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평채는 외화수급의 불균형으로 인한 대외 유동성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외화로 표시된 국채를 해외시장에서 발행하여 외화를 조달하는 것이고, 이렇게 조달된 외화는 외국환평형기금에 편입되어 기재부가 별도로 특별관리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년말에 느닷없이 외평채를 원화로 국내시장에서 발행한다는 뉴스가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기재부의 관련 공고내용들을 검색해보니 12월 31일자로 원화외평채 업무처리지침(규정)까지 공고가 되었더군요.
이해를 돕기 위해 외평채 현황을 먼저 간략히 살피고, 새로 발행될 원화외평채의 구체적 내용에서 파악되는 몇가지 의문점을 제기하여 시민 여러분의 통찰과 추적감시의 열정을 기대합니다.
지금 우리정부가 안고있는 외화표시국채는 2020년 9월과 2021년 10월에 발행된 5년만기 제로금리 유로채 각각 7억유로, 2005년 11월에 발행된 20년만기 5.63% USD채 4억불을 비롯하여 '21년 10월까지 발행한 총 7종목의 미국달러표시 국채 45.25억불이 있으며,
'23년 9월에 발행된 엔화표시 국채 3년만기 0.475% 300억엔을 비롯 4종목 700억엔의 사무라이 본드와, 또 최근 '24년 12월에 발행한 5년만기 4.51% 금리의 4.5억 호주달러표시 캥거루 본드까지 총 14종목, 원화로 환산하면 약10조원정도입니다.
원화외평채의 대강
원화외평채는 28일물과 181일물의 단기 할인채와 1,2,3년물의 이표채로 발행한답니다. 입찰 및 이자지급, 원금상환에 관한 사항은 현행 재정증권과 국고채와 같은 방식입니다. 또한 이 원화외평채는 국고채, 통안채와 같은 급으로 담보가치를 인정받습니다.
(원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의 발행 및 운영에 관한 규정)
재정증권이 63일물로 발행되고, 국고채권이 2,3,5,10,20,30,50년물로 발행되고 있으며, 한국은행의 통안증권이 91일물, 1,2,3년물로, 통화안정계정예치금이 28일물로 발행되고 있는데, 굳이 이들과 중복되는 만기의 원화외평채를 발행하려는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 강조 분위기와 최근의 한은 마이너스통장 이용급증에 대한 논란을 의식하여 기재부가 좀더 손쉽게 3년이내의 단기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을 갖추려는 의도겠지요.
더우기, 외평채 발행잔액은 국채통계에서 따로 관리되고 있었던 사실에 편승하여 '건전재정' 논의에서 비켜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지도 모릅니다.
만기 3년이내의 단기물에 치중하는 이유는?
아마도 장단기 금리역전현상의 지속으로 단기 할인채의 확대공급을 원하는 기관들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서 일 것으로 봅니다.
특히 1년미만의 단기금리는 기간이 짧을수록 높습니다. 은행의 수익구조를 설명할 때 단기저리로 조달한 자금을 장기로 약간더 높은 금리차익을 노린다고 배웠는데 은행들의 자금조달에서 일반 가계와 기업으로부터의 예금보다 기관들 사이의 도매금융으로 조달하는 비중이 훨씬 높아짐에 따라서 초단기금리의 강세를 초래한 것.
또한 잔존만기 1년이상의 장기채권의 유통수익율이 기준금리보다 낮게 형성되는 것은 이율이 높으면 채권의 시세가 하락하고 채권을 담보로 쓸 수 있는 한은 마통자금과 국채인수대금에 충당할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들므로 기관들이 기를쓰고 보유국채의 시세를 높게가져가려하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누구도 돈을 함부로 만들면 안된다고 하는 명제에 눌려서 정부나 중앙은행이 채권발행시 금리와 물량을 기관들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을의 입장이 되어버린 현실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국공채발행으로 조달되는 자금의 8할 이상이 기발행된 국공채의 이자지급과 만기상환금으로 쓰이며, 기관들은 국공채 인수시에 현금없이 입찰에 참여하며 장차 인수하게될 그 채권을 담보로 중앙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도하는 현실을 직시하여 기관들에게 과도한 특혜나 우선권을 주지않도록 개선할 것이 요구됩니다.
16세기 산업혁명과 도시화 과정에서 엔크로져(사유화)와 사유재산권 무제한 보호의 논리가 화산되고, 사회적 분업과 보이지않는 손이 최선의 번영과 행복을 약속할 것이라는 자유시장 자본주의 예찬 분위기가 휩쓴지 어언 반천년입니다.
최근 포용주의 정책기조에 따라 그동안 소외되고 외면당했던 하층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로 어느정도 혜택이 할애되긴 하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고 신용점수제로 인한 차별대우는 포용주의란 팻말을 무색하게 만듭니다.
사회공동채 또는 국가공동채의 존립과 유지발전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공공재(컴몬즈)와 공동기여, 상호존중의 기본개념이 극단적인 개인 이기주의, 파국적인 진영논리와 혐오/대립을 잠재우고 널리 자리잡기를 바랍니다.
원화외평채가 자칫 고수익률의 단기할인채 발행에 치중되어 우리나라 국가주권이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최고 금리의 이자수입을 국채입찰에 참가자격이 주어진 프라이머리딜러들에게 독식시키는 아부행위가 되지않기를 바랍니다. 정부의 국채발행은 바로 신용창조요, 지금까지 없던 돈을 새로 만들어서 국가경제에 투입하는 화폐재정 정책행위입니다. 왜냐면 국채입찰시 기관들은 보증금도 없이 즉 가진 돈 없이도 참가하여 배정받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한국은행 그리고 국채인수기관들(PD)에게 주권자 민주시민의 이름으로 명합니다. "국채와 통안채의 발행금리를 물가관리목표인 2%수준으로 적극관리히고 협조하라"고..
또한 그 이름만 외평채이지 실질은 일반 국고채와 마찬가지로 발행되고 운영되는 만큼 외평채로 따로 분류하지 말고 일반 국고채에 추가종목으로 재정통계에 포함시켜 관리해야 할 것이라 사료됩니다.
첫댓글
지금 우리나라 표면적 외환보유고 말고
실제 외환으로 보유한 보유규모가
환율방어에 역부족이라는 소리도 있더군요.
제2의 IMF 우려...ㅠ
저는 잘 모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