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7일 경기 안성에 있는 김모씨의 배나무 밭에서 소독작업을 실시하며 주행 중이던 SS분무기가 경사면 아래로 넘어져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른쪽은 사고로 프론트커버와 엔진커버 등이 파손된 모습.
5월27일 경기 안성의 한 배밭에서는 아침 일찍부터 농기계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그날은 농장주 김모씨가 병충해 방제를 위해 SS분무기(초고속분무기)로 농약을 살포하기로 마음먹은 날이었다. 20년 가까이 배 농사를 지어오면서 매번 농약을 칠 때마다 중노동에 시달려왔던 그는 결국 2011년 2월 SS분무기를 구입했다. 주로 과수원 방제용으로 사용되는 SS분무기는 강한 바람을 발생시켜 액체농약을 미세한 입자로 만들어 살포하는 농기계다.
고가의 농기계라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구입 이후 농사일은 한결 수월해졌다. 이전에는 혼자 무거운 약제통을 짊어지고 고된 농약살포 작업을 하다 힘에 부쳐 일꾼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SS분무기를 들여온 후부터는 과수원 고랑을 따라 SS분무기를 운행만 하면 자동으로 농약이 살포돼 혼자서도 짧은 시간에 일을 끝낼 수 있게 됐다.
그날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속도를 낮춘 채 과수원을 돌며 농약을 뿌리던 중이었다. 사고는 순식간에 벌어졌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바닥의 돌뿌리에 뒷바퀴가 걸리면서 SS분무기가 중심을 잃고 경사면 아래로 굴러떨어진 것. 다행히 김씨는 추락 당시 밖으로 빠져나와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전복된 SS분무기는 이곳저곳이 심하게 손상을 입었다.
사고 충격으로 순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그때 불현듯 떠오른 것이 바로 농기계종합보험. 김씨는 농기계를 구입할 당시부터 ‘꼭 보험에 가입해 둬야 사고가 나도 보상받을 수 있다’는 주변의 조언대로 매년 2월마다 SS분무기를 농기계종합보험에 가입시켜 두고 있었다. 정신이 든 그는 급히 농협에 전화를 걸어 사고 사실을 알렸고, 곧 담당자가 방문해 사고현장을 촬영했다. 파손된 농기계는 지체없이 수리를 맡겼다. 만약 보험이 없었다면 수리비 걱정에 한참을 망설였겠지만 보험에 가입해둔 덕에 수리비 마련에 대한 걱정을 제쳐두고 속히 수리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다.
김씨는 “사고 당시가 한창 배나무 소독이 필요한 시기여서 농기계 수리가 지연됐다면 병충해 방제 일정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었는데 보험에 가입해둔 덕에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농기계보험은 물론 농작물재해보험에 필히 가입해 여러 위험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