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있는 소싸움 관전포인트.hwp
제7회 완주 전국민속소싸움 대회 (작년, 2012년 9월 20일~9월 24일 열림) - 이혜숙
제7회 완주 전국민속소싸움 대회 (2012년 9월 20일~9월 24일)
제7회 완주 전국민속소싸움 대회 (2012년 9월 20일~9월 24일)
제7회 완주 전국민속소싸움 대회 (2012년 9월 20일~9월 24일) - 이혜숙 찍음
흥미있는 소싸움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완주 민속 소싸움 전국대회(제8회)가 봉동읍 신성리 봉동교(마그네다리)옆 광장에서 5월 2일부터 펼쳐지고 있다. 멀리 청도, 김해가 아니고 우리지방 가까이에서 6일까지 이어지는 소싸움을 흥미진진하게 관람해보자. 소싸움은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하는 볼거리 중의 하나다. 그 어떤 격투보다 재미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관전포인트를 알면 재밌는 주말의 구경거리가 될 것이다.
소싸움은 반드시 1대1로 대결하며 단판승제로 승부를 가리는데 시간제한은 없으며 공격 중에 먼저 머리를 돌려 달아나는 쪽이 패자가 된다. 경기시간을 예측하기 힘들다. 싸울 의지가 있고 힘이 있는 한 경기는 2시간 이상 지속되지만, 현명한 싸움소의 경우 자기가 힘이 부족하거나 불리하다고 생각하면 바로 물러서서 뒤돌아 도망가 버린다. 청도를 비롯한 완주, 함안, 창녕, 진주, 김해, 대구, 정읍 등지에서 소싸움 대회가 벌어지고 있다.
싸움의 기술을 알면 더욱 재미있다. 밀치기(온힘으로 밀어붙이는 기본기술로 기본체력과 특유의 뚝심이 필요) 옆치기(옆구리쪽배를 공격하며 경기를 마무리하는 결정적인 공격술) 뿔치기(뿔로 좌우를 흔들어 상대의 뿔을 치며 공격해 상대를 제압) 뿔걸이(뿔을 걸어 누르거나 들어올려 상대방 소의 목을 꺾는 적극적인 공격방법) 들치기(머리를 상대의 목에 걸어서 공격하는 기술로 싸움소의 노련미와 강한 체력을 엿볼 수 있는 기술) 머리치기(뿔로 공격하는 것이 나이고 헤딩하는 정면 머리공격으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기술) 연타(뿔치기 뒤에 머리치기로 이어지는 연속공격으로 승률이 높은 기술) 후려치기(뿔로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후려 때리는 기술) 목감아 돌리기(목을 감아 돌리어 밀어내는 기술) 주둥이 뜨기(상대의 목 밑에 주둥이로 들어 올려 밀어내는 기술)와 상대의 머리를 아래에서 위로 쳐올리는 기술이 있다.
전문조련사인 우주(牛主)들은 황소 중에서 싸움소가 될 만한 소를 골라 집중적으로 훈련시킨다, 송아지가 자라 싸움소가 되려면 보통 2살은 돼야한다. 최고의 체급인 갑종경기에 참가할 때까지 보통 5~8년간 시합에 출전한다. 싸움소는 키가 크고 몸체가 길면서 골격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가장 큰 무기인 뿔이 좌우로 뻗어있고 뿔과 뿔 사이가 좁아야하며 눈과 귀가 작고 앞다리가 짧으며 목덜미가 잘 발달돼 있다. 특유의 끈기와 근성, 그리고 동작이 민첩한 소가 싸움소의 조건에 적합하다.
싸움소의 훈련과정은 시즌경기를 준비하는 프로선수와 다를 바가 없다. 감독격인 우주(牛主)가 지구력과 근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훈련을 시킨다. 기초체력훈련, 험난한 산길 달리기, 타이어끌기, 등 근력강화를 위한 훈련이 있으며, 싸움기술을 익히기 위해 통나무, 흙덜미박기 등을 통해 다양한 기술을 익힌다. 또한 싸움소는 보리쌀, 콩, 밀 등을 볏단과 함께 끓인 여물을 주로 먹는데, 가끔 들깨를 섞어 먹기도 한다. 경기가 임박하면 체급조절을 위해 음식량을 줄이는 대신 햔약재나 약초, 미꾸라지, 뱀 등 보양식이나 각종 피로회복제를 먹기도 한다.
싸움판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몸무게를 측정, 체급을 구분한다. 일단 몸무게에 따라 체급이 정해지면 소주인들이 직접 추첨해 대진표를 짠다. 출전 싸움소는 체급별로 특갑종(810kg이상) 갑종(730~810kg 미만) 특을종(695~730kg 미만) 을종(650~695 미만) 특병종(615~650kg 미만) 병종(615kg 미만)으로 구분된다.
황소들이 싸우는 것은 여느 동물과 마찬가지로 암소와 영역확보를 위함이다. 황소가 싸움판에 들어가면 그 순간부터 맑은 눈망울이 매섭게 변한다. 경기규칙에 따르면 주인은 싸움소를 만질 수 없고, 단지 옆에서 작전지시만 내릴 수가 있다. 소가 격전을 벌일 때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주인의 애정어린 응원이다. 사람이나 소나 곁에서 용기를 북돋아 주는 그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다.
눈과 눈으로 마주보며 우선제압을 하기위한 기싸움이 있다. 그리고 화려한 기술이 전개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처음에 기선제압을 위한 격돌이 잠깐 전개되고 나면 잠시 소강상태로 들어간 다음 기술이 들어가고 자신이 없다고 판단되면 치고 빠지듯 도망 나오는데 도망치는 것도 기술이 필요하다. 도망칠 때 빠르게 빠져나오지 못하면 뿔에 옆구리가 다치기 때문이다. 소싸움은 대부분 힘대결로 승패가 가려진다 눈싸움만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때도 있는 반면 2시간 넘게 혼신의 힘을 다해 대결이 이어질 때도 있다. 싸움 도중에 고개를 돌려 달아날 방향을 찾거나 입에 거품을 뿜으며 혀를 빼물고, 배가 들쭉날쭉하면서 똥오줌을 지르는 녀석은 반드시 지고 만다. 소들은 싸움이 길게 이어질 때 똥오줌을 지를 정도로 힘을 쓴다고 한다. 다음엔 입을 벌리고 거품을 문다. 그렇게 버티다 힘에 밀리면 등을 돌리고 줄행랑을 친다. 물론 싸움은 힘만으로 승패가 결정되지는 않는다. 힘 좋은 소가 이길 확률이 높지만 다양한 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힘도 힘이지만 같은 조건이라면 머리를 낮출수록 힘을 발휘한다고 하니, 소싸움에서 겸양의 교훈을 배울 수가 있겠다.
싸움소들은 각자의 이름이 있다. 응원할 소를 결정한 후 그 소만 지켜보면 싸움소의 주특기도 알 수 있고 흥미를 느끼기도 쉽다. 더불어 관중과 함께 소리 높여 응원하다 보면 박진감 넘치는 소싸움의 매력에 흠씬 빠지게 될 것이다.
(이 혜 숙 도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