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서울불주먹
안녕!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 치료를 몇 달 이내로 그만 두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아서야.
뭐 여러 이유가 있지만 제일 많은 이유는 약이 안 맞아서....가 제일 큰 것 같아.
그런 사례를 볼 때마다 많이 안타까워.
나아진 것 같아서 전문가 의견 없이 혼자 치료을 중단한다...?=다시 나빠진다
약 먹어봤는데 약이 효과가 없네.. 끊어야겠다...=악화
ㅠㅠ정신과 치료는 장기간 받는걸 추천해 정말...
도저히 이 병원 아닌 것 같다 싶으면 다른 곳으로 옮겨...
근데 단!!!!!너무 먼 곳은 금물! 개인적으로 걸어다닐 수 있을만한 거리가 좋다고 생각해.
나는 걸어서 15분 거리, 버스로 5분 거리였어.
여튼!
아래는 내가 치료를 받게 된 상황 서술이야.
나는 혼전임신으로 생겨나서 엄마의 폭력 아래에서 자랐어.
아빠는 나를 너무너무 사랑해서 내가 원하는걸 다 들어주시고 항상 예뻐해주셨지만 엄마는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으셨어.
물론 엄마도 나를 무척 사랑하시지만 물리적 정서적 폭력을 늘 심하게 휘두르심... 성인이 될 때까지도 치마를 못 입을 정도로 종아리를 심하게 맞을 정도였어.
엄마가 화를 내는건 종잡을 수가 없었어.
기분이 좋으면 괜찮은데 안 좋을 때는 별 것 아닌걸로도 많이 맞았어.
그 결과 나는 유치원 다닐 때부터 남의 눈치를 보고 엄마 아빠가 싸우면 구석에 숨고..이런 아이가 되었어.
그리고 그때부터 온갖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기 시작했어.
예를 들면 교통수단을 타면 사고가 날 것 같다던지, 조금만 생채기가 나도 세균에 감염될 것 같다던지 등등..
인간 관계도 마찬가지였고.
이런 성향때문에 당연히 대인관계를 정말 어려워했고 내 주장을 못 하는 어린이로 자라나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따돌림을 당했어.
내 첫 자해는 초등학교 3학년 때였는데 성인이 되고서는 확실하게 피를 봐야 만족하는 지경에 이르렀어..ㅠㅠ
그리고 이런 성향이 더 심해지면서 알콜의존까지 왔고 진짜 술을 마친듯이 마셨어.
중간에 성범죄를 당하기도 해서 멘탈은 더욱 저 세상으로...
여튼...
술을 마시는 순간이면 모든 고통을 잊을 수 있었어.
근데 술이 깨는 순간 형언할 수 없는 끔찍한 기분이 들었고..
술 취해서 자해를 더 심하게 해서 팔 다리 몸통이 흉했어.
더 무서운건 내가 병식이 없었다는거야...
근데 어느 순간부터 나랑 가까운 사람들이 병원에 가봤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하기 시작했어.
그래도 난 내가 조금 우울한 정도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어...ㅠㅠ 몇 년을 더 방치하다가 후에는 술 먹고 가족들한테 행패 부리고 눈 돌아가고 응급실에 실려가는 일까지 생겼어.
고통스러워하는 가족을 보며 치료를 받아야하는구나라는 생각이 강력히 들었고, 2017년 늦가을에 엄청 서치해서 가까우면서도 평이 좋은 병원에 가게 되었어.
정말 정말 덤덤하게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요즘 내 기분을 물어보셨어.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진짜 통곡을 했어(머쓱....)
병원에 오게 된 계기를 쭉 이야기 했더니 검사지를 주시면서 집에서 작성해오라고 하셨고 일단 ^내가 이야기한 증상^에 맞는 약들을 처방해주셨어.
처음에는 항우울제는 아니었고 항불안제만 있었어.
불안 증세가 심했거든.
다른 병원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그 당시 그 병원은 첫 진료는 써게 나왔어.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만 원 이내였어.
그리고 검사지를 작성하고 다음에 갔을 때 좀 더 심층적으로 진단을 내리고 약 처방을 하셨고 그 때에 검사비가 추가되면서 몇 만원이 나왔어. (정확히 얼마인지는 기억이 안 나네..^^)
일단 처음에 나는 불안장애와 우울증으로 추정되어서 항불안제와 항우울제를 먹었어.
항우울제만 이름이 기억나네.
항우울제로 제일 유명한 프로작을 복용했었어
근데 그 후 2주 간 나는 조증 삽화를 겪게 됨ㅋㅋ
잠도 안 자고 밥도 안 먹었는데 에너지가 미친듯이 넘쳤고, 그게 주체가 안 되어서 잠은 30분만 자고 계속 노래 부르고 춤 추고 그림을 그렸어....-_-;;;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인데 그때 그린 그림이 진짜....역작이야... ㅋㅋㅋㅋㅋㅋ
어쨌든 뭐든지 다 성공시킬 것만 같은 느낌이 들고 그랬는데 병원 가서 이야기하니 심각한 표정을 지으시며 조증이 왔다고 하시더라고...
그 후로 나는 1년 8개월 가까이 조울증 치료제와 항불안제를 복용해야 했어 ㅠㅠ
먹었던 약이 좀 많은데 그 중 안 바뀌고 제일 꾸준히 먹은게 바렙톨서방정과 아리피졸ㅋㅋ 참고로 아리피졸은 아빌리파이랑 같은 약이야.
솔직히 치료하면서 살이 10키로 넘게 쪘어.
옷이 안 맞고 속옷이 찢어질 정도...ㅋㅋ
근데 내가 그 약들을 꾸준히 먹으면서 느낀게 왜 진작 치료하지 않았을까야.
매일 매일 나를 괴롭히던 이상한 생각도 들지 않았고 자해욕구 아예 사라지고 우울함도 어땠는지 잘 기억이 안 나고..
그러다가 작년(2019)에 이제 슬슬 약을 끊어도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계속 병원 다니면서 약을 줄이다가 약을 아예 먹지 않은지 거의 반년 됐네.
여전히 내 기분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기분이 나쁜 일이 있으면 그냥 남들처럼 기분이 좀 나쁜 정도...!
전에는 분조장이었거든..ㅋㅋ
여튼 내가 원래는 아무리 아파도 약을 잘 안 먹는 타입이야.
근데 정신과 약만큼은 정말 의사 선생님 처방에 따라 제대로 꾸준히 복용했어.
물론....술 마실 일이 있으면 그 날은 약을 임의로 안 먹기도 했음....ㅎㅎ (내가 진짜 심한 알콜의존은 아니었지만...의존이긴 했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술과 약이 만나면 얼마나 안 좋은지 설명도 해주시면서 정 먹어야 하면 그 날은 약을 복용하지 말라고 하셨어. 나는 그냥 통원 치료를 하는 환자이니 술을 내 의지로 아예 끊게 하는건 어렵다고 생각하신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ㅋㅋ)
하지만 정말 꾸-준히 약을 복용했고, 그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상승하는 간수치때문에 내과도 같이 다님...ㅎㅎㅎ
그 결과 지금은 우울?? 이전에 느꼈던 그 우울이 무슨 느낌이었죠...? 내 마음은 호수요.... 같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ㅋㅋ
그리고 내 정신이 호전되면서 가족들 사이도 매우매우 좋아졌고 제일 고생했던 남자친구도 내 표정 자체가 달라졌다면서 많이 놀라워해.
음 그리구 나는 정신과 치료 받는걸 가까운 사람들한테는 다 알렸어.
내가 알콜에 의존하기도 해서 주위 사람 도움 받는게 훨씬 좋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의료보험 적용 받았구!
실손같은 필수적인 보험은 이전에 들어놨어서 그냥 상관하지 않았어~
또....
아! 만약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는데 아니다 싶으면 바로 선생님한테 말씀 드리는 것이 좋아.
갑자기 심리상태가 안 좋아질 때도 반드시 바로 이야기 하기!
다른 병원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내가 다닌 병원은 영업시간 이내면 안 좋아졌거나 궁금한게 있을 때 의사 선생님과 통화가 가능했었어.
어쨌든 뭔가 중대한 변화가 생기면 바로 이야기를 하는게 좋아.
그래야 약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거든.
그리고 마지막으로
누군가는 항우울제가 효과가 없을 수 있다고 해..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가 우울증 환자의 30%는 듣지 않는다고 하네 ㅠㅠ(위에 언급한 프로작이 이 종류야.)
그리고 내가 진료 받을 때도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약이 안 듣는 분들이 간혹 있다고 하셨어ㅠㅠ
이런 경우엔 의사선생님과 상담 하에 다른 치료법도 고려해보면 좋을 것 같아..
나는 약이 정말 잘 듣는 케이스라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따로 인지행동치료나 TMS가 필요하진 않았어.
인지행동치료나 TMS를 진행하게 되면 당연히 비용은 더 들게 돼..
그리고 몰랐던 사실인데 내 동생이 나이 차가 좀 많이 나서 한국 나이 20살이었고 우울함을 겪고 있었는데, 내가 다니던 병원 데려가니 어른의 뇌와 청소년의 뇌는 다르다고 하셨어
내가 다닌 병원은 성인 위주여서 한국 나이로 20살인 내 동생은 아이들 위주로 보는 병원을 가는데 나을거라고 하시더라!
지금 다시 가면 다르려나...^^
지금 기억나는 썰은 이 정도야!
혹시라도 궁금한거 있으면 내가 아는 선에서는 답해줄게^_^
근데 나는 일개 환자일 뿐이었다는건 기억해줘! ㅋㅋ
문제 시 라면 두 개 끓여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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