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영포럼)
탄소중립(Carbon Neutral) 추진경과와 향후대책 포럼
(입력: 월간현대경영 2023년 4월호)
어렵지만 가야만 할 길에 도전하자!
최근 전 세계인이 주목한 도시가 있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최대 도시인 글래스고(Glasgow)다. 글래스고에서 2022년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려 세계 196개국 대표단과 각국 정상, 시민단체, 언론인 등 3만여 명이 모였다. 글래스고에는 18세기 산업혁명을 주도한 제임스와트의 동상이 있다. 산업혁명의 발상지가 탄소중립 선언의 성지(聖地)로 변한 것이다. 이처럼 지구온난화의 가속화를 막기 위한 탄소중립(Carbon Neutral) 운동과 관련, 2023년 1월 18일 정부는 기획재정부 방기선 제1차관 주재로 탄소중립 성과 및 모범사례 확산을 위한 ‘탄소중립 추진 유공’ 포상 전수식을 가졌다. 이번 포상은 산업·전환, 건물·수송, 농축산 및 해양수산, 산림 등 탄소중립 등을 총괄하여 이루어졌다. 대통령 표창에는 경상국립대 김필주 교수가 선정되었고, 한국전력거래소 김홍근 본부장(전환 분야), SK임업 유희석 상무(산림 분야), 그리고 한국공항공사(수송 분야)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해운 분야)이 단체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현대경영포럼은 탄소중립에 대한 산업계의 공감대를 확산시키고자, 이번 행사를 주관한 이승원 기획재정부 미래전략국장과 이들 포상자(단체 포함)들을 초청, ‘탄소중립 추진경과와 향후대책’을 주제로 포럼을 가졌다. 기자는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빔 프로젝트’까지 준비시켜, 기후변화 대책을 주제로 열변을 토하던 이승원 국장을 비롯, 업계 참석인사 여러분께 거듭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탄소중립은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예감이 든다.
주 제 일 정 좌 장 초청인사
| 탄소중립 추진경과와 향후대책 2023년 3월 10일 (조선호텔 스시조) 이승원 기획재정부 미래전략국장 권용실 한국공항공사 ESG경영실장 김필주 경상국립대학교 교수 김홍근 한국전력거래소 본부장 백철호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실장 유희석 SK임업 상무이사 – 참석자명 가나다 순 |
KEYNOTE ADDRESS 새로운 탄소중립 국제질서에 선제적으로 대응!
이승원 기획재정부 미래전략국장 여러분 안녕하세요. 산업화 이래 현재까지 지구의 기온은 1.1도 상승했습니다. 인류가 재앙을 피할 수 있는 마지노선은 1.5도 상승이기에 많은 전문가들은 지금 전 지구적인 과제에 직면해 있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2016년 파리 협정에서 2050 탄소중립이 글로벌 의제화 된 이래 주요국의 탄소중립 선언이 이어졌고, 이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규제 강화와 신경제질서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구조 특수성을 고려할 때 탄소중립이 불러온 새로운 국제질서에의 효과적 대응을 위한 변화는 불가피합니다. 탄소중립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면 수출과 해외자금 조달,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나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경제성장과 삶의 질 향상을 가져올 것입니다. 선제적 대응은 산업구조 저탄소화와 신산업 육성으로, 이는 ‘어렵지만 가야할 길’이기에 무엇보다 전향적 사고와 능동적 혁신이 필요합니다.
그간 탄소중립 정책의 추진경과를 살펴보면 첫째, 국가 배출량의 73.5%를 포괄하는 제도인 배출권 거래제를 들 수 있습니다. 배출권 거래제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에 배출허용량을 할당하고, 기업별로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입니다. 2022년 말 배출권 거래제의 개선을 통해 감축인센티브를 확대하고, 배출권 거래 활성화, 신규 중소기업 등 이행 지원을 기하고 있습니다.
둘째, 기후대응기금도 설치, 운용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기금운용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지원, 신유망, 저탄소 산업 생태계, 공정한 전환, 탄소중립 기반구축의 4대 지출분야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셋째, 합리적인 저탄소 에너지 전환을 의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1년도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87%는 에너지 생산,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 전환은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입니다. 에너지 믹스를 재정립해 석탄산업 감축 등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기술기반 재생에너지와 수소에너지 등 친환경에너지 전환을 위한 기술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산업 저탄소화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바, 좁은 국토면적과 고탄소 산업 구조 등 국내 여건을 고려한 핵심 기술 발굴과 차세대 기술확보, 플라스틱 열분해 등 신산업 육성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추진계획을 말씀드리면, 먼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이행 로드맵에 따라 부문별 감축비용 등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30년까지의 부문별. 연도별 감축 경로를 수립하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부문별 이행게획인 제1차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마련코자 합니다. 제1차 탄소중립 기본계획의 주요 특징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이행방안을 마련한 실현방안 구체화,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중심의 거버넌스 마련, 민간주도의 혁신적인 신산업 육성으로 녹색성장을 선도하는 것입니다. 또한 배출권 거래제 고도화와 산업의 저탄소화 추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확대 등을 통한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유도와 민간금융의 녹색분야 투자 유도 등의 시장기능 활용도 적극 추진코자 합니다. 이상 정부의 탄소중립 추진경과와 향후대책 방향에 관하여 간단히 말씀드렸는바, 탄소중립 유공자 여러분께서 현장에서의 애로요인과 대책 방향에 대해 좋은 말씀을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ROUND TABLE 이산화탄소 흡수원을 적극 늘리는 것도 좋은 대안
김필주 경상국립대 교수 농업생명과학연구원장 국내 농업부분에서의 온실가스 순 배출량은 비닐하우스 등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농기구 사용 에너지 등을 제외하고 약 3%로 추정합니다. 반대로 약 3%의 온실가스를 토양유기물, 산림 등에서 흡수하고 있기에 총 배출량은 제로(0)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산업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가 쉽지 않다면 적극적으로 이산화탄소 흡수원을 늘리는 것도 탄소중립을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산림, 토양의 효과적 관리도 그 수단이 될 것입니다. 국제적으로는 농사를 짓고 땅을 사용하는 과정을 포함한 농업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의 25% 가량으로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 등의 사업을 전개할 때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된 정책을 반영하고, 그것이 국내 농업분야의 탄소중립과 연계될 수 있다면 국제 사회에의 일방적 공여에 그치지 않으면서도 상호 발전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것으로 봅니다.
무탄소 발전을 위해선 국가적 백업시스템 불가피
김홍근 한국전력거래소 탄소중립본부장 한국전력거래소는 전력산업 전반을 관장하는 기관으로서,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수립과 전력시장의 설계·운영, 전력계통의 운영 등 3가지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2030년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에너지 분야야말로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여야 하는 분야로서, 전력에너지를 포함한 전환부문은 2030년까지 기준년도인 2018년 대비 44%의 온실가스를 감축하여야 하는데, 지금까지의 전력수요 외에 산업 등 타 분야에서 넘어오는 전기화 수요까지 감당하면서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하는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의 실현은 원자력이나 재생에너지와 같은 무탄소 발전원의 확충을 통해 가능합니다. 그런데 재생에너지는 간헐적이고 제어가 어려운 특성으로 인해 이를 보완하여 수용할 수 있는 유연시스템의 확보와 전력시장의 개선 등 전력시스템 전반의 개선을 요구합니다. 이 과정에서 효율적인 국가기준 정립과 백업시스템의 정비, 계통안정성의 확보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개선과제를 리드할 전력산업 거버넌스의 정립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국가 에너지안보 차원의 고려도 빠뜨리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사람을 키우듯 나무를 키워 탄소저감도
유희석 SK임업 상무 SK임업은 1972년 SK그룹의 최종현 선대회장께서 설립해, 초대 사장을 지낸 회사로 국내 대기업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임업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사람을 키우듯 나무를 가꾸고, 나무를 키우듯 숲을 가꿔라”라는 선대회장의 철학을 반영해 오래전부터 산간오지(山間奧地)에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며 산림관리 역량을 축적해왔고, 나아가서 목재 팰릿 사업 등으로 이산화탄소 저감을 실천해 왔습니다. 2012년부터 고성에 탄소배출권 조림(A·R CDM) 사업을 준비하며 본격적으로 탄소중립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운영하고 있는 산림은 약 4천500여ha(헥타르)입니다.
작년에는 산림청에서 주관하고 있는 일종의 자발적 탄소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산림탄소상쇄제도에 의거, 천안에서 2만1천톤의 크레딧을 발급받았는데, 이것은 SK그룹의 탄소중립 실현에 일차 사용할 예정입니다. 현재 해외에서는 자발적 탄소시장이 크게 활성화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자발적 탄소시장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보다 넓은 분야에서 심도 있는 노력이 전개되길 바랍니다.
탄소중립 공항 구현을 위한 Green Flight 기반 조성
권용실 한국공항공사 전략기획본부 ESG경영실장 한국공항공사는 공항의 건설·관리·운영, 항공산업의 육성 및 지원을 통해 항공수송의 원활화, 경제발전과 국민복지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공항의 스마트 및 친환경 중심의 패러다임 변화와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따라 건물·수송분야에 대한 탄소중립 로드맵을 단계적으로 추진중에 있습니다. 공항 온실가스의 약 70%는 항공기연료에서 발생하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를 ‘27년부터 의무화 예정인 만큼, 민-관 합동으로 지속가능한항공연료(SAF) 상용화를 필두로 친환경 항공기(전기/수소 등) 개발·전환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공사는 친환경 인프라 구축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그린모빌리티 보급을 위한 기반마련과 더불어 이해관계자와 함께하는 공항 탄소포인트제도 운영 및 다회용컵 회수기 확대, 전자 영수증 도입 등 다양한 자원순환, 탄소저감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탄소, 무탄소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
백철호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해양환경실장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해양교통 안전뿐 아니라 깨끗한 해양환경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해수부는 해양수산분야 2050 탄소 네거티브(Negative)를 비전으로 로드맵을 발표하고, 해운분야는 2018년 대비 70%를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였습니다. 선박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저탄소, 무탄소 등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이 필연적입니다. 해수부와 산업부는 2030 한국형 친환경선박(Greenship-K) 추진전략을 공동으로 수립하고 한국형 친환경선박의 기술개발, 보급에 나서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공공, 민간 부분에 상당수의 친환경 선박 보급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공단은 친환경선박 보급 촉진을 위한 친환경선박 인증제도를 운영 중인데, 이는 선박의 환경친화도를 평가, 등급을 부여하고 인센티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현재 많은 친환경선박 기술이 개발되고 있고, 공단도 한국형 해상실증 사업등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의 상용화를 통해 친환경선박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CLOSING ADDRESS 민간 및 정부 공동대응으로 기후변화 이겨내자
이승원 기획재정부 미래전략국장 오늘 이른 아침에, 여러분들의 좋은 말씀을 적극 경청했습니다. 탄소중립은 사실상 어려운 길입니다. 그러나 기후위기에의 대응은 어느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며 더 이상 장기과제가 아닌, 당장 생존과 직결되는 시급한 현안과제이기 때문에 매우 구체적이고 신속한 행동이 긴요합니다. 사실 오래전부터 배출의 정점을 지난 선진국과 달리 제조업 비중과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단기간 내 급격한 감축을 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민간의 산업 전환, 건물 수송, 농축산 및 해양수산, 산림 등의 각 분야에서 자발적인 감축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정부가 효율적인 법과 제도, 예산, 조직, 시스템으로 뒷받침하며 ‘공동대응’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할 수 있으리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오늘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하는 참가자 여러분들의 귀한 고견에 감사드리며, 추후 더욱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다시 한 번 여러분들의 귀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탄소중립 우수사례 및 우수기관
Plenary session of the COP21 adopting the Paris Agreement in 2015
* 자세한 내용은 월간현대경영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2023. 0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