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보다는 과정이라고 하던데,
과정을 생각하면 역시 좀 복잡해지네요.
12년간 꾸준히 달리기를 해왔고, 10년간 동아 마라톤 대회를 참가했다.
만족스러웠던 때 보다는 아쉬움이 남았던 적이 더 많았다.
올해는 어떤 변수가 생겨 나를 방해할까 하는 생각 마저 들었다.
그런데 이번엔 아주 좋은 변수를 만났다.
지난 가을 중앙대회에서 처음으로 중도 포기를 한 후 많은 생각을 했다.
부상 후유증으로 5주를 완전히 쉬고 이번 훈련은 아주 조심스럽게 시작했다.
다행히 조금씩 나아져갔고, 스피드는 아직이지만 지구력은 회복되었다.
대회 목표 설정이 아주 중요했다.
마음 편한 동네 선배님과 함께 5키로 24분, 키로당 4:48로 달리기로 정했다.
아주 중요한 좋은 변수였다.
동아대회 항상 혼자였는데 이번엔 누군가와 함께 시작한다니 마음이 놓인다.
대회날 새벽 부터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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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전에 가볍게 워밍업을 할 때 일철 식구들을 몇 명 봤다.
약간 긴장과 함께 설레이며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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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에서 자리 잡고 흐름을 따라 달리고 호흡을 생각하며 청계천으로 들어섰다.
이 때즘 부터는 긴장감도 사라지고 구간 속도도 마음에 들고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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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도 지나가고, 동대문도 봤고, 느낌은 좋은데 하프가 어떻게 나올지??
그간엔 5분 속도에 익숙해 있었기에
이번에 빨라진 구간 기록은 알겠는데 누계 기록은 어찌되는지 모르겠다.
하프 기록 1:41분, 25키로 2시간만 기억해 두었다.
계획데로 그 구간을 그 기록에 지나갔다.
30키로 조금 전에 나지막한 언덕을 나름 열심히 치고 오르니 여학생들이 소리 높여 응원해주었다.
나도 마음이 업되어 학생들에게 두손 들어 화답해 주었다.
가끔은 손바닥도 부딪쳐주면 학생들이 마구 좋아했다.
30키로 넘어가며 일철의 꿀물단을 만나러 갈 생각에 힘이 난다.
함께 가던 동네 선배님께서 마음껏 달려가라고 하신다.
지금 생각하면 참 민망하게도 함께 가자고도 안하고, 골인점에서 만나자고 인사 하고,
곧 만날 날개 선배만 생각하며 속도를 높였다.
내가 부탁한데로 그대로 준비해주셨을 것을 알고 있었다.
기억해 놓은 영동대교로 나가는 사거리 지점을 지나고 보니 목빼고 나를 찾는 선배님이 보인다.
손을 들고 가니 박치완선배의 목소리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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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넣은 파워젤통을 받아 마시며 손을 들어 짱짱맨 카메라를 보고..
너~무 좋다!! 오늘 뭔가 되는 날이다.
10키로 주자들과 섞여 달리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으니 복잡해도 마음 부담은 덜하다.
다만 속도가 엉켜서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마음을 다 잡았다. 이 앞의 10키로 주자들은 무조건 추월한다!!
그렇게 해도 간신히 4분 50초를 유지할 뿐이다.
잠실 대교 남단의 일마 꿀물단이 보인다.
자원 봉사하는 회원분들이 몇 곳에 나눠있었기에 밀려드는 10키로 주자들 때문에 나를 늦게 봤어도 꿀물을 전달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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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부터 바람에 들석이던 모자가 날아갔다.
때 마침 일마 자봉단이 많이 서있는 곳에서, 다행이다.
모자 부탁을 하고 마지막 5키로를 열심히 달렸다. 계속 호흡과 팔치기를 기억했다.
호흡이 느려지면 일부로 거칠게 몰아쉬면서 속도를 낼려고 하는데
마음과 호흡만이 올라가지 다리는 안 올라가는 것 같다.
남은 거리 2.195는 템포런 한셋트를 머릿속에 넣고 달리는데,
운동장 단지로 들어서며 힘들어지고 토할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약간 늦추니
내 뒤를 따라왔던 외국인이 다왔다며 추월해 나간다. 나도 그 사람만 보며 달렸다.
풀코스 주자는 왼쪽으로 달리세요!! 하는 소리 들었지만 오른쪽이 짧을것 같으면 오른쪽으로 달렸다.
그래도 운동장 메인스타디움 들어설 때는 왼쪽으로 자리 잡았다.
잠시 어두운 입구를 지나 환한 운동장으로 나가는 순간 이젠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힘들긴해도 뿌듯하면서도 약간 울컥해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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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2.195가 이렇게 긴 거리인지 새삼 느꼈다.
끝 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달린 것은 2007년 동아 대회에서 3:29:24 할 때 이후 처음 이다.
천천히 걸어가 다음 사람들을 기다리는데 곧 바로 함께 달렸던 동네 선배님과 형길씨가 들어온다.
반갑게 맞이하고 기쁨과 위로를 나누고 보조 운동장으로 걸어가는데 참 좋다!! 무지 좋다!!
지난 대회 때의 아쉬움을 다 보상 받았다.
많은 분들이 함께 기뻐해주시니 참 행복했다.
집에 와서 기록 조회를 해보니 내 목표데로 키로당 4:48 에 달렸고 전,후반 차이는 +40초였다.
23:53, 24:03
23:56, 23:49
24:12, 23:46
24:16, 24:0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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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29
![](https://t1.daumcdn.net/cfile/cafe/22321D3D532BFFA01B)
겨울 내내 긴장과 땀을 함께 나눴던 회원님들과 런부장 하상석 선배님께 감사드립니다.
대회 당일 뿐만 아니라 전날 부터 애쓰며 회원들이 마음 놓고 대회에만 집중할 수있게 준비해주신
시양씨, 학성선배, 날개선배, K-9선배, 짱짱맨과 그의 애인, 태연씨, 거북이대장님,
많이 많이 감사합니다!!
첫댓글 오~~ 마치 함께 달린듯한 느낌의 좋은 후기입니다. 다 읽고 완주하니 피곤하네요^^ 역시 은파선배님은 일철의 자랑입니다. 이렇게 대단한 선배님이 있다는 게 참 자랑스럽네요^^ 사진도 어케 그리 많이 찍히 셨나요??^^ 고생하셨씁니당
역쉬~고수님! 쵝오^^
전~초반20K 선배님 페메엿음~햇음돠ㅠ.대회후 바로 칼 갈고있음..ㅋㅋ
동네 아저씨가 누군가 했더니
Sub-3 번개 형암 아저씨였구먼~~~
동네아저씨 페메도 따돌리고 모자가 날아가도
거침없이 달렸으니 최고 기록인가 봅니다
거북이 같으면 바람에 굴러가는 모자 쫒아가서 집어들고 뛰였을텐데 ㅋㅋ
목표를 향한 질주 본능이 대단 합니다
더군다나 12년이면 남들은 마라톤도 은퇴하던데
생애 최고 기록까지 내셨으니
대단한 유니스 ~~~~
최고기록 축하 합니다
Sub-3 도 멀지 않은것 같네요
풀 코스 최고 기록 다시한번 축하합니다 지난 중마에서 레이스중 중도에 포기했을때 많이 안타까웠는데 이번 동마에서 화려하게 부활 하였네요.오랜 관록으로 레이스 운영을 참 잘했어요 유니스한테 배울점이 참많아요 이번시즌 많이 기대됩니다^^*
같은 클럽에서 운동한다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오래오래 함께 운동하시면서 후배들에게 많은 가르침 부탁합니다~^^
빨리 들어와도 힘든건 똑같네요..
최선을 다 하시고 엄청난 기록 달성하심을 축하드립니다..
최고기록 달성을 축하드립니다!!
최고 기록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노력한만큼 땀흘린만큼 기록이 비례하는것 같아요~ 마라톤을 향한 깊은 사랑과 동료들과 함께 달리는게 무엇인지 늘 보고 배웁니다~ ^^
오랜기간의 마라톤 관록과 정확한 훈련으로 땀흘려 준비하고 흐트러지지않는 강인한 정신력이 있기에 좋은결과와 뿌듯함이 더하신것같네요.모두에게 귀감이 되는 모범적인 마라토너.. 좋은결과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화이팅!!
오랜기간 큰 부상 없이 달리기를 지속할 수 있다는것도 배워야 하겠고 대회 페이스 운영하는것 또한 배울게 많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꾸준히 달리기 하여 환갑때는 서브쓰리까지 한번 해보세요!^^ 힘!!! 유니스!!
선배님 존경스럽습니다^^ 앞으로 많은 가르침 부탁 드립니다~~~~~
오오 멋지세요~ 쉴 때 확실히 쉬시고 다시 또 훈련하고 ... 페이스 흐트러짐없이 꾸준히 달리셨네요~
멀리서 와이파이가 잘 안되는데 댓글 담 축하드리오
개인기록을 갈아 치우시다니.... 축하드립니다. 올해도 유잡사?
축하 드립니다 달리기 자세가 좋아서 계속해서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역시~~은파선배다운 저력이네요~~후기 잘 읽었습니당
지난 중마때 부상으로 완주못하신 아쉬움이 기폭죄가 되어 동마때 최고기록 달성 하셨나봅니다
축하드립니다
언제나 대단하신 은파선배님!! 최고!!임다!!
표정 좋고 몸매 예쁘고 달리는 자세 정말 길고 멋져~~!
어디까지인지 모를 우리들의 도전은 계속되어야만 한다.. 쭈욱~~
최고기록 축하해요~~♥
흥과 기쁨이 흘러 넘치넹~~
최고기록 갱신 왕추카 하며
부상없이 정진하는 한해를 기원함다^^
소 잡아라 ~
12년동안 최고기록을 위해 애쓴 보람이 이번동아에서 이룩했네요.
축하합니다.
그 열정대단하십니다. 좋은기록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부상없이 좋은기록 될겁니다. 화이팅
대회전 달리는 모습을 보니 만족할수 있는 기록이 나올거라 예상을 했습니다.
꾸준히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훈련한 결과라 여겨집니다.
잘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