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교수님 강연을 듣다가 제가 어느 책에서 읽은 인용문이 떠올라서 말씀을 드리는데 .. 독일의 관념론 철학자인 피히테라는 분이 했던 말씀인데 "자유의 의식은 바로 원인의 무의식성이다 " 라고 상당히 축약적인 인용문이 기억 났습니다. 결국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우리가 어떤 인간 개인이 하는 행동의 궁극적인 원인을 알게 된다면 결국 자유의지라는 것은 없는 것이 아닐까? 혹은 자유의지라는 것은 과학이 발전하면서 사라질 환상같은 것은 아닐까 ? .. 그런 고민들을 저도 마찬가지로 하게 되었는데 ... 그 부분에서 제가 궁금했던 것은 우리가 정말 인간의 어떤 행동에 정말 궁극적인 원인을 알 수 있을까? 라는 것도 상당히 궁금해졌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 김상욱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답은 아주 쉬워요.
모릅니다!!!
지금 현재 답을 했지만... 자유의지에 대한 과학자들의 생각은 .. 물론 자유의지의 정의조차도 명확치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믿고있는 형태의 자유의지는 없는듯 하다는 건데요. 그렇다고해서 그것이 환상에 불과하다고 얘기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최근 화제가 되었던 유발하라리가 쓴 사피엔스라는 책이 있지 않나 (인류를 주제로 태고부터 로봇 혁명까지의 빅히스토리를 설명한 작품)...그 책에서 인간이 환상을 믿는 동물이고 그 환상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환상이란 일어나지 않을 법한 것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심지어 민주주의라든가 심지어 인권 이런 것도 다 인간이 만들어낸 환상이라는 거다. 그것이 우주에서는 인간이 중요하다는 가치를 찾기가 힘들거든요. 민주주의가 중요하다는 가치를 우주에서 어떻게 찾나?
자연법칙에서.. 그러니까 자연법칙에 있는 것은 그것이 일어나거나, 일어나지 않거나에 불과한거고.. 물체는 1초 후에 어디 있거나 있지 않거나.. 이런 것을 자연과학이 하는 거고, 그 이외의 모든 것은 다 인간이 만들어낸 허구다. 라고 얘기하는데 이것은 인간이 만든 것을 폄하하려는 의도로 한 것이 아니라 그런 속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과 같이 중요한 개념.. 수학적으로 정의할 수 없고 이런 식으로 논리를 펴다보면 사랑도 허구라는 생각밖에 들지않는다. 자연에 무슨 사랑이 있나? 지구와 달 사이에 사랑이 존재하나? 그래서 자유의지 역시 마찬가지 관점에서 그것이 환상에 불과하다라고 표현하는 거나, 자유의지도 환상의 일종이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으로 생각한다면 우리가 그것을 실제 느낌으로 파악하기가 힘들다면 그렇다면 그 가치를 충분히 다른 종류의 허구와 마찬가지로 계속 가지고 갈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인간에게 도움이 된다면..
실제 자유의지가 도움이 된다는 것은 철학자 과학자들이 동의하는 것 같다. 자유의지가 없다면 삶들이 피폐해지겠지..
저도 지금 스스로의 자유의지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믿고 싶은데 그게 아니라면 얼마나 허무하겠나? 그런 의미에서는 자연과학이 해주는 이야기를 너무 확대해석해서 우리 삶의 의미나 우리 의지의 의미까지 다 없애는 쪽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하다고 생각한다.
양자역학에서 가장중요한 미분방정식이 바로 슈레딩거방정식인데요..
양자역학을 처음 만들 때 큰 기여를 한 사람이 바로 하이젠베르크와 슈레딩거다. 양자역학을 행렬의 방식으로 기술한 것이 하이젠베르크라면 슈레딩거는 파동을 설명하는 미분방정식의 형태로 양자역학을 표현했다.
우리가 익숙한 고전역학의 물체와는 달리 입자를 파동으로 다루면 어떨까? 하는 의문을 가진 슈레딩거는 전자를 파동의 상태로 다뤄 전자의 상태를 나타내는 방정식을 찾기 시작했다.
고전역학에서 뉴턴의 운동방정식은 초기 조건을 대입해 해를 구하면 미래의 한 시점의 물체의 위치가 한 점으로 주어진다.
같은 고전역학이지만 소리나 전자기와 같이 한 점이 아닌 공간에 퍼져있는 대상을 설명할때는 파동방정식을 이용한다. 슈레딩거는 전자와 같은 입자도 파동방정식과 비슷한 방식으로 기술할 것을 제안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슈레딩거 방정식도 제입장에서는 결정론적인 방정식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슈레딩거방정식은 어떤 확률론적인 항이 없는 결정론적인 미분방정식임에도 불구하고 교수님이 양자역학이 비결정론적이라고 말씀하셨던 그 이유에 대해 조금 더 말씀을 듣고 싶다.
그 질문에 대해서는 하이젠베르크가 이미 답을 했다. 양자역학도 고전역학으로 기술하는 미분방정식이 있다. 미분방정식이 있다는 것은 F=ma와 같은.. 똑 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철학으로 돼 있다는 거구..어느 한 순간에 무언가를 알면 나중에 무언가 정해진다. 그러면 .. "아까는 결정론이 아니라고 했는데 미분방정식으로 돼 있으면 결정 돼 있는 것 아닌가? "라고 질문할 수 있지만, 큰 차이가 있는데 뉴튼의 방정식에서는 저희가 가속도가 주어져 있는데 가속도로부터 적분을 통해서 속도와 위치를 구한다. 그리고 속도와 위치를 알면 운동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라는 전제를 하고 있다.
하지만 양자역학에서는 미분방정식으로 기술되는 것이 속도와 위치가 아니라 상태함수라는 것이 결정되어 있다. 상태함수는 여러분이 마치 주사위를 던졌을 때 1,2,3,4,5,6 여섯개의 함수가 있지 않나? 그런 것들을 말하는 거다. 그래서 양자역학에서는 상태들의 확률이 결정돼 있다. 그걸 기술하는 방정식이 있기에 양자역학으로 반도체도 만들고 하는 거다.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상태에 대한 확률에 대한 것이고 그것으로부터 뉴튼 역학에서 꼭 필요한 위치와 속도 궤도에 대한 정보들인데,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하이젠베르크가 이미 얘기 했듯이 얻을 수가 없고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항상 측정에서 오차가 있는 그런 확률적인, 정해져있지 않은 형태로만 얻어지게 된다.
그래서 똑같이 방정식은 결정론이지만 결정되어 있는 물리량이 다르기 때문에 {결정돼 있는 물리량의 차이: 결정론(슈뢰딩거 방정식)과 비결정론(하이젠베르크 불확정성 원리) 구분} 한쪽은 결정론이고 한쪽은 비결정론이다.
인간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에 대해서 물리학자의 입장에서 성찰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렇다면 거꾸로 우리 사회에 인문학자들이 하고 있는 인문학적 성찰이 거꾸로 물리학의 발전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인문학의 결과들이 다른 과학도 아니고 수학으로 되어 있는 물리학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여러가지 예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두 가지 예로 드리고 싶은데 ..한 가지는 과학자들이 어떤 식으로 연구를 하고 특히 물리학자들이 어떤식으로 이론을 만들고, 과학이론이 어떤 특성을 갖는지 그런 것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과학의 대상이 되는 물질' 이런 것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과학자들이 어떤 식으로 행동을 하는지' 이제 그런걸 과학학이라고 하죠.(과학학: 과학의 역사, 사회 제도로서의 과학, 과학 지식의 철학적 기초 등을 탐구하는 학문) 그 가운데에 유명한 사람이 토마스 쿤이라고 하는 사람인데(토마스 쿤: 미국 과학사학자이자 철학자. '패러다임'이라는 새로운 개념 창안), 토마스 쿤이 과학자들을 연구한 다음에 뭐라고 했느냐면 .. 과학자가 하는 것이 어떤 절대적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그때 그때 과학자 집단이 합의해서 만들어 놓은 어떤 지식 체계에 불과하다.. 이런 결론이고, 물론 논란이 많은 결론이고요. 심지어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에 큰 갭이 있는데 그것을 이 사람은 고전역학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합의해 놓은 이론체계가 있었고, 위기가 생겨서 양자역학이 나왔을 때 다시 이 사람들이 합의해서 한 거지 이게 더 올바르기에 그랬다기 보다는 그때그때 주어진 환경 내에서 주어진 실험데이터, 주어진 능력으로 할 수 있었던 최선의 결과를 모은 것이 과학의 결과다. 그래서 이것을 패러다임이라고 부르죠.
이런 관점에서는 심지어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의 과학조차도 당시로서는 최선의 과학이니까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과학만큼이나 뛰어난 과학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정상과학이라고 부르죠? 그 시기를(정상과학: 패러다임 틀 안에서 이루어진 과학)..그런데 많은 과학자들이 좋아하지 않고요.
저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면 아리스토텔레스의 과학은 과학이 아니고 뉴튼부터 과학인데 뉴튼의 과학과 양자역학은 차이가 있지만 단절이 아니고 연결되어 있고 발전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면( 토마스쿤이)하려는 얘기가 저희 과학자들이 너무 오만해지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저희가 하는 것이 무조건 합리적이고 무조건 옳고 인문학은 그냥 가치 판단을 하는 학문이고 절대적인 근거는 없고 우리만이 오로지 진리를 얘기한다는 것은 오만인 것 같고 그런 것들을 옆에서 지적해준다는 것은 물론 과학 자체에 어떤 영향을 주었다기 보다는 우리가 하는 실험결과 이런 것 보다는 우리가 하는 행동 자체에 대해서 어떤 성찰을 하게 해 주니까 과학 하시는 분들의 생각을 저희가 좀 듣고 생각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그게 꼭 옳다.. 이렇게 말은 못하겠고요.
그 다음에 또 한 가지는 최근에 하나의 중요한 조류 가운데 하나가 빅히스토리라는 조류가 있는데 (빅히스토리: 인간의 역사를 기존의 인문학에 통합한 관점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연구), 인간의 역사를 인간이 문자를 사용한 이후의 역사만에 집중해서 인간의 역사를 다루다 보니 .. 민족 이런게 중요해지죠. 거기서는 ..
그래서 그런식으로 역사를 공부한 사람들은 민족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고 나중에 서로서로의 차별성만 보게되고 인간을 지구상에 사는 한 종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배타적인 호모사피엔스족으로서의 것으로밖에 못보기 때문에 전체적 규모에서 지금 우리가 접하고 있는 많은 지구의 문제들은 이런 하나의 민족 하나의 나라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인공지능이 어떻게 대한민국의 문제입니까?
그래서 환경오염같은 것들도 지구의 전체의 문제인데 이런 문제를 우리가 한 민족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좀더 큰 틀의 역사가 필요하다.. 그래서 역사학자들이 주도가 돼서 인간의 역사를 빅뱅까지 확장을 해서 인간은 호모사피엔스라는 한 종이고 지구상에 만들어진 한 생명체의 줄기에 불과하다는 그런 식으로 역사를 기술하는 그런 시각이 있다.
물론 저희한테는 역사를 빅뱅에서 인간까지 끌어오는 것이 익숙하지만 어떻게 보면 인문학자들이 인간의 역사까지.. 저희는 보통 생물까지 하고 마치는데..인문학자들이 자신들의 경계를 물리학까지 넓혀서 같이 소통을 하자고 손을 내밀었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물리학 자체의 발전에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큰 틀 내에서 물리학도 해야 된다면 저희가 단지 기껏해야 생명체까지 보는 것 말고 인간과 인간의 미래 호모사피엔스종, 우리의 이런 허구.. 같은 것 까지도 다 고민하면서 물리학을 해야되지 않겠느냐.. 하는 점에서는 저희한테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첫댓글꿀잼!!! 작년에 ebs를 통해 다 봤던 것을 찾아서 올려 보았슴. 이 시리즈의 내용들이 대략의 개념적으로는 이미 다 알고 있는 것들(상식수준에서)인데.. 대략의 상식이라는 것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다"라는 말과 통하는 듯.. 이번에 녹취까지 하면서 다시 보니.. 아무것도 없는 것 가운데에서도.. 꿀잼을 느낄정도의 지식은 가져다 주었다는 사실..
지성이 없는 우정은 우정이 아니다... 그래서 법우는 스승이기도 하다.. 법우가 아닌자와의 우정은 우정이 아니다. 스승이 곧 법우이다. .... 열하일기의 연암 박지원이 했다는 말이라는데 이 아침 참으로 공감가는 말이라 옮겨봅니다. 법우님들... 특히 많은 가르침을 주시는 스승님
첫댓글 꿀잼!!!
작년에 ebs를 통해 다 봤던 것을 찾아서 올려 보았슴.
이 시리즈의 내용들이 대략의 개념적으로는 이미 다 알고 있는 것들(상식수준에서)인데.. 대략의 상식이라는 것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다"라는 말과 통하는 듯..
이번에 녹취까지 하면서 다시 보니.. 아무것도 없는 것 가운데에서도.. 꿀잼을 느낄정도의 지식은 가져다 주었다는 사실..
지성이 없는 우정은 우정이 아니다... 그래서 법우는 스승이기도 하다.. 법우가 아닌자와의 우정은 우정이 아니다. 스승이 곧 법우이다. .... 열하일기의 연암 박지원이 했다는 말이라는데 이 아침 참으로 공감가는 말이라 옮겨봅니다.
법우님들... 특히 많은 가르침을 주시는 스승님
아무것도 없는 것 가운데에서도 ... 를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가운데에서로 수정합니다. 제가 아는 것이 없다는 뜻임.
스승님 법우님... 매일매일 건강하소서.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여기 꿈잼 추가요~
덕분에 실력있는 물리학 교수들의 강의를 듣게 되어 감사하네요. ^^
자유의지에 대한 본론은 다음에 인연이 있으면 하고요
이제 과학에서 해방되어 연휴를 즐기려 합니다.
그 후에는 본업인 정치로 돌아가려 합니다.
지방선거도 다가오고 있으니...ㅎㅎ^^
여기까지 왔으면,
카페지기가 이어받아 불교에서 본 양자역학 또는 자유의지..이런 글이 나올 법도 한데
토굴에서 묵언 기도수행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
좀 기다려 보는 것도 제자의 스승에 대한 사랑이 아닐까?
사랑은 오래 참고 모든 것을 기다리고 견디는 것이라는 바울선사의 말을 참고하면 좋을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