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토일(12/4)참기 어려운 복통으로 깨어나 시간을 보니 자정 12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집에 상비약으로 준비해 두웠던 소화제를 복용해 보았지만 쥐어짜는 듯한 배의 통증가시지 않아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소화 불량이 나 복통과는 다르다고 생각하여 인터넷을 검색해보았더니 복통의 원인으로 장염, 위궤양, 급성 위염, 담석증 등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좀 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있었다. 오늘이 토요일 일이라 초음파 검사가 가능한 동네병원을 인터넷에서 찾아내 방문하였다. 담당의사와 면담 결과에 따라 즉시 초음파검사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는 의외로 담석증이라 한다. 현재의 상태는 담낭(또는 쓸개로 칭함)에 담석이 꽉 차 있어 염증이 심하다고 하며 담당의사는 즉시 큰 대학병원의 응급실에 입원하여 담낭(쓸개) 제거 수술을 받을 것을 강력히 권고하였다. 쓸개제거 수술을 받으라고요? 갑자기 머리를 한 대 맞은 멍한 느낌이 들었다. 선생님 오늘은 공휴일이니 월요일이 방문하면 안 될까요? 라고 반문하자 그는 황수관 의학박사의 사례를 들며 즉시 대학 병원에 입원하여 수술받을 것을 재차 강조하였다. 황수관박사는 건강의 전도사로서 TV 프로그램에서 명강사로 그리고 많은 집필 활동 등을 통해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인물이다. 패혈중으로 10여 년 전에 돌아가셨다. 누구보다 건강하게 오래 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장기가 감염되고 그로 인해 패혈증으로 즉시 사망에 이르렀다. 나의 경우도 높은 염증 수치로 인해 언제 패혈증으로 발전할지 모른다고 은근히 겁을 주었다. 즉시 집에서 가까운 대학병원의 응급실에 입원하여 상태를 좀 더 정확히 알기 위해 CT 촬영을 하였고 결과는 역시 담낭(쓸개)에 많은 담석이 쌓여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카트에 실려 수술 대기실에서 약 30여분 기다렸다. 기다리는 시간이 왜 이리 긴지? 그리고 별의별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여 영영 저세상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나는 여태껏 쓸개 없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으면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생각해왔다. 예전에 직장생활 할 적에 가끔 성격이 불같은 상사가 부하직원한테 시키는 일이 맘에 들지 않거나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했다고 여겨지면 야! 쓸개빠진 사람아 이런일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해! 라고 야단치던 때가 기억났다. 그 뜻은 당신 멀쩡한데 장기 하나가 부족하여 일을 망친냐는 비아냥인 것 같다. 요즘 같은 세상에 그런 욕을 상사가 하였다면 아마 인격 모독죄로 고소 당하기 십상일 것이다. 쓸개가 간의 보조 역할을 하여 제거한다 하더라도 소화기능상 큰 문제는 없다고 하지만 어쩐지 내 몸의 일부를 잃게 되어 나도 이제는 병신이되었다는 자괴감마저들었다. 전신 마취 상태에서 약 1시간 10 여분 간에 걸친 수술 끝에 깨어났을 때는 아! 이제는 살았구나 하는 안도감과 더불어 진통주사를 맞은 탓인지 생각보다 통증은 심하게 느끼지 않았다.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걷는 운동을 많이 할수록 수술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의료진의 말에 따라 이튿날 아침(수술 후 약 12시간 경과)부터 병원 복도 양끝을 천천히 왕복하며 걸었다. 눈대중으로 보니 복도 한 쪽 끝에서 다른 한쪽 끝까지는 족히 100여 미터는 되어 보였다. 몸의 통증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으나 스스로 짧은 시간 내 이렇게 많이 걸을 수 있다는 사실에 나 스스로 놀라며 건강에 대한 자신감 마저 들었다. 담당 의사의 지시에 따라 식사는 소량, 그리고 쓸개 제거로 인하여 지방을 분해하는데 약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하여 지방이 적은 담백한 음식 위주로 식단을 꾸려 왔다. 아직 수술부위의 실밥을제거하지않은 상태여서 무리한 운동은 삼가하고 동네 부근을 가볍게 산책해왔다. 내 몸에 쓸개의 존재 여부에 따라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이번 수술 건은 나에게 건강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건강하게 살아온 나 자신에게 감사하고 싶고 앞으로 또 그러한 질병이 다시 발생하더라도 노화의 한 프로세스로 생각하고 가볍게 치부에 버리겠다고 마음먹었다. 어제는 병원을 재방문하여 수술부위의 실밥을 제거하고 소독하였다.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오늘부터 샤워를 해도 된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이었다. 듣기만 해도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첫댓글 많이 힘드셨죠?
저도 장기를 몇개 제거 했지만 잘 살고 있어요
시간이 좀 지나면 정상처럼 돌아오니
몸관리 잘하시고 특히 운동 열심히 하시고 하면
장기하나 없는것 별거 아니라는 생각 또한 중요하답니다
안녕하세요 함빡미소님, 각각의 장기들은 꼭 필요해서 존재해야 한다는 지금까지의 고정 관념을 바꾸어야 할 때가 된것 같습니나
리노정님 고생 하셨군요
저도 40대에 갑자기 복통이
일어나 말도 겨우했는데
약처방 복용후 말끔히
사라진 적 있어요.
아직은 한 번도 그런 경험 없는데
담석증이 그런증세군요.
수술받으시고
건강 찾으셨다니
다행입니다.
건강해야 행복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청담골님 반갑습니다 병 이나서 동네 병원에서 처방받고 가볍게 완치되면 다행이라. 여겨질 수도있지만 숨은 중병은 어느날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끔은 정밀 검사를 수반하는 종합검진이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리노정선배님!
수고 하셨어요
더욱 건강하게 행복 하실거에요.테드문입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라노정님~
회복 되심 축하드립니다.
건강관리 잘 하세요.
감사합니다 이번 수술 건은 건강에 더욱 유념하라는 경고로 알고 향후 건강관리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에효! 큰수술 하셧네요
예후가 좋으셔서 다행입니다
대개의 담낭절제수술은ㅁ암과관련지어진 수술이 대세거든요
몸조리 완전히 하신뒤에 운동 하세요
감사합니다 수술 후 운동강도를 좀 낮추었더니 수면의 질이 좀 떨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걷기 뿐만 아니라 웨이트트레이닝 등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서서히 운동 강도를 높혀 갈 작정입니다
고생하셨군요..
감사합니다 고생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있지요 수술에 대한 두려움도 이제 완치되고 나니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뭐 하지 말아라 또 못하게 하면 갑갑하지요
그러다 해지 되며는 그렇게 좋을 수가 없죠 ㅎㅎㅎ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날들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겍려의 말씀 고맙습니다 다방면(사업,사교 활동 등)에 걸쳐. 누구보다 열심히 그리고 헌신적으로활동하시는 박희정님의 삶이 부럽기도하고 존경스럽습니다
@리노정 선배님 ㅎㅎ 고마우신 답글에 감사드립니다
닭방에도 한 번씩 들려주셔서 건강한 모습을
후배들에게 보여 주시면 더 고맙겠습니다
선배님 건강하세요^^
리노정님
시월의 마지막 밤 행사에서
만났을때
건강해 보이셨는데
그후 수술도 하시고 힘드셨군요
저도 쓸개빠진 여자랍니다
회복되시면 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는거니까
염려마시고 건강관리 잘하세요
감사 합니다 인생은 경험하면서 새롭게 배워가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쓸개 빠진 사람하면. 단순히 비하하는 말로만 알았습니다 쓸개아닌 간이나 위 등 다른 장기가. 빠졌다면 얼마나 위험했을가를 생각하니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리노정님
삶의방에서 님의글을 처음으로 봅니다
제목에 웃습니다~ㅎ
진솔한 글에 감사 드리면서 고생 많으셨네요
힘 내십시요~!
그래도 우선 반갑습니다.
그런 힘든수술도 하셨으니 앞으로는 건강 잘 챙기시고
닭띠방 에서 뵙기를 바래 봅니다 박희정 좋은 회장님도 만나 보셔야죠~ㅎ
긴글 쓰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항상 많은 관심과 배려심을 갖고 격려해 주시는 금송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이번에 졸필이나마 글을 올린것은 저의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되었으연 하는 기대에서 작성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