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 7월 18일(월)*
▲다시 돌아온 공연과 축제⑤
◼水菊 & BBC Proms②
◀You’ll Never Walk Alone
(그대는 혼자 걷지 않으리)
*Last Night of the Proms 2020
◾골다 슐츠(Golda Schultz)
◀Tap Your Troubles Away
*뮤지컬 Mack & Mabel
◾Anna Jane Casey
Maida Vale 합창단
◀Dancing in the Street
*Proms (2018) 하이드 파크
◾Rock Choir Flash mob
◀Send in the Crowns
(광대를 보내주오)
◾주디 덴치(Ju야 Dench)
◉무더위와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지금은 자칫
짜증스러워질 수 있는 때입니다.
이럴 때 때맞춰 피는 꽃이
수국(水菊)입니다.
초여름부터 피기 시작해
무더운 여름을 함께 가는
정겨운 친구입니다.
◉한국 수국과 흰 수국,
산수국, 목수국을 집안
몇 군데에 심어두었더니
여러 색깔의 꽃들이
무더운 여름을 한결
시원하고 화사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목수국만 꽃을 피우기
직전의 모습입니다.
특히 장마철과 겹쳐
피어난 작은 꽃잎(꽃받침)들이
빗물에 젖어 있는 모습은
더위를 잠시 잊을 정도로
예쁘고 싱그럽습니다.
◉중국에서 온 이름인 수국을
풀어보면 물 국화입니다.
하지만 물에 살지도 않고
국화 집안도 아닙니다.
다만 습지를 좋아하는 정도입니다.
정작 중국은 이 이름 대신
수구(繡球)란 이름을 쓴다고 합니다.
‘수를 놓은 공’ 정도의 뜻입니다.
둥근 모양의 꽃차례를 보고
붙인 이름인 것 같습니다.
대신 우리나라에서는 예전부터
자양화(紫陽花)란 이름으로
불러왔습니다.
‘자주 색깔을 띠는 밝은 꽃’이란
이름이 한반도에서 자생한
수국에 잘 맞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수국은 미스김라일락과 木백일홍(배롱나무)처럼
한국 원산으로 세계에
널리 퍼진 식물입니다.
한국수국은 꽃 색깔이
변하는 것을 보면 신비롭습니다.
초기에는 녹색이 약간 들어간
노란색 또는 흰색 꽃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점차
밝은 청색으로 변했습니다.
나중에는 붉은색이 도는
자색으로 바뀌었습니다.
함께 보낸 사진은 집안
정원에서 변해가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신기한 변화는
자체 색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토양의 성분에 따라
색이 달라집니다.
토양이 강한 산성일 때는
청색을 많이 띠게 됩니다.
알칼리 토양에서는
붉은색을 띠는 재미있는
생리적 특성이 있습니다.
그 말은 흙을 성질을 바꾸면
원하는 색의 꽃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와도 통합니다.
◉아주 작은 수많은 꽃이
가지 끝에 다닥다닥 피어 있는
모습입니다.
작은 꽃은 각기 독립된 개체지만
혼자서는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니까
한 덩어리로 뭉쳐서 주먹만한
크고 찬란한 꽃으로 시선을 끄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꽃 속에는 아무리 살펴봐도
암술과 수술이 없습니다.
그래서 꽃잎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은 꽃받침입니다.
암술과 수술이 없으니 열매를
만들지 못하는 무성화(無性花)입니다,
◉원래 야생에서는 유성화로
열매가 맺혔다고 합니다.
정원식물로 개량하면서
대부분 무성화가 됐습니다.
그래서 산수국의 경우
바깥에는 무상화가
안쪽에는 유성화가
함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열매가 맺히지 않는 무성화지만
번식에는 별문제가 없습니다.
삽목(揷木)으로 잘 살기 때문입니다.
◉뒷동산의 흰 수국도 지인이 준
한 그루을 삽목으로 여러 그루로
늘려 풍성해졌습니다.
게다가 수국은 영하 30도 이하의
혹한에도 잘 살아가는 강인한
식물입니다.
그래서 집안에 들이면 오랫동안
식구처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아베마리아 수국 같은
흰 수국은 한창 더운 여름철에
크리스마스가 오는 남반구의
호주 같은 곳에서는
‘크리스마스 로즈’로 불리며
성탄절 장식 꽃으로 인기 있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수국 종류는
80여 종이나 됩니다.
불두화와 백당나무 등은
비슷한 모양이지만 수국은 아닙니다.
가을에 열심히 삽목을 해서
수국단지를 만들어 놓으면
내년에는 더 많은 여름 친구가
늘어날 것 같습니다.
◉무더운 여름의 음악친구,
BBC Proms의 음악들과
기분 좋은 여름날을 이어갑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지구촌을 덮친 2020년 여름
희망을 안고 함께 가자는
이른바 ‘YNWA’ 힐링송이
BBC Proms 마지막 날
로열 알버트 홀 무대에
울려 퍼졌습니다.
1945년 뮤지컬 ‘회전목마’에
등장한 이후
화합과 단합이 필요할 때,
희망에 대한 용기를 불러올 때
자주 등장했던 노래
‘You Never Walk Alone’
(결코 혼자 걷지 않으리)입니다.
◉‘폭풍 속에 홀로 걷더라도
어둠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그 폭풍이 끝나면
금빛 하늘이 펼쳐지고
종달새가 달콤하게 지저귈 테니
계속 나아가라, 걸어가라
마음속에 희망을 가지고..
그대는 결코 혼자 걷지 않으리.’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세계적인 오페라 소프라노
골다 슐츠(Golda Schultz)가
이끄는 무대입니다.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BBC 전속 가수들이 함께
화합의 무대를 꾸밉니다.
https://youtu.be/-gMzW7hr7PU
◉모든 근심 걱정을
춤으로 날려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Tap Your Troubles Away’
(탭 댄스로 걱정을 날려 버려라)도
뮤지컬 속에 등장한
노래와 춤입니다.
1930-40년대 전설적인
할리우드 영화제작자이자
희극배우인 맥 세넷과
첫 여성 코미디언인 메이블 노메드
사이의 로맨스를 그린
뮤지컬 ‘맥 앤 메이블’입니다.
◉1974년 브로드웨이에 올려진
이 뮤지컬은 토니상 8개 부문에서
후보에 오를 정도로
관심이 쏠린 작품이었습니다.
영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뮤지컬배우이자 댄서인
안나 제안 케이시가 특유의
충과 노래로 환상적인 무대를
만듭니다.
여기에 Maida Vale 합창단원이
멋진 호흡으로 신나는 탭 댄스
무대를 함께 꾸밉니다.
John Williams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담당했습니다,
https://youtu.be/e6skpCNIoes
◉플랫시 몹(Flash mob)은
쉽게 말해서 번개 모임입니다.
불특정 다수인이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 모여서
주어진 행동을 하고
헤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2018년 Proms는 야외에서
춤추는 번개 모임을 가졌습니다.
행사를 주관한 Rock Choir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합창단입니다.
회원이 7,500명이나 되는
이 단체는 플래시 몹 행사를 통한
모금으로 지역과 국가단체에
기부하는 일을 합니다.
◉기네스북 기록을 세 개나
가지고 있는 이 단체에 대해
‘나라를 휩쓰는 공동체의
노래 현상’이라고 언론은 평가했습니다.
이들이 선택한 노래,
‘Dancing in the Street’는
Martha & The Vandellas라는
여성 걸그룹의 1964년 불렀습니다.
이후 많은 가수가 리메이크했습니다.
특히 행사장이나 흑인 시위 현장에
자주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4년 전 런던 하이드 파크에서 가진
‘거리에서 춤추기’입니다.
https://youtu.be/T620OcMBOME
◉007 제임스 본드의 상관
M을 만나봅니다.
2012년 ‘스카이 폴’에서
M은 사망과 함께 퇴장 합니다.
하지만 M역을 맡았던
영국의 전설적인 배우
주디 덴치(Judi Dench)는
88살인데도 아직 건강합니다.
10년 전 78살 때 그녀는
BBC Proms 무대에 섰습니다.
80회를 맞은 뮤지컬의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녀는 1973년 손드하임의
뮤지컬 ‘A Little Night Music’에
나오는 유명한 노래
‘Send in the Crowns’
(어릿광대를 보내 주오)를
불렀습니다.
◉2014년 소치 올림픽
김연아의 쇼트 프로그램
배경음악으로 익숙합니다.
영화 ‘조커’의 ost로도
잘 알려졌습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900여 명의 가수가 커버한
유명한 곡입니다.
뮤지컬 내용은 거의
막장 드라마와 닮았습니다.
그래도 손드하임의 노래는
길이 남았습니다.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굳이 안 불러도 되겠어요.
바보 역할의 광대는
여기 있어요. 바로 나’
가수가 아닌 M의 노래는
세련되지 않았지만
투박하게 여운이 남습니다.
손드하임은 지난해 91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https://youtu.be/yvZex3Qf7QQ
◉BBC Proms는
주로 클래식 콘서트를
이어가기 때문에 짧은 영상을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올해 공연이 마무리되면
관심 가질만한 영상을 모아
다시 한번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정치권의 시청료 폐기 움직임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1922년 설립돼 1927년
국왕의 칙허장을 받으면서
공영방송사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올해는 창립 100주년,
공영방송 95주년입니다.
논란이 많은
한국의 공영방송에게
많은 모범 사례를 보여준
BBC가 안타까운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BBC Proms에서 보듯이
음악 분야에서 보여준
BBC의 열정과 의지는
존경할 만합니다.
아무리 공정성과 중립성을
지킨다 해도 보는 시각에 따라
평가가 많이 달라지는 모양입니다.
어쨌든 BBC에게 좋은 앞길이
펼쳐지기를 응원합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