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었다.
마치 겨울지나 바로 불어오는 봄바람같은 바람이 불어왔다.
차갑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따스하다는 아닌 것이 훈훈한 바람결이 느껴져 참으로 독특한 바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바람을 맞으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나니 어느새 바람결은 비를 부르고
그 비는 자꾸 거세어져 가더니만 늦은 오후에는 결국 여름 장맛비처럼 내려 쏟는다.
어쩌나.... 자꾸 마음이 걱정으로 그득하다.
지난 번 우루과이전 처럼 기적같은 예선전 상황이 우리에게 주어지길 바라며
광화문대로에서 대한민국을 열창할 붉은 악마들의 거창한 응원전이 무산될까 싶은 노심초사가 먼저 찾아들었다.
저놈의 비는 도대체 왜 오늘 내려야 한다는 말인가....계속 속이 상했다.
그렇게 시간을 기다려 티비를 켜고 가나전을 시청한다.
초반엔 그런대로 볼 점유율도 높았더니만 늘 결정적인 순간은 한순간의 방심으로 부터다.
강한 수비가 결국은 가나에게 한골을 허락하게 되었지만 이 또한 핸들링이라는 사실을 무시한 채 이어진다.
아무리 봐도 어이없는 주심의 횡포다.
주심의 결정은 반박불가라는 스포츠계의 불문율이 있다 하여도 참 어처구니가 없다.
이때부터 우리네 팀원들은 흔들리기 시작하고 어쩌다 보니 두골을 허락하게 되었다.
기분이 상해 티비로 부터 멀어지는 이유, 내가 보고 있어 지는 건가? 라는 핑계를 댄다.
그리고 후반전이 시작되어 심기 일전한 대한민국의 전사들은 역전의 발판을 위해 열심이었고
이강인과 조규성의 합작품은 드디어 골대 안으로 쑤욱. 골망을 흔들어댔다....
서방의 환호와 컴퓨터로 시청중인 순간의 희열은 그 무엇과 바꾸랴 싶었다.
기회가 오는 구나 싶어 다시 티비 앞으로 달려갔다.
뒤이어 또다시 조규성이 두번째 골을 선사하여 동점으로 끝나는가? 아니면 혹시 역전?
카타르까지 날아가 열렬한 응원전을 하며 대한민국을 외치던 붉은 악마를 비롯해
궂은 비에도 목청껏 응원을 한던 대한민국의 축구광들과 그저 의무감으로라도 파이팅을 외치던
전국민 모두 좋아하다 말았다.
하지만 다시 한번 가나에게 역전의 골을 내어주고 나서도 대한민국의 전사들은 포기하지 아니하고
열심히 그야말로 죽을 힘을 다해 뛰었건만 어쩌나....주심의 휘슬은 우리에게 코너킥의 기회를 박탈하였다.
정말 무슨 심보인지 모를 일 이겠다.
게다가 벤치에서 뛰쳐나와 코너킥 무산 휘슬에 항의한 대가로 "파울로 벤투" 감독은 레드카드를 받아들었을 뿐만 아니라
포르투칼 전 벤치로 부터 멀어져 관중석을 차지하게 되는 불상사가 생겼다.
후반추가 시간 종료직전 우리가 마지막 코너킥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심은 시간이 다됐다며 휘슬을 불어제꼈다.
안그래도 2대 3으로 지고 있어 마음이 안좋았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감은 갖고 있었어도
결국 최후의 일격, 반격의 기회를 갖지 못한 대한민국 전사들은 땅을 치고 울분을 터트리고
특히나 "손흥민" 선수의 눈물, 와중에 셀카 찍는 가나 스텝은 환장할 이기심의 극치요 무뢰한이나 다름없다.
항의, 별 수 없이 벤투 감독은 항의한 대가를 혹독하게 받아들여야 했으니 기가 막힐 일이다.
그러니까 벤투 감독은 역대 월드컵에서 퇴장당한 한국 대표팀 최초의 감독이라는 타이틀도 꿰차게 되었다.
무슨 이런 황당한 경우라는 말인가?
그러고 보니 이 "테일러" 심판은 "손흥민" 선수에게도 퇴장을 명한 적이 있는 전적으로 보아서도,
아무리 생각해봐도 대한민국에 억하심정이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만 악연은 계속 이어지는 법인가?
어쨋거나 12월 3일에 있을 포르투칼전에서는 벤치에 앉지 못하는 감독부재의 상황인지라
우리 선수들은 또 어떻게 대처할지도 궁금하긴 하다.
좌우지간 어젯밤 이후로 대한민국 사람들의 악성댓글들이 무아지경인 상태로 퍼져 나가고 있다.
애먼 손흥민 선수를 갈구지 않나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악성댓글들을 보고 있자면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렵고 험한 와중에도 졌지만 잘싸운 선수들에게 그러는 것이 아니다...정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팽팽하다.
영국 대중지 "선" 등 해외 언론이 소개한 내용을 보자면 아니어도 평소 EPL에서 "테일러 심판"에게 비판적이던 팬들은
한국과 가나와의 경기가 끝난 뒤 SNS에 테일러를 비웃는 듯한 글을 올리며 심판의 횡포에 한마디를 보탰다.
여론이라는 것은 때론 일방적이기도 하지만 더러는 객관적이기도 하여 이렇게 말을 전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테일러가 한국을 적으로 만들었다", 또 다른 사람은 자신의 SNS 계정에
"테일러가 코너킥 전에 경기를 종료해 한국인들에게 격렬한 반응을 야기했다"고 지적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한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반어법을 사용하여 테일러의 문제점을 비꼬면서
"테일러의 '테러'가 세계로 확산하는 걸 보는 게 즐겁다"고 했다.
가장 압권인 것은 "테일러가 또다시 경기보다 자신이 더 주목받는 일을 했다"고 평한 트위터 이며
"세계가 점점 테일러에게 익숙해지고 있다"
혹은 "우리는 누군가가 테일러에게 펀치를 날리는 것을 보기 직전에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월드컵에서 가장 위대한 순간이 될 것이다"라고 쓴 글도 전해지는 상황이고 보면
과연 심판의 권력은 어디까지인지 의심스럽다.
암튼 이미 벌어진 일의 결과물은 어쩔 수 없다고 하여도 저런 권력 중심의 심판은 존재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인지.
과연 스포츠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이런 상황에서 온갖 악플에 시달리며
굳이 나라를 위해 뛸 태극전사 선수는 얼마나 될 것인지,
그들의 노력을 비하하지 않으며 절대적 잣대를 휘두르며 승부에 연연해 하지 않고 정당한 대우를 해줄 수는 없는 것인지...
정말 많은 생각이 오갔던 하루이기도 하다.
와중에 "조규성"이라는 혜성이 등장하여 나름 선방의 의미도 있고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하였지만
우리는 선수 하나하나 모두에게 애정을 가져야 할 때 이기도 하다.
하여 이제 조 예선 3차전을 위해 이를 악물고 뛰어줄 태극전사들을 위해 아낌 없을 응원과 파이팅을 보내야만 할 것이다.
포르투칼전에서 온힘을 다해 달릴 태극전사들을 위해 악플 따윈 접어버리길 희망한다.
손흥민을 비롯한 태극전사 모두에게 힘을 불어넣어주고 기를 모을 수 있도록
대한민국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과 박수를 보내기로 하자...태극전사들이여 파이팅!!!!!!!!
물론 스포츠 전쟁터에 나갔으면 이겨주는 것이 우선일 터이지만
그것도 그날의 실력과 운과 에너지의 합이 맞아떨어질 경우일 것이다.
하여도 무조건 응원하고 볼 일이다.
첫댓글 새벽에 인터넷 뉴스로 상황을 접하고는 분위기가 알만해질때까지 관련 기사들을 계속 찾아 읽었네요.
직접 본 사람들 어이없는 기분이 전해지더라구요.
으휴~!
심판의 권력을 절감하는 순간이었다요.
뭐 그런 기회박탈이 우리에게 일어나는지...
포르투칼전을 기대해 봐야 하나? 싶은데
다들 자력으로는 16강이 어렵다고 하니
에효.
저도 그날 남산에 갔다, 시청앞에 갔다 생맥주에 노가리 만 먹고 그냥 집에와서 집에서 축구를 봤는데 우리나라 참 잘햇다고 생각을 합니다...
ㅎㅎㅎㅎ 그러셨군요.
암요, 잘했구 말구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니
포르투칼전도 기대하고 응원하는 걸로.