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들어스며 지속적으로 내린 봄비는 상춘객의 마음을 시샘하더니만, 인고 56산악회의 경주지방 국토순례 행사에는 맑고 화창한 날씨로 화답해 주어 그 앞날을 축복해 주는 것 같아 마음이 한결 기쁘기만 하다.
또한 4월중 평균 강수량도 86m를 웃돌아 모판을 준비하는 시골 농부들의 마음도 더 없이 흡족하다하니 이것 또한 좋은 일 아닌가!
우리의 애마 (주)서울 아트버스의 승차 정원 29명을 가득히 채워주어, 집행부측의 인원점검이 아주 수월해진 이번의 국토순례 행사는 신라 고도 천년의 경주 유적지 방문과 토함산 해맞이, 그리고 경주 남산(금오산)등반을 함께하는 일박이일의 여정이다.
2003년 4월 26일(토) 아침 9시정각. 서울지하철 2호선 사당역 1번출구, 예술회관방면에서 회동한 산우들은 인고56 산악회 로고가 부착된 새로 제작한 등산모를 하나씩 받아 나눠 쓰고, 경부고속도로에 올라 영동고속도로 남원주 IC에서 중부고속도로로 방향을 바꾸어 잡는다.
鄭石宮 산악회장이 오늘의 일정을 간략히 안내 해 준다.
안동에서 오찬후, 청송-영덕-포항을 거처 동해안 해변 도로에 올라 구룡포-감포로 이동하여 문무왕 수중릉과 감은사지를 돌아보고 경주에서 사업을 하는 김준겸 동문의 공장을 견학후 일박 할 예정이며, 우리가 여행중에 즐기는 또 하나의 먹거리 순례는 그 고장의 맛자랑 토속 음식으로 대접 하겠다고 하여 차내의 박수를 받는다.
모처럼 산행에 참여한 새로운 얼굴들은 姜信讚, 金在崑, 金在裕, 金俊兼, 宋炳五, 李根植, 李栽達등 7명 이며, 이들을 위해 위해 힘찬 박수로 환영, 격려하면서 이른 아침 인천으로 부터 올라온 산우들을 위해 주최측은 인절미와 음료수를 나누어 주는 진한 우정을 보인다.
한편 건강이 허락하는 한 사업체를 계속 운영하겠다는 金俊兼동문은 인천과 경주에서 별도의 사업장을 거느리면서 경주에서의 일체의 행사 스폰서를 자임하겠다는 노익장을 과시하였으며, 우수한 뱅커 였으며 안동 태생 이기도 한 金在崑 동문은 <佛國 文化 꽃피는 千年 新羅人 숨결>이라는 경주 문화 답사기와 <내 고장 安東>을 소개한 유인물을 배포해 주면서 안동의 역사와 인물들을 세세히 소개해 주며, 경주 일원의 가이드를 자청 열띤 박수를 받는다.
원주를 지나며 치악산 국립공원 휴계소에 잠시 들려 주변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하면서 모처럼만에 참여한 宋炳五동문(산업안전신문사 원장)이 새로산 등산화 착화식?과 새로운 모자 착모식 명명의 구실로 시원한 캔커피를 일행에게 돌려주어 미각을 새롭게 해주었으며, 다시 버스에 오른 산우들은 남행길 여정을 재촉한다.
백두대간 줄기따라 건설된 중부고속도로는 산이 험하고 계곡 또한 깊어 장대한 터널과 높은 교각으로 세워진 교량구간이 많아 질펀한 호남벌을 가르며 내 닫는 서해안고속도로와는 아주 다른 여행의 멋을 선사 해 준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긴 죽령터널은 그 길이가 자그만치 4.6km에 달한다.
연초록/진녹색으로 단장된 고속도로 주변 산세와 진홍/주홍색으로 채색된 철쭉을 차창밖으로 관상하며 아름다운 산하의 넋을 잃고, 동구밖 높다란 느티나무 가지에 둥지를 튼 까치집을 바라보며 그림같은 산골마을 풍경에 또 한번 향수에 젖는다.
단양/풍기/영주/예천을 지나 안동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15분. 안동 중심지를 관통하며 동쪽으로 한참 지나서 안동댐의 황토물이 가득히 흘러 내린다. 지난 2-3일간 영동지방에 집중적으로 내린 빗물이 휘돌아 흐르면서 마침 오뉴월 장마때 처럼 황토색으로 변모 시킨 것이다. 지난밤 TV에서 아름닾게 보여 인상 깊었던 안동댐의 月瑛橋가 분수를 내어 뿜으며, 준공 축제를 알리는 월영교 현수막이 보이는 가로변에는 "간고등어 양반 밥상"본점의 안동 토속 음식점이 나타난다.
이 음식점은 하회마을 입구의 헛제삿밥 전문점인 "옥류정"과 함께 안동댐 휴게소 인근의 안동 간고등어 전문점이다. 헛제삿밥과 간고등어는 안동의 문화적, 지리적 배경을 고스란히 반영해 보여주는 음식이다. 유교문화가 발달한 안동에서는 유독 제사를 차릴 기회가 많아 제삿밥을 먹을 기회가 많았고 그 맛을 잊지 못한 유생들이 밤늦게 과거 준비를 하며 허기가 질 때 차려 먹던 음식으로 일종의 비빔밥이며, 또 내륙지방인 안동에서는 고등어 맛을 보려면 영덕이나 포항등 멀리서 구입해 와야 했다. 그런데 운송수단이 발달하지 못한 옛날, 소달구지에 실려 하루 이틀 걸려 돌아오는 생선은 모두 부패하기가 일쑤여서 뱃속을 갈라 소금을 절이는 생각이 떠올랐고 안동까지 돌아오는 기간에 간이 맞춤하게 배어 또다른 맛을 냈다. 그래서 나온 음식이 간고등어이다.
간고등어 구이와 조림 그리고 조밥, 여기에 올려진 유명한 안동 제비원 소주가 어울려 흥겨운 오찬을 마친 시간은 오후 1시 30분. 일행은 34번 국도를 따라 산간도로 고갯길을 넘어 임하댐을 두어번 가로 지르며 주왕산 국립공원을 우측으로 끼고 강구항으로 향한다.
서울을 출발한지도 6시간이 경과되니 엉덩이도 묵직하게 저려오며 지루한 감이든다. 그러나 얕으막한 야산에는 붉은 복사꽃과 하얀 사과꽃이 어우러 피어있어 조화를 이루며 저마다 고운 자태를 뽑낸다. 주왕산 깊은 계곡따라 흘러내린 물줄기는 국도변 따라 이어저 길 동무하며, 하얀 포말을 그리면서 일행의 시각을 즐거웁게 한다.
드디어 푸른 바다가 보이는 동해 바닷가 강구항에 다달았다. 길게 뻗은 포구 가에는 무수한 대게 타운이 끊임없이 이어저 있으며 저마다 영덕대게 총판점이라는 상호가 시야를 어지럽힌다. 일행은 '육육수산 영덕대게 총판" 추포 아저씨 김진동씨의 환영을 받는다. 영문모른 우리에게 金俊兼동문이 히든카드를 뽑은 것이다. 아무 말 않고 이곳으로 안내한 속 뜻은 영덕을 지나면서 그 유명한 영덕대게 맛을 보여주지 않을 수 없다는 배려에서 였단다.
고맙네 친구!
가게앞 수족관에는 수많은 대게가 크기별로 뒤엉겨 진열되어 있다. 3만원에서 12만원까지 가격도 다양하다. 한치 낮은 1만원에서 3만원 까지의 홍게도 선보인다. 정말로 오랜만에 바닷바람을 맞으며 현지 포구에서 싱싱한 대게를 한 마리씩 시식한다. 이곳에서 확인한바 대게는 몸이 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니고 몸통에서 뻗어나간 8개의 다리가 대나무처럼 곧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이곳 강구항이 우리나라 대게의 집산지라고 한다.
포만함 속에서 맛있는 대게를 맛본 일행은 포항으로 이동한다. 이제 부터는 동해안 해안도로를 따라 남행 한다. 왼편으로는 너른 동해바다 수평선이 활같은 모양의 만곡으로 길다랗게 누어있고 바다는 푸르다 못해 검푸르게 보인다. 산간 계곡과 바다의 풍광이 전혀 다른 색감으로 다가와 우리의 시각을 또한 놀라웁게 한다. 바닷가 해안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와 하얀 물 보라를 바라보며 차창을 활짝 열고 길게 심호흡을 해본다.
오후 5시 50분. 포항 형산교를 건너니 넓고 웅장한 포항종합제철단지가 이어지며 구룡포 호미곶의 호랑이 꼬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에서 일출을 제일 먼저 볼수 있다는 곳이다. 해안 곳곳은 가두리 양식장의 부표 표시인 하얀 표지가 점점이 늘어서 있고 얕으막한 고개를 넘으니 감포항이 그 모습을 나타낸다.
작으마한 시골 어촌인줄 알았더니 규모가 제법 크고 넓어 대피항으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양팔을 길게 뻗은 방파제가 감포항을 감싸 안고 있다 감포항을 지나 10분 거리에서 우리는 1차 목표지인 문무왕의 대왕능 해변에 도착하였다.
바닷가 모래밭 200m 거리에 떠오르듯이 누어있는 수중릉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경북 경주시 양복면 봉길리에 자리잡은 문무대왕 수중릉은 토함산 뒤쪽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대종천을 이루고 그 물줄기가 동해로 흘러드는 감포 앞바다 바위섬으로 죽어서도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문무왕의 호국의 신념을 볼수 있는 곳으로 사실은 오래전부터 문무왕의 시신을 화장한 납골을 뿌린 散骨處로 알려저 왔으며, 주변 어부들은 이미 이곳을 신성히 여겨 근처에도 잘 가지 않는 곳이다.
대왕암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후 이곳으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感恩寺址로 향한다. 서산에 기우는 해는 토함산 마루에 걸려 붉은 빛을 비추이고 있고 오후 7시경 감은사지에 도착한 일행은 金在崑동문으로부터 감은사지 유래를 듣는다.
감은사는 문무왕의 아들인 31대 神文王이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건축한 것으로 金堂인 본채 마루밑으로 동해의 용이 된 문무왕이 드나들 수 있는 특수한 통로의 물길이 대종천으로 연결되도록 만들어저 있다. 한편 금당지 전면 동서로 서있는 두개의 3층 석탑은 오랜기간 풍우에 시달려 그 모습을 잃어가고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첫댓글 김작가님 잘 읽었는디 눈나뿐분은 좀그러하니 올리실때" html태그포함"에 체크하고 올려야 되는데..
아주 잘 읽었구먼! 무사히 다녀와서 고맙고. 계속 수고가 많아요!
오랬만에 대하는 김형의 글. 2편이 기대됩니다.
나두 산행기를 올려서 아는데 너무 수고가 많읍니다...
눈 나쁜놈 어디보게나이까...좀더 큰글짜로 올려주십사...그래야 좀 오래살지...
읽으면서 즐거웠던 경주 여행이 다시 떠올라 더더욱 즐겁습니다. 국토순례작가 "지산" 힘내세요 힘!
앉저서 경주 여행을 다 한 느낌이오.덕분에 즐거운 여행담을 들었소.
인고 56산악회 인기가 날로 폭발하면서 버스정원 초과할 날이 멀지않으니 김태수사장 걱정되내요
잘 읽었읍니다. 같이 여행을 하고도 무심고 지나간것을 재삼 생각 해 주어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