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과 우유(牛乳)
굴(oyster)을 서양에서는 ‘바다에서 나는 우유’라고 흔히 이야기 하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인간은 언제부터 우유를 마시기 시작했는가? 바다에서 나는 우유인 ‘굴’과 목장에서 젖소가 생산하는 ‘우유’에 함유되어 있는 영양소는 무엇이 다른가?
엄마가 귀여운 아기에게 먹이는 모유(母乳)는 갓난아기의 성장과 발육을 위한 완전식품(完全食品)이다. 우유(牛乳)는 완전에 가까운 식품으로서 모든 사람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자연영양식품으로 각종 영양소를 고루 갖춘 영양의 보고(寶庫)이다. 서양의학의 선구자(先驅者)로서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BC 460?-BC 377?)는 우유를 가장 완전한 식품이라고 말했다.
완전식품인 우유가 언제부터 우리 인류와 가까워져 왔는지는 정확한 기록은 없어 역사가 분명치 않으나 기원전(紀元前) 5천년 경부터일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고대 서구문명의 벽화(壁畵)나 성경(聖經) 속에는 우유에 관한 많은 기록들이 있다. 성경에는 유태인의 이상향(理想鄕)인 가나안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표현하고 있다. 인도(India)에서는 기원전 4천 년 전부터 우유를 중요한 식품으로 이용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삼국시대(三國時代)부터 우유를 마셨다는 기록이 있으나 주로 왕실에서나 귀족들이 이용하였다. 고려사열전(高麗史列傳) 기록에 따르면 유우소(乳牛所)라는 상설기관을 두어 젖을 짜서 식품을 만들어 왕에게 올리면 왕은 가까운 신하들에게 보양식(補陽食)으로 나누어 주곤 하였다. 그 당시에는 우유를 끓여 굳혀 먹었는데 이를 낙소(酪酥)라고 불렀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의 기록을 보면 ‘궁중 내의원(內醫院)에서는 음력 시월 초하루부터 정월까지 왕에게 우유로 만든 <타락죽>을 진상(進上)했다’라는 기록이 있다. 타락죽은 쌀을 곱게 갈아 체로 친 후 물을 붓고 된죽을 쑤다가 우유를 넣고 멍울 없이 술술 풀어 따끈할 정도로 데워 만든다. 타락죽은 보약(補藥)과 같은 음식으로 임금이 병이 나거나 몸이 약할 때 주로 올린 음식이다.
우리나라 일반 백성들이 우유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1902년에 젖소가 처음 수입된 이후 우리나라에서 낙농업(酪農業)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1960년대부터이다. 옛날에는 아무나 먹을 수 없었던 특별한 식품인 우유를 이제는 누구나 맘껏 마실 수 있는 음료가 되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우유 소비량(2011년)은 32.6kg이며, 가장 많이 우유를 마셨던 2003년(38.2kg)과 비교하면 15%나 줄었다. 우리나라는 우유의 주요 소비층인 아동과 청소년 숫자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으며, 우유급식이 지난 1년 새 10만명 줄었다.
우리가 마시는 우유는 젖소에서 짜낸 젖인 원유(原乳)를 멸균(滅菌) 또는 살균(殺菌) 방법으로 세균을 제거하여 제조한다. 멸균우유는 높은 온도로 짧은 시간 가열(加熱)하는 방법을 사용하며, 살균우유는 멸균우유보다 낮은 온도로 긴 시간을 가열한다. 멸균우유는 보존기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고, 살균우유는 몸에 이로운 미생물(微生物) 및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두 우유의 영양소 차이는 크지 않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女王)은 ‘우유를 신(神)이 주신 가장 고귀한 선물’이라고 칭송했으며, 윈스톤 처칠 수상(首相)은 “영국이 미래를 향해 투자를 한다면 그것은 어린이들에게 많은 우유를 마시게 하는 일이다”라고 역설한 바도 있다. 즉,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투자(投資)는 2세들에게 우유를 많이 마시게 하는 것이다.
우유에는 단백질, 지질, 당질, 비타민, 무기질 등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특히 단백질(蛋白質)은 필수(必須)아미노산 8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어 매우 우수하며, 지질(脂質)은 미립자로 잘 유화되어 있어 소화 흡수가 잘 되는 형태로 들어 있다. 당질(糖質)은 주로 유당(乳糖)으로 포도당과 갈락토오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우유는 어미 소가 어린 송아지를 키우기 위한 ‘소 젖’이지 갓난아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단백질의 질적 차이는 우유는 주로 카제인이며, 모유는 알부민이 많다. 우유는 모유에 비해 유당이 적다. 우유와 모유는 차이점이 많기 때문에 갓난아기에게는 ‘엄마 젖’을 먹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다만 모유 수유가 불가능할 때는 분유(粉乳)를 먹이도록 한다.
모유(母乳, Human milk)와 우유(牛乳, Cow's milk)에 함유되어 있는 주요 영양소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가식부위 100g당, per 100g edible portion)
모유: 에너지 65kcal, 수분 88%, 단백질 1.1g, 지질 3.5g, 탄수화물(당질) 7.2g, 회분 0.2g, 칼슘 27mg, 인 14mg, 철 0.1mg, 나트륨 15mg, 칼륨 48mg, 비타민A(레티놀) 45ug, 베타카로틴 12ug, 비타민B1 0.01mg, 비타민B2 0.03mg, 나이아신 0.2mg, 비타민C 5mg.
우유(보통 우유, whole milk): 에너지 60kcal, 수분 88.2%, 단백질 3.2g, 지질 3.2g, 탄수화물(당질) 4.7g, 회분 0.7g, 칼슘 105mg, 인 89mg, 철 0.1mg, 나트륨 55mg, 칼륨 148mg, 비타민A(레티놀) 26ug, 베타카로틴 12ug, 비타민B1 0.04mg, 비타민B2 0.14mg, 나이아신 0.1mg, 비타민C 1mg.
덴마크(Denmark)는 영토는 한반도의 5분의 1 크기이지만 우유뿐만 아니라 요구르트, 치즈, 가공유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낙농 대국(酪農大國)이다. 덴마크에서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 2살 때부터 일반 우유보다 지방이 30% 덜 든 저지방(低脂肪) 우유를 권장하고 있다.
굴(oyster)만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애용되는 식품은 드물며, 어패류(魚貝類) 가운데 여러 가지 영양소를 가장 이상적으로 갖고 있는 영양식품이다. 패총(貝塚)에서 굴껍질이 많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오랜 옛날부터 식품으로 이용해 온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고대 로마 황제(皇帝)들도 굴요리를 즐겼다고 하며, 지금도 서양에서는 굴을 ‘바다에서 나는 우유’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있다. 레몬을 곁들인 굴요리는 프랑스 요리로 유명하며, 중국에서는 굴이 강장(强壯)식품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대 로마와 중국에서는 굴을 양식(養殖)했다는 기록이 있다.
굴은 가을부터 겨울철에 영양가가 높아지고 맛도 좋다. 서양에서는 R자가 안 들어 있는 달인 5월 May, 6월 June, 7월 July, 8월 August에는 굴을 먹지 말라는 말이 있다. 굴의 산란기가 바로 그 때이므로 영양분도 줄어들고 맛도 아린 맛이 심하다.
비타민과 무기질의 보고(寶庫)라고 하는 굴에는 비타민A, B1, B2, B12, 철분, 인, 칼슘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산성식품(酸性食品)이다. 싱싱한 굴에 레몬즙을 짜 넣어 먹으면 맛도 좋으며, 또한 산성식품인 굴에 알칼리성 식품인 레몬이 어울려 균형 잡힌 음식이 된다. 굴의 당질은 대부분 글리코오겐으로 소화 흡수가 잘 되며,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에는 라이신과 히스티딘 등이 풍부하다.
자연산(自然産) 굴과 양식산(養殖産) 굴에 함유되어 있는 일반 영양소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per 100g edible portion)
자연산 굴(wild oyster): 에너지 85kcal, 수분 81.5%, 단백질 11.6g, 지질 3.2g, 탄수화물(당질) 1.5g, 회분 2.2g, 칼슘 109mg, 인 204mg, 철 3.7mg, 비타민A(레티놀) 11ug, 베타카로틴 95ug, 비타민B1 0.22mg, 비타민B2 0.33mg, 나이아신 4.2mg, 비타민C 4mg.
양식산 굴(cultivated oyster): 에너지 88kcal, 수분 80.4%, 단백질 10.5g, 지질 2.4g, 탄수화물(당질) 5.1g, 회분 1.6g, 칼슘 84mg, 인 150mg, 철 3.8mg, 비타민A(레티놀) 9ug, 베타카로틴 72ug, 비타민B1 0.20mg, 비타민B2 0.28mg, 나이아신 4.5mg, 비타민C 3mg.
굴은 남성 생식계(生殖系)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아연(zinc)의 가장 우수한 급원(給源)식품이다. 아연은 남성 호르몬과 정자(精子) 생산에 관여한다. 또한 아연은 상처 회복력이나 면역기능을 강화시키는 데 필요하다. 철(iron)은 혈액에 산소를 운반하는 데 필수적인 미량 무기질이며 면역력을 향상시킨다. 철분이 풍부한 굴은 철 결핍(鐵缺乏)으로 인한 빈혈(貧血)을 예방하는 데 좋은 식품이다.
글/ 靑松 朴明潤(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한국식품영양재단 감사)
<청송건강칼럼. 2013.1.11. www.nandal.net www.ptc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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