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은 앞 생각이 말쑥하고 뒷 생각도 말쑥하여
사무량심<자비희사(慈悲喜捨)>과 같은 가지 가지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하심을 이름이다.
마하살은 비록 먼지 낀 세속에 있어도 항상 그 마음이 청정하여
한 물건도 집착함이 없이 일체의 객관과 주관을 여의어서
허공과 같이 광대하여 텅 비었으면서도 밝은(虛明) 기상을 뜻하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마음이 허공과 같다(心如虛空)는 뜻이다.
그런데 이 당처에서 주의를 아니하고 그만 심여허공(心如虛空)이라는
문자의 뜻에 사로 잡혀서 그 마음을 허공과 같이 광대히 가질려면,
벌써 허공 하나를 더 짊어지고 들어가는 사견밖에 아니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마음을 가져야 '마음이 허공과 같다'는 뜻을 바르게 받아 지니겠는가?
다만 마음에 망상을 일으키지 말고 무심(無心)에 머물 때에 비로소
그 마음은 호연히 걸림이 없어 허공까지라도 집어 삼킬 수 있는 마하심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렇다면 산하대지 뿐만 아니라 삼천대천세계까지라도 마하심에는 비교가 되지 않으니,
하물며 인간사회의 부귀빈천이나 번뇌망상, 선악도나 생사고락은 물론이요,
정각 대각 불보살까지라도 발 붙일 곳이 어디 있겠는가.
- 백봉선생님 금강경강송 초판본 28-29쪽 대승정종분 (如雲이 풀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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