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4일
마지막 여행지인 콘깬을 향하여. 버스비가 57밧이니 춤패에서 콘깬은 가까운 편이다. 두 시간이 채 안 걸린 듯.
콘깬의 메인 터미널인 3 터미널에 내려 둘러보니 듣던대로 노선 버스가 보인다. 방콕 말고 노선 버스가 있는 도시는 콘깬 뿐일껄? 아차, 치앙마이에도 생겼구나. 치앙마이도 그렇지만 콘깬에도 아직 노선이 많지는 않다. 3 터미널에서 시내를 순환하는 코스와 공항을 왕복하는 노선이 있는데 순환 코스는 방향에 따라 빨간색과 파란색 두 가지 버스가 있고, 공항 노선은 초록색이다. 버스비는 15밧.
뜩컴 쇼핑몰 (IT 전문 쇼핑몰인데 규모에 비해 손님이 많지 않은 듯했다.) 근처에서 호텔을 찾아볼 생각이었으므로 빨간색 버스를 타고 가다가 센트럴 백화점을 조금 지난 곳에서 내렸다. (운전기사가 친절하게 내려 줌)
첫 후보였던 코사 호텔은 만실, 두 번째로 찾아간 차다웨란다 호텔도 만실이다. 두 호텔 모두 내일은 방이 있다고 하는 걸로 미루어 이 도시에 큰 행사가 있는 모양이다. 세 번째로 찾아간 판티파 레지던스에 빈방이 있어서 일단 3박 요금을 내고 들어갔다. 무거운 배낭을 지고 돌아다니느라 고생은 했지만 결과적으로 싸고 좋은 방을 얻었으니 잘 된 셈이다. 코사는 1,300밧, 차다는 700밧인데 비해 여기는 하루 590밧, (아침은 없다.)
숙박비는 3일치만 줬지만 어차피 남은 3일도 콘깬에서 보낼 작정을 하고 콘깬-방콕 간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수완나품으로 가는 비행기는 타이스마일 뿐이었던가? 30일 오후 3시 출발 - 일인당 1,500밧, 세븐일레븐 수수료 합해서 3,020밧.
#1월 25일
아침을 먹으러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손님 많은 식당이 보여 들어갔는데, 역시 맛집이다. 보배 시장 근처에 있는 라차랏나파이댕이란 식당인데 주 메뉴인 랏나가(태국식 울면?) 특히 맛있다. 이후 두 번이나 더 찾아감.
옆지기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숙소에서 쉬겠다고 해서, 처음으로 단독 관광을 나섰다. 븡캔나콘 호수 옆에 있는 홍문망이라는 콘깬 시립 박물관에 가서 콘깬과 이싼의 역사를 조금 더듬어 보았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캄싱과 테니스 영웅 스리차판이 이 지역 출신이란다.)
(호수 맞은편에 9층탑이 있는 큰 절-왓프라마하탓이 보인다.)
저녁에는 숙소 근처에(차다 호텔 진입로) 손님이 바글바글한 식당(이름은 곡24)이 보이길래 들어가서 먹었다. 손님들을 자세히 보니 대부분 마라톤 대회 기념 티셔츠를 입고 있다. 마라톤 대회 때문에 어제 밤 여러 호텔들이 만실이었던 것인가?
#1월 26일
오늘도 라차랏나 식당으로 가서 랏나와 팟씨유를 하나씩 시켜서 먹고
시내 북쪽에 있는 븡퉁쌍(퉁쌍 호수)을 가보기로 했다. 호숫가 공원에서는 겨울마다 꽃 축제가 열린다는데 금년 축제는 며칠 전에 끝났다고 한다. 썽태우 정류장이 옆 분식집(?)에서 냉커피를 마시다가 주인 아줌마에게 퉁쌍 가는 썽태우 번호를 아느냐고 물어 보았더니 옆 사람에 물어보고 나서 (모르면 모른다고 대답만 해도 될텐데) 가게 밖으로 뛰어 나가신다. 잠시 후에 들어와서는 바깥에 서 있는 저 썽태우를 타라고~ 나가보니 가게 앞에 썽태우가 대기 중이다. 어이쿠 감사해요. 장을 봐서 돌아가는 (이 동네가 식품 시장) 할머니 두 분이 마침 퉁쌍 근처에 사신다고 해서 맘편히 앉아 있었는데, 막상 썽태우가 멈춘 곳은 호수에서 꽤 먼 곳이다. 여기서부터는 걸어가야 해. 할머니 한 분이 같이 내려서 한참을 같이 걷다가 골목으로 꺾으시고.
꽃 축제는 끝이 났지만 축제의 흔적은 많이 남아 있다.
호숫가 산책로를 걷다가 물고기 잡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지방 방송국 DJ라고 소개를 하던데)
구경은 잘 했는데, 날도 덥고 배도 고프다. 공원 앞 노점에서 시원한 음료를 사서 마시며 그랩을 호출했다. 콘깬의 명물 카페라는 말이 있었던 카페 데 포리스트로 가 보니 과연 사람이 많다. 한국말도 들리네? 커피와 케잌 몇 가지를 먹고, 걸어서 호텔까지.
저녁에는 콘깬의 또 하나의 명소인 똔딴 야시장을 찾았다. 상설 야시장 중에서 이렇게 규모가 큰 시장은 처음이다. 입구부터 멋지게 꾸며 놓은 것이 보통 야시장 수준이 아닌데다가, 손님도 바글바글 넘쳐나는 저절로 신명이 나는 그런 곳이다.
(똔딴 시장을 주제로 한 사진전?)
똔딴 갈 때는 쎈탄 앞에서 노선 버스를 잘 타고 갔는데, 올 때는 타는 곳을 몰라서 (혹은 밤에는 배차 간격이 너무 멀어서?) 버스를 타지 못하고 그랩을 불렀다.
아침에 3박을 연장하려고 숙소에 물어보니 오늘은 괜찮지만 내일 밤에 방이 꽉 찼단다. 그래서 일단 오늘만 묵기로 하고...... 이왕 숙소를 옮겨야 한다면 여행 마지막 이틀은 좋은 호텔에서 자 볼까? (마지막 밤은 조금 좋은 방에서 묵는 게 전통?) 근처에서 두 번째로 좋아 보이는 (제일 좋은 호텔인 풀만 라자 오키드는 너무 비싸서 제끼고) 짜런타니 호텔을 예약했다. 2박에 2,960밧 - 우리에겐 이만하면 충분히 비싸고 좋은 방이다.
#1월 27일
오늘도 아침은 랏나로 먹고 거기서 그랩을 불러 왓퉁쎄티로 갔다. 태국에서 경쟁적으로 짓고 있는 크고 아름다운 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된 절을 쳐주는데 태국에서는 새 절들이 인기다. 이번에 다시 가 본 왓프라탓파썬깨우와 처음 가 본 천공 사원이 그렇고 지난 번에 다녀온 코끼리 사원과 치앙라이 백색 사원도 마찬가지. 이번에 가 보려다가 못 가 본 치앙마이 근처의 왓반덴과 등등등. 덕분에 우리는 눈호강을 한다.
(여기는 아주 큰 편은 아니군)
(꾸두꾸...믕두믕 - 나는 나를 보고... 너는 너를 보고)
다시 그랩을 불러 (9층탑이 있는) 왓프라마하탓으로.
(올라감에 따라 호수 경치가 달라진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저 다리도 걸어보고 싶었지만, 오늘은 날이 너무 더워서 그냥 멀리서 바라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센트럴 백화점을 구경하고 그 안에 있는 마트에서 사탕이나 과자 따위를 쇼핑.
#1월 28일
호텔을 옮기고 (첫날 가 보았던 코사 호텔도 그렇더니 여기도 호텔 내부가 중국풍이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듯) 콘깬에서 센트럴 다음으로 크다는 페어리몰FairyMall에 가서 약간의 쇼핑을 했다. 옆지기는 외국 미장원에서 머리를 자르는 첫 경험을 하기도.
저녁은 페어리몰 근처 야시장에서 먹었는데
누룽지 뭉치같이 생긴 걸 달라고 했더니
매운 고추와 이것저것을 넣어서 이렇게 부숴 준다. 맛있게 먹긴 했는데 이름을 확인하지 못함.
쏨땀에 국수(카놈찐?)를 얹어 먹으니 이게 제맛이네. 다음날 저녁에도 똑같이 먹음.
(고층 호텔방에서 내다본 콘깬 야경)
#1월 29일
내일은 귀국하는 날이니 관광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지도를 찾아보니 븡시딴이란 호수가 있고 그 근처에 과학 박물관이 보인다. 알고보면 노선 썽태우도 있고 노선 버스도 있는 곳이었지만, 정보가 부족했던 탓에 편하게 그랩을 불러서 타고 갔다.
가서 보니 콘깬 대학교가 지역의 어린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과학 학습관이었다. 위치도 대학 구내였다. (구글 지도에는 대학교 경계가 안 나와)
단체로 견학을 온 유치원 아이들에게는 좀 어려운 수준, 어린 학생이 아닌 우리에게는 좀 쉬운 수준,, 그렇지만 우리도 배울 것이 많았던 좋은 박물관이었다.
근처에서 점심을 사 먹고, 노선 썽태우를 기다려 호텔로 돌아왔다.
(대낮에 호텔 창문으로 내다 본 콘깬 시내.)
(저녁에는 다시 야시장으로)
#1월 30일
집에 가는 날이다. 호텔 조식 후에 센트럴까지 걸어가서 공항 가는 시내 버스를 기다리는데 배차 간격이 너무 길다. 기다리는 동안 근처 뚝뚝과 썽태우들이 유혹을 하였지만 꿋꿋이 버티다가 버스를 탔다. ㅎㅎ 몇십 밧 아끼려고?
콘깬 공항은 한창 공사중이라 어수선해 보였다. 다음에 가면 더 크고 깔끔한 공항이 되어 있을 듯.
타이스마일 항공사의 작은 비행기를 타고 수완나품까지 슈웅.
수완나품에서 내려 짐을 찾으러 가다가 직원에게 뭘 물어보려 다가갔더니 손을 내저으며 도먕친다. 어허? 마스크 쓴 동양인이 무서웠던 것이다. 당시는 중국 우한 지방에만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중이었고 다른 나라로는 전염이 막 시작된 즈음. 우리도 공항과 비행기에서 혹시 중국인과 접촉해서 병이 옮을까 걱정하면서 한편으론 감기 증세가 있는 옆지기가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불상사가 있을까도 걱정하는 중이었다. 다행히 기침은 거의 멎었고 열은 처음부터 오르지 않았던 터라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다.
(저 야차 동상이 있는 곳은 수완나품 공항의 출국장. 근데 왜 거기 서 있는 거지?)
호치민 탄손누트 공항에서 내려 두 시간 정도 대기하다가, 인천행으로 갈아타고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1월 31일
원래 계획대로라면 인천 공항에서 청라역까지 공항철도를 타고 가면 친구가 마중을 나오기로 했었는데 (그리고 같이 식사도 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가 50년 만에 만난 친구 사이를 다시 갈라 놓았다.
외국에 다녀온 우리도 (게다가 옆지기는 가끔 기침도 나고) 친구를 만나기 부담스러웠지만, 친구 쪽에서 먼저 마중을 못 나가겠다고 연락이 왔다. '너네가 부담스럽다는 게 아냐, 나 때문이야.' 뭔 얘기지?
택시를 타고 아파트 주차장으로 가서 들어보니, 엊그제 지인과 함께 스크린 골프를 치고 술도 마셨는데 뒤늦게 우한에 다녀왔다는 얘기를 하더라는 것이다. 서로 악수도 나누지 못하고 멀찍이서 인사만 나누고 아쉽게 헤어져야 했다.
이후 각자가 2주일 간의 (자발적) 자가격리를 했지만, 다행히 우리도 친구도 그리고 친구의 지인도 코로나19에 감염되지는 않았다.
첫댓글 누룽지 뭉치같이 생긴 것 - 부숴서 비벼주는 것 이름을 이제서야 알았다.
얌냄카우텃
ยำแหนมข้าวทอด
(발효 돼지고기 + 튀긴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