걷기대회를 통해 전국에 널리 알려졌다.
명사갯길은 전라남도에서 개발한 남도갯길6000리의 일부분으로 남도갯길 6000리 길은 서해바다의 영광군에서 부터 시작하여 무안, 함평, 목포, 신안, 진도, 해남, 슬로시티 완도를 거쳐 남해바다로 접어들어 강진, 장흥, 보성, 고흥을 거쳐 여수에서 끝을 맺는 바닷가 길을 말한다.
오늘 걷는 길은 완도군 신지 갯벌 70리길 중 물아태에서 시작하여 등대와 명사십리로 이어지는 2코스길로 등대를 왕복한다면 약5.4km에 이르는 길이다.
위 2개의 사진 중 아래 사진의 산행안내도에는 물아태에서 등대갈림길까지 거리는 4.2km로 표기되어 있으나 윗 사진의 산행지도에는 2.2km로 표시되어 있고 등대 갈림길에 있는 이정표에는 1.7km로 표시되어 있다. 물아태라는 명칭의 통일과 더불어 산행거리의 통일도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 신지 갯길 70리 일부구간을 정리하면 대략 이렇게..
오늘 함께 산행에 나선 친구들과 문흥백두산악회 회원들과 같이 물아태갈림길에서 기념사진을 남긴다. 2005년에 세워진 신지대교가 개통되기 전에는 완도항에서 철부선을 타고 이곳 물아태 선착장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도로의 내리막 길로 내려서면 막다른 선착장이 나오며 차량은 산행을 하지 않고 해수욕을 즐기려는 회원들을 태우고 물아태 갈림길을 되돌아 명사십리 해수욕장으로 간다.
오늘 같이 산행과 해수욕을 즐긴 친구들...그리고 나의 가족. (그런데 둘째는 어디 가부렀노?) 나와 친구들만 제2코스 길을 걸어 명사십리로 가고 옆지기와 두 아이들은 버스로 바로 명사십리로 간다. 낚시를 즐기는 큰아이는 산행보다 낚시가 더 고픈가 보다..ㅋ
물하태가 맞는지..물아태가 맞는지.. 지도와 이정표 등 완도군에서 만든 공식 표지판도 모두 헷갈리게 써놓고 있다. 물하태 갈림길에서 등대쪽으로 가는 길이 2코스이고 정상으로 바로 오르는 길은 뒷골산장 으로 오르는 길 왼쪽 시멘트 포장도로로 올라가면 된다.
자..그럼 갯길을 따라 물하태를 출발하여 명사십리까지 가 볼까?
좌로는 울창한 숲이요..우로는 망망대해? ㅋ 다도해의 아름답고 오밀조밀한 섬 사이로 검푸른 바다가 보이는 길..
중간에 전망대라기 보다 넓지막한 쉼터가 나오고...
명사십리까지 가는 갯길은 이렇게 웃음꽃 만발한 마실길처럼 부담이 없다.
요렇게 전망이 탁 트인 곳에서 완도항도 바라보고.. 지금 나오는 철부선은 아마 청산도로 가는 배렸다... 청산도는 슬로시티로 지정된 이후 모든 둘레길 메니아들이 가고픈 여행지의 1순위라고 한다. 걷기 좋아하는 나도 언젠가 청산도로 가는 저 배를 타고 이곳을 지나갈 것이다. 완도항에서는 제주도까지 가는 카페리호가 뜨는 곳이기도 하다. 배로 3시간이면 갈 수 있는 제주도. 목포에세 가면 4시간 40여분 걸리지만 완도는 1기간 40여분을 줄여준다. 요즘은 고흥, 장흥에서도 출발하는 등 남도땅 여러곳에서 출발하니 제주가는 뱃길은 옛날에 비하면 엄청 는 것이다.
철잃은 원추리가 속없이 주절주절 피어나 눈을 즐겁게 하고...
지천에 널린 고사리는 마치 선사시대로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고...
아이고..고향떠나 산으로 마실나왔다 길잃고 헤매다 전사한 게
아침까지 내린 비로 계곡은 온통 물소리 바람소리로 즐거운 스테레오.
지도엔 물하테에서 등대갈림길까지 무려 4.2km라고 표시되어 있어 한참을 헷갈리게 하더니... 막상 등대사거리에 와서 이정표를 보니 물하태까지는 1.7km로 되어있다.
또 다른 지도에는 2.2km로 표시되어 있어 이정표를 만들때나 안내도를 만들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만들었는지 이해불가다. 아마도 안내도와 이정표를 만든 주체가 틀리다 보니 빚어진 현상으로 비단 이곳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여기서 등대까지는 0.7km로 왕복 1.4km를 더하면 명사십리까지는 약4.4km로 1시간 30분이면 갈 것이다.
등대갈림길에서 등대쪽으로 700미터 가면 이렇게 바다가 바라보이는 전망대가 나온다.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듯 바닷물결은 사나운 바람에 파르르 일렁이고... 완도와 신지도를 이어주는 신지대교가 뿌옇게 서 있다.
멀리 해송사이로 명사십리 해변이 보이며 발길을 재촉해 본다.
산동정은 등대 갈림길에서 뽀쪽산방향으로 가는 길에 있는 전망대이다. 물하태에서 제1코스로 상산으로 올라선 회원들이 상산에서 등대 갈림길로 내려온던지 아니면 이곳으로 내려와 2코스와 합류하는 지점이다.
방파제에서는 해상 구조대원들의 훈련이 한 참이고 저기 어디선가 낚싯대를 드리웠을 큰 아이의 그림자를 찾아보지만 방파제 너머로 내려갔는지 보이지를 않는다.
명사십리 해수욕장으로 내려서는 길에 있는 상산 안내도.. 너무나도 심플한 디자인에 팡 터진 웃음이 쏟아져 나온다. 현위치에서 상산까지 가는 길과 코스가 표시되어 있지만 기본적인 거리표시가 안 되어 있어 이것만 가지고 산에 올랐다간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 헤맬것만 같다.
아마 등대갈림길에서 1.3km는 여기까지 이야기 하는 듯.. 우린 백사장을 걸어 명사십리 해수욕장 관리사무소 옆까지 가야 한다.
신지 명사십리(薪智鳴沙十里) 해변은 해수에 포함된 미네랄 등 기능성 성분이 전국에서 가장 풍부한 남해안 최고의 해변으로 백사장의 길이가 약 4km에 이르고 파도에 모래 우는 소리가 십리밖까지 들린다 하여 '울모래' 또는 '명사십리'로 불리기도 하였다.
매년 100만명이 넘는 피서객이 찾고 있는 명사십리는 길이 3800m, 폭 150m에 달하는 광활한 은빛 고운 백사장으로 경사가 완만하고 바닷물이 깨끗하며 넓고 울창한 송림, 주차장, 샤워장, 탈의실, 탐방로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가족단위 피서지로서는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특히 최근에는 신지 갯실 70리가 정비되어 한 여름 피서객들로 북적대던 것이 사시사철 갯길을 찾는 탐방객들로 신지도는 지금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밀려들어오고 있다.
신지면 신리 마을에 도착하였지만 여기서 관리사무소까지는 백사장 옆으로 잘 닦인 데크길 500여미터를 더 걸어야 한다.
'나는 풀이 아니라 나무랍니다.' 순비기라는 나무로 백사장에서 살며 꽃도 피고 열매도 맺는다. 꽃은 7~9월에 자주빛으로 피고 열매는 9~10월 둥근 모양의 흑자색으로 열려 약용으로 쓰인다고 한다.
미리와서 평상을 예약해 놓고 기다리는 산악회 임원진과 해수욕파 회원들.. 장마철에 폭우까지 예보되고 보니 신지 명사십리는 말 그대로 우리들이 접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 신지 명사십리로 떠난 여행에 동참한 회원들이 약 55명이니..또 광주 광산산악회에서도 우리와 똑같은 코스로 신지명사십리를 찾았으니 거의 100여명의 건장한 산악인들이 산을 즐기고 해변으로 몰려든 것이다.
그 해변에서 생긴 이야기는 2편에 계속 이어진다.
(글 : 포토뉴스 코리아, 굿뉴스피플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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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impro의 반 백년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simp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