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의 숙제를 발견한 UFC 88
일본무대에서는 동양인으로서는 압도적인 하드웨어를 가진 김동현 선수가
별다른 전략없이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나 UFC 2전째 맞이하는 UFC본토의 파이터는 남달랐다.
- 힘(strength)에서 밀리다
1 라운드초반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완성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맷 브라운은 자신의 뒷통수에 감긴
김동현의 팔을 붙잡고 뜯어냈다. 해설자 본인도 UFC 해설 1년동안 처음보는 광경이었다.
이러한 힘의 차이는 넥클린치, 스탠딩 클린치, 테익다운 이후에도 계속 김동현을 괴롭혔다.
결국 힘의 승부에서 패배함에 따라 김동현의 지구력도 빠르게 떨어졌다.
- 타격의 헛점이 다시 드러나다
경기가 쉽게 풀리지 않자 김동현은 왼손 한방으로 경기를 끝내려는 시도를 여러차례보였다.
하지만 예비동작이 큰 왼손 스트레이트는 맷 브라운이 뒤로 빠지는데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
아울러 왼손잡이 타격가를 상대로 준비를 한 맷 브라운은 김동현이 왼손을 뻗으면 더킹으로
피하고 왼손,오른손 넣으면서 난타전을 만드려고 했다. 지금까지 한번도 난타전을 경험하지
못한 김동현은 뒤로 빼면서 관중들의 야유까지 받는 형국이 되었다.
- 다양한 테익다운방법을 개발해야
상체를 싸잡은 상태에서 다리를 걸어서 넘어뜨리는 유도식 테익다운은 지금까지 김동현의
전매특허였다. 하지만 2번 성공한 이후에 맷 브라운은 자신의 중심을 낮추거나 다리를 벌리면서
효율적으로 방어했고, 오히려 뒤집으면서 스스로 유리한 위치를 잡기도 했다.
이렇게 상체를 싸잡혀도 자신이 밀리지 않는 것을 확인한 맷 브라운은 적극적으로 난타전과
상체 클린치를 유도했고 김동현은 뒤로 물러나는 수밖에 없었다.
- 세컨의 부재 그리고 전략,전술의 부재
맷 브라운은 최근 리치 프랭클린의 팀 익스트림에서 훈련을 했다. 이곳에서 수준높은 타격코치,
레슬링 코치,컨디셔닝(힘,지구력) 코치에게 지도를 받았다
특히 위자드(마법사)라는 별명을 가진 맷흄 트레이너가 팀 익스트림에서 맷 브라운을 지도했다.
UFC 88 당일, 맷브라운측은 팀 익스트림의 코치진이 모두 출동했다.
반면 김동현은 후배와 현지에서 급구한 통역 1명뿐이었다.
경기장에서도 맷 흄은 전체적인 큰 그림을 보면서 맷 브라운에게 정확한 지시를 했다.
이어폰으로 들려오는 맷 흄의 지시내용은 전율 그 자체였다.
김동현의 약점을 완벽히 파악하고 있었다.
만약, 양성훈 관장이 있었더라면 1라운드에서 연속적인 초크시도로 김동현 스스로의 체력을
깍아먹는것도 아울러 반복적인 유도식 테익다운시도로 오히려 밑에 깔리거나 2R에서 보여줬던
예비동작이 큰 왼손 펀치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 "한계"가 아닌 "숙제"를 발견하다
이러한 전반적인 흐름속에서도 김동현의 3R에서 스스로 승리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상체클린치에 이은 테익다운이 아니라 하단태클을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포인트를 획득했고
컷팅을 통해서 +2점을 더 획득했다. 1R과 2R의 경기내용을 스스로 파악하고 자신 스스로 새로운 공략방법을 찾은 것이다.
체력과 타격능력을 보완하고 전술/전략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게임플랜을 개발해야 한다.
UFC 최근의 흐름은 원패턴 파이터가 서서히 종말을 고하며 웰라운드 파이터 그리고 다양한 게임플랜을 가진 파이터가 득세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UFC88에서 승리를 거둔 초난료는 3년째 팀 퀘스트에서 훈련을 하며 본토의 유명코치와 선수들과
인간관계를 맺으며 MMA의류업체와 스폰싱 계약도 했다. 결국 김동현도 이처럼 해외명문도장에서의 전지훈련은 필수코스로 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UFC 88로 우리가 본 것은 김동현의 "한계"가 아니라 "숙제"이며,
이 숙제는 김동현이 노력을 통해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1R에 초크가 완벽히 걸려서 경기에서 승리를 했다면, 이런 "숙제"는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다.
크게 보고 멀리 본다면, 오히려 김동현에게 큰 "약"이 된 듯하다.
무엇보다도 이제 그는 시작이다.
자신의 모든 의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 쏟아부으며
지금까지 아무도 가지 못했던 길을 걸어가는 파이오니아다.
다소 매끄럽지 않고 속시원한 승리는 아니었지만 이기고서도 경기장내 관중및 TV로 경기를 본
한국 시청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표정이 밝지 않았던 20대 청년에게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
- 인간어뢰 -
첫댓글 남훈님 항상 방송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해설 실력도 점점느시고 ㅋ 위내용중에 힘의 차이가 가장 큰거 같더군요 클린치시에도 맷브라운에게 계속 뒤로 밀리고 다음경기땐 카로랑 하면 동현선수 딱 답이나올듯-.-;
제가 보기에도 힘의 차이와 세컨의 차이가 가장 큰 것 같았습니다.
끝나고 인터뷰하는 그세끼 인상 졸라 많이 쓰던디 차라리 인터뷰를 하덜말지 남훈님 언제 한번 잠수함에서 어뢰쏘며 쏘주 한잔 해요
남훈님 해설과 칼럼 정말 잘보고 있습니다~해설은 후덕하고 조리있으셔서 좋고 칼럼도 날카로우면서도 긍정적인 해법을 제시하셔서 참 좋습니다~!! 계속 퐈이팅해주십쇼~!!!
해설계의 육덕 김남훈 위원님, 앞으로도 좋은 해설 부탁드립니다.
혼자서는 안되죠... 많이 벌기위해서는 유능한 코치진이 필요합니다.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합니다. 놓지면 그만이죠.
글 잘읽었습니다...경기 스포일러에 적은 저의 의견과도 일치한 글입니다만...어떻게 생각해보면 어드바이스겠지만 흔히 말하는 님의 해설에 까대는 저에게 쪽지로 충고를 받아들이며 본인의 칼럼을 읽어보기를 추천하시더군요...칼럼란도 가끔 들어와서 읽어보곤합니다만 님의 글을 읽어본 저의 견해로는 님은 해설하실때와는 다르게 냉철하고 객관적인 면이있는것같습니다만..경기후의 세세함을 잘 관찰하셨고 또 객관적으로 장단점을 잘지적하고 잘쓰셨네요...그런데 왜 생방송 해설은 님의 생각과글솜씨를 따라가지못하는것일까요 물론 지금 이칼럼은 여러번의 모니터를 거친후 쓰신거겠지만 혹 기분나쁘셨을지 모르겠지만 님에대한 무차별
적으로 반감만 가지고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다만 저의 글을 읽어보셨겠지만 님이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쓰신글처럼 앞으로의 해설도 진지함과 세세한 냉철함으로 해주셨음합니다...어떻게보면 장난스럽고 프로레슬링같은 멘트는 캐스터에게 넘기시고 전문해설자답게 좋은해설부탁드립니다...
TV해설할 때와 나중에 컬럼으로 올릴 때는 분명 구분을 합니다. 마운트와 가드를 구분하는 국내 시청자는 정말 극소수입니다. 저는 저의 주관을 가지고 해설할 뿐입니다. 그럼..수고하세요. 좋은 추석되시길
호드리고님 말 동감입니다, 누구에게나 마음에 드는 해설을 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그런 불만 하나하나 다 늘어놓으면 불만늘어놓느라 바쁘고,남에게 나에대한 불만 듣느라 바빠서 세상 못삽니다..
백가지 얼굴에 백가지 개성이 있듯이 자신의 주관이 들어가다보면 거기 동조하기 힘드신 분이 생기는거 같습니다^^ 그런점을 이해하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주관이 빠진 해설은 재미가 아니죠^^
보통 진경기에서 많이 배우는데 김동현선수는 이기고 문제점을 발견했으니 이보다 더 좋을수 있나요~ 남훈님 해설 넘 재밌게 잘 듣고 있습니다. 잘하시겠지만 악플에 휘둘리지 말고 위트넘치는 해설 계속 부탁합니다. 한국에 김동현선수 오셨으니, 슈퍼액션에 또 나오겠죠? 선수한테 직접 뒷얘기 들으니까 재밌어요~^^
김남훈씨 해설 훌륭한 편이라 생각합니다. 발성이나 언어구사력에서는 수준급이고요, 김대환씨처럼 냉정하게 큰그림을 정리하는 촌철살인의 해설과는 그저 다른 스타일이라 생각합니다. 해설 잘 듣고 있습니다.
대환님이 냉정하게 해설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최상용 케스터가 옆에서 계속 유머를 던져주기 때문이죠... 만약 케스터도 냉정하게 경기위주의 중개만 했다면 라이트 팬들은 지루해서 체널을 돌렸을 것이라고 봅니다. 뭐 물론 지금도 최상용&김대환 콤비 싫어하는 사람들 있지만요... 해설이라는게 모두의 입맛에 맞기는 힘든 것 같네요... 그런면에서 남훈님은 많은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스타일로 잘 하고 계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당히 쉽게 설명하면서 라이트 팬들을 몰입하게 만든다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김남훈님의 해설은 잘 듣고 있습니다만은 민감한 리플에만 답글을 다시는 경향이 있더군요. 저한테도 한번 답글좀 달아 주시죠...
브라보~
"한계가 아닌 숙제를 발견하다" 이말 너무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