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함포공격으로 적 상선을 두 척 격침시켰습니다. 그런데 상당히 긴 밤이 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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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지난 표적에게 함포로 반격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배와 승조원 모두 무사했습니다. 다행입니다.
항공기가 걱정되어 긴급잠항하였고 함내산소농도가 19퍼센트에서 슬슬 18퍼센트까지 떨어질 찰나였습니다.
갑자기 음탐사가 미상군함을 감지했습니다!
현재 자함의 상태는 배터리 85%에 압축공기와 산소탱크는 만충으로 한동안 잠항을 유지할 여력이 충분했습니다.
미상군함의 추진음을 듣고자 했으나 최대감지거리에 걸쳐져있는지, 제가 직접 청음할 수는 없었습니다.
수중청음기 시점에서 화면 좌상단에 버튼 4개가 있는거같아 마우스로 쭉 끌어다 놓아보니 문서 4개가 나왔습니다.
수중청음기로 선박들을 식별하는 요령이 적혀있는듯 합니다.
다만 맨 처음 문서를 빼면 쓰여있는 숫자들이 뭘 의미하는지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사일런트헌터4에서의 경험상 어차피 수중청음기로 들릴락 말락할 먼거리라면 육안으로 발각당할 수 없는 거리였습니다. 그래서 Baffle Clear하고 부상하고자 했습니다.
Baffle Clear를 의도로 진방위 250에서 161로 변침하였는데, 상대방위 233(진방위 034)에서 미상선박을 감지했습니다.
글을 쓰면서 보니 이 미상상선은 자함의 음영지대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수중청음기로 추진음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강-약-약-약. 4엽 프로펠러였습니다.
당장 추격하지 않고 미상군함의 침로부터 확인했습니다.
남쪽을 향해가고 있는걸로 보아서 이 군함은 몇 시간전에 제가 벌인 수상공격과 무관해보였습니다.
혹시 몰라 또다시 재변침하면서 Baffle Clear를 시도했습니다.
변침을 완료하고보니 또다른 미상군함의 존재는 없었습니다.
미상상선의 침로는 서쪽으로 판단되었습니다. 그래서 부상하여 미상상선을 추격했습니다.
부상직전 관측 잠망경으로 사방을 둘러보니 항공기는 없었고, 상선으로 보이는 실루엣을 음탐사가 보고했던 방위에서 발견했습니다.
반면 미상군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완전히 부상하여 '기관 앞으로 고속'지시하고 UZO로 접촉한 표적을 지켜보았습니다. 방위끌림 좌측이었습니다.
선박을 식별해보니 1811톤의 말 그대로 화학약품 운반선이었습니다.
어차피 비무장으로 보여서 국적을 확실하게 식별하려는 의도로 계속 접근했더니, 저쪽에서 먼저 탐조등을 비춰왔습니다.
탐조등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으로 보니까 작은 유니언잭이 보였습니다.
즉시 함포로 공격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거리를 측정해보니 1200m였습니다. 역시 야간에는 1400m면 발각되는거 같습니다.
생각보다 굉장히 가까운 거리입니다.
표적은 몇 분 버티지 못하고 격침당했습니다.
저는 항공기의 눈을 피하고 미상군함의 지원이 올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긴급잠항했습니다.
물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정숙태세 취했습니다.
아까 그 미상군함을 다시 감지했습니다.
줌아웃 한 모습.
자함의 상태는 배터리 약 82%였고 압축공기와 산소탱크는 만충상태로, 산소탱크를 쓰지 않는다는 조건에서는 4시간 정도 잠항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음탐사의 보고를 바탕으로 미상군함의 동태를 살펴보니 자함이 벌인 사건들과 무관하게 갈 길 가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더이상 쓸데없이 배터리를 쓰고 싶지 않아 부상했습니다.
그렇게 부상하고 별 생각없이 가는데 정말 행운이라고 해야할지 또다시 미상상선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추격했습니다.
식별해보니 1667톤의 소형 상선이었습니다. 방위끌림은 좌측.
이번엔 모니터에 코를 박고 국적식별기를 봤습니다.
좌상단에 아주 작게 유니언잭이 보였습니다.
역시 함포로 공격지시 내렸습니다.
이렇게 단 하룻밤만에 세 척의 상선을 함포로만 격침시켰습니다.
속된말로 표현하자면, 매우 많이 남는 장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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