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22주일 강론 : 유다인들의 잘못된 전통(마르 7,1-8. 14-15. 21-23) >(9.1.일)
*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유다인들의 잘못된 전통에 대해 질책하십니다. 그들처럼 우리에게는 잘못된 사고방식이나 생활방식이 없는지 살펴보고, 혹시 있다면 즉시 고치기로 결심하면서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1. 청주교구의 어느 신부님이 이주민 사목담당자들과 캄보디아에 갔습니다. 일정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였는데, 한국에서 일한 후에 고향으로 돌아갔던 이주 노동자의 집을 방문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디 아픈 데는 없는지, 번 돈을 잘 간수하고 있는지, 이런 걱정을 하는 중에 버스가 어느 골목으로 들어섰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온통 1층짜리 양철지붕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는데, 그 가운데 우뚝, 시멘트로 잘 지은 집이 하나 세워져 있었습니다. ‘저 집이구나!’라고 직감했는데 그 집이 맞았습니다. 한국에서 열심히 일해서 벌었던 돈으로 지었던, 20평짜리 3층 집이었습니다. 대문을 들어서니, 어르신들부터 아이들까지 3대가 나와 “한국은 너무 고마운 나라”라면서 반겨주더랍니다.
“집이 참 좋아요!”라고 하자, 그 친구는 “한국에서 돈을 꼬박꼬박 모은 덕분”이라며 떠듬떠금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카 한국에서 일할 때, 다른 친구들은 쉬는 날에 술을 많이 마셔씀니다. 일이 너무 고되니까 그러케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노래방에도 가고, 캄보디아 음식점에도 가고, 여자한테 톤도 많이 썼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료일에 성당에 맨날 카고, 한글도 열심히 배워씀니다. 다른 데 마음 안 뺐기고 열심히 일했고, 열심히 돈 모아씀니다.” 정말로 눈물 나는 말들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저축한 후, 고향에 돌아가 잘 살고 있는 그 친구가 대견하고 고마웠으며, 한 집안 가장이 정신 바짝 차리고 살면 이렇게 3대가 행복해지는구나 싶었답니다. 정말로 훌륭한 친구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는 이 친구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2. 어떤 언행을 할 때 앞뒤가 안 맞고 너무 과장하면 “이율배반, 모순, 자가당착”이라고 하는데, 예수님 시절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그랬습니다.
1) 그들에게는 “하느님, 율법,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그들의 말과 행동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부정하고, 호시탐탐 그분을 죽이려 했기 때문에 그분과 그들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일어났습니다. 그들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신랄하게 비판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분은 “너희가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말은 맞다. 그렇다면 아브라함의 자손답게 살고 있느냐?”라고 반문하셨습니다. 이 말은 “너희가 하느님을 믿는다는 말은 맞다. 그렇다면 너희 안에 하느님이 계시느냐? 하느님을 믿는 사람답게 살고 있느냐?”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분의 비판은 그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문제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성당에 다니고, 미사 참례도 하고, 하느님의 말씀도 듣지만, 우리 삶을 돌아보면 “하느님”이 빠져 있을 때가 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하느님이 없고 세상 사람들처럼 처신할 때가 많기 때문에, 예수님은 이런 점을 콕 집어 말씀하셨습니다.
2)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우리 언행이 달라질 것입니다. 하느님께 속한 사람은 하느님의 뜻에 맞게 처신하지만, 사탄에게 속한 사람은 사탄이 좋아할 일을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너희는 하느님을 믿는다면서 내 말을 거절하고 있다. 너희 안에 분노, 미움, 살인이 있다. 또 하느님의 이름을 들먹이면서, 마귀의 생각과 행동을 따르고 있다.”라고 비판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예수님 비판에 자존심이 상했지만,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3) 더욱이 그들은 재충전의 시간이 되어야 할 안식일을 율법과 계명으로 바꿔 버렸습니다. 하느님은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켜라.’라고 당부하셨는데, 그들은 너무 세분화했습니다. 예를 들어 밭갈이, 파종, 수확, 건물 짓고 부수기, 바느질, 사냥, 망치질, 요리, 빵 굽기, 글쓰기, 불을 켜고 끄기 등을 안식일 금지 사항으로 정했습니다.
안식일에 1,000m까지 가면 죄가 안 되지만 1,000m 이상 가면 죄입니다. 바느질도 두 번 하면 죄가 안 되지만, 세 번 하면 죄입니다. 손수건도 들고 다니면 죄가 되지만, 몸에 붙이고 다니면 죄가 아닙니다. 안식일에 냉장고 문을 열 때 손을 사용하면 안 되고 대신 다른 도구 등을 사용해 냉장고 문을 연답니다. 정말 웃기는 규정들입니다.
이처럼 유다인들은 안식일의 참된 의미를 모르고 형식만 너무 강조했기 때문에, 예수님이 비판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안식일을 지키지 말라고 하지 않았고, 안식일을 잘 지키고, 안식일의 본래 뜻을 잃어버리지 말라고 당부하셨습니다.
3. 마음을 하느님께 두지 않으면서 말로만 신자인 체 행동하지 말고, 열심히 신앙생활 하는 교우들을 말로 괴롭히지 않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면 하느님이 알아서 처벌하실 것입니다. 온 마음과 온 정성을 다해 하느님과 교우들을 공경하도록 노력합시다!
제가 부임한 이후, 이곳저곳 수리, 점검, 보완을 많이 했고, 작년에 성전과 마리아관에 LED 전기 공사를 완료했습니다. 그래서 눈도 건강해지고, 전기세도 절감하고 있습니다.
한편 에어컨과 난방기가 미비해서 냉난방기를 이곳저곳에 설치해왔지만, 7개의 방은 늘 숙제였습니다. 냉난방기 구입비, 설치비가 많이 들어서 고민하다가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못 한다고 생각하고, 8/20(화) 드디어 모든 방에 냉난방기를 완비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며칠 후에 어떤 분이 냉난방기 구입비 1,000만원을 빨랑카 하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박수!!) 언제든지 본당을 위해 이렇게 빨랑카 해주시면 본당 살림에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우리 본당 교우들 숫자는 적지만, 서로 아껴주고 활력있는 본당을 만들어 나갑시다!
예수님을 가진 자는 모든 것을 가진 자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