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고는 매년 1권의 인문학 고전을 선정해 전교생이 같이 읽고 다양한 행사를 통해 독서활동의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노력해 왔는데, 이런 노력은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는 설립자 권희태 선생의 교육철학에 그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권희태 선생은 2017년의 데미안에 이어 2018년에는 ‘죄와 벌’을 선정하는데 참여하여 독서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12일(수) 도서관에 모인 40여명의 학생들은 책을 읽고 느낀 점과 의문되는 점을 한 가지의 질문으로 만들어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모둠별로 그 질문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각 모둠별로 질문을 1개씩 만들라는 사회자의 설명이 끝나자 금세 10개의 질문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10개의 질문을 돌아보며 관심이 가는 질문 앞에 삼삼오오 모여 다시 이야기를 나누고 질문을 만들었습니다. 10개의 질문은 학생들의 투표로 2개로 압축되었고 그 질문에 대해 김규종 교수(경북대학교 노어노문학과)는 도스토옙스키의 생애와 당시 러시아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여 가며 자세히 답변을 하였습니다. 김규종 교수의 설명이 끝난 후 학생들은‘심화(메타) 질문 만들기 시간’을 가졌습니다.“선한 목적이 악한 수단을 정당화 하는가?”, “경제적 여건이 사람의 사상에 영향을 주는가?”등의 질문이 나오자 학생들의 눈빛은 반짝이기 시작했습니다. 심화질문에 대한 전체 자유토론이 끝나자 오후 4시를 가리키던 시계는 어느새 오후 9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문제를 잘 풀 수 있는‘프라블럼 솔버(Problem solver)’보다 문제점을 찾고 제기할 수 있는‘퀘스천 메이커(Question maker)’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직접 질문을 만들고 스스로 답변하는 과정을 통해서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고 공감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경상고등학교는 이날 진행된 독서토론대회 이외에도 독서감상문 쓰기 활동은 물론, ‘죄와 벌’을 활용한 다양한 교과 교육활동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부 교과에서는 수행평가로 활용하기도 하는 등 독서활동을 통한 사고력과 창의력 배양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지속해 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