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렁이라
나의 못난 글에 모회원이 자신을 무지렁이라 표현했다.
무지렁이라면 아는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을 말하는데
과연 그럴까...?
나는 무지렁이란 말을 맨 처음 <금병매>에서 읽었다.
금병매는 중국의 4대 奇書 중 하나인데
중국 명나라시대의 문란하고 혼탁한 사회상을 그렸다.
등장인물 중 처음에 무대와 무송이 나온다.
무대는 난쟁이의, 그야말로 아내도 간수하지 못하는
무지렁이지만
그 아우 무송은 기골이 장대한 의리의 사내임에도
자신을 무지렁이라 한다.
그러나 호랑이를 맨손으로 때려잡는가 하면
문란한 관료들이나 무림의 고수들을
모두 때려잡는 호쾌를 보여준다.
대개는 자신이 잘난 사람이라면 잘난 사람이라 하지 않고
무지렁이라면 무지렁이라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회원님도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려니 하지만
나는 어떤가...?
구밀복검(口蜜腹劍)이란 말이 있다.
입이 달콤한 사람이 뱃속엔 칼을 품고 있다는 뜻인데
나는 평생 말과 글로만 먹고 살았으니
입이 닳았을망정 입술이 달콤한 사람은 아니려니와
뱃속에 칼은커녕
속도 머리도 비어있는 老爺일 뿐이다.
그렇다고 내가 속도 머리도 찼다는 뜻은 아니요
나이 들어가니 유난히 육신이 차고 떨릴뿐이다.
첫댓글 노옹선사님 말씀 새겨듣고 깨우쳐 나갑시다 ㅎㅎ
노옹은 맞지만 선사는 아닙니다.
술도 마시고 갈비도 뜯고
연애도 (하려) 하는걸요.ㅎ
선배님 글 읽으면서
잘 사는게 무엇인지
무지렁이라면
무지렁이라 하지 않는다.
정답입니다.
제가 모자란 부분이
나이 탓인가 싶기도 합니다.ㅎ
자기를 비하하는 사람은 대개
무언가 한 펀치 있어요.
하지만 너무 많이 비하하면 안 되겠지요.
자존감도 있어야 하니까요.
자신을 너무 내세우는 것도 좋지 않지만
자신을 너무 낮추는 것도 맞지 않을 것입니다.
선배 님의 글을 읽으며 겸양과 배려라는 단어를 생각해봅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오^^
네에, 동감입니다.
그런데 우스갯소리로는 별소리도 다 하지요.ㅎ
금병매~~~~
스포츠서울 만화로 연재 되어서
오랫동안 재미있게봤습니다.
거기서 '무지렁이'라는 단어는 못 봤는데
만화라 자세히 묘사하지는 않았겠지요.
도반님은 기억력도 좋으십니다.
이 무지렁이 오늘도 배워갑니다.ㅎㅎ
그러셨군요.
무지러진 물건, 그러니까 낡고 찌그러지고 훼손되어 못쓰게 된 물건도 무지렁이라 한답니다.
도반 선배님~
겸손한 말의 뜻을
"무지렁이"라 하네요.
자신을 적당하게 낮추는
것은 좋지만 너무 낮추는
것도 않될것 같습니다.
잘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맞아요.
잘 아는 사이에 우스갯소리야 괜찮지만요.
무지렁이
나를 생각해 보네요
약살빠르지도 지혜도 없으니 내가 무지렁 인지
스스로 물어 본답니다
안단테님은 소크라테스 시네요.ㅎ
그분이 그랬다는데요.
"나는 모른다, 그러나 내가 모른다는 건 안다"
그래서 자꾸 묻고 묻고 물었다지요.
이걸 산파 교육법이라 하던데
그래서 하는 소리랍니다.ㅎ
똑같은 의미는 아니겠지만
부처님 말씀 한 마디 인용합니다
"사나우면 남들이 꺼려하고
나약하면 남이 업신여기나니
사나움과 나약함을 버려
지혜롭게 중도(中道)를 지켜라."
《잡보장경》권제삼‘용왕게연’중에서-
공자님도 그러셨지만
부처님도 중용의 도를 강조하셨네요
넘치지도 않게
모자라지도 않게
참 어려운 문제인 거 같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적당한 게 좋지요.
그걸 어렵게 이야기하는데
불교의 중도도 그것이요
중국 4서의 중용도 그것이라고 봅니다.
역사철학자 토인비도 동양의 중용사상을 높이 생각했다지요.
겸손하신 글 속에 많은 가르침이 있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부끄럽습니다.
사실 저를 경계하는 글들입니다.
잘 쓴 글을보면 괜히 내가 움츠려 드는것 같고 소심해져서
스스로 무지렁이란 표현을 자주하는 편이죠
선생님의 지적으로 조심해야 겠습니다
에구,제대로 쓸 용어가 없군요 ㅎㅎ
그럴필요 없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어울리면 되겠지요.
똑같은 회원자격인데요 뭐.ㅎ
절에 갔을때 어느 노 불자님이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렁 입니다
그저 우리 누구 잘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어요
그리고 오랫만에 대하는 무지렁이 이네요
잘난척 하는 분들보다 스스로를 무지렁이라 표현하면서
자신을 낮춤이 아닐까요?
부처님 앞에 자신을 낮추고
간구하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