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마의 군부쿠데타로 인권과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전 세계인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대한성공회 애은성당에서도 작은 모임을 준비했습니다. 한국에서 유학중인 미안마성공회 데이빗 신부님을 초대해서 미얀마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토요일>
오후 2시, 동대구역에 도착한 데이빗 신부님을 픽업했습니다. 정민철 목사님께서 보일러에 기름을 넣어주어 따뜻한 사제관에서 머물기로 했습니다. 드보라교우님께서 된장찌개를 끓여주셔서 맛있는 저녁을 먹었습니다. 성당에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늘 따뜻한 집밥을 대접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일요일>
아침 10시, 계명대에서 유학중인 미안마 이스터 자매님이 왔습니다. 데이빗 신부님께서 아침 식사에 초대했습니다. 은퇴하신 신부님의 따님이라는데 한국분처럼 생겼습니다. 솜씨는 없지만 보글보글 떡국을 끓여서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멀리 유학온 미안마 학생을 챙겨주고 싶은 데이빗 신부님의 마음이 참 이쁩니다.
오전 11시, 데이빗 신부님이 저와 함께 공동으로 감사성찬례를 집전하셨습니다. 재의 수요일에 주교님께서 축복해놓은 재로 이스터 자매님과 교우들에게 축복해 주었고, 성찬의 전례에서 빵과 포도주를 축복해 주셨습니다. 부제 미사를 풍부하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후 2시, 정민철 목사님께서 상록책방에 오셔서 줌으로 강연회를 시작했습니다. 교우들과 외부 청년들은 숨과쉼에서 줌으로 함께했고, 기타 사전 신청했던 분들은 인터넷 줌으로 참관했습니다.
먼저, 데이빗 신부님이 파워포인트로 미안마의 역사와 군부쿠데타의 역사적인 배경을 설명해주었습니다. 미안마는 백년 동안의 영국 식민지에서 1948년 해방되었고, 아웅산 장군이 여러 민족을 통합해서 연방국가를 만들었습니다. 그 중 버마민족이 가장 큰 곳인데, 그곳의 군부가 매번 군부쿠데타를 일으켜왔다고 합니다. 현재 5명의 희생자가 발생했고, 정치인들과 수많은 연애인들 그리고 시위대가 체포 구금되었으며, 전국적인 시위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인터넷이 차단되어 그곳 소식을 접할수가 없다고 합니다.
두번째, 아시아의 평화 활동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제민주연대의 나현필 사무국장님이 줌으로 내용을 보강해 주셨습니다. 정민철 목사님께서 초대하신 패널입니다. 중국이 경제적인 이유와 동남아시아의 군사패권을 이유로 군부쿠데타를 암묵적으로 묵인하고 있는데, 현재의 미안마 민주주의 운동에 국제적인 연대와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로힝야 민족이 미안마에서 탄압받으며 방글라데시아로 쫓겨 난민생활을 하고 있는데, 아웅산 수치와 수많은 사람들이 묵인하고 있어 국제적인 비난을 받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데이빗 신부님께서 그 부분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면서 사과해야된다고 했는데, 그동안 로힝야 난민 구호 활동에 함께했던 나국장님과 정목사님께서 큰 위로가 된다며 울컥하셨다고 합니다.
소박한 온라인 강연회였지만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오후 5시, 숨과쉼에서 두번째 감사성찬례를 진행했습니다. 떼제와 함께 묵상하며 미안마를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오전과 마찬가지로 데이빗 신부님께서 빵과 포도주를 축복해 주셨습니다. 참고로 원희가 가지고 온 떡도 함께 축복하고 나누어 먹었답니다. 전례를 마치고 청년들은 뒷풀이에 가고, 저는 신부님을 모시고 막창을 먹으러 갔습니다.
<월요일>
아침 8시, 푹 자고 나서 정원에서 볕을 쬐었습니다. 월요일 성당과 목회자는 푹 쉽니다. 다들 커피도 마시고, 산책도 하고, 책도 보고, 인터넷도 합니다.
정오 12시, 팔공산 할머니네 칼국수집에서 칼국수, 도토리묵, 수제두부를 먹었습니다. 손님들과 함께 늘 마지막 점심을 하는 곳. 오늘도 맛있습니다.
오후 3시, 제일교회와 계산성당 그리고 청라언덕에 들러 대구의 근대 역사를 설명해 드렸습니다. 언덕과 교회 산책길은 참 좋습니다. 젊은 연인들이 많이 보입니다. 산책을 마치고 동대구역에서 헤어졌습니다. 미안마에 돌아가기 전까지 두달에 한번 마지막 주에 오셔서 감사성찬례를 함께해주기로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데이빗~ 고맙습니다. 미안마~
미안마에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