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붙여:이 글은 한겨레신문 1월 21일(월)자 30쪽에 있는 고정 칼럼난인 [유레카]에 오태규님이 "축구협회장 선거"라는 제목의 칼럼입니다. 좋은 글이라 여겨 이곳에 그대로 옮겨 놓았읍니다. 읽으시기를 권합니다.
오태규의 [유레카]
축구협회장 선거
오태규(한겨레신문 논설위원)
대한축구협회(KFA)는 운동경기 단체 중 매우 독특한 위상을 지니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게 아마추어와 프로 단체의 관계다. 일반적으로 아마와
프로는 별도 단체를 구성한다. 프로야구, 프로배구, 프로농구는 모두 아마추어 단체와 독립된 그들만의 기구가 있다. 대한야구협회와
한국야구위원회(KBO), 대한농구협회와 한국농구연맹(KBL), 대한배구협회와 한국배구연맹(KOVO)과 같이 아마추어와 프로가 따로 살림을 한다.
하지만 축구만은 아마와 프로 단체가 한 지붕 아래 동거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K LEAGUE)은
한국유소년축구연맹, 한국증등축구연맹, 한국고등축구연맹, 한국대학축구연맹, 한국실업축구연맹 등과 함께 축구협회 산하 8개 연맹 중 하나에
불과하다. 프로연맹으로선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에 따라 독립 단체를 꾸릴 수 없다. 피파가 한 나라에 하나의
축구협회만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이는 국가대표 경기를 핵심으로 하는 축구의 흥행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피파의 교묘한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또 축구협회는 대한체육회에 속한 58개 가맹단체 중 거의 유일하게 재정자립을 이룬 ‘부자 단체’다. 협회의
1년 예산이 1,100억원에 이르고, 협회장이 사재를 털기는커녕 1,000만원 이상의 월급을 탄다. 한국 축구가 2002 월드컵 4강에 진출하는 등
실력이 향상되면서 유명 스포츠 용품사의 후원과 방송중계권료 수입이 폭발적으로 는 데 따른 것이다.
앞으로 4년간 매머드 축구협회를 이끌 회장 선거가 28일 열린다. 선거엔 역대 최대인 4명이 출마했다.
정몽규 전 프로연맹 회장과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간 전통적인 축구 여야 대결 속에서 갑자기 뛰어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 윤상현 의원이
어떤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