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역에 수만기가 산재해 있는 '고인돌(支石墓ㆍDolmen)'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일원의 고인돌을 '단군조선'의 유적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7만여기의 고인돌 중 절반에 가까운 4만여기의 고인돌이 한반도에 집중해 있다. 남한에 3만여기, 북한에 1만여기가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되지만 일부 학자들은 그 수를 7만∼8만기까지 늘려 잡기도 한다. 지난 30년 동안 무려 4만여개 고인돌이 파괴ㆍ훼손된 것으로 조사돼 있다. 국내 고고학자들은 "한반도의 고인돌 문화는 동아시아 거석문화권의 중심권"이라는 사실에 누구나 동의한다. 중국에서는 황해에 인접한 랴오닝(遼寧)ㆍ산둥(山東)ㆍ저장(折江)일대에서 350여기, 일본에서는 한반도와 인접한 규슈(九州)지역에 550여기의 고인돌이 발견됐지만 그 형태의 다양성이나 분포도에서 한반도에 크게 못 미친다. 일본 오키나와제도 끝부분 미야고 섬의 고인돌은 우리나라 제주도식 고인돌과 흡사하다. 한반도 고인돌의 마지막 단계를 보여주고 있는 제주지역 고유의 고인돌 연구가 지속된다면 역사적으로나 문화관광자원으로서 가치가 높을 것이다. 한반도 전체의 고인돌 중 제주지역의 고인돌은 140기로 대부분의 보존상태는 무난한 편이지만 체계적인 관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적어도 1000여기 이상은 제주지역에 산재해 있을 가능성이 많아, 이 부분에 대한 각계의 발굴·보존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이처럼 한반도에 고인돌이 집중돼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목포대 이영문(李榮文) 교수도 말했듯이, 아시아지역 고인돌의 중심분포지가 한반도이고, 형식도 북쪽에 북방식 고인돌이 많고 남쪽에 남방식이 많으며, 돌널무덤과 비슷한 개석식 고인돌이 중국 랴오닝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에서 발견되는 점으로 보아 한반도에서 남ㆍ북방의 문화가 융합된 독자적인 고인돌문화가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한반도 고인돌은 세계 거석문화의 발생, 분포 및 전파과정을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가 아닐 수 없다. 한반도의 고인돌은 특히 밀집 분포도나 규모, 다양한 형식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학자들을 중심으로 세계20여개국이 참가한 세계거석(巨石)문화협회(총재 유인학(柳寅鶴; 1939∼ㆍ한양대 법대교수))가 결성되고 2000년에는 한국에서「세계 '고인돌'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학계와 정부ㆍ지자체가 공동으로 고창ㆍ화순 고인돌지역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도 추진돼 왔다. 세계 고인돌의 과반수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세계 고인돌의 보존 연구 활동의 메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고창과 화순의 고인돌 지구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신청 노력은 관광 측면에서 볼 때도 유익한 일이다. 프랑스는 브리타뉴 카르냑의 고인돌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연간 500만명 가량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